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스 올라프 바이어 Lars-Olav Beier <슈피겔> 기자 토비아스 라프 Tobias Rapp <슈피겔> 기자 노라 라인하르트 Nora Reinhardt <슈피겔> 기자

미야자키 하야오 박물관의 지붕에는 커다른 갈색 로봇이 서 있다. 5m 정도의 이 로봇은 고개를 숙인 채 팔을 늘어뜨리고 있다. 로봇은 마치 동화세계의 슬픈 기념비처럼 도쿄의 위성도시인 미카타의 한 공원에 우뚝 서 있다. 고급 주택 지역을 가로지르는 17세기에 건설된 좁은 운하를 따라 작은 배의 노를 젖는 한 쌍의 연인 위로 고목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2주 뒤면 벚꽃이 필 것이다. 이곳에 남아 그것을 볼 수 있다면 매우 아름다울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감독이다. 미야자키는 이 박물관의 창립자다. 박물관은 마치 건축가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가 환각 상태에서 보았을 법한 모습을 하고 있다. 무척이나 다채로운 판타지 공원에는 노란 벽, 푸른색 난쟁이가 내다보는 창문, 녹색 계단, 담쟁이덩굴 사이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기묘한 주인공들이 서 있다. 지브리박물관은 일본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이 박물관의 좌우명은 ‘우리 모두 사라져버립시다’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시아의 월트디즈니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그는 8년 전 <센과 치히로의 모험>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만 2억3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에게 경의를 표했지만, 그것은 미야자키가 월트디즈니와 정반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영화 <벼랑 위의 포뇨>

미야자키가 영화에 투사한 세계는 무사하지 않은, 망가진 세계다. 그의 영화는 인간 창조력의 한계를 다룬다. 198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그의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작품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인류 멸망 이후를 설명한다. 지구 전체가 ‘부패의 바다’로 불리는 독버섯의 숲으로 뒤덮이고 인간은 반드시 보호복이나 방독면을 착용해야 하는 상태로 전락한다. 1천 년 전 세계를 황폐화한 짧은 전쟁 이후 거의 모든 것이 오염된 것이다. 생존자들은 이 전쟁을 ‘불의 7일’이라고 부른다. 그들의 운명은 바람에 달려 있다.
상승기류 덕분에 버섯 포자로부터 안전한 어느 계곡에 ‘나우시카’라는 소녀가 살고 있다. 어느 날 나우시카는 오염된 대지를 정화시킬 식물을 발견한다. 나우시카는 오래전에 이미 몰락해버린 세계를 구해야 한다. 올해로 70살인 미야자키는 ‘일본 대중문화의 아버지’다. 그는 자신의 영화에서 아무도 보지 않은 것을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2주 전 금요일부터 지브리박물관이 문을 닫고 쉬는 사이 현실은 미야자키가 보여준 암울한 미래상을 능가했다. 한 사진가가 지진이 일어난 일본 북부의 나토리시를 찍은 사진에는 쓰나미로 폐허가 되어버린 인구 7천 명의 도시가 담겨 있다.

미야자키의 암울함을 넘어선 현실
이 사진에는 한 소녀가 길가에 쪼그려 앉아 울고 있다. 20살 정도의 나이에 머리를 붉게 염색한 그녀는 검은색 재킷을 입은 채 맨살을 드러낸 다리를 감싸안고 있다. 얼어붙은 자신의 몸을 감싸안으려는 듯이 보인다. 그녀 옆에는 붉은색 고무장화가 있고, 뒤쪽으로는 문명의 잔해가 우뚝 솟아 있다.
‘고질라’가 오랜 시간 발을 구르며 지나간 듯하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원자력발전소의 재앙을 다룬 연작 작품인 <꿈>의 세트 디자이너가 촬영이 끝난 뒤 무대를 치우지 않고 가버린 듯한 모습이다.
소녀는 울 때조차 귀여운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 속 인물이 현실 세계로 빠져나온 모습처럼 느껴진다. 머리에 핀을 꽂고 거리를 뛰어 내려가면서 히스테릭할 정도로 즐겁게 제이팝(J-pop)을 부르는 소녀를 상상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다.
서구인에게 일본 대중문화는 어떤 경우든 조금은 낯설고 야단스럽고 히스테릭하고 정신없이 느껴진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기념비적인 역사물에서 나타난 난해한 사무라이의 결투 장면, 저명한 일본 화가인 무라카미 다카시의 다채롭고 기괴한 만화풍 그림, 핵으로 인해 변이를 일으킨 괴물이 도쿄를 황폐화하는 고질라 시리즈, 기이한 모습의 존재들이 그려진 포켓몬 카드, 배가 고프면 소리를 내는 열쇠 고리에 끼울 수 있는 작은 디지털 가축인 다마고치가 그렇다.
수많은 사람이 즐기는 국민예술인 망가를 보자. 가는 눈초리를 지닌 이 나라 사람들이 그린 만화의 주인공들은 자동차 전조등 같은 눈망울을 하고 있다. 만화 속에 그려진 이상적인 미를 그대로 현실화하려는 청소년마저 있다. 하지만 이 인공적인 문화는 어쩌면 타지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든 현실을 말하는지 모른다. 일본이 재난에서 얻은 지식을 문화적으로 옮겨놓았다는 점을 모른다면 일본의 대중문화를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재난에서 얻은 지식이 투영된 대중문화
파도에 밀려 태평양의 주변부로 밀려난 듯한 이 섬나라 주민들에게 삶은 힘겨운 것이었다. 세계가 인간에게 끊임없이 싸움을 걸기 때문이다. 일본 영토는 5분의 1만 사람이 살 수 있고 나머지는 산과 숲이다. 지진은 항상 기다리고 있다가 언제고 열도를 흔들어댄다. 1923년 최악의 지진이 요코하마와 도쿄에서 약 1만4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95년 고베 대지진에서는 4천여 명이 사망했다. 매달 적어도 한 번 일본은 지진을 겪는다.
19세기 이래 일본 역사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17세기까지 일본 땅을 밟으려는 외국인은 죽음의 위협을 감수해야 했다. 이후 150년간 이 나라는 외부 세계와 단절하고 살았다. 서구와 교역하게 되자 급진적인 근대화가 진행됐다. 일본은 유럽과 미국의 영향을 받아들여 자기화하고 급격한 개혁의 길로 들어섰다. 동남아시아에서 유혈이 낭자한 정복전쟁을 시작했고, 결국 나치와도 동맹을 맺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영화 <이웃집 토토로>.

일본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끔찍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 결국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쓰나미’는 일본에서 온 용어다. 이 말은 상당히 낮은 ‘항구의 파도’라는 의미다. 재앙이 많은 일본이지만, 서구에서 사용하는 묵시론적 의미의 재앙(Katastrophe)에 해당하는 단어는 없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그림이다. 그림은 미술·영화·만화 등을 통해 수백 년에 걸쳐 거대한 재앙을 방어하고 극복하며 몰아낸 방법에 대해 설명해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영화 작업실은 도쿄 도심에서 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공업 지역에 위치한다. 응접용 건물 옆에는 미야자키의 영화에 등장하는 토토로의 종이 인형이 서 있다. 일본에서는 토토로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토토로는 토끼와 부엉이와 고양이를 섞어 만든 듯한 다정한 숲의 정령이다. 지브리스튜디오를 방문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인형은 “바보”라는 말로 인사한다. 만화에 나오는 커다란 눈 같은 안경을 착용한 미야자키의 머리는 이미 하얗게 세었다. 그는 많이 웃는다. 몇 달 전 그는 새 영화 <벼랑 위의 포뇨>의 개봉에 맞춰 독일 기자들을 맞았다.
이 영화에서 미야자키는 일본 항구도시에서 어머니와 살고 있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변에서 금물고기를 발견한 소년은 물고기를 살리기 위해 집으로 가져온다. 곧이어 어마어마한 파도가 해안을 덮친다. 배들이 부서지고 건물은 무너지고 도로는 물에 잠긴다. 전기도 나간다. 하지만 누구도 이성을 잃지 않는다. 어머니는 컴컴한 암흑인데도 몽유병 환자처럼 정확하게 물에 잠긴 도로를 따라간다. 소년은 노 젓는 배의 뒤쪽에 매달려 다리로 물장구를 쳐서 배를 전진시킨다. 물에 잠긴 한 양로원의 노인들이 물속 공기방울 속에 생존해 있다. 마치 청춘의 샘에서 목욕이라도 한 것처럼 건강한 모습이다.
“파도가 세계를 정화시킵니다. 파도가 오물들을 치워버린 거죠.” 당시 미야자키는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묵시록의 치유력이라는 말일까? 쓰나미를 통해 문명이 정화된다는 것인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땅조차 숨을 죽인, 땀이 비 오듯 흐르는 어느 여름날 일본에서 신처럼 존경받는 미야자키는 드물게도 공식회견을 열었다. 그때도 그는 비슷한 말을 했다. “물이 지나가면 오물은 다시 생겨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파도 덮친 도로를 따라가는 어머니
영화 속 인물들은 외적인 강요를 통해 내면이 정화된다. “현대적인 삶의 수용을 거부하는 것, 예컨대 전기를 거부하는 것을 생각해봅시다. 오늘날 우리는 전등의 스위치를 누르면 밝아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그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어둠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컴컴한 암흑인데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미야자키는 어둠을 경험한 전쟁소년이었다. 그는 미국의 폭격에서 자신을 지켜야 했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에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저는 우리 문명이 쉽게 깨져버릴 수 있음을 강하게 느낍니다. 제 영화에서 항상 설명하려는 것이죠. 그건 전시는 물론 전후 시기와도 관련돼 있습니다. 특히 저에겐 지속적인 지진과 쓰나미의 위험이 뼛속 깊이 각인돼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언제고 땅이 흔들거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수백 년 전부터 일본은 그런 기분으로 살아왔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야 했다. 이곳에서는 수십 년간 쌓아온 것이라도 언제든 한순간에 파괴될 수 있다. 고도로 성장한 나라 가운데 자연의 폭력에 이처럼 직접 노출된 경우는 없을 것이다. 미야자키는 이같은 모순을 주제로 끊임없이 영화를 만든다. 일본이 낳은 위대한 생태주의 감독인 그는 확고한 자세로, 지배력을 상실한 기술이 자신과 자연을 파괴하고 종국엔 야생식물에 점령되는 것을 보여준다.

“전화를 끊어요, 전기가 나가요”
미야자키는 연못과 건물 한 채가 보이는 창밖을 가리켰다. “저기 유치원이 보이죠? 직원 자녀를 위한 것입니다. 저 건물은 지진이 나더라도 어린아이들이 충분한 물과 음식을 스스로 찾아내 살아남을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할리우드의 재난영화는 폭발과 폐허의 장면에 이어, 공포에 질린 여성과 어린아이를 구출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제 눈에 그건 공포영화입니다. 어떤 장면이 그려지든 사건이 이곳에서 그런 식으로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완벽한 것이라도 언제든 폐허로 변할 수 있습니다.” 미야자키는 말했다. “인간이 최고의 창조물이라고요?”
“그 점 역시 의문의 대상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아메바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종종 떠올려보는 것이 우리 모두를 겸손하게 해줄지 모릅니다. 인류는 자연에서 너무도 멀어졌기 때문에 되돌아갈 길을 찾는 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질라>(1954).

그의 영화에서 바다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불길에도 입과 눈이 달려 있다. 심지어 불길이 직접 말로 경고하기도 한다. 미야자키는 자연의 폭력에 인간의 얼굴을 부여했다. 덕분에 관객이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기술의 힘으로 자연을 복종시키는 것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다.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비극적인 사건은 항상 존재할 것입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유일한 해결책이란 아이들을 최대한 많이 낳는 겁니다.”
지난 목요일 마침내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스튜디오에서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그의 오랜 조수인 다카노 사코토였다. “정말 두렵습니다. 이런 강도의 지진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어요.” 다카노는 짧고 분명한 문장으로 말했다. 그녀는 몇 분 내로 전기가 끊어지기 때문에 긴 통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6일 동안 작업실이 마비됐는데 겨우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중단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녀는 사태가 진정되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진과 원자력 사고에 대해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미야자키는 잘 지내고 있으며, 가족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작업실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어요.” 그는 무엇에 사로잡힌 것일까? “지금 같은 상황에는 집중하기 힘듭니다. 이제 전화를 끊어야 해요. 곧 전기가 나갈 것 같아요.”

히로시마는 어디에나 있다

철학자 귄터 안데르스는 “히로시마는 어디에나 편재한다”는 말을 남겼다. 1958년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여행한 그는 ‘핵시대의 테제들’(Thesen zum Atomzeitalter)을 작성했다. 거기서 그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한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것은 모두와 관련된 문제다.” 그는 친구인 로베르트 융크와 함께 독일 반핵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안데르스는 일본을 방문했을 때 혼란스러운 경험을 했다. 생존자들에게서 어떤 종류의 증오심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미군을 미워하지도 않았다. “어떤 악감정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다.” 그는 확신했다. “단지 폐허만이 남아 있을 뿐.”
유대계 작가이자 철학자인 안데르스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으로 망명해 살아남았다. 전후에 유럽으로 돌아온 그는 핵 위협을 중심으로 사유를 지속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생각했다. 1956년 제1권이 출간된 주저인 <인간의 구식성>(Die Antiquiertheit des Menschen)에서 그는 ‘묵시론-불감증’(Apokalypse-Blindheit)에 대해 언급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에겐 분명히 보이는 편재하는 종말의 위협을 보지 않으려 한다. 그는 무관심한 동시대인을 ‘불안의 문맹자’(Analphabeten der Angst)라고 불렀다. 동시에 ‘불안에 대해 무력한 시대’(Zeitalter der Unfahigkeit zur Angst)에 대해 언급했다.
‘인간의 구식성’이란 말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겼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에 제대로 대처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느낌은 행위가 끝난 뒤에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리가 수만 명에게 폭탄을 투하하더라도 그들은 슬퍼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종말에 대한 묵시론적 사고를 정말로 이해하고 그 의미를 견지하는 것’에 얼마나 무능한지를 이해시키려 했다. 체르노빌에서 재앙이 발생했을 때 안데르스는 83살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핵을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만 아니라 평화적으로 사용하는 것조차 세계적인 위협이 되어버린 것이다. ‘두 번째 히로시마’는 지구의 다른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체르노빌’은 전염병처럼 지구상의 모든 지점에서 발생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일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것이다’라고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 체르노빌은 히로시마처럼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또한 “히로시마는 편재한다”는 자신의 말이 이제는 ‘시대에 뒤처졌다는 점’에 “전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 성난 노인은 그런 말만으로 충분치 않았다. 그에게 연설이나 시위는 이미 공연한 일이 되었다. 그는 “비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확신에 도달했다. 그는 핵발전소의 존재가 자위권을 정당화하는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모범적인 예로 삼은 것은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였지만 정신적으로 그는 이미 테러리스트가 돼 있었다.
결국 친구와 동료들조차 더 이상 그에게 호응을 보내지 않게 되었다. 1987년 로베르트 융크는 “폭력에 맞서는 폭력의 길을 따를 수는 없노라”는 편지를 썼다. 안데르스는 체르노빌 사태가 일어나고 6년 뒤 사망했다. ‘비상사태와 자위권’(Notstand und Notwehr)은 미완성으로 남고 말았다.
폴커 하게 Volker Hage 언론인·문학평론가
ⓒ Der Spiegel·번역 김택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