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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 낮은 공장만 이전, 상권 붕괴와 직원 이탈 우려
[156호] 2023년 04월 01일 (토) 왕징 economyinsight@hani.co.kr

 

왕징 王靖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창지 회족자치주의 섬유공장. 중국 지방정부들은 의류제조업에서도 부가가치가 낮은 봉제공장을 도시 외곽으로 옮기고 부가가치가 집중된 디자인과 판매 부문의 발전을 유도하고 있다. REUTERS

‘미소곡선 이론’은 산업 부가가치가 디자인과 판매 양쪽에 집중되고 가운데의 제조 단계는 가장 낮다는 주장이다. 사람이 웃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는 모습과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주강삼각주는 ‘세계의 공장’이고 개혁·개방 이후 외국 기업에 위탁가공서비스를 제공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인건비와 토지비용이 올라 위탁가공만 하는 기업이 생존하기 힘들어졌다. 많은 기업이 단순 제조에서 ‘미소곡선’ 양쪽 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방정부는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고 빈 공간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발전하도록 유도했다. 의류제조업을 칭위안으로 이전하고 미소곡선 양쪽 끝은 남기려는 광저우시의 구상도 같은 차원이다. 일정 규모를 갖춘 기업은 미소곡선 양쪽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칭위안 투자유치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2022년 12월 말까지 광저우와 칭위안시 정부가 4천 개 넘는 기업과 접촉했다. 비인러펀(比音勒芬), 거디(哥弟), 아오캉(奧康), 어우스리(歐時力) 등 규모가 있는 68개 기업이 칭위안산업원에 입주했다. 후중화 중화그룹 이사회 의장은 “지금도 현장 상담과 입주 열기가 뜨겁다”며 “장쑤, 저장, 푸젠, 쓰촨, 신장의 섬유의류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완벽한 분업
쉬젠화 산업클러스터업무위원회 부주임은 “표준화 생산을 도입한 의류생산 기업은 비용이 싼 지역에서 생산 규모를 늘려도 기업 본사는 쉽게 옮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시성 위두현에 갔더니 2천~3천 개 의류생산 기업이 있었다. 상당수가 광저우와 선전시 의류기업의 제조공장을 이전한 것이었다. 공장 책임자는 주문이 어디에서 오고 원단은 어디에서 사는지, 디자인은 누가 했는지 전혀 모른다.”
펑량민의 회사는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한다. 주강삼각주 지역 염색공장 3곳 가운데 하나가 칭위안에 있다. 원단 판매는 중다 상권 도매시장에 있는 매장 3곳에 의존하고 본사는 부근 사무용 건물에 있다. “솔직하게 말해 칭위안 공장에 가본 적이 없다. 그 공장은 원단 생산만 책임진다. 원단 판매 점포도 새 고객을 개척하기 위한 것이다. 진짜 거래는 본사에서 한다. 어떤 단골은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그는 “기업이 이전을 결정할 때, 특히 새 공장과 매장 입지를 선택할 때는 이전 뒤 지금보다 매출이 늘어날지만 고려한다”며 “정책적 혜택은 일시적인 것이며 실력을 갖춘 기업은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살아남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중촌에 자리잡은 소규모 작업장은 칭위안에 ‘분점’을 낼 여력이 없다. “칭위안은 임대료가 싸다는 걸 안다. 하지만 캉러촌을 떠나도 주문받고 직원을 모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한 작업장 사장은 “나는 이 일만 해왔고 다른 일은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소형 의류기업도 중다 상권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인부들 또한 칭위안으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2023년 1월31일 광칭의류산업원이 캉러촌에서 직원 5천 명을 모집하는 행사를 벌였다. 초보자 월급이 8천~1만2천위안, 작업량을 기준으로 공임을 받으면 제한이 없었다. 선착순 400명에게 유명 전동자전거도 준다고 광고했다. 구경하던 사람들은 임시공으로 일하는 자유로운 생활에 익숙해 공장 직원으로 들어가기 싫다고 했다. “캉러촌에서 대충 일해도 월급으로 따지면 1만위안이 넘는다.” 한 기술자는 “사회보험료를 내는 의미를 모르겠다”며 “매일 돈을 벌고 먹고 마시고 놀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캉러촌에 있는 소규모 작업장과 직원들의 마음은 현지 경제의 저력을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상권을 옮겨도 이들을 데려가기 힘들다는 뜻이다.
 

   
▲ 중국 유명 의류업체 비인러펀의 제품 홍보 화면. 인접한 칭위안시와 협력해 중다 상권의 의류제조 부문을 광칭경제특별합작구에 옮기기로 한 광저우시는 비인러펀 등 68개 기업의 공장이 칭위안산업원에 입주했다고 밝혔다. 비인러펀 누리집

산업구조 재편 구상
광저우국제경방성 상인들은 복잡한 심경을 내보였다. 경방성에는 전국 각지의 고객이 모여든다. 작업장에서 만든 제품의 판매량은 무시해도 될 정도다. 하지만 이런 작업장이 없다면 현장에서 물건을 가져가는 소규모 판매상도 없어지고 시장의 활기가 사라질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작업장 때문에 중다 상권의 환경이 더럽고 무질서하고 열악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성중촌 길가 점포를 부러워한다. 그곳에는 수시로 오토바이가 멈춘다. 오토바이 주인은 원단을 조금만 잘라달라고 한 뒤 바로 물건을 받아 떠난다. 하루에 파는 원단 견본 매출만 1천위안이 넘는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이곳 작업장에서 만드는 제품은 수준이 낮고 품질이 조악하지만 이런 옷이 팔리는 지역도 큰 시장”이라며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싼 옷을 사는 소비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중형 의류공장 책임자에 따르면 이런 작업장은 영업허가증이 없고 세금과 직원 사회보험도 내지 않아 비용이 적게 든다. 제대로 된 의류공장은 경쟁에서 불리하다. 그러나 너무 바쁜 성수기에는 일부 물량을 이런 작업장에 맡길 수밖에 없다.
한 작업장 주인은 “이곳에는 인부들의 꿈이 있다”고 말했다. “몇 년 동안 보조로 일해 수만위안을 저축하면 사장이 될 수 있다. 공장에서 승진하기보다 쉽다. 하지만 작업장을 운영해도 결국 집주인 좋은 일만 시켜주는 셈이다. 성중촌의 임대료가 주강 신도시 중앙상업지구보다 비싸다.”
이곳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설명하기 힘든 끈끈한 정이 있다. 성중촌의 작업장 사장은 “장기공 33명이 일하는데 코로나19로 봉쇄됐을 때 말도 못하게 고생했다. 직원들이 다시는 광저우로 일하러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돌아왔다. 후베이성 등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의류공장이 있지만 여기만큼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
쉬젠화 부주임은 “성중촌의 작업장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지만 공급망의 유연성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곳의 작업장들이 발 빠르게 마스크와 방호복 생산으로 전환해 가장 중요한 방역물자 공급지가 됐다. 전문시장을 중심으로 구축된 완벽한 공급망을 도시의 중요한 기반시설로 간주해야 한다.”

상생 방안
중국섬유산업연합회는 2020년 ‘중다 섬유상권 산업발전규획(2021~2025년)’을 만들었다. 쉬젠화 부주임이 책임자 겸 집필자였다. 그는 “중다 상권에는 중심도시의 가치와 전통산업 기여, 상권 개선 수요와 마을 주민의 현실적 이익, 상권의 전통과 새로운 상업문명 등의 갈등이 있다”며 “더욱 생태적이고 시공간을 초월하는 관점에서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잉 광저우시장상회 사무국장은 “시장의 집중과 상권 형성은 복잡한 과정이고 수십 년 동안 노력한 결과”라며 “지금의 광저우 섬유산업은 고도의 시장화 운영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객관적 수요에 따라 운영체계를 결정해야 한다. 경제적 효율성을 기준으로 기여도를 평가하고 가치를 가늠하고 미래를 계획해서는 안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광저우에 규모를 갖춘 의류공장이 적어 성중촌의 작업장이 사라지면 사허와 스싼항 상권의 의류무역이 쇠퇴하고 의류산업과 공생관계인 중다 상권도 공중에 뜰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번에 없애기보다 공간을 정비하는 것이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에 부합한다.
광저우시 쩡성구 신탕진이 참고할 만한 선례를 남겼다. 신탕진은 한때 세계에서 유명한 청바지 생산지였다. 전성기에는 하루에 청바지 250만 벌이 세계 각지로 팔려나갔다. 이 세상 청바지 셋 중 하나는 신탕진에서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청바지 공장 폐수로 오염 문제가 발생했다. 2015년부터 ‘환경보호 열풍’이 불었다. 많은 공장이 이전하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광저우시 쩡청구 위챗 공식 계정은 2021년 말 현지 정부가 ‘신탕 청바지’ 브랜드를 다시 육성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 관계자는 “환경오염 문제는 기술 개선으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그때는 공장을 쫓아내는 방법을 선택했다”며 “청바지 산업을 다시 불러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22년 말 성중촌으로 인한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광저우시는 여러 개선사업을 의사 일정에 넣었다. 공개 자료를 보면 2021년 초에 건설사 허성촹잔(合生創展)이 중다 상권 근처에 있는 캉러촌과 루장촌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재개발 대상 면적이 약 336만㎡, 총 346억6700만위안을 투입할 예정이다. 광저우 도시재생사업에서 투자액이 가장 크다. 현재 구획 정리 방안을 만드는 등 사전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규정을 위반한 건축물 철거부터 시작했다. <남방일보> 보도에 따르면 하이주구는 2023년 안에 캉러촌과 루장촌의 불법 건축물 철거를 마무리하도록 지시했다. 지금까지 2만9200㎡의 작업을 끝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8호
中國最大紡織商圈“去與留”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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