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위퉁 盧羽桐 뤄궈핑 羅國平 스이민 施毅敏 <차이신주간> 기자
 

▲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부근에 있는 리튬 염호. 볼리비아를 비롯한 남미 ‘리튬 삼각지대’에 리튬 세계 매장량의 53%가 집중돼 있다. REUTERS

남미대륙은 중국의 광물 투자가 가장 집중된 지역이다. 최근 2년간 리튬 가격이 급등하자 여러 국제 투자자가 이 지역으로 몰려들었다. 남미 각국의 정권이 교체되고 중-미 관계 등 지정학적 갈등이 뒤얽히면서 중국 기업에 이 지역에서 경쟁할 기회가 생겼다.
남미대륙은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구리와 리튬이 많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세계 리튬 자원량은 약 9800만t이다. ‘리튬 삼각지대’로 불리는 볼리비아에 2100만t(1위), 아르헨티나 2천만t(2위), 칠레 1천만t(4위)이 매장돼 있다. 이 지역에 세계 매장량의 53%가 집중됐다. 멕시코와 브라질의 매장량도 각각 170만t과 73만t에 이른다. 경제성을 갖춰 채굴할 수 있는 리튬은 2600만t이다. 이 중 칠레(930만t)와 아르헨티나(270만t)가 약 46%를 차지한다.

투자 열기 변화
지금까지 남미지역 염호의 리튬 생산량은 많지 않았다. 리튬 함량이 높은 오스트레일리아 스포듀민이 주요 공급원이었다. 미 지질조사국 자료를 보면 2022년 세계 리튬 생산량은 약 13만t으로 전년 대비 21.5% 늘었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최대 공급국으로 약 46.9%를 차지했다. 칠레(30%). 중국(14.6%), 아르헨티나(4.8%)가 뒤를 이었다.
남미에서 중국 투자자를 반기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기업의 기술과 자금을 이용해 현지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다. 최근 사례를 보면 2023년 1월 볼리비아국영리튬공사와 중국 CBC컨소시엄이 리튬 자원의 채굴·제련·가공·판매에 관한 포괄적 계약을 체결했다. CBC는 1단계로 10억달러 이상 투자해 도로, 기반시설, 전력 공급 등 기본 인프라를 건설할 계획이다. CBC 지분 66%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寧德時代), 34%는 몰리브덴 생산업체 뤄양몰리브덴(洛陽鉬業, CMOC)과 방푸순환과학기술유한공사(邦普, BRUNP)가 갖고 있다.
대부분 남미 리튬개발사업에는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 상장사가 참여하고 있다. 중국 기업은 2016년 첫 신에너지자동차 열풍이 일어난 뒤 아르헨티나와 칠레에 진입했다. 간펑리튬(贛鋒鋰業)은 2018년 아르헨티나 카우차리올라로스(Cauchari Olaroz) 염호에 처음 투자했다. 같은 해 톈치리튬도 258억9천만위안을 들여 칠레의 대형 리튬 생산기업 SQM 지분 23.77%를 인수하고 2대 주주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법률 제도와 투자 환경이 양호하고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에는 북미의 규제정책이 확고하지 않아 광물사업의 인수·합병을 남미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이때는 중국의 중형 광물기업이 많이 진출했고 주로 아르헨티나를 공략했다. 쯔진광업 3Q 염호, 간펑리튬 마리아나(Mariana) 염호, 칭산그룹(青山集團) 센테나리오라토네스(Centenario Ratones) 염호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 기간에 자원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져 지분 매매 양쪽의 협상이 치열했다. 일부 투자자는 관망세로 돌아섰고 인수·합병 시장은 2022년 중반부터 조용해졌다.
 

▲ 2019년 2월 볼리비아 오루로에서 중국 신장TBEA그룹과 볼리비아 국영 리튬공사(YLB) 대표가 파스토스그란데스와 코이파사 리튬 염호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REUTERS

국가별 격차
기술과 자금의 한계로 남미 국가는 외국인투자를 환영한다. 다청변호사사무소 중국 지역 에너지부문 책임자 리샤오펑에 따르면 리튬 삼각지대 국가는 리튬사업 협력으로 현지에 리튬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부가적인 경제 이익을 늘리는 방법을 추진했다. 중국 기업과 협력해 에너지 전환의 기회가 창출할 이익을 공유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개별 국가 상황을 보면 리튬산업에 진입하는 기준이 크게 다르다.
쯔진광업 사외이사 바오사오촨은 “앞으로 중국 기업이 외국에서 탐사와 타당성 연구부터 시작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도 남미에서는 중국 자금을 여전히 반긴다”고 말했다.
광물 가격이 치솟아 남미의 자원민족주의를 자극했다. 일부 정부는 외국 자본 유치와 국유화 사이에서 갈등하며 여러 방식으로 자국 이익을 늘리려 애쓴다. 외국인투자자에게 개방적인 아르헨티나는 산업기반이 취약해 리튬광산 개발을 외국자본이 주도한다. 현지 상황에 밝은 투자자는 “아르헨티나는 연방제 국가이고, 광물자원 소유권을 광산 소재지 지방정부가 갖고 있다”며 “지방정부는 외국인투자를 유치해 광산을 개발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에서 광업 통제가 강력하지 않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2022년 6월 저가 수출을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탄산리튬에 대해 t당 5만3천달러(약 7천만원)의 수출지도가격을 책정하고 세금을 늘렸다. 이 규정을 중국, 한국, 일본, 미국, 캐나다 등에 적용했다.
남미대륙 서안의 칠레는 예부터 구리 생산과 수출 대국이다. 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현지에서 생산한 원료를 미국으로 운반해도 세금을 내지 않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통과된 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처가 됐다. 칠레는 전략적 자원인 리튬 분야에서 국영기업을 만들어 개발을 주도했다. 2021년 12월 좌파 성향 가브리엘 보리치가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이듬해 2월 제헌회의에서 구리, 리튬, 기타 전략적 자산의 국유화를 추진하는 제안이 통과됐다. 현재 이 제안은 반려돼 수정하고 있다.
칠레 리튬 매장량 90%가 아타카마(Atacama) 염호에 있다. 민영기업 칠레 SQM과 미국 리튬기업 앨버말(Albemarle)이 칠레에서 생산하는 탄산리튬의 65%와 35%를 차지한다. 리샤오펑은 “칠레가 리튬자원을 국유화하기는 어렵다”며 “지분 비율과 세율을 조정하고 신규 외국인투자자 진입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칠레 국영 광물기업과 협력해 채굴권을 확보하더라도 실질적인 채굴 단계에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 지금까지 중국 기업이 광업권을 확보한 사업 가운데 본격적인 탐사와 개발을 시작한 사례가 한 건도 없다.
중남미 멕시코에서는 리튬 국유화 법안이 통과됐다. 2022년 4월 멕시코 상원은 대통령이 발의한 광업개혁법안을 승인했다. 리튬을 전략적 광물로 분류해 리튬 채굴을 국유화했다. 개인이나 재단에 리튬 채굴권 제공을 금지했다. 정부가 모든 리튬 계약을 심사했다. 간펑리튬은 2021년 소노라(Sonora) 리튬광산을 인수하고 광업권을 확보한 터여서 국유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멕시코 정부가 외국 기업에 광업권을 허가한 사업은 대부분 초기 단계다. 현재 리튬을 생산하는 광산은 한 곳도 없다.
자원 국유화를 가장 철저하게 진행한 나라는 볼리비아다. 볼리비아는 광물의 국유투자와 국가 주도 개발전략을 고수하고 외국자본의 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염호의 채굴권 매각이나 양도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염호의 리튬 생산 단계에서 외국 기업의 개입을 불허하고 기술 지원만 허용한다. 양극재와 리튬배터리 생산 단계에서는 외국자본의 공동개발을 허용하지만 정부가 지분 51%를 갖는다. 광물기업 애널리스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칠레의 광업이 발전한 배경은 외국자본 덕택”이라며 “과도한 국유화는 현지 광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2022년 1월 페루 라스밤바스 구리광산 부근 마을 원주민들이 광산에서 항구로 이어지는 도로 봉쇄를 중단해달라는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 채 모여 있다. 이곳에선 원주민의 항의로 시도 때도 없이 작업이 중단된다. REUTERS

다양한 변수
광업권 확보를 위한 갈등이 끊이지 않지만 투자자가 대처할 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세계 10대 금광인 포르게라(Porgera) 금광은 세계적 금광 개발사 배릭골드(Barrick Gold)와 쯔진광업이 지분 95%를 갖고 있다. 2019년 5월 총리가 바뀐 뒤 채굴권을 잃었고 2020년 4월 생산을 중단했다. 2년 동안 광업권 쟁탈전을 벌인 뒤 2022년 3월 사업을 재개했다. 파푸아뉴기니 정부 지분이 5%에서 51%로 늘었다. 그러나 늘어난 정부 지분은 종전에 강제로 징수하던 세금과 배당금 등 경제 이익을 눈에 보이도록 만든 것이었다. 정부는 체면을 얻었고 기업은 잃은 게 없었다.
2022년 10월 남미 리튬 삼각지대가 중심이 돼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를 모방한 리튬 연합을 결성해 국제 리튬 가격 결정을 주도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 제안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펙은 생산능력과 산유량을 조절해 시장가격의 폭등과 폭락을 막는다. 그러나 남미 각국은 리튬자원 보유 상황이 다르고 탐사와 개발 단계도 다르다. 게다가 남미 정치 상황은 중동보다 안정적이지 않다. 자원보유량도 압도적 강점이 없다. 남미에는 국유 리튬기업이 적어 정부가 생산능력과 생산량을 조절하기 어렵고, 가격 조절은 더 어렵다. 그리고 석유와 다르게 리튬은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고 공급 단계에서 변수가 많다.
남미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힘이 약하고 지역사회와 노조의 힘이 강하다. 그리고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환경영향평가는 엄격하다. 다수 남미 국가에서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강해 기업이 당면한 갈등이 복잡하다.
우쾅그룹(五礦, China Minmetals)은 세계 10대 구리광산인 페루 라스밤바스(Las Bambas)에 투자했다. 생산현장에서 항구까지 가려면 여러 원주민 마을을 지나야 한다. 구리 생산을 시작한 뒤 원주민의 항의로 시도 때도 없이 작업이 중단됐다. 2022년 구리 생산량이 25만4800t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인근 주민 반대로 수출입 운송이 중단되고 주요 물자의 공급이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2022년 1월에는 BYD(比亞迪)가 6100만달러로 8만t 규모 리튬 채굴권을 낙찰받았지만, 환경보호 등을 둘러싸고 현지에서 갈등이 고조돼 칠레 법원이 입찰 절차를 중단시켰다.
구리광산을 개발하고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려면 담수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남미 안데스산맥은 고원지대여서 담수자원이 풍족하지 않다. 특히 세계 구리 공급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칠레는 물 부족으로 담수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채굴기업은 해수담수화 기술로 바닷물을 담수로 바꾼 뒤 다시 수천m 높이 고원지대까지 끌어올려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특수한 지리 환경에다 최근에는 ESG(기업의 사회·환경 활동까지 고려해 성과를 측정하는 기업성과지표) 부담까지 늘어 기업 경영이 어려워졌다.

불안정한 경제
남미 경제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투자 환경이 우호적이고 파업이 적지만 인플레이션이 치명적인 문제다. 2022년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은 31년 만에 가장 높은 94.8%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페소를 달러와 바로 환전할 수 없고 환전 한도가 제한된다. 현지 상황을 아는 관계자는 “힘들게 일해서 위조지폐를 버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아르헨티나 중국대사관 경제상무처 관계자는 “신에너지가 중국과 아르헨티나 교역의 새로운 성장 분야가 됐다”며 “중국은 캐나다 다음의 아르헨티나 광업 분야 2대 투자국”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중국 기업이 당면한 주요 문제점은 현지 사업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 외환관리·수출입관리 정책이 기업의 설비 수출입과 이익 송금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광업 정책의 변화를 주시하고 리스크를 피하는 한편, 과열된 투자가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방지해야 한다.”
채광산업은 남미 국가의 주요 수입원이다. 좌·우파 정권 교체 때마다 광물기업은 세금과 광업권 등 리스크를 조정해야 한다. 2022년 12월 파나마 정부는 캐나다 상장사 FQM(First Quantum Minerals)의 파나마 최대 구리광산 코브레파나마(Cobre Panama) 운영 중단을 명령했다. 2019년 정권이 바뀐 뒤 FQM은 파나마 정부와 새로운 광물 채취 로열티(조광료) 협상을 시작했다. 파나마 정부는 종전 금액의 10배를 요구하고 시세에 따라 변경할 수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양쪽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채굴을 중단했다. FQM의 최대주주인 장시구리(江西銅業)는 2021년 말 기준으로 지분 18.354%를 보유하고 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6호
新能源找礦
번역 유인영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