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옌란 孫嫣然 바오윈훙 包雲紅 뉴무장취 牛牧江曲
<차이신주간> 기자
 

▲ 코로나19 발생 이후 폐점한 중국 베이징 시내 유명 쇼핑몰의 에이치앤엠(H&M) 매장. 패스트패션 브랜드 H&M은 최근 상징성이 큰 베이징 싼리툰 타이구리 매장의 문을 닫는 등 중국 매장 수를 크게 줄였다. REUTERS

2023년 소매판매의 회복세가 고르게 나타나지 않았다. 외출과 관련한 분야의 회복이 그나마 가장 빨랐다. 일용 소비재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했고, 부동산 관련 품목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외출이나 사교와 관련된 선택 또는 임의 소비재 판매는 기저효과로 크게 상승했다. 1~4월 소매판매 금액을 보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의류는 16.6%, 화장품은 9.3%, 보석·액세서리는 18.5% 늘었다. 하지만 4월 판매금액은 3월보다 각각 9.19%, 29.79%, 19.82% 하락했다.
의류산업은 여러 해 동안 인터넷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타격을 입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겹쳐 코로나19 종식 뒤 곧바로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상장사의 실적을 보면 11개 캐주얼의류 브랜드 가운데 3개 기업만 2022년 실적이 나아졌다. 그러나 의료미용, 부동산, 외국 브랜드 인수·합병이 견인한 실적이고 순이익은 모두 뒷걸음질했다. 2023년 1분기에도 4개 기업은 매출액이 줄었다. 야거얼(雅戈爾, Youngor Group) 56.02%, 메이방(美特斯-邦威, Meters Bonwe) 29.30%, 타이핑다오(太平島) 15.83%, 썬마(森馬集團, semir) 9.29% 차례로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중국산 운동복 열풍
외국 패스트패션 브랜드도 중국 시장에서 판매실적이 부진했다. 6월11일 에이치앤엠(H&M)은 중국에서 상징성이 큰 베이징 싼리툰 타이구리(太古里) 매장의 문을 닫았다. H&M의 중국 매장 수는 2019년 535개에서 2022년 말 360개로 줄었다. 2023년 1분기에 H&M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약 2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운동복 분야는 ‘국산 소비 열풍’에 편승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중국산이 외국 유명 브랜드를 추월했다. 2023년 1분기에는 실적 회복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안타(安踏, ANTA)의 주요 브랜드와 휠라(FILA)는 2022년
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최근 인수한 데상트(DESCENTE), 아크테릭스(ARCTERYX) 등 나머지 브랜드는 75~80%까지 성장했다.
리닝(李寧)은 오프라인 직영매장과 대리점 매출액이 늘었지만 매출액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전자상거래 유통이 10~20% 하락했다. 2023년
1분기에는 개업 1년 이상 된 매장의 매출액이 한 자릿수 하락폭을 보였다. 2022년 360개 매장을 새로 열었으나 이번 1분기에 89곳을 정리했다. 운동용품 제조사 터부(特步)는 최근 할인율과 재고 상황을 공개했다. 2023년
1분기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 2022년 4분기의 하락세에서 탈출했다. 할인율을 1분기의 30%에서 25~30%로 낮췄다. 5개월 반이던 재고 처리 주기도 5개월 이내로 줄였다.
산시증권(山西證券) 국제자산관리공사의 가오징둥 애널리스트는 “의류업계는 지금 재고와 할인율 등 지표를 개선하는 단계”라며 “6·18과 11월11일 솽스이(雙十一) 할인행사 기간의 재고 처분이 제품 할인율과 매출총이익률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판매 부진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화장품의 실제 수요 회복도 예상보다 나빴다. 2023년 4월 매출액을 보면 화장품 기업의 매출액은 2022년의 나쁜 실적 때문에 24.3% 증가로 나타났지만, 3월보다 29.79% 줄었다. 1~2월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 경쟁 가열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도 없다. 선완증권(申萬證券)이 14개 화장품 제조사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2023년 1분기 전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판매비의 비중은 1.07%포인트 늘어난 32.10%로 2022년 초부터 5분기 연속 상승했다.
포라이야(珀萊雅), 베이타이니(貝泰妮), 위니팡(御泥坊)의 모회사 수이양그룹(水羊集團), 화시바이오(華熙生物) 등 화장품 제조사는 2023년 1분기 실적이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매출액과 순이익 증가율이 2022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하락했다. 메이크업 제품의 매출액 비중이 70%가 넘는 이셴(逸仙)전자상거래유한공사는 계속 비용을 줄였지만 1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메이크업 소비가 줄고 스킨케어가 늘어나던 추세가 바뀌지 않았다.
외국 브랜드의 중국 시장 실적 또한 신통찮다. 대부분 제품 가격을 낮추고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노력한다. 2023년 1분기 에스티로더의 아시아·태평양 매출액이 1% 줄었다. 하이난다오와 한국 등의 관광지 판매 회복이 더딘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면세점이 있는 하이난다오를 찾은 관광객의 고급형 제품 소비가 늘지 않아 재고 소진 속도가 예상보다 느렸고 제품 주문량도 줄었다. 로레알은 유럽 다음으로 큰 시장인 북아시아의 매출액 증가율이 1.90%에 그쳐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연초 중국 시장 판매량이 하락해 계속 재고를 소진했기 때문이다.
보석류에서는 금 판매가 사실상 성장을 견인했다. 코로나19 종식 뒤 결혼이 늘어 가격이 상승했다. 중국황금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금 소비량이 2022년 전체의 3분이 1 수준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2.03% 늘었다. 2022년 10월부터 2023년 5월 초까지 금 현물가격이 25% 올랐다. 주로 금 액세서리를 파는 위위안(豫園)주식유한공사와 라오펑샹(老鳳祥), 저우다성(周大生), 중국황금(中國黃金)의 2023년 1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액세서리를 주로 판매하는 DR(迪阿)의 모회사 DR주식유한공사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1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42.27%와 73.15% 감소했다.
 

▲ 중국 상하이 국제금융센터(IFC) 쇼핑몰에 있는 샤넬 매장. 외국 명품 브랜드들의 2023년 1분기 중국 시장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REUTERS

재고 많은 생필품
일용품은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제품을 비축한 여파로 2023년 성장률이 높지 않았다. 매출이 감소한 품목도 있다. 식용유·식품의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음료는 3월 5.1%, 4월 3.4% 줄었다. 일용품 판매는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베인앤컴퍼니 글로벌파트너 브루노 라네스는 “3·4월 식품과 음료 분야 소매판매 부진에는 외식 소비 증가의 영향이 있고 재고를 소진하는 데 아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업종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23년 1~4월 가전과 건축장식용품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와 4.5% 하락했다. 가구류는 4.3% 증가했다. 가전업계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정보조사업체 AVC(奧維雲網)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가전시장의 전체 판매 규모가 3.5% 하락했다. 해마다 판매량이 늘었던 3월에는 0.8% 증가해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청소장비 제조사 관계자는 “가전제품 브랜드는 2023년 재고 부담이 크고 소비 수준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며 “주택 인테리어를 끝낸 뒤라야 청소를 위한 수요가 많은데 최근에는 집을 사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가오징둥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 경제성장과 취업,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세부 정책을 시행하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시장이 호전되면 내구재 소매판매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상황을 보면 최근 고객 방문이 크게 늘었지만 거래액은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았다. 최근 1년 사이 최고급·고급 사치품 판매와 단가가 낮은 소액 소비가 늘어난 반면 중간 소득수준 소비자의 소비능력과 의향은 약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충칭의 복합쇼핑몰 운영 책임자에 따르면 소비자가 적은 금액을 자주 소비하는 성향을 보인다. 단가가 높은 디지털 장비나 보석, 고급 의류 브랜드의 회복 속도가 느리다. “소비능력과 구매력이 확실히 줄었고 더욱 이성적으로 소비한다.”

충성고객에 주력
그동안 많은 기업이 제트(Z)세대의 소비를 공략했지만 젊은 소비자의 구매력도 예전 같지 않다. 피규어 제품 판매사 팝마트(泡泡馬特)의 실적이 저조한 것을 보면 상품을 무작위로 넣는 랜덤박스에 환호하던 젊은 소비자의 열정이 식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하반기 팝마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92%, 모회사 귀속 순이익은 71.11% 하락했다. 젊은층이 선호하던 로봇청소기도 2022년 가격 인상 뒤 판매량이 줄었다. AVC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로봇청소기 판매량은 441만 대에 그쳤다. 2018~2020년에는 연간 600만 대 이상 팔렸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마케팅 중심을 젊은 소비자 발굴에서 기존 핵심 소비자 지키기로 돌아섰다. 베인앤컴퍼니의 ‘2022년 중국 사치품 시장’ 보고서는 2023년 사치품 소비에서 VIP 고객의 집중도가 올라가리라 전망했다. 2022년 세계 상위 2% 고객이 사치품 매출액의 40%를 차지했다. 충칭시 복합쇼핑몰 운영 책임자는 “2023년부터 다양한 품목의 브랜드가 쇼핑몰과 함께 판촉행사를 추진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며 “특히 단골고객과 핵심 VIP 고객을 붙잡기 위해 노력하고 이들의 제품 구매를 적극 홍보한다”고 말했다.
젊은층 소비가 줄어들고 사치품 판매가 늘어난 것은 소비 분화 양상을 보여준다. 2023년 1분기 외국 사치품 브랜드의 실적이 대부분 호전됐다. 중국 시장의 회복이 긍정적 구실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구찌 모회사 PPR그룹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 매출액은 2022년 1.90% 하락에서 2023년 1분기 10.75% 증가로 바뀌었다. LVMH는 14%, 프라다는 21.62%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2년 증가율은 6.34%와 3.32%였다. 중국 사치품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하이난다오 면세점은 2023년 노동절 연휴 기간에 방문 고객이 전년보다 158%, 판매액이 120% 늘었다. 그러나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하이난다오 공항 이용객은 늘었지만 면세점 매출액이 떨어졌다. 구매 상품의 가격 하락과 신중한 소비태도를 반영한다.

신중한 매장 확장
품목과 업종에 따라 수요 회복에 편차가 생겨 기업의 매장 확대도 영향받지 않을 수 없었다. 상업용 부동산 임대 현황을 보면 늘어난 임대 문의에 비해 거래 건수 증가폭은 미미하다. 의류 브랜드의 매장 확장 속도가 외식, 등산·레저용품, 신에너지자동차 등 다른 품목보다 느렸다. JLL 자료를 보면 2023년 1분기 외식업종 신규 매장이 지난 분기보다 20.5%포인트 늘었다. 베이징에서만 아웃도어와 운동용품 브랜드 매장이 10곳, 신에너지차 매장이 15곳 늘었다.
양이원 브룩필드 이사총경리에 따르면 자사가 중국에 투자한 8개 상업용 부동산에서 2023년 들어 방문 고객과 매출액이 반등했다. 외식, 생활용품, 여가, 엔터테인먼트 분야 매장이 늘었다. 고급 의류 브랜드의 신규 매장 비중은 작았다. 지밍 JLL 이사는 “최근 패스트패션이 중국 매장을 줄였다”며 “2~3층 대형 점포가 공실로 나왔는데 신에너지차 매장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고 말했다. 사치품 브랜드는 매장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베이징 싼리툰 타이구리 쇼핑몰이 전형적 사례다. 에르메스 등 최고급 사치품 브랜드의 입주를 위해 대규모 개조 공사를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투자 경향은 더욱 신중해졌다. 부동산 자문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일부 소매 브랜드가 상하이 대표 상권에서 점포 입지를 조사했지만 실제 문을 연 매장은 많지 않았다. “기업이 매장 확장에 신중한 편이다. 예상 매출액을 보수적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2호
零售消費慢復蘇
번역 유인영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