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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채권 비중 늘어 해법 복잡
[SPECIAL REPORT] 국가부채의 국제경제학- ③ 부채 감면
[160호] 2023년 08월 01일 (화) 왕리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왕리웨이 王力為 왕스위 王石玉 <차이신주간> 기자
 

   
▲ 2023년 10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금융협회(IIF) 회원사 연례총회 안내문. 1983년 세계 주요 민간은행이 모여 설립한 이 협회는 2009년 그리스 부채 위기 이후 민간채권자 대표로 협상에 참여하면서 실질적 조율·집행 기관으로 변신했다. IIF 누리집

지난 10여 년간 국가부채 구조의 추세적 변화를 보면 민간부문 채권 비중이 늘어 1980년대 수준으로 돌아간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민간부문이 저소득국가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10% 미만에서 2021년 말 20%로 늘었다. 중간소득국가(중국 제외)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서 60% 이상 늘었다.
민간부문은 50년 전부터 국가부채에 참여했지만, 부채 재구성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 1980년대 민간은행 대출이 국가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었다. 하지만 민간은행은 채권국으로 구성된 파리클럽에 속하지 않아 채무국과 부채 문제를 논의할 경로가 부족했다.
 

   
▲ 2023년 6월 ‘새로운 글로벌 금융협정을 위한 정상회담’이 열린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무장관(오른쪽)이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차드 공화국 과도정부 수반과 악수하고 있다. 차드는 최근 국가부채 문제 해결을 마무리한 유일한 나라다. REUTERS

국제금융협회 출범
1983년 세계 주요 민간은행이 남미 지역 부채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업적 국제통화기금’이라는 평가를 받는 국제금융협회(IIF)가 탄생했다. IIF는 설립 뒤 첫 10년 동안 회원사가 남미 지역 부채 위기에 대응하도록 지원하고 은행 사이의 의견을 조율했다. 2009년 그리스 부채 위기가 발생하자 IIF는 민간 채권자 대표로 협상에 참여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 IMF와 직접 협력했다. 이때부터 IIF는 민간부문 채권의 ‘로비스트’에서 실질적 조율과 집행 기관으로 변신했다. 공공부문 채권자와 민간부문 채권자 사이의 다리 구실도 했다.
2023년 4월 열린 세계국가부채협상회의(GSDR)에서도 IIF는 민간부문 채권자를 대표해 다른 주요 채권자와 나란히 참석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민간부문을 대표했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민간부문 채권자도 비교 가능한 방식으로 부채 재구성에 참여해야 한다”며 “중국은 비교 가능성 평가와 처리에 관한 연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포함한 많은 공공부문 채권자는 민간부문 채권자보다 더 큰 손실을 감수하길 원하지 않는다. IMF 구제금융 정책 관계자는 “채권을 보유한 나라의 정부는 납세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므로 때로는 금리를 낮게 책정하고 민간부문만큼 높은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민간부문 채권자는 상업적 이익을 추구한다. 공공의 정책 목표를 고려하지 않고 이익과 리스크 회피 가능성에 따라 금리를 정한다.
현실에서 민간부문 채무를 처리하는 과정은 더 복잡하다. 가나와 스리랑카의 부채 재구성 과정에서 중국 민간부문이 보유한 채권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IMF 관계자에 따르면 많은 나라에서 국내 은행이 자국 국채를 대량 보유한다. 이에 따라 국가신용과 금융시스템 신용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나라의 부채를 지속가능하게 만들려면 국내 채권자의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 국가부채 위기가 발생해 국내 은행이 부채를 대규모로 감면해주면 금융시스템에 충격이 오고 국내 정세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사례가 잠비아다. 잠비아는 지난 몇 년 동안 외채를 빌릴 수 없어 국내 은행에 의존했다. 이런 나라는 국내 채무를 과감하게 줄이기 어렵다.
양극단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까? IMF 관계자는 “금융 안정 리스크와 부채 감면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대외 부채 처리와 다르다. 대외 부채를 재구성할 때는 국내의 금융 안정성 문제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 숀 헤이건 전 IMF 법률고문에 따르면 가나와 스리랑카 구제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계할 때 국내 부채의 감면 규모를 줄이거나 원금을 탕감하는 대신 상환유예 또는 할인율 인하로 전환하는 등 위기에 빠진 채무국 민간은행의 재무제표에 미칠 충격을 최대한 줄였다.
외부 민간부문 채권자는 주권국에 대출을 제공한 국외 은행과 신흥국 국채의 수익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보유한 민간자본을 말한다. 파리클럽과 G20 공동 프레임워크는 민간부문 채권자에게 양자 부채 제공국보다 유리한 대출 조건을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보통 채권국과 부채 처리국은 합의문에 ‘환수조항’(Clawback clause)을 추가한다. 다른 채권자에게 더 유리한 부채 처리 방안을 제시하면 양자의 합의를 폐기한다는 내용이다.
 

   
▲ 2023년 6월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무상교육 보장 등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이 진압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3월 IMF 구제금융 30억달러를 제공받은 스리랑카는 민간 채무와 국내 채무도 있어 국가부채 해결이 더 어렵다. REUTERS

중국 금융기관의 특성
IMF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일부 민간부문 채권자가 채무 감면을 적게 하면서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공공부문 채권자가 상황을 감독하고 필요하면 환수조항을 이용해 채무의 공평성을 확보해야 한다. IMF 구제금융은 공공부문 채권자의 채무 감면 약속을 조건으로 제시하지만 민간부문 채권자에 대해서는 재정보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민간부문이 부채 재구성에 참여하면 전액을 상환받지 못한다는 암묵적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채 재구성에 참여하지 않으면 해당 민간부문 채권자는 IMF의 구제자금과 부채 재구성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채권자를 구분하기 어렵다. 국가개발은행을 비롯한 일부 채권자를 어떻게 정의할지도 문제다. 2020년 채무상환유예 이니셔티브(DSSI)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외에서는 국가개발은행 등을 공공부문 채권자로 분류한다. 이 은행이 중국에서는 공공부문 채권자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명확하게 민간부문으로 보기도 어렵다.
쉬치위안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에 따르면 국외에는 상업은행과 정책성 은행, 두 유형만 있다. 국가개발은행처럼 시장 규칙에 따라 국가전략을 실현하는 기관 형태를 이해하지 못한다. 국가개발은행을 민간부문으로 분류해야 하는 다른 이유도 있다. 국가개발은행은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한다. 채권시장에서 채권 발행 금리를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 상장한 국유은행의 예금금리보다 높게 책정한다. 그리고 중국 재정부는 국외 대출을 포함한 이 은행의 대출금을 정책성 대출로 인정하지 않는다.
국내 감독기관이 조율하기도 어려운 사안이다. 정책성 은행인 중국수출입은행의 정책 업무 관련 부채를 공공부문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은행이 시장 규칙에 따라 운용하는 상업적 대출도 많다. 공상은행과 중국은행 등 국유자본이 대주주인 상장 은행은 정부 요구에 따른 전용대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동시에 다른 상업적 대출에 대해선 시장 거래 원칙에 따라 채무자와 협상한다.

다양한 해법 모색
숀 헤이건은 “IMF는 대출 주체를 기준으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부채를 구분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요구에 따른 대출금을 제공받았다면 공공부문 부채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개별 대출의 성격에 따라 판단해야 하므로 현실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기준이다. 이에 따라 이 문제는 GSDR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
가나를 포함한 여러 나라의 국가부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진전을 거뒀다. 하지만 대부분 나라에서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는 해결 과정의 복잡함과 기술적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현재 국가부채 문제 해결을 마무리한 유일한 나라가 차드공화국이다. 2022년 말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파리클럽 회원국을 포함한 주요 채권국이 채무 감면을 약속했다.
그런데 채무 감면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국제유가가 하락해 차드는 자금 압박을 받지 않게 됐다. 석유 수출국인 차드는 2019년 원유 수출이 국내총생산의 26%를 차지했고, 석유 매출이 정부 재정수입의 36.7%에 이르렀다. 2018년 차드와 주요 민간 채권자인 국제석유회사 글렌코어는 부채 재구성 협상에서 유가가 지나치게 낮으면 차드의 채무 상환을 유예한다는 부가조항에 동의했다.
차드로서는 보호 성격의 채무 감면에 채권국들과 합의한 것이었다. 유가가 하락하면 차드는 채권국으로부터 채무 감면을 보장받는다. 주요 채권국이 협력해 부채 문제를 해결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런 방법은 대표성을 갖거나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되지 못한다. 잠비아를 비롯해 이후 부채 재구성 협상을 진행한 나라에는 실질적인 채무 감면이 필요했다.
잠비아의 부채 처리는 2022년에 진전을 거뒀다. 2022년 7월 주요 채권국이 재정 보증을 하기로 동의했다. 8월 말 IMF 이사회가 구제금융 방안을 비준해 첫 번째 구제자금을 지급했다. 이후 잠비아와 채권국은 부채 감면 방안의 세부 내용을 조율했다. 2023년 3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잠비아 부채 처리에 관한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하고 “이 방안이 신속하게 집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방안은 G20 공동 프레임워크 체제에서 국가부채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시금석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잠비아가 중국에 빌린 돈이 약 60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민간부문 채권 보유자도 참여해 채권 구조가 단순했던 차드와 비교하면 처리 과정이 훨씬 복잡했다. 두 번째 구제자금을 지급하기 위해 IMF는 구제 프로그램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 4월 IMF 직원과 잠비아 당국은 실무자급 합의에 도달했다. 이사회의 승인을 받으려면 채권국이 단순한 재정적 보증을 구체적인 부채 감면 방안으로 바꿔야 한다.
일부에서 중국이 부채 감면에 관한 세부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IMF 구제금융 정책 관계자는 “채권국이 채무 감면에 관한 세부사항을 확정해야 IMF가 두 번째 자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IMF가 채권국의 채무 감면 약속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채권국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아시아에 있는 스리랑카는 2023년 3월 상순에 주요 채권국의 채권 감면 약속을 받아 3월 하순에 IMF 이사회가 3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승인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차이신> 인터뷰에서 “스리랑카의 부채 문제에 관해 이해당사자들이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사례는 주요 채권국과 다른 참여자의 협력 가능성을 보여준다. 스리랑카는 저소득국가가 아니므로 G20 공동 프레임워크 대상국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은 다른 채권국과 함께 스리랑카의 부채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고 스리랑카와 양자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스리랑카가 중국에 진 빚은 잠비아와 비슷한 규모다. 스리랑카는 민간부문의 채권자도 있고 더욱 복잡한 국내 부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에티오피아와 가나의 부채 문제도 G20 공동 프레임워크 절차에 따라 논의하고 있다. 가나는 부채 재구성과 구제금융에 관한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 가나도 스리랑카와 비슷하게 대규모 국내 부채와 민간부문 채무가 있다. 가나의 부채 문제 해결은 다른 저소득 국가가 참고할 만한 사례다. 부채 위기에 직면한 중간소득국가는 스리랑카 등 몇몇 나라밖에 없다.
IMF 구제금융 정책 관계자에 따르면 차드의 부채 문제 해결은 결승선을 넘었다. 잠비아, 스리랑카, 가나는 1단계를 마쳤다. “우리는 국가부채 해결을 위한 역사적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 여러 건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기술적 도전을 해결해야 해 국제사회의 협력이 절실하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5호
國際減債博弈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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