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세계 인구 1%만 집중 이용 궁극적 해법은 운항 감축
[ENVIRONMENT] 항공업계 친환경 혁명- ② 기술보다 중요한 것
[160호] 2023년 08월 01일 (화) 마르코 에베르스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코 에베르스 Marco Evers <슈피겔> 기자
 

   
▲ 2023년 3월7일 스페인의 카르타헤나 산업단지에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짓고 있다. 바이오연료는 여전히 비싸고 생산을 크게 늘릴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REUTERS

보잉은 이르면 2035년 새로운 기술을 장착한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후보 중 하나는 ‘천음속 트러스 보강 날개’(TTBW·Transonic Truss-Braced Wing)라고 부르는 비행기다. 이 비행기는 동체에 버팀대로 고정한 매우 얇고 긴 날개를 가졌다. 2028년까지 보잉은 나사(NASA)와 협력해 이 날개 기술이 예상한 대로 30%의 연료 절감 효과를 낼지 알아보고자 한다. 그때까지 보잉은 기존 항공기를 계속 제작할 것이고, 제작한 비행기들은 2050년 후에도 계속 운항할 것이다. 이 회사는 미래에는 연료가 달라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현재의 엔진에도 폐식용유와 도축장 폐기물로 만든 바이오 등유를 사용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는 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든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이고, 공항의 기존 기반시설에도 잘 들어맞으며,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등유와 항공기 연료 탱크에서 섞어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SAF는 하늘에서 기후를 손상시키는 항적운을 훨씬 적게 생성한다.

바이오등유 대량생산 한계
그런데 바이오등유에는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생산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바이오등유는 화석연료보다 2~8배가량 비싸다. 그리고 현재는 소량만 생산할 수 있다. 2022년까지 전세계 등유 생산에서 바이오등유 비율이 0.1%에 불과했고, 이는 상업용 항공기 한 대당 드럼통 하나 정도밖에 쓸 수 없다는 의미다.
2050년 세계는 친환경 항공을 위해 엄청나게 많은 양의 바이오등유가 필요할 것이다. 적어도 연간 5천억ℓ가 있어야 한다. 어디서 이 많은 양을 얻을지 현재는 알 수가 없다. 바이오등유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도축장 폐기물과 튀김기름의 양은 한계가 있다. 앞으로 기름을 함유하는 식물에서 더 많이 정제유를 만들어내야겠지만, 적합한 경작지 또한 충분하지 않다. 많은 기업이 가정 쓰레기, 목재 찌꺼기, 해조류로 바이오등유를 만들어내려 하지만 이 기술의 시장성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또한 PtL(Power to Liquid·물의 전기분해로 얻은 수소에 이산화탄소와 질소 등을 합성해 만들어 이퓨얼(e-Fuel)이라고도 부른다) 공정으로 산업에 쓸 양만큼의 합성등유를 생산해내려면 최소 15년은 기다려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이 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필요한 것은 물과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뿐이다. 그러나 이 성분을 복잡한 공정을 거쳐 지속가능한 ‘전기 기반 등유’(E-Kerosene)로 전환하려면 엄청난 양의 친환경 전기가 필요하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부터 유럽의 항공 운항은 유럽연합의 모든 배터리 전기자동차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소비할 것이다.
얼마 전 유럽연합은 역사적인 조치로서, 항공사들에 SAF 사용 목표량을 부과했다. 2025년부터 각 항공기는 적어도 2%의 바이오등유를 사용해야 한다. 이 목표치는 5년마다 상향 조정된다. 2030년부터는 6%가 되고, 2050년에는 70%에 이른다. 따라서 유럽연합 내에서 강제적으로 SAF 붐이 일어날 것이다. 기존 정유시설은 더욱 빠르게 전환되고, 수백 개의 SAF 생산 공장이 추가로 건설될 것이다. 2030년까지 유럽연합은 SAF를 약 10배 증산해야 하고, 그 후에도 계속 가파르게 늘려야 한다.
이것이 가능할까? “인류는 압박이 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변한다”고 장 보티가 말했다. 압박이 없으면 인간은 “그저 지켜보면서 기다린다”고 그는 생각한다. 아직 압박이 강하지 않지만 “이 연료는 이미 존재한다. 그리고 전환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곳에서 징조를 보고 있다.”
보티는 단거리에는 전기비행기를, 장거리에는 SAF가 유일한 희망이라고 믿는다. “항공업을 죽여서는 안 된다. 누가 배로 대서양을 건너고 싶어 하겠는가?”
 

   
 

비행기 좌석 동결?
사람들의 이동을 연구하는 슈테판 괴슬링은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가 기후문제와 관련해 기술적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내용을 믿지 않는다. 그는 25년이 넘도록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왔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해결책은 미래에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로 변한 것은 거의 없다. 괴슬링은 SAF가 이론적으로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필요한 양을 우리가 생산할 수 없을 뿐이다. 이는 단기간에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괴슬링은 어떤 항공사나 항공기 제조사도 시인하지 않는 사실을 말했다. “항공기 운항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후와 관련된 목표는 망상이나 다름없다. 행동을 바꾸고, 금지하고, 항공료를 올리는 모든 조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장거리 운행을 줄여야 한다. 항공유의 3분의 2가 장거리 운행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 전문가는 사고 실험을 해보곤 한다. 우선 항공사가 정부 규제로 사업의 성장을 포기해야 한다. 수요가 수십 년간 많아지고 있었기에, 전세계 좌석 수를 동결하면 항공료가 비싸질 것이다. 그러면 수익 면에서 취약했던 항공사들도 수익이 올라간다. 이 돈을 항공업계가 기후보호를 위한 변화에 쓸 수 있다.
가격이 올라간 항공료는 또 다른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꼭 필요한 사람만 비행기를 타게 될 것”이라고 괴슬링은 믿는다. 하지만 비행이 꼭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비즈니스 목적으로 타는 것은 괜찮고 여행은 안 되는 것일까? 사회는 어렵지만 꼭 필요한 논쟁에 직면해 있다. 괴슬링은 질문을 던진다. “전세계에 얼마나 많은 항공 교통량이 필요할까? 누가 비행기를 이용해야만 하고 누구에게 허용해야 할까?”

ⓒ Der Spiegel 2023년 제24호
Revolution über den Wolken
번역 이상익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마르코 에베르스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