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에디터 > Editor\'s Column
     
광물 전쟁도 냉전으로 치닫나
[Editor's Letter]
[156호] 2023년 04월 01일 (토) 이용인 yyi@hani.co.kr

 
이용인 편집장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시대 변화 앞에서 전세계가 사활을 걸고 핵심 광물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핵심 광물 냉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핵심 광물은 풍력·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전기자동차·배터리 등 주요 미래 산업의 필수 원자재로 들어간다. 게다가 군사력도 인공지능이나 양자컴퓨팅 같은 핵심 광물 집약 기술로 점점 현대화하고 있다.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핵심 광물의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광물 전쟁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의 삼국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핵심 광물 공급망에 위기의식을 갖게 된 계기는 2010년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희토류 최대 생산국이던 중국이 대일 금수 조치를 하자 희토류 가격이 급등했다. 미국이 중국의 광물 공급망을 본격적으로 견제한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 기조를 이어갔다.
2022년 8월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상징적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내재한 핵심 광물이 일정 비율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추출·처리된 경우에 한해서만 3750달러 상당의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핵심 광물 비율은 2023년 40%에서 매년 늘어 2027년 이후부터는 80%로 고정된다.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미국의 조처는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3월16일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초안에서 2030년까지 특정한 제3국산 전략적 원자재 수입 비율을 유럽연합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제한했다. ‘특정한 제3국’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유럽연합은 희토류와 리튬 등 주요 원자재의 90%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호에서 자세히 소개하듯이 전략적 광물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한 중국도 선두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중국은 일찍부터 남미·오스트레일리아·아프리카 등에서 핵심 광물 광산을 파고들어 공급망을 장악했다. 리튬과 코발트의 제련은 각각 전세계의 80%와 66%, 흑연의 생산·제련은 80%를 점유한다. 최근에는 자국에 매장된 전략적 광물자원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이 자체 보유한 핵심 광물이 적고 중국이 선발주자의 이점을 누려, 핵심 광물을 둘러싼 미-중 대립은 더 날카로워질 수 있다. 또한 핵심 광물은 시장의 크기가 작아 가격변동성에 취약하다. 수요가 급증함에도 핵심 광물을 보유한 남미·아프리카 국가들은 정치적으로 불안정해 안정적인 공급도 장담할 수 없다. 석유보다 훨씬 불확실성이 높은 핵심 광물의 공급망과 자원민족주의의 흐름은 한국에도 상당한 도전으로 다가온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3년 4월호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일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최우성 | 편집인 : 박종생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대표전화번호 : 02-710-0201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박종생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