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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장기적 요인 많아...탈탄소화도 물가 자극”
[FOCUS]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 인터뷰
[147호] 2022년 07월 01일 (금) 팀 바르츠 economyinsight@hani.co.kr

독일 중앙은행(Bundesbank) 총재 요아힘 나겔(Joachim Nagel)은 올해 56살이다. 스스로 “위기 테스트를 거쳤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운 국면을 많이 돌파했다. 그러나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협과 유로존의 위험한 국가부채, 그리고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독일의 외로운 역할에 관해 그가 말한다.

팀 바르츠 Tim Bartz
슈테펜 클루스만 Steffen Klusmann
<슈피겔> 기자

   
▲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 REUTERS

-버터 250g 가격이 요즘 얼마인지 아는지.
버터 가격이라면 나도 어느 정도 잘 아는 편이다. 우리 식구의 먹거리 장을 자주 본다. 집에서는 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아니니까. 그건 그렇고, 버터는 보통 2.5유로(약 3300원), 곳에 따라서는 3유로까지 하는 곳도 있다.
-거의 정확하다. 현재 버터 가격은 1년 전보다 평균 30% 올랐다. 2022년 4월 인플레이션 지수는 7.4%에 이르렀다. 그 끝은 어디일까.
이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 그리고 그 결과가 에너지 수급에 어떤 영향을 초래하느냐에 달렸다. 인플레이션은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어도 어차피 상당히 높았을 테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치솟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2022년 독일의 인플레이션은 대략 7% 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2023년부터는 물가 상승세가 점차 수그러들 것이다.
-인플레이션 하강세를 어느 정도 확신하나.
미래를 내다보는 여의주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앞으로 공급망이 더 무너지고 에너지 가격이 더욱 상승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당분간 커질 것이다. 그러나 사태가 그 정도로 악화할 경우,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물가를 중기적으로 내려 목표치에 맞출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이 수단을 쓸 수 있고, 그렇게 할 거다.
-요즘 가장 많이 논의되는 주제는 물가다. 서민을 흔드는 최대 불안 요소이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2021년에 이미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신이 국제결제은행(BIS)에 재직할 때다. 2022년 1월부터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융정책자문단 일원으로 활동하는데, ECB는 여러 달 동안 인플레이션 문제를 과소평가하다 결국 엄청-=난 규모의 계산 착오를 초래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인플레이션 상승이 이 정도일 거라고 미처 예상할 수 없었고, 대다수 경제 예측 전문가들도 놀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지속 상승 위험 의견이 있기는 했다. BIS가 좋은 예다. 나는 2022년 1월 취임사에서 이번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에는 아무도 전쟁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유가와 공급망 병목현상은 당시에도 존재했다.
-그렇다면 ECB보다 BIS에 재직할 때 훨씬 머리 좋은 경제 전문가들을 두었다는 말이 된다.
아니, 그렇지는 않다. 예상이 빗나가는 건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팬데믹이라든가 작금의 전쟁 같은 매우 특별한 사건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결국 예상치 못한 사태에 맞춰 신속하게 금융정책 방향을 바꿀 수 있는지에 일의 성패가 달려 있다. 그 작업에는 경제적, 통계적 분석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나아가 혹시 이 분석에서 빠진 사실이 더 있지 않은지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수석 경제학자 필립 레인의 분석 프로그램을 신뢰한다. 그가 일을 형편없이 했던 게 분명한데도 말이다.
필립 레인의 업무 성적은 훌륭하다. 그리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ECB 총재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지금처럼 사태가 심각해지면 불안감이 커진다. 이후 사태를 예견하기도 지극히 어려워진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그런 예를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는 예측이 틀렸을 경우 거기서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상황의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ECB는 우선 국채 매입을 중단하려 한다. 국채 매입을 통해 ECB는 수년째 금리를 억제하고 유로존 재무장관들에게는 수월하게 새로 부채를 질 수 있도록 해줬다. 이로 인해 그들이 정부 재정을 불법 운용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우선 국채 매입을 중단한 다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렇게 합의됐다.

   
▲ 스위스 취리히의 한 슈퍼마켓에 버터와 마가린이 진열되어 있다. REUTERS

임금인상 8.2% 요구, 놀랄 일 아냐
-ECB는 엄청난 양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국채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 ECB는 그 돈을 또다시 국채 매입에 투자하려 한다. 적어도 2024년까지는 암묵적인 국가 융자를 계속한다는 말인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우선 국채 보유량을 더 늘리지 않을 것이다. 브레이크를 밟기 전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야 한다. ECB 협의체 안에서 높은 국채 보유량을 결국 낮춰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게 바로 금융정책 정상화의 일환이다.
-만약 노조가 당신의 금융정책에 맞서고 임금인상 투쟁을 시작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예를 들어 독일 금속노조가 철강산업 분야에서 8.2% 임금인상을 요구한다면 전혀 놀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임금인상 투쟁에서는 임금뿐 아니라 기업이 어떻게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가 인플레이션 수치를 2% 선에서 확실히 잡을 수 있다면 임금인상 요구에도 대처할 수 있다. 우리는 추이를 꼼꼼히 지켜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임금은 이미 물가상승의 동인이 됐다.
미국 노동시장은 유럽 시장보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훨씬 타이트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수입 증대 기회를 발견했기 때문에 직업을 바꾸는 사람이 무척 많다. 유럽에서도 임금이 현저하게 상승하겠지만, 현재 통제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
-독일 내에서 성공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에 우려하지 않나. 지난 몇십 년간 우리의 성공 모델은 무엇보다 아시아로의 수출과 임금 억제라는 두 기둥에 기초했다. 현재 두 기둥이 심하게 손상을 입었다.
현재 독일 경제는 그렇게 나쁜 상황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우리는 2022년 경제성장률을 4%로 예상했다. 지금은 성장률이 그 절반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라면 여전히 괜찮은 성장률이다.
-아직은 그럴지도 모른다.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가 물가를 더욱 상승시키고, 또한 당신이 중앙은행 총재로서 금리인상으로 경제의 목을 죌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은 지금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나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현재 독일의 경제 상태는 여전히 탄탄하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없어
-세계가 몇 개의 상이한 경제블록으로 뿔뿔이 갈라지면서 그동안 세계화의 열매로 우리에게 가능했던 것, 그중에서도 특히 안정된 물가 덕에 누렸던 복지를 다시 잃을 수도 있다고 보나.
상황이 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더 오랫동안 상승시키는 다른 추세들도 있다. 경제 분야의 탈탄소화 움직임만 해도 앞으로 몇 년간 인플레이션을 더 강화할 수 있다. 금융정책에서 우리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금리의 시대는 일단 지나갔다.
-이탈리아 같은 고부채 유럽 국가들은 금리 상승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을까. 그 나라 국채의 매입자가 이미 줄었고, 위험의 표현인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부채 비율이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다시 한번 높아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국채의 위험률이 아직 비정상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다.
-이탈리아 총리 마리오 드라기가 개혁 어젠다를 관철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유럽의 위기가 새롭게 닥칠 거라는 걱정은 없나.
높은 부채 비율은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낮춰야 한다. 이 경우 신빙성 있고, 구속력 있는 재정 규칙이 도움 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탈리아든 독일이든 아니면 그 외의 국가든, 특정 국가의 재정이 유럽연합 금융정책에 결정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겐 새로운 이야기다.
지금까지 ECB 이사회에서 안정성 목표를 낮추는 걸 본 적이 없다. 우리는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그것이 과제다.
-하지만 국채 매입이 공식적으로 종료된 이후에도 ECB가 비밀리에 이탈리아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도울 수 있다는 논의를 알고 있을 텐데.
ECB 이사회는 암암리에 국채를 매입하는 등의 논의를 하지 않는다. 금융정책에 사용되는 수단을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우리는 특정 국가의 자금조달에 관여할 수 없다.
-ECB가 재무장관들의 하수인이 돼 국가 자금조달을 수행한다는 비난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특정 국가의 자금을 조달하는 건 ECB에서 금지된 사항이다. 우리의 통화동맹에 끊임없이 온갖 비난이 제기되지만, 만약 그들이 없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한번 상상해보라.
-일부 경제 전문가와 동료들은 그걸 꿈꾸고 있다.
그러면 위기 상황에서 외환시장에는 엄청난 격변이 일어날 것이다. 공통 통화를 매개로 한 유럽의 통합은 위대한 전진이다. 오늘날 안고 있는 문제를 이제 좀더 잘 해결할 수 있다.
-그 말은 매우 유화적으로 들린다. 당신의 선임자인 악셀 베버와 옌스 바이트만 전 독일 중앙은행 총재들은 통합적 시도를 일찌감치 포기했다. 당시 ECB 총재들의 금융정책에 더 이상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겨난 틈새를 이제 당신이 이어 붙여야 하나.
과장하는 것 같다. 틈새는 없다.

   
▲ 왼쪽부터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 REUTERS

지금 상황 처리 쉽지 않아
-아마도 바이트만보다는 수월하게 그 일을 해낼 듯하다. 바이트만은 ECB의 금융정책이 너무 느슨하다고 끊임없이 경고했고, 이로 인해 ECB 이사회에서 오랫동안 고립된 채 일해야 했다. 나중에 그가 옳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옌스 바이트만은 어려운 여건 아래 자기 임무를 탁월하게 수행했다. 내가 그보다 더 나은 여건에 놓여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됐든 공급망 교란, 또는 고도의 인플레이션이 됐든, 지금까지 나에게 닥친 상황들은 처리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이자율에 관한 이른바 ‘매파’의 주장이 인플레이션의 역동성으로 힘을 받았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특히 남유럽 출신의 느슨한 ‘비둘기파’에 맞설 적절한 균형추가 있는가.
나는 분명한 입장 표명에는 찬성하지만, 추정으로 비둘기파니 매파니 하는 식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ECB 이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함께 일한다. 여기에 맞는 다른 동물은 없을까?
-있다. 올빼미다. 라가르드는 자신을 올빼미라고 하기도 했다. 올빼미는 고개를 360도 돌릴 수 있다.
어쨌든 우리가 머지않아 금리를 올리고 인플레이션에 맞서 단호하게 싸우게 된 것을 환영한다.
-서방세계의 경제제재에도 러시아 경제는 지금까지 상당히 안정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언제쯤 침체가 올까.
경제제재가 중장기적으로 러시아에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재는 효과가 있다.
-독일 중앙은행 총재로서는 초년생이다. 현재의 다중적 위기 걱정에 잠 못 이룰 때도 있나.
그러기도 한다. 책임이 아주 큰 일이니까. 하지만 내가 이 직무에서 신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갖가지 위기를 돌파해왔다. 수년간 연방은행의 금융위기팀을 이끌었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때 나는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오판이었다! 이후 국가부채 위기가 왔고, 팬데믹과 전쟁이 이어졌다. 하지만 나는 낙관주의자다. 이 위기 또한 극복할 것이다.

ⓒ Der Spiegel 2022년 제22호
Die Zeit von Nullzinsen ist vorbei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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