> 뉴스 > 특집
     
소비 하향세 뚜렷, 저가가 대세
[집중기획] 중국 느린 소비회복 ① 현황
[160호] 2023년 08월 01일 (화) 쑨옌란 economyinsight@hani.co.kr

 
소비회복 굼뜬 중국 세계경제 발목 잡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의 소비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물품 구매는 부진하고 외식·여행 등 서비스 부문이 소비회복을 이끈다. 명품에 대한 열광은 여전하지만 소비의욕과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 가격이 크게 올라 값싼 단체여행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세계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제2경제대국의 최근 소비회복 움직임을 살펴본다. _편집자

쑨옌란 孫嫣然 바오윈훙 包雲紅 뉴무장취 牛牧江曲
<차이신주간> 기자
 

   
▲ 2023년 1월 춘절 연휴를 맞아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외식을 비롯한 서비스형 소비가 늘었으나 물품 소비는 부진하다. REUTERS

“사람들이 체험하는 소비에 돈을 쓰면 물품 구매 소비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자문업체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글로벌파트너 브루노 라네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년 동안 외출이 제한됐고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소비에 신중한 편”이라며 “외출·여행·외식 등 서비스형 소비가 늘어난 반면 생활필수품 등 구매형 소비는 부진했고 소비 ‘하향세’(Downgrade)가 갈수록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2023년 초 중국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뒤 다시 감소했다. 설 연휴를 맞아 전국에서 ‘보복성’ 여행과 외식 소비가 늘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후 노동절 연휴 기간에는 국내 여행객 수와 여행업 매출이 2019년 같은 기간을 넘어섰다. 외식 소비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 중국 공동구매 플랫폼 핀둬둬의 상하이 본사 사무실에서 마케팅 활동에 한창인 직원들. 중국인들의 저가 구매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재고 물품 판매에 주력한 핀둬둬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REUTERS

서비스 지출이 주도
서비스형 소비가 2023년 1분기 소비시장 회복을 이끈 주요 동력이다.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2023년 1분기 소비제품 소매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2022년 4분기의 –2.7%에서 반등했다. 회계법인 케이피엠지(KPMG)는 보고서에서 1분기 주민 1인당 서비스형 소비지출의 명목성장률이 6.2%로 전체 소비 증가율보다 높았다.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3%포인트 늘었다. 외식은 2022년 봉쇄 기간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 2023년 1~4월 누적 매출액 증가율이 19.8%로 껑충 뛰었다. 2019년 같은 기간의 9.3%보다 높았다.
반면 소매 소비의 회복 속도는 느렸다. 2022년 상품 소매 매출은 2019년의 7.9%보다 낮은 7.3% 증가에 그쳤다. 은허증권(銀河證券)이 100개 소매업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2023년 1분기 매출액이 2832억58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1%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0년과 2022년에 견줘 다소 늘었을 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비경상성 손익을 제외한 모회사 귀속 순이익은 97억1600만위안으로 3.22% 늘었다. 금액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약간 늘었지만 증가 속도는 느리다.
2023년 4월에는 소비제품 소매총액이 3월 대비 7.78% 하락했다. 대부분 품목의 소비가 감소했다. 같은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2019년
4월에는 전월 대비 하락폭이 3.59%였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같은 기간의 지표가 저조했고 2023년에도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복합성장률은 다소 하락했고 하락폭이 더 커졌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종식 뒤 1단계 경기회복이 끝나고 내재적 성장 동력이 회복되는 2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인 과도기여서 수치가 전반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의 강도를 높여야 할 필요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4월28일 열린 중앙정치국회의에서도 최근의 경제 호전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것이고 성장의 내재적 동력이 여전히 약하고 수요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회의 관계자들은 “소비회복은 소득과 취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4월 도시 지역 실업률은 0.1%포인트 내려간 5.2%였다. 하지만 16~24살 청년의 실업률은 201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20.4%였다. 졸업 시기가 다가오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지만 업종마다 경영 압박이 심해 구인 수요가 줄었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는 2022년 4월 86.70으로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진 뒤 2023년 1월 약간 회복됐다. 3월에는 94.90까지 올랐으나 2019년 3월(124.10)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반면 저축은 늘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월 말 주민 위안화 저축 잔액이 130조2300억위안으로 전월보다 2조9100억위안, 연초보다 9조9천억위안 늘었다. 주민들의 소비성향이 줄고 현금 비축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3년 동안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시장 흐름으로 굳어졌다. 브루노 라네스는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중요한 특징이 ‘가격 하락’이라고 말했다. 평균 소비가격이 예년보다 낮은 것은 소비자가 그만큼 신중해졌고 가격이 싼 제품을 찾는다는 뜻이다. 일부 품목의 매출액도 하락해 평균 소비가격이 내려갔다. 경영전략자문업체 커니(Kearney)의 허샤오칭 중화지역 총재는 “소비촉진 정책의 효과는 단기간에 그친다”며 “중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의 투자가 살아나 취업시장을 견인하고 소비자의 신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피엠지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취업 상황이 개선되고 소비촉진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소비능력과 소비의향이 상승해 저축이 소비와 투자로 바뀔 전망이다. 2022년 2분기 소비제품 소매총액이 적었던 기저효과까지 더하면 2023년 2분기에는 매출 증가율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브루노 라네스는 2023년과 이후 소비를 낙관하면서 “경제 여건이 나아지고, 소비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지만 분기가 지날수록 현저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이원 브룩필드(Brookfield) 중국 부동산자산 관리부문 이사총경리는 “지금까지 중국 시장의 소비능력이 계속 가파르게 늘었지만, 경제성장 주기를 고려할 때 6~8%의 고성장을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며 “시장과 소비자가 기대치를 조정해 저속의 안정 성장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 2023년 6월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징둥의 6·18 쇼핑축제 광고판 옆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징둥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이번 할인행사에 총력을 쏟았다. REUTERS

전자상거래 판도 변화
소비자의 구매 행위가 인터넷으로 옮겨가는 추세는 코로나19 종식 뒤에도 계속됐다. 그러나 인터넷 소매 플랫폼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용자의 저가 상품 구매 경향이 뚜렷해졌다. 2023년 1~4월 실물 상품의 인터넷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었다. 먹고, 입고, 쓰는 제품의 판매가 각각 9.0%, 13.5%, 9.6% 증가했다. 인허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소비습관과 소비경로에 큰 영향을 줬다. 인터넷에서 판촉행사가 늘어 인터넷 구매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인터넷 소매 플랫폼의 강점은 낮은 가격이다. 이는 최근 소비능력이 하락하는 추세와 부합한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업계의 경쟁 구도가 달라졌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신흥 플랫폼이 전통 전자상거래 업체의 시장을 잠식했다. 골드만삭스가 2023년 4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공동구매를 앞세운 핀둬둬(拼多多)의 시장점유율이 2019년 10%에서 2022년 18%로 늘었다. 징둥은 20% 수준을 유지했지만, 알리바바그룹 타오바오(淘寶)와 티몰(天貓)의 비중은 66%에서 44%로 줄었다.
지난 2~3년 사이 짧은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抖音, TikTok)과 콰이서우(快手)의 인터넷 생방송 판매가 급성장해 시장점유율이 각각 12%와 5%로 늘었다. 2022년 더우인의 전자상거래 총상품판매액(GMV)은 전년 대비 80% 늘어 증가율이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높았다. 콰이서우는 2023년 1분기에 월간 활성 유료이용자와 객단가, 주문 횟수가 늘어 총매출액 28.38% 증가를 견인했다.
2023년 들어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장률에도 격차가 벌어졌다. 핀둬둬의 1분기 매출액은 376억3700만위안으로 58% 성장률을 기록했다. 알리바바(2%)와 징둥(1.4%)보다 현저하게 높았다. 인센티브 비용과 장기투자액 가치 변화 등의 영향을 제외한 핀둬둬의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순이익은 141% 늘어난 101억2600만위안이었다. 다른 업체들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국내 소매판매 매출액이 알리바바 1320억위안(-3%), 징둥 2124억위안(-2.4%)에 그쳤다.
핀둬둬가 이렇게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재고상품 할인판매 경로로 자리잡은 영향이 크다. 상품의 제조원이나 유통경로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의 오프라인 유통업자가 핀둬둬를 통해 재고를 처분했다. 5월11일 물러난 쉬레이 전 징둥그룹 최고경영자는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징둥이 경쟁력을 확보한 가전과 통신·전자제품 분야는 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말했다. 이런 제품은 내구성이 강하고 단가가 높다. 특히 가전과 가구는 소비수요와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비수요가 되살아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분기 징둥의 가전과 통신·전자제품 매출액은 1.16% 줄었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매출에서 소비 하향세와 함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1분기 타오바오와 티몰 매출액의 성장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해 5분기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타오바오와 연동된 할인 플랫폼 타오바오특가(淘寶特價)에서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M2C(Manufacturer to Customer) 상품의 매출은 26%나 늘었다. 장융 알리바바그룹 최고경영자는 1분기 사업보고서 발표회에서 “국내 소비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소비심리와 소비능력 회복에 더 많은 추동력이 필요하다”며 “소비제품 판매 플랫폼들이 가성비가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전략 수정
사실상 모든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종전의 ‘브랜드 상향’ 전략을 조정해 저가 상품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022년 말부터 징둥은 사용자의 ‘저가 선호 사고방식’을 강조했다.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해 가격을 기준으로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 성향을 말한다. 징둥은 2023년 3월 ‘보조금 100억원 프로모션’을 벌여 핀둬둬를 직접 겨냥했다. 그리고 브랜드가 없는 ‘바이파이’(白牌) 제조사를 공급업체로 영입해 저가 상품 공급을 늘렸다.
전자상거래 플랫폼마다 상반기 쇼핑축제인 ‘6·18’ 할인행사에 집중해 할인형 전자상거래 시장을 차지하려 애썼다. 6·18은 원래 징둥이 창립기념일에 맞춰 시작한 할인행사다. 창업 20주년을 맞은 징둥은 이번 6·18에 전사적으로 화력을 집중했다. 타오바오는 2022년 6·18 때 처음으로 인터넷 생방송 판매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놓쳤다. 타오바오는 2023년 4월부터 애플리케이션(앱) 초기화면에 저가 상품 메뉴를 넣고 6·18 행사에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콘텐츠로 성장해 사업에 주력하는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小紅書)도 처음 6·18 행사에 뛰어들었다. 달인의 인터넷 생방송, 매장 생방송 등의 방식으로 판촉 경쟁을 벌였다.
리청둥 전자상거래 분야 애널리스트는 소비자의 저가 상품 선호 심리를 공략하는 징둥의 전략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징둥의 강점은 역시 자체 물류시스템을 이용한 서비스 경험과 자체 공급망을 통한 품질 보장이다. 저가 전략을 추구하면 징둥의 핵심 사용자를 잃을 수 있다. 양손을 따로 움직이는 ‘좌우호박술’을 구사하면 저가 전략을 단호하게 추진하지도 못할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용자의 저가 선호 심리를 사로잡은 핀둬둬와 다른 플랫폼의 매출액 격차가 줄어들지를 관심 있게 지켜본다. 이를 통해 소비 하향세의 폭과 범위, 속도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황푸샤오한 중타이증권(中泰證券) 애널리스트는 “핀둬둬의 경쟁력은 수요 측면의 입지 선택을 정확하게 한 덕분”이라며 “공급 측면의 강점이 확고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알리바바와 징둥의 반격이 예상돼 업계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2호
零售消費慢復蘇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쑨옌란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