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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홍수에서 살아남기
[편집장 편지]
[160호] 2023년 08월 01일 (화) 박중언 parkje@hani.co.kr

 
박중언 편집장

   
 

‘지금은 건강식품 시대.’ 건강식품은 보험과 더불어 방송광고의 ‘양대 산맥’이다. 채널을 돌리면 암 예방, 면역력 증대, 항산화, 다이어트, 관절 보호 등 효능부터 프로바이오틱스,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같은 물질·성분에 이르기까지 건강식품의 필요성이 소비자의 뇌리에 박히게 하는 광고가 어김없이 흘러나온다. 연예인과 의사·한의사·약사·영양사가 총동원된 건강정보 프로그램은 이들 광고나 인접 시간대에 편성되는 홈쇼핑 판매와 결합해 건강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전방위로 공략한다. 음식과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효능이 탁월한 이 식품으로 걱정을 한 방에 날려버리라고 끊임없이 등 떠민다.
여러 표현이 쓰이지만 한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능·안전성을 인정받은 제품만 건강기능식품이라는 표지를 붙여 판매할 수 있다. 나머지는 건강식품, 건강보조식품, 건강보충제 등으로 부른다. 특정 성분 농축·추출물이 대부분인 이 식품에 대한 식약처 검사가 약품 수준으로 엄격할 리 없고, 식품에서 특효를 바랄 수는 없다. 그런데도 고령화와 더불어 건강식품의 종류와 시장 규모가 빠르게 늘어났고 코로나19는 증가세에 가속도를 붙였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5천 가구를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2022년 건강식품 시장 규모가 6조원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국내 판매액이 2021년 3조8천억원이었다. 2019년 2조8천억원에서 36% 늘었다. 선물로도 많이 사는 홍삼 제품이 1조원 가까이 팔려 줄곧 1위였고 프로바이오틱스(7309억원), 비타민·무기질(3161억원), 오메가3 지방산 등 EPA-DHA 함유 물질(2321억원)이 뒤를 이었다.
우리 집에도 몇 가지 건강기능식품이 있다. 눈꺼풀 떨림과 비타민D 부족이라는 건강검진 결과 때문에 구입한 비타민·무기질 보충제는 즉효를 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먹는다. 먹지 않는 것보다 나으리라는 막연한 기대와 그냥 있다가는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뒤섞여 건강기능식품을 외면하지 못한다.
넉넉하지 않은 고령자와 서민의 주머니까지 털어가는 이 건강식품의 과장광고는 큰 문제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은 개인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이 식품을 무분별하게 너무 많이 섭취할 때 생기는 위험이다. 이 문제를 다룬 이번호 커버스토리가 들려주는 경고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꾸준히 먹는 건강식품을 당장 점검해보는 게 좋다. 연간 2만3천 건의 응급실 이송이 건강식품 섭취에서 비롯했다는 미국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호에서는 세계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국내 소비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부진한 이유와 3년 만에 빗장이 풀린 중국인 해외여행의 재개 현황·추세를 짚었다. 자유주의가 40년 동안 득세한 프랑스 사회의 현주소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전망도 담았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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