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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사업 따라 대출 폭증
[SPECIAL REPORT] 국가부채의 국제경제학- ② 중국의 부상
[160호] 2023년 08월 01일 (화) 왕리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왕리웨이 王力為 왕스위 王石玉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4일 중국 베이징 엑스포 원예전시회장 벽에 ‘일대일로’ 사업 대상국들의 위치와 그 지역 모란 품종이 담긴 지도가 붙어 있다. 중국 은행들이 외국 정부에 빌려준 돈에는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한 대출의 비중이 상당하다. REUTERS

2020년 11월이 돼서야 주요 20개국(G20)의 공동 프레임워크가 출범해 전통 채권국과 신흥 채권국은 같은 협상 체제에 포함됐다. 최근에는 채권국 외에 민간부문도 국가부채의 채권자로 참여해 부채 문제 처리가 더욱 어려워졌다.
숀 헤이건 전 IMF 법률고문은 “충분한 상환 능력이 없는 저소득국가가 민간부문에서 돈을 빌려 부채 규모와 비용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위기국의 부채 처리가 늦어진 것은 부채 재구성이 지연됐을 뿐 아니라 IMF의 구제금융 승인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위기국이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개혁을 추진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결국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경제와 부채를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기는 제한돼 있다.”

서방 추월
보유한 채권의 비중을 기준으로 국가부채 처리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IMF 통계를 보면 1980년대 전반 비서방 국가가 보유한 양국 간 채권이 서방 국가의 3분의 1에 불과했지만 최근 5년 사이에 서방 국가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 비중이 2.1%에서 30% 이상 급증했다. 적어도 65개국이 중국에서 빌린 돈이 외채 총액의 10%가 넘는다. 중국은 채무상환유예 이니셔티브(DSSI) 조건에 부합하는 73개국의 최대 양자 부채 제공국이다.
채권 보유 주체는 국가개발은행·중국수출입은행 같은 개발 목적 금융기관, 정책성 은행, 중국공상은행·중국은행 등 상장된 국유상업은행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에 빌려준 돈의 규모를 공개한 자료는 없지만, 비율에 따라 추산할 때 DSSI 조건에 부합하는 채권은 2천억달러(약 260조원)가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금융기관들의 실제 대출 규모는 이런 수치를 훨씬 웃돈다.
중국수출입은행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1년 말 기준 대외협력사업 잔액이 9400억6500만위안(약 169조원)으로 연초보다 25억9500만위안 줄었다. 이런 사업은 주로 중국과 국외·다른 지역(홍콩, 마카오, 대만 포함)의 대외경제협력 대출과 기업이 국외에서 수주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이다. 구체적으로 2021년 말 국외사업 대출잔액 2157억6200만위안, 국제협력사업 대출잔액 5605억6200만위안, 금융기관협력 대출 1211억2500만위안이었다.
국가개발은행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월 말 기준 국제업무 잔액은 3천억달러였다. 이 가운데 ‘일대일로’(유라시아·아프리카 교류 확대) 국가사업 잔액이 약 1600억달러였다. 2022년 10월 말 기준 국가개발은행이 아세안 회원국에 제공한 대출금은 506억달러였다. 그 밖에도 국가개발은행은 2018년 9월20일 열린 은행보험감독위원회 제183차 은행업계 정례 브리핑에서 아프리카 43개국의 500개 사업을 위해 제공한 투자금이 500억달러 이상이라고 밝혔다.
2022년 말 기준 중국공상은행의 다른 나라 지점·지사 대출 잔액과 남아프리카 최대 대부업체 스탠다드은행 투자액을 합한 금액이 1831억3100만달러였다. 2019년 말에는 일대일로 사업대출 총잔액이 1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은행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2년 말 기준 외화대출 총액이 4610억3100만달러였다. 42개 일대일로 협력사업에 참여한 기업에 제공한 대출이 900건이 넘었고 금액은 2690억달러였다.
이들 금융기관의 국외채권 가운데 어떤 것이 주권국의 국가부채이고 어떤 것이 상업 대출인지, 채무불이행 위험이 있거나 부채 재구성이 필요한 채무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공개된 자료도 부족하다. 루펑 중국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중국은 양자 채무 관련 정보를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나라에서 채무불이행 위기가 발생해 국제협력을 통한 해결이 현실적인 의제가 되면서 특정 국가의 부채 규모와 구조에 관한 정보가 중요해졌다. 중국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한다면 국제사회의 의심과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루펑 교수는 “최근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자기구가 회원국에 더 많은 채무 정보를 요구했고, 일부 기구는 채무국이 제공한 정보를 이용해 중국의 부채 제공 현황을 파악했다”며 “중국이 기존 태도를 유지할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세계의 국가부채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것은 여러 이익과 정책 목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경중과 완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 2021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CIFTIS) 행사장에 마련된 중국수출입은행(CEXIM) 홍보관.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개발 목적 금융기관과 정책성 은행들이 중·저소득국가 대상 대출을 주로 맡는다. REUTERS

대출 많은 배경
중국이 세계 각국에 부채를 제공한 이유에 대해 루펑 교수는 “대규모 건설사업을 수주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엔지니어링 뉴스레코드>를 보면 중국 기업이 세계 각국에서 수주한 사업과 금액의 비중이 약 30%로 가장 컸다. 2위의 2배가 넘었다. “대규모 경제통상 협력을 추진하면 채권·채무 관계가 발생하고 채무 리스크가 따른다. 중국은 개발도상국과 새로운 형태의 경제협력을 추구했다. 하지만 채무 상환 리스크가 필연적으로 생기는 현실적 모순을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었다.”
루펑 교수에 따르면 국제사회에서 채무국의 부채 리스크가 끊이지 않았고 수십 년에 한 번씩 위기가 규칙적으로 발생했다. 이번에는 중국이 처음으로 관련돼 이해관계가 얽혔다. 국가부채 리스크가 유동성 어려움을 넘어 상환능력 위기로 바뀌면 해결책도 바꿔야 한다. 일시적 상환유예와 단발적 구제금융 제공에서 부채 감면과 재구성을 고려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과거의 해결 방안을 새로운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현재를 기준으로 국가부채 리스크의 형성과 해소 과정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보완해야 한다.
루펑 교수는 주권국의 국가부채 위기를 해결하려면 “다자간 협력이 필요하며 과거 양자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경험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다자간 부채 감면과 재구성 방식에 대해 현실적인 개선 방안과 의견을 제시하는 동시에 G20 공동 프레임워크에 적극 참여해 국가부채 위기의 확대와 악화를 막아야 한다.”
“중국은 다자 틀 속에서 부채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중국의 많은 기관이 효과적인 해결 방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IMF가 DSA와 거시분석 정보를 공유해 중국 국내에서 조율을 시작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프레임워크 개선
IMF 관계자는 “중국의 조율과 정책 결정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했다”며 “중국수출입은행이 중국을 대표해 구체적인 처리 방안에 관한 협상에 참여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인민은행과 재정부 또한 핵심 역할을 했다. 정부 자금의 배분을 결정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채 문제 해결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 채무국의 상황이 개선되면 채권국이 자금을 회수할 희망이 커진다. 세계가 분열됐지만, 이 문제는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해 해결해야 한다. 투자자와 채권자는 과거만 바라보지 않고 앞으로도 이들 국가에 투자하고 사업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2023년 4월 세계국가부채협상회의(GSDR)가 열리기 하루 전날 브레턴우즈위원회(BWC)가 국가부채 문제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다. 중국 감독당국의 고위급 관계자가 참석해 BWC 보고서에 기술적 논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의 견해를 많이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중국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GSDR 회의가 끝난 뒤 빚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부채금융(Debt Financing)이 낳은 자산과 수익을 고려하는 등 DSA 분석 프레임워크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펑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채권과 상응하는 항구 등 실물자산은 사용주기가 길다. 따라서 특정 시기에 거시경제와 금융 환경이 악화해 상환 어려움이 발생해도 단순히 부채를 감면하는 것보다 채권의 주식 전환, 상환유예, 부채 재구성 등이 더 잠재적 가치가 높은 해결 방식이다. 이 분야에서 경제와 금융 규칙에 부합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혁신적 생각과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중점적으로 연구할 과제이자 정책 목표가 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국은 국가부채 처리를 계기로 과도한 투자, 리스크 평가 능력 부족, 부정거래 등의 문제를 인식하고 교훈을 얻어 일대일로 협력사업을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국유은행 관계자는 “이미 대출 승인이 났지만 최근 달라진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에는 대출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현재 기준에 맞지 않는 사업, 리스크를 판단하기 어려운 사업 등은 대출 승인을 받을 수 없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5호
國際減債博弈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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