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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시대 몸값 상승… 인프라 구축 박차
[세계는 지금] 중미·카리브 국가들
[158호] 2023년 06월 01일 (목) 유재욱 jw_yoo@kotra.or.kr

유재욱 KOTRA 산토도밍고무역관 관장
 

   
▲ 코로나19 이후 관광 수요 확대 등으로 중미·카리브 국가들은 2023년 양호한 경제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코스타리카 관광지의 한 호텔 모습. REUTERS


코로나19 이후 중미·카리브 지역 국가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이어가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020년 이후 외국인 투자 유치 규모가 매년 25% 이상 성장해, 2022년 최초로 40억달러를 돌파했다. 2021~2022년 총 투자 유치액은 72억달러로 과거 최고치보다 18% 늘었다. 과테말라, 파나마, 코스타리카 등 인근 주요 국가들도 코로나19 이후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 유치액이 과거 최고치보다 10~60% 증가했다.
2023년 1월 다보스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세계적 경제성장 둔화 기조 속에서도 중미·카리브 지역의 경제성장 전망이 긍정적으로 제시됐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전환, 신재생에너지 및 자원 개발 인프라 확충, 코로나19 이후 관광 수요 확대 등 지정학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양호한 경제성장세를 이어가리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4월 세계경제 전망에서 전세계와 중남미의 2023년 경제성장률을 이전 전망과 비교해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하향 조정했지만 중미·카리브 지역의 성장은 각각 0.2%포인트, 2.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일 발표되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미국·멕시코 투자 소식과 함께, 중미·카리브 국가들로의 글로벌 기업 자본 유입 확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국가들은 상호 경제·안보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이 기회를 자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 노력한다. 중미·카리브 지역이 미래를 위해 어떻게 변화하고 그 속에 우리 기회는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미국-중미·카리브 동맹 네트워크
미국은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발효한 이후 2012년 파나마와 무역촉진협정(TPA)을 발효하기까지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11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중미·카리브 국가는 7개국으로, 과테말라·파나마 등 중미 6개국과 카리브 국가로 분류되는 도미니카공화국이다.
이 7개 나라는 전통적으로 중남미 전체의 경제성장 기조를 따라왔으나,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기존 성장 기조를 벗어나 권역 내 선도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1990년부터 2021년까지 중남미 지역의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변화를 살펴보면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등 6개국은 미-중미-도미니카(공) 자유무역협정(US-CAFTADR)을 체결해 2009년 1월 전체 발효됐다. 이전까지 이들 6개국의 연평균 GDP 성장률은 8.0%로, 같은 기간 중남미 전체 연평균 성장률 6.8%와 1.2%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2021년까지 중남미 전체의 연평균 성장률은 1.6%로 감소한 데 비해, 이 6개국은 연평균 6.2% 성장을 유지해 그 차이가 4.6%포인트로 확대됐다. 파나마의 경우도 2012년 무역촉진협정 발효 이전 중남미 전체와의 연평균 성장률 차이가 1.3%포인트 수준이었으나, 이후 6.8%포인트로 확대됐다.
신냉전 시대 도래에 맞춰 미국과 중미·카리브 국가들은 자유무역을 넘어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동맹관계를 심화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중남미와의 동맹관계 강화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2022년 6월에는 ‘미주 경제 번영 파트너십’ 구상을 선언했다. 이는 미국의 중남미에 대한 실체적인 동맹 강화 정책으로 미국-중남미 간 견고한 공급망 구축, 기후변화 대응 협업 강화, 지속가능한 포괄적 무역 기반 확충 등으로 구성됐다. 미국은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선제적으로 요구되는 중미 지역의 정치 안정과 인권 개선을 위해 2021년 역대 최대 규모인 40억달러의 지원 예산도 배정했다.
중미·카리브의 주요 국가들도 미국의 중남미 동맹 강화 정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역 내 대표 3개국인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코스타리카는 미국과의 대외정책 공조를 위해 2021년 9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동맹’을 결성했다. 이 3개국은 미국의 주요 중남미 정책에 지지를 표명하고, 2022년 7월 공급망 안정성 강화 및 경제발전을 위한 정부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국과 실질적인 경제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중남미 국가와의 동맹관계 강화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2022년 4월19일 파나마운하를 둘러보고 있다. REUTERS

미래 성장동력 육성
중미·카리브 국가들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활용한 자국 산업의 발전 및 고도화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의 준비·이행에 발맞춘 인프라 확충과 재건으로 미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중미·카리브 지역 외국인 투자는 최근 연구개발(R&D)센터 설립, 핵심 소재 생산 등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기기 생산 기업 E사는 1985년 도미니카공화국에 생산 진출한 뒤, 2022년 6월 최초로 현지 생산 확대와 신제품 개발 강화를 위해 100여 명 규모의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다. 패션 분야의 경우, 미국 소비자 수요 예측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돼 제품 생산 기간의 획기적인 단축과 원단·소재의 인근국 생산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변화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미·카리브 주요국 중 국민소득 1만달러를 막 넘어선 나라는 파나마와 코스타리카이며, 그 뒤를 도미니카공화국(8481달러)과 과테말라(8472달러)가 잇고 있다. 향후 5년 내외로 1만달러 달성이 기대된다. 이들 국가는 미국, 우리나라 등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국민소득 1만달러를 전후해 발전소·고속도로·철도·통신망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3년 4월 카리브 최대 경제국인 도미니카공화국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Trade and Investment Promotion Framework)를 체결했다. 2023년 1월 체결한 아랍에미리트에 이은 두 번째 협약이고, 중남미 지역 최초다. TIPF는 자유무역협정 미체결국 중 전략적 협력 필요성이 큰 국가들을 대상으로 경제협력을 가속하려는 정부 간 업무협약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및 공급망, 디지털, 그린, 바이오 등 새로운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TIPF를 기반으로 경제협력 관계가 고도화하면 무역 자유화, 기술협력 등을 포함한 경제동반자협정(EPA) 등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중미 5개국(파나마,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과는 2021년 3월부터 ‘한-중미 자유무역협정’이 전체 발효됐다. 양허율은 95~98%로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으로 평가받는다. 공동연구와 협상에 참여했던 중미 2대 수출국 과테말라는 2021년 10월부터 추가 협상을 진행해, 2023년 ‘한-중미 자유무역협정’에 가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국가는 모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으로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하면 동맹국 중 미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다. 중미 지역 무역 확대와 더불어 대미 수출과 미주 지역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의 기회
중미·카리브 국가들은 최근의 국제 정세 변화 속에 창출되는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에너지·교통 및 환경 인프라의 신속한 구축과 재건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전기, 도로, 항만 등 제반 인프라의 확충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의 비약적인 증가를 꾀하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급증하는 관광 수요를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어가기 위해 국제공항, 태양광발전소, 스마트시티 건설이 포함된 대형 관광단지 신규 개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중미·카리브 지역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친환경 발전소, 국제공항, 항만, 메트로, 광역철도 등의 건설과 전력망 구축, 효율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거나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으로 우리 기업의 신뢰와 기술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전개될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의 수주를 위한 핵심 성공 요소는 공기 준수, 안정적인 자금조달, 미국 등 주변국과의 우호 관계다. 우리나라는 중미 지역 인프라 건설의 주요 자금원인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9%를 출자한 2대 역외 출자국으로, 2021년 8월부터 영구이사직을 수임하며 중미 지역 경제개발 자금 지원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우리 기업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정부 간 거래’(G2G)도 적극 지원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수주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중미·카리브 국가들은 코로나19 극복과 신냉전 시대 도래 속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이들 국가와의 협력관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중미·카리브의 미래에 우리의 기회가 있다.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세계 각국의 최신 경제 흐름과 산업 동향을 소개한다. KOTRA는 전세계 83개국에 121개의 해외 무역관을 보유한 ‘대한민국 무역투자 정보의 메카’로 생생한 해외 정보를 수집·전달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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