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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유방암 오판 많아 경중·부작용 따져 판단해야
[LIFE] 암 조기진단 유용성 논란
[159호] 2023년 07월 01일 (토) 얀 슈바이처 economyinsight@hani.co.kr

 
진단을 통한 조기발견으로 환자들을 암에서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진으로 환자가 잘못된 경보를 받는 일이 잦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


얀 슈바이처 Jan Schweitzer <차이트> 기자
 

   
▲ 2023년 5월14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프로야구 경기에 앞서 자원봉사자들이 유방암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 REUTERS


‘암은 조기에 발견한다면 치료 가능성이 크다.’ 정말 간단한 일로 들린다. 정말 그럴 것 같고, 아주 설득력이 높은 말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실상은 오히려 정반대다. 암의 조기진단이 도움되는지는 의학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의견이 격돌하는 논란거리다. 다만 시행 전략을 바꾸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지금까지는 다음과 같이 진단이 진행됐다. 특정 나이대의 사람을 많이 진찰해 이 그룹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암의 형태를 찾아내는 데 목표를 뒀다. 이를테면 유방암 조기발견을 위한 유방촬영술(Mammography)의 경우, 50살 이상 여성에게 이 진단을 받도록 연락하고 이들은 의료보험 처리되는 유방 엑스레이 촬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암 전문 여의사가 촬영 결과를 분석해 암 여부를 판단한다. 이 진단은 2년에 한 번씩 실시한다.
이 진찰은 실제 여러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 유방촬영술로 극소 종양까지 발견하고, 이 작은 종양은 쉽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암을 치유할 수 있었다. 이 진단의 유용성이 확실해져 미국의 영향력 있는 기구인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USPSTF)는 최근 이 유방촬영술 대상의 시작 나이를 50살에서 40살로 낮춰야 한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 2022년 11월26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본다이비치에서 참석자들이 나체로 피부암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하고 있다. 피부암 진단은 무차별적 저인망식 검진보다는 특정군을 대상으로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REUTERS

의학계 최대 논란거리
이 진단법에 대한 반대 의견도 분분하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유방암이 젊은 여성에게 드물게 발생한다는 게 첫째 이유다. 두 번째로는 젊은 여성에게서 유방촬영술로 유방암 세포를 발견해도 “유방암 판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의 의대병원 부인과 과장 타냐 펨은 이 의견을 대표하는 의사다. 그는 젊은 여성이 유선 조직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엑스레이 사진에 그만큼 더 검게 모습을 드러낸다고 설명한다. 중노년 여성보다 젊은 여성이 ‘암 오판 통보’를 더 자주 받는 것도 바로 여기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조기진단이 갖는 최대의 문제점, 이른바 ‘과잉 진단’이다.
유병으로 잘못 진단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진찰할 때 ‘위험해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위험하지 않은’ 어떤 것을 발견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위험하지 않음을 알기까지 의사는 이 진단 결과에 따라 후속 진찰을 진행해야 한다. 이 진찰들 또한 위험을 내포함에도 말이다. 이 과정 내내 해당 여성은 자기가 암에 걸렸고 이로 인해 어쩌면 죽을 수도 있다고 믿으며 불필요한 근심으로 가득하게 된다. 사실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종양 때문에 치료받은 여성의 수는 1만 명당 41명에 이른다.
암의 조기발견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독일의 ‘보건의료 품질·경제성 연구소’(IQWiG)가 이 주제를 연구했다. 2022년 7월 연구 결과로 나온 보고서에서 연구소는 ‘여성이 45살부터 유방촬영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45~49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조기진단에 필요한 의약품이나 의료행위 비용을 의료보험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쪽에 강력히 힘을 실었다. 이 연구소의 슈테판 랑게 부소장은 당시 “젊은 여성이 이 진단으로 얻는 효용이 중노년 여성의 경우와 크게 차이가 없음을 시사하는 연구가 있다”는 것을 논거로 들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유방촬영술을 통한 조기발견으로 45~49살 여성 1만 명 가운데 5명꼴로 10년 안에 유방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을 예방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연령층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엑스레이 진단 결과, 사실은 건강한데도 암이 있다고 오진한 경우가 1만 명당 340명꼴로 발생했다는 계산 결과도 내놓았다. 이뿐만 아니라,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평범한 암세포가 이 진단에서 발견돼 생명을 위협할 만한 다른 암과 똑같이 치료받은 일도 1만 명당 41명 정도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로 인한 부작용과 합병증을 수반하면서 말이다.
이런 수치들을 알아야 우리는 조기진단이 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부인과 암 전문의 타냐 펨은 딱 잘라 이렇게 말한다. “유방촬영술을 실시한 여성 개개인에게는 아마 생명을 구한 진단이고 효용성도 최상인 진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연령층(45~49살) 여성 전체를 놓고 보면 암이라고 오진 판정을 받거나 과잉 판정을 받은 여성이 다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 연령층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조기발견이 잠재적인 피해보다는 효용이 훨씬 큰 진단법이라고 평가한다.”
병의 조기진단은 경중을 신중히 따져야 할 문제다. 전문가뿐만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환자에게 위험 요소를 자세히 알려서 “그들이 잘 알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펨은 강조한다.
조기진단이 얼마큼 효용이 있는지는 종양의 종류와 공격성에 따라 다르다. 공격적인 췌장암의 경우에서 보듯 암이 빠르게 몸 전체로 퍼져나간다면, 조기진단은 보통 이미 너무 늦었다. 진단 결과로 환자는 자기 운명을 일찌감치 알게 되지만 병의 경과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른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암세포의 활동성이 약해 전이가 아주 느리거나, 몸 전체로 퍼져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다. 조기진단은 여기서도 별 소용이 없다. 훨씬 나중 단계에 가서도 여전히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아예 치료가 필요 없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을 자주 볼 수 있는 사례가 바로 전립샘암이다. 전립샘암에 걸린 대다수 남성은 이 종양을 몸속에 지닌 상태로,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죽음을 맞는다.
따라서 조기진단은 ‘정말 문제가 되는’ 암을 아직 치료가 가능한 시점에 발견했을 때만 소용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때 발견되는 암세포는 너무 공격적이지도, 너무 위험하지도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무해해서도 안 된다.
 

   
▲ 독일 뒤셀도르프대학 의과대학병원 부인과 과장 타냐 펨은 암 조기진단이 야기하는 ‘과잉 진단’을 경고한다. 유튜브 갈무리

저인망식 검사 한계
지금까지는 대체로 광범위하게 암을 찾는 식으로 조기발견을 진행했다. 비유하자면 은행 강도 두 명을 찾는 경찰이 그냥 ‘남성 두 명을 찾는다’는 수배 전단을 내건 셈이다. ‘키는 작고 짧은 금발에 청바지 차림, 30살가량의 남자’라든가, ‘키가 크고 대머리에 빨간 티셔츠를 입은 50살 정도의 남자’ 하는 식으로 특징을 묘사한 수배 전단 대신에 말이다. 물론 전체 남성을 조사하면 이 두 명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를 수색해야 할지 정확히 안다면 수배자를 잡을 가능성은 훨씬 커질 것이다.
피부암 조기발견이 정말 환자를 살릴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피부암을 진단하는 엑스레이 촬영이 좋은 예다. 법정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누구나 35살부터 2년에 한 번씩 피부암 검사를 할 수 있다. 여기서 흑색종을 발견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흑색종은 피부암 중 가장 위험한 종양이다.
2008년부터 건강보험으로 제공하는 피부암 진단이 정말 효용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슈테판 랑게 부소장은 이렇게 말한다. “피부암 엑스레이 검사 연구는 아직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단계다. 확실히 믿을 만한 증거가 거의 없다.” 이 진단법이 흑색종에 걸려 죽는 사람의 수를 줄일 수 있는지도 의문시된다. 그것을 증명할 통계가 아직 발표된 적이 없고, 이 진단이 시행된 2008년 이래 지금까지 피부암 환자의 사망률에 결정적인 변화도 없기 때문이다.
랑게 부소장이 피부암 조기진단을 “좀더 똑똑하게”, 즉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큰 게 확실한 사람들에게만 적용하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피부색이 유난히 희고 붉은 빛을 띤 금발이며 햇볕에 쉽게 화상을 입는 사람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이는 연구로 증명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진단의 대상 범위를 좁히면 좀더 나은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달리, 폐암 엑스레이 촬영은 그 범위가 확실하게 설정됐다. 랑게 부소장은 “골초 흡연자군에 이 진단을 적용하면 매우 도움이 된다. 부분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수도 있음이 연구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흡연 여부와 단계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폐암 조기진단을 실시한다면 이도 별 소용 없는 일이 되고 말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일반적인 추세는 위험 정도를 고려해, 다시 말해 특정 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을 우선 대상으로 삼아 조기진단을 실시하는 쪽으로 간다고 랑게 부소장은 설명한다. 유방암촬영술 진단 대상 연령을 ‘독일 보건의료 품질·경제성 연구소’가 권장하는 45살이 아니라 40살로 더 낮추자는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의 결정도 이런 전략의 하나다. 부인과 암 전문의 펨은 “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현저하게 이른 나이부터 유방암을 앓고, 사망률 역시 백인 여성보다 훨씬 높다”며 찬성의 뜻을 표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전 인구에서 흑인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독일보다 미국이 훨씬 높다는 것만큼은 잘 알려져 있다.
 

   
▲ 암 조기발견을 위해 젊은 여성에게 유방촬영술을 실시하는 경우 오판이 적지 않아 논란이 인다. 프랑스 니스의 병원에서 유방촬영술을 받는 여성. REUTERS

방사능 양도 고려해야
유방촬영술을 적용할 최소 연령이 독일에서도 하향 조정될지, 만약 그렇다면 언제 조정될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이 결정에는 독일 연방 방사선방호청의 조사를 비롯해 여러 요소가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한 번 검사하는 데 사용되는 양이 얼마 되지 않아도, 그때마다 여성의 몸이 방사능이 포함된 엑스레이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조기진단 시기를 놓쳐버린 여성들에게 요즘 좋은 소식이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유방암 치료 가능성이 부분적으로 많이 개선됐다. 과거에는 유방암 세포가 전이되기 시작했다면 그때부터 평균 2년 이상을 살기 어려웠다고 펨은 전한다. “우리 병원에는 암 전이 진단 뒤 5년째 통원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있다. 예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Die Zeit 2023년 제22호
Da ist doch was!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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