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국제
     
구글, 돌파구에서 만난 위기
[블로거]
[11호] 2011년 03월 01일 (화) 뤄이항 economyinsight@hani.co.kr

뤄이항(駱軼航) 중국 <환구기업가> 기자
 
2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심장을 겨냥한 웹 브라우저 크롬(Chrome)을 출시한 이후, 구글의 신비한 블랙박스에선 더 이상 사람들이 ‘와우’를 연발하게 할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구글 웨이브(Google Wave) 등 소셜 기능을 시도한 제품이 잇달아 실패했고, 다른 계획 역시 연기됐다. 매출 증가 폭은 3년 전 56%에서 9%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수백억달러를 들여 업무 범위를 확장해도 단일한 검색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끊임없는 반독점 조사에 휘말렸다.
투자기관들은 한때 매력이 넘쳤던 이 ‘혁신로봇’이 MS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경고한다. MS가 대단한 회사에서 평범한 회사로 변하는 데 15년이 걸렸지만, 구글은 이제 겨우 3분의 1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물결이 ‘순간이동’ 수준으로 가속도가 붙는 현실을 아무도 막을 수 없다. 2005년 이후 정점에 다다랐던 구글이 인류가 인터넷을 만나는 유일한 플랫폼이 되려는 시도를 하고 있을 때, 페이스북(Facebook)이 탄생했다. 5년 뒤 페이스북 방문자 수는 구글을 넘어섰고, 5억 명을 보유한 ‘국경 없는 제국’으로 성장해 구글이 정보를 통합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통해 정보와 오락을 전송하고 공유하기 원하자, 구글의 수많은 검색엔진로봇 ‘구글봇’(Goolgebot)이 진부해졌다. 인터넷 구석구석에 숨은 정보를 검색한 뒤 정밀한 논리적 알고리즘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그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 갑자기 너무 방대하고 낡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구글이 반드시 바꿔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수학과 논리학을 종교처럼 신봉하는 기본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이는 MS가 유료 소프트웨어를 중단하도록 만드는 일보다 더 잔인할 것이다.
구글은 소셜 전쟁을 시작할 생각이 없어 보였지만, 페이스북의 야심은 이미 명백하게 드러났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사용자가 페이스북의 전자우편 계정만 얻으면 같은 플랫폼에서 전자우편을 주고받고 소셜 네트워크와 휴대전화 문자,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연락할 수 있게 된다. 웹 브라우저는 없지만 페이스북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모든 도구의 통로가 될 만큼 강력해졌음을 의미한다.
 
열린 광장에서 ‘정보의 섬’으로
구글 지메일(Gmail)의 창시자이자 프렌드피드(FriendFeed)의 공동 창업자인 폴 북하이트는 최근 구글이 페이스북에 대항하는 것이 “달나라에 가기보다 쉽다”는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구글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는 한 연설에서 그가 구상하는 검색의 미래를 제시했다. 검색이 최종적으로 웹 페이지뿐 아니라 개인의 전자우편과 음악, 관심을 가지는 화제 등의 정보를 포함하는 개인화된 검색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구글의 앨런 유스터스 엔지니어링 및 연구담당 수석부사장은 월간지 <환구기업가>와의 인터뷰에서 구글 검색의 소셜화에 대한 구상을 언급했다. “소셜의 비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소셜 데이터를 좀더 다양하고 복잡한 신호로 분해한 뒤, 이 신호를 통해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결정하고 다시 배열할 것이다.”
   
 
하지만 독립검색이 여전히 주류를 이룰 것이란 견해엔 변함이 없어 과거 MS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직면했을 때와 비슷한 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구글의 소셜 컨텐츠 검색은 여전히 신호와 순위 배열, 알고리즘을 거쳐야 하고 다른 도구로 처리하지 않는다. 이는 구글의 소셜화 구상이 여전히 객관주의 지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구글은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오히려 정보가 고립되는 ‘정보의 섬’으로 전락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페이스북은 시종일관 구글봇이 자신의 웹사이트에 있는 사용자 개인과 집단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거절해왔다. 이로 인해 구글은 페이스북이 인터넷에서 ‘정보의 막다른 골목’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MS의 검색엔진 빙(Bing)에 소셜 정보 데이터를 개방했다. 이는 장차 빙이 페이스북에 소셜 검색 기술을 제공해줄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입구를 통제하고 싶은 구글에 대해 페이스북 역시 감정이 좋을 리 없다.
 
크롬-안드로이드, 따로 노는 두 날개
그럼에도 구글은 여전히 사람들을 인터넷의 세계로 인도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다. 2008년 9월 탄생한 크롬 브라우저는 구글에 그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터넷 시대에서 웹 브라우저는 유일한 정보의 통로일 뿐 아니라, 미래 컴퓨터 설비 운영체제의 직접적인 인터페이스다.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를 완벽한 운영체계로 발전시켜 각종 단말기기에 설치하게 되면 적어도 사용자가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데 장벽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크롬은 안드로이드(Android)에 선수를 빼앗겼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2005년 6월 인수한 모바일개발팀으로, 에릭 슈미트는 “전세계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설치한 스마트폰이 매일 30만 대씩 팔려나가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전형적인 모바일 단말기용 운영체제로 사용자가 내려받은 프로그램을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에 설치해야 그것이 가져오는 기능을 체험할 수 있고, 크롬처럼 모든 것을 크라우드에 저장하지 않는다.
물론 구글의 가치관을 생각하면 안드로이드는 변종이고 내부에서도 독립된 영역이다. 안드로이드의 책임자인 앤디 루빈과 에릭 슈미트를 제외하면, 구글의 두 창업자와 다른 고위 책임자들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에 대대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던 크롬 PC가 12월이 되어서야 PC 제조업체의 테스트를 받기 시작했다. 성장 속도가 빨라도 크롬 브라우저의 점유율은 아직까지 10%에 그치고 있다.
“크롬 브라우저 덕분에 크롬이 운영체제가 될 수 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은 생명주기가 다르고, 운영체제로서 안드로이드는 크롬을 3년 앞선다.” 구글의 앨런 유스터스는 이렇게 전혀 다른 두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와 크롬의 관계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두 운영체제가 내부적으로 펼칠 경쟁관계, 특히 구글의 ‘노선’과 연관된 문제를 설명해주진 못한다.
구글은 이런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처럼 한 업무 그룹에 더 충분한 독립성을 부여해 창조적 혁신의 활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구글은 ‘창업 기업’들의 연합체로 변모할 것이다. 다만 ‘초점을 잃어버린’ 증세가 이로 인해 악화되지 않길 바란다.
ⓒ 21cbh·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뤄이항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