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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중립 위협하는 건설, 건설 또 건설
[FOCUS] 독일 주택 건설 붐- ① 마법의 주문, 신축
[144호] 2022년 04월 01일 (금) 필리프 콜렌브로이히 economyinsight@hani.co.kr

독일 연정은 매년 40만 채의 아파트를 신축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런 건물 신축이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중립 목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필리프 콜렌브로이히 Philipp Kollenbroich
요나스 샤이블레 Jonas Schaible
<슈피겔> 기자

   
▲ 건물 신축이 기상재난을 일으키는 요인이란 우려에도 함부르크를 비롯해 독일의 주요 도시에는 새 주택을 짓기 위한 굴착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2022년 2월 홍수에 잠긴 함부르크 시내 모습. REUTERS

독일 함부르크의 철거 굴착기는 건축문화유산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4동의 고층 건물로 이루어진 ‘시티호프’(City-Hof)는 60년 이상 함부르크 중앙역 앞에 서 있었다. 최근 모습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1970년대의 건물 외벽을 못생긴 패널로 덮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제 건축문화유산 전문가들은 이들 건물이 전후 함부르크 건축의 중요한 유산이라고 (철거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개보수로 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함부르크 의회는 철거 뒤 신축을 선택했다.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하는 신축
2019년 이래 굴착기와 트럭이 오가고, 크레인이 회전하고 있다. 2023년까지 새 콘크리트 건물이 건설되면 호텔과 사무실, 아파트가 입주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지는 도시개발 당국도 모른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양이라고 예상할 수는 있다. 건축에 사용된 시멘트 1톤(t)당 평균적으로 0.8tCO₂eq(이산화탄소환산량)가 발생한다. CO₂eq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온실가스의 단위로 조강(粗鋼) 1t당 1.37t, 벽돌 1㎥당 0.5t을 배출한다.
그러나 함부르크시의 주택정책에서 이런 사실이 중요한 역할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1년 전 당시 함부르크 시장이던 올라프 숄츠(현 독일 총리)가 제시해 오늘날까지 변치 않고 유지되는 원칙은 “건설, 건설, 건설”이다. 2011~2020년 약 7만7천 채의 아파트가 지어졌다. 이는 함부르크 주택량의 거의 8%에 이르는 수치다. 총리가 된 숄츠는 이제 이 마법의 주문을 독일 전체로 확대 적용해 매년 40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려 한다. 이전보다 약 10만 채가 증가한 것이다. 독일 사회민주당(SPD·사민당)이 선거운동 기간에 약속한 ‘지급가능한 주거’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새로 짓는 모든 단독주택과 임대아파트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리고 사민당의 주요 공약을 위협한다. 독일을 되도록 빨리 기후중립으로 향하는 길로 인도하겠다는 약속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기후부 장관(녹색당)은 이미 2022년과 2023년의 기후목표를 달성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베크에게는 아직 유예기간이 남아 있기 하지만 그리 긴 시간은 아닐 것이다. 건설 붐이 온실가스 배출 붐이 되면 기후변화를 주요 의제로 삼는 녹색당 소속 장관에게 큰 문제가 된다.
정말 그렇게 많은 주택이 필요한 것일까? 꼭 신축해야 할까?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녹색당은 조심스럽게 오래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하는 대안을 제시하지만 너무 늦은 노력일 수도 있다. 함부르크 사례를 보면 하베크 장관과 녹색당이 매우 우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함부르크 기후자문위원회는 정치권에 조언하기 위해 설립된 신생 기관이다. 2021년 (이 위원회 소속) 과학자 15명은 처음으로 모여 시 당국의 주택건설 정책을 살펴봤다. 첫 번째 성명서에서 그들은 적록(사민당과 녹색당) 연정의 건축정책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촉구했다. 여기에는 신축 비율을 심사하는 것도 포함된다. “모든 신축건물은 자재와 에너지 사용, 공간 소비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간 아파트 건설량을 절반으로, 즉 1만 채에서 5천 채로 제안했다.
함부르크 하펜시티대학의 도시계획과 교수이자 기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인 외르크 크닐링은 “30년 뒤 우리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건물을 지을 수 있었는지 스스로 묻게 될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친자본 성향의 독일경제연구소 역시 독일 주택시장에 대한 최근 보고서에서 재건축과 철거의 조합이 “지속가능한 정책 목표에 맞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특히 신규 주택 건설은 온실가스 배출, 환경오염과 연계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개인주택에 대한 기후 관련 논쟁은 주로 에너지 소비, 난방, 새 창문, 단열 강화에 집중됐다. 점점 더 엄격한 표준이 도입됐고, 독일의 ‘신호등 연정’(사회민주당의 빨간색, 자유민주당의 노란색, 녹색당의 녹색을 합쳐 이르는 말)도 이 사항을 더욱 강화하려 한다. 그러나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색(배기가스) 배출’을 대부분 간과한다. 시멘트, 강철, 석면, 창문 유리를 생산할 때 다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함에도 말이다.
카를스루에기술연구소(KIT)의 쿠니베르트 레네르츠 연구원은 “신규 건설에서 발생하는 회색 배출량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노베르트 피슈 건물기술학 교수와 함께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결론을 들으면 환경 의식을 가진 많은 주택 건축주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주택을 신축해 기후보호에 공헌한다는 생각은 환상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20년 한 가족이 140㎡ 크기의 신축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아파트는 독일 재건은행(KfW) 에너지효율 하우스 레벨 55의 표준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다. 이 아파트에는 입주 당일 약 110t의 이산화탄소환산량(CO₂eq)이 발생한다. 만일 이 건물 지붕에 태양광시스템이 없으면, 2050년에는 200t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 가족은 난방하고, 샤워하고, 텔레비전을 시청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광시스템을 설치하면 이 아파트의 기후발자국은 2050년까지 약 90tCO₂eq로 줄어들 것이다. 그래도 기후중립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시나리오다.
레네르츠 연구원은 결국 신축이 “목조건축이라도 기후보호 목표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없다”고 정리했다. 반면 건물 보수공사는 신축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그런데도 독일은 오랫동안 건설을 장려했다. 2020년만 해도 독일 재건은행은 200억유로(약 26조원) 이상의 자금을 건설 부문에 투입했다. 개보수 투자는 미미했다. 주택, 사무실, 공장을 짓는 경우 연간 약 4400만t의 ‘회색 배출’이 발생한다. 이는 독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6%를 차지하는 양이다. 전체 건물 중 신축건물의 비율이 극히 작은데도 이렇다.
그렇다면 이 통계 분석에서 도출해야 하는 결과는 무엇인가? 건축가이자 시민운동가인 엘리자베스 브로어만은 아예 독일이 건축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로어만은 독일연방건축도시 공간연구소에 기고한 글에서 “새로운 건축 방식이란 더는 건축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독일의 건축은 끝났고, 신축은 “절대적으로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돼야 한다는 논지다.

   
▲ 카를스루에기술연구소(KIT)의 쿠니베르트 레네르츠 연구원은 “신규 (주택) 건설에서 발생하는 회색 배출량이 너무 많다”고 우려한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탄소배출 적은 신축 이뤄져야
레네르츠 연구원은 “우리는 주택과 의료보건 분야에서 신축이 필요하다. 하지만 회색 배출이 최대한 적게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계획자인 크닐링도 친환경적이면서도 서민이 부담할 수 있는 값싼 주택을 신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레네르츠 연구원은 “하지만 이 정책은 목표를 달성해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부르크의 신축 주택 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에 짙은 의구심을 지니고 있다.

ⓒ Der Spiegel 2022년 제8호
Bauen, bauen, bauen,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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