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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2보다 항적운이 문제 전기·수소, 대안으로 부상
[ENVIRONMENT] 항공업계 친환경 혁명- ① 새 연료 개발 활발
[160호] 2023년 08월 01일 (화) 이코노미 economyinsight@hani.co.kr

 
항공사들은 제트엔진 발명 후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 가능한 한 빨리 기후중립적으로 비행기를 운항해야 하지만 어떻게 할지 미지수다. 친환경 운항을 위해 전세계 엔지니어가 새로운 기술과 연료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마르코 에베르스 Marco Evers <슈피겔> 기자
 

   
▲ 항공기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매연 입자를 배출한다. 이 입자는 대기에 몇 시간 동안 항적운을 형성해 지구가 우주로 복사열을 내보내는 것을 막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치명적이다. REUTERS

2019년 이후 항공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은 2023년 6월19일, 파리 북동쪽 르부르제공항에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여기에서 세계 최대 항공우주박람회(파리 에어쇼)를 열었기 때문이다. 항공기 제조업계의 양대 산맥인 에어버스와 보잉의 2023년 실적은 화려하다.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두바이의 에미레이트항공사는 양사에 150대의 대형 제트기를 주문할 것이라고 한다. 인도 저비용 항공사인 인디고(IndiGo)도 에어버스 A320 계열 항공기 500대를 주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항공업계를 향한 낙관론이 확고해 보인다. 하지만 이 낙관론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항공업계는 2050년까지 기후중립을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어떻게 이 목표를 이룰지 여전히 확신하지 못한다. 르부르제의 파티장 천장에는 ‘다모클레스의 칼’(머리 위 가느다란 실에 매달린 칼로 ‘절박한 위험’을 상징)이 매달려 있다. 정치권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행동해야 할까? 첫 번째 행동은 이미 시작됐다.

▶프랑스는 기차로 2시간3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항공기 취항을 금지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2030년까지 모든 국내 노선을 탄소중립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이를 충족하는 상업용 비행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노르웨이는 시한을 2040년까지로 잡았다.
▶이스라엘은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종, 즉, 점보제트나 A380 기종이 자국 공항에 취항하는 것을 금지했다.
▶환경운동가의 요구에 따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은 개인 제트기의 이착륙을 금지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스키폴공항에서 상업용 항공기의 최대 운항 횟수를 줄이려 한다.

“조금씩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항공업계 매니저는 말했다. 항공용 등유를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전기비행기나 수소를 이용한 제트기가 전환점이 될까? 미래에 누가 훌쩍 비행기를 타고 휴가를 떠날 수 있을까? 항공업계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만 차지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 건축, 도로교통, 일반 산업 분야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항공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가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피해를 유발한다. 엔진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에는 이산화탄소와 산화질소 외에 매연 입자가 포함됐다. 이 입자가 대기에 항적운(차고 습한 대기 속을 나는 비행기의 자취를 따라 생기는 구름)을 만드는데, 이것이 종종 몇 시간 동안 유지돼 지구가 우주로 복사열을 내보내는 것을 막는다.
 

   
▲ 독일 스타트업 바에리디온은 하나의 프로펠러 뒤에 두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한,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은 단거리용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바에리디온 누리집

89%는 비행기 이용 안 해
이 결과로 비행기 운항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2%가 아니라 2배 내지 4배는 더 높을 것이라고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추정한다. 항적운은 항공기 이산화탄소 배출 자체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독일 항공우주센터의 대기층 연구원 리자 보크와 울리케 부르카르트는 항공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2050년에는 2006년보다 3배 많은 항적운이 형성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가장 많이 영향받는 지역은 미국과 유럽이다.
환경에 주는 피해는 크지만 피해를 유발한 사람의 수는 많지 않다. 2018년 기준 89%의 사람들은 비행하지 않았고, 이들 대부분은 평생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보지 않았다. 2018년 인류의 4%만 타국으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지구상 인구의 1%만이 비행기를 집중적으로 이용한다. 스웨덴 린네대학에서 사람들의 이동을 연구하는 독일 출신 연구원 슈테판 괴슬링(52)의 계산에 따르면, 8천만 명 정도가 비행으로 인한 환경 피해의 절반 이상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한 세상이라면 오염자 부담 원칙(환경을 오염시킨 원인 제공자가 그 책임과 비용을 지는 것)에 따라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에게 항공권을 살 때마다 수수료를 가파르게 올리는 형태로 환경에 끼친 피해의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 이 돈은 항공운항에 친환경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항공사는 비행기를 많이 타는 이들에게 좌석을 업그레이드하고 인센티브를 준다. 이는 더 많이 여행하고 더 많이 이산화탄소를 발생하도록 부추기는 꼴이다.
모든 것을 더 낫게 바꾸려는 시도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개발 부서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들은 항공업계의 효율성을 올리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새로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반면 독일 뮌헨의 프린츠레겐텐 거리에 있는 신생회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행하고 있다.
스타트업인 바에리디온(Vaeridion)은 단거리 비행에 새바람을 일으키려 한다.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이포어 판다르텔(39)은 12년 이상 에어버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당시 그는 하이브리드 전기 모델인 ‘이판 엑스’(E-Fan X)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에어버스는 이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판다르텔도 회사를 그만두었다. 현재 그는 완전히 전기로 가는 상업용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라이너’는 하나의 프로펠러 뒤에 두 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한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은 비행기다. 배터리는 동체가 아니라 긴 날개 안에 설치된다. 활강 원리에 따라 공기역학적으로 최적화된 경량 구조로, 초기 항속 거리가 500㎞에 달한다. 9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고, 오직 한 명의 조종사가 항공기를 운항한다. 승인 요건이 더 간단해 이 등급의 비행기 개발비는 1억5천만유로(약 2143억원) 정도다. 에어버스나 보잉의 신제품 개발에는 수십억유로가 들어간다. 판다르텔은 2026년 첫 비행을 목표로 한다.
이 비행기를 이용할 승객은 누가 될까? 네덜란드의 델프트공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이 전기비행기로 단거리 이동의 새시대를 열고 싶어 한다. 독일인의 대부분은 작은 공항에서 20㎞ 이내에 산다. 이들에게 마이크로라이너가 훌륭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뮌스터에서 킬까지, 레겐스부르크에서 빌레펠트까지, 슈베린에서 아헨까지 새로운 유형의 직통 연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각 노선에서 마이크로라이너는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내연기관이나 전기자동차보다 상당한 장점이 있다. 이동 시간 측면에서 버스와 기차가 마이크로라이너를 따라올 수 없다. 해당 구간의 독일 국영 철도는 마이크로라이너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 것이다. 이들은 대도시 사이의 낡은 철도를 보수하는 데 모든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이크로라이너에 좋은 기회라고 판다르텔이 말했다. 마이크로라이너 티켓 가격은 기차의 일등석보다 약간 비싼 정도가 될 것이다. 출장이나 가족여행을 위해서나 이 비행기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그는 바에리디온이 독일, 프랑스, 베네룩스 3국과 스칸디나비아 국가 등에 연간 1천대 정도 팔 수 있기를 희망한다. 판다르텔은 유지·보수가 별로 필요 없는 전기비행기가 저렴한 비용 덕에 많은 항공사의 관심을 끌기를 기대한다.
몇몇 회사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이스라엘 회사 이비에이션(Eviation)의 ‘앨리스’다. 2022년 9월 말, 이 9인승 비행기는 미국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 전기비행기는 8분 동안 공중에 머물렀지만 전기 소비량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첫 비행 후 이비에이션은 최대 비행 거리를 815㎞에서 460㎞로 조정해야 했다. 현재 사용 가능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비에이션은 친환경 비행기 주문을 300건 이상 받았다. 이는 40억유로에 달하는 규모이다. 그중에는 앨리스를 디에이치엘(DHL) 배달에 사용하려는 도이체포스트(독일 우편 및 물류 전문회사)도 있다. 신뢰할 수 있는 기후보호 목표를 가진 몇 안 되는 항공사인 에어뉴질랜드는 국내 운항을 위해 이 비행기를 최대 23대까지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에어뉴질랜드는 프랑스에서 개발되는 ‘카시오’(Cassio)에도 관심이 있다. 카시오는 5∼12개 좌석이 있는 비행기로 향후 19개까지 좌석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비행기는 완전히 전기로 작동하고 이륙과 착륙시에 소음이 적다. 카시오는 운항 도중 더 멀리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내연기관 엔진을 켤 수 있다.
카시오 시험모델은 벌써 1만㎞ 이상 비행했다. ‘카시오330’ 모델 시리즈는 이번 파리 에어쇼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2024년 말 승인받을 예정이다. 이 비행기는 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스타트업 ‘볼트아에로’(VoltAero)가 제작하는데, 공동창업자이자 수장인 장 보티(65)는 항공업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2016년까지 10년 동안 보티는 에어버스 이사회에서 최고기술책임자로 일했다. 그는 기업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 기업이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당시 보티는 에어버스에서 전기비행기를 위해 새로운 부서를 만들었다. 그는 이 부서를 에어버스에서 최대한 분리하기 위해 볼트에어(Volt Air)라는 실험적인 스타트업을 회사 밖에 설립했다. 대기업은 파괴적인 특성이 있어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10명이 왈가왈부하다” 아이디어를 사장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템에 너무 시달렸다”고 보티는 말했다.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이 엔지니어는 2010년 첫 미니 전기비행기 제작을 맡았고, 두 번째 비행기인 ‘이판’(E-Fan)은 2015년 도버해협 상공을 건넜다. 그는 2014년 베를린 항공우주박람회(ILA)에서 “이판을 양산할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에어버스가 80명까지 태울 수 있는 단거리 운항 전기비행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기쁜 마음으로 공표했다.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보티는 이런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는 1998년 제너럴모터스에서 연료전지 분야를 담당했다. 전지 부분은 2004년부터 자동차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킬 분야였다. “당시 개발 자금은 어마어마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항공업계도 다를 것이 없다.”
보티는 2008년 에어버스에서 수소연료 비행기에 관한 첫 콘퍼런스를 열었다. “지금 벌써 2023년이다.” 현재 에어버스는 상당한 비용을 들여 수소엔진 비행기 모델 세 가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첫 번째 모델이 2035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보티는 그렇게 빨리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 에어버스의 전기비행기 ‘이판’(E-Fan)이 2015년 7월10일 도버해협을 건너기 위해 영국 남동부의 리드공항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버스는 전기비행기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았다. REUTERS

반복되는 술수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그건 에어버스다. 돈과 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새로운 연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항에도 이에 상응하는 수십억유로의 기반시설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영하 235도에서 수소를 보관하는 안전한 수소탱크를 마련할 돈이 있어야 한다. 만일 공항이 이러한 기반시설 만들기를 거절한다면, 어떤 항공사도 수소비행기를 사려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에어버스 개발자들이 뛰어나더라도 말이다.
보티가 말한 것처럼, 수소비행기도 하이테크 분야에서 써먹는 술수가 반복되는 것 같다. 공약을 많이 내세우지만, 제대로 지켜지는 약속이 없는 것 말이다. 하지만 에어버스가 비상 상황에 대비한 보험으로 수소비행기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티는 덧붙였다. 예를 들어 미래에 정치 규제로 에어버스 A320이 특정 노선에 더 이상 운항할 수 없게 되면, 에어버스는 대안 기술을 이용해 운영을 계속할 것이다.

ⓒ Der Spiegel 2023년 제24호
Revolution über den Wolken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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