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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 불가능한 난센스 vs 친환경 대안 원료
[GREEN] ‘전기 기반 연료’ 이퓨얼(e-Fuel)- ② 업계 및 정치권 반응
[143호] 2022년 03월 01일 (화) 지몬 하게 economyinsight@hani.co.kr

지몬 하게 Simon Hage
펠릭스 바데비츠 Felix Wadewitz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마르틴 헤세 Martin Hesse
<슈피겔> 기자

   
▲ 기술 개방성을 열렬히 옹호하는 BMW 회장 올리버 칩제조차 이퓨얼에 대해서는 기존 차량 활용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2022년 1월20일 독일 뮌헨에서 칩제 회장이 연설하고 있다. REUTERS

정유업계는 이른 시일 안에 그들의 주유소에 XtL이라는 이름으로 합성디젤을 판매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는 이미 오래전에 이 아이디어에 작별을 고했다. 테슬라와의 격차가 작아질수록 이퓨얼(e-Fuel)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낮아졌다. 로비 조직 이퓨얼연합에 남아 있는 자동차 명차 회사는 일본의 마쓰다와 이탈리아의 상용차 제조업체 이베코(IVECO)뿐이다.
독일의 벤츠는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순수 전기차 노선을 타고 있다. 벤츠의 개발담당 이사 마르쿠스 셰퍼는 이퓨얼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실행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폴크스바겐(VW) 사장 헤르베르트 디스는 이퓨얼을 대중교통에서 사용하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단언한다. 두 회사는 더는 내연기관의 추가 개발에 큰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나중에 기존 차량에 합성연료를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뿐이다. 폴크스바겐의 프리미엄 자회사인 아우디는 이전에 진행하던 이퓨얼 생산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철수했다. 여전히 기술 개방성을 열렬히 옹호하는 BMW 회장 올리버 칩제조차 이퓨얼에 대해서는 기존 차량에서의 활용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행 가능하지 않은 옵션
이퓨얼 로비 그룹이 이 분야의 개척자로 내세우고 싶어 하는 포르셰도 이 부분에선 다른 회사들과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포르셰의 최고경영자 올리버 블루메는 이퓨얼을 주로 모터스포츠, 중고차, 클래식카에 사용하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 판매된 포르셰 4대 중 3대가 여전히 운행 중이다. 긴 수명은 스포츠카 브랜드의 핵심 가치에 속한다.
열성 팬이 많은 911 모델의 소유주들도 미래에는 기후중립적 방식으로 운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포르셰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업체는 지멘스에너지와 협력해 바람이 많이 부는 칠레에 이퓨얼 생산 플랜트를 건설했다. 2022년 안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2026년에는 생산량을 5억5천만ℓ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한 합성연료는 역시 탄소중립적으로 운영되는 화물선으로 유럽에 운송해 죽어가는 내연기관 자동차 모델에 보급한다. 반면 새로 생산하는 자동차의 경우 블루메는 “명확하게 이모빌리티를 선택”하고 있다. 그는 2030년까지 포르셰 차량의 최소 80%를 전기화하려 한다.
그런데도 이퓨얼 로비 단체는 세금 혜택을 얻어내고, 합성연료 이퓨얼을 기후친화적 대안으로 인정받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고 있다. 이퓨얼이 이모빌리티만큼 국가의 지원을 받았다면 이미 오래전에 산업적 양산이 가능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면 투자자와 자동차회사가 이퓨얼에 더 관심을 갖고 가격도 내려갔을 거라는 얘기다.
그러나 순수 전기차의 확고한 옹호자인 프란스 티머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기후문제 담당 부위원장은 이것이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이퓨얼 생산에 필요한 친환경 전기가 부족하다는 것만으로도 이유는 충분하다. 그는 오히려 이모빌리티 도입을 가속하고 싶어 한다.
<슈피겔>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유럽연합 의회는 전기차 전환에 필요한 전기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축하지 않는 국가에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유럽연합 회원국은 등록된 전기차 1대당 대략 3.5㎾의 충전 전력을 제공해야 한다. 헝가리나 폴란드처럼 아직도 망설이는 국가에 전기차 전환을 강제하기 위한 조처다. 유럽연합 의회 사회민주당의 교통정책 대변인인 이스마일 에르투크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회원국은 부족한 충전 지점 한 곳마다 그에 해당하는 재정적 제재를 받는다”고 말했다.
자유민주당(FDP) 의원 폴커 비싱(연방교통부 장관)이 이제 전기차 진영에 가세한 것은 특히 한 남자를 매우 안도하게 했다. 독일 기후경제부 장관 로베르트 하베크다. 공교롭게도 녹색당 정치인 하베크가 취임한 뒤 처음 방문한 주요 기업은 이퓨얼에 특히 의존하는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였다. 에어버스 함부르크 공장에서 장관은 합성연료 사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의 곁에는 2035년에 최초의 수소동력 항공기를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에어버스 회장 기욤 포리가 있었다.
하베크는 함부르크 핑켄베르더의 공장 건물에서 나오며 눈에 띌 정도로 만족해했다. 그는 “이제 연정 내부에서 이 주제에 대한 논의가 끝나서 기쁘다”면서 자동차의 “중추”는 전기차이고 폴커 비싱 교통부 장관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비싱 교통부 장관은 가솔린·디젤 자동차를 새로 사들이지 말라고 조언한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상당한 추가 비용이 들게 될 것이라는 폴크스바겐 사장 디스의 경고와 비슷하다. 디스는 지금 이미 가솔린·디젤 자동차를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전기차 비용보다 최대 50%까지 더 비싸다고 주장한다.
이 비용은 앞으로 계속 폭발적으로 오를 것이다. 독일의 미래경제연구소 프로그노스(Prognos)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가솔린 가격이 리터(ℓ)당 2.50유로까지 오를 것이다. 동시에 계획된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로 친환경 전력의 가격은 점점 저렴해질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내연기관이 “머지않은 장래에 구매 및 유지 관리 비용이 너무 비싸져서” “모빌리티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더는 정당화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자동차 전문가 두덴회퍼도 지금 판매되는 전기차가 중고차 시장에만 도달하면, 내연기관의 가격은 더 큰 하방 압력을 받으리라고 믿는다. 신차 가격이 5만유로(약 6800만원)인 배터리 자동차의 잔존 가치는 2년 뒤 3만9천유로가 되는 반면, 내연기관 자동차는 3만5천유로 미만이 될 것이라고 그는 예상한다.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중고차에도 구매보조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솔린·디젤 자동차는 점점 재고가 쌓여 판매자가 상당한 금액을 할인해줘야 팔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두덴회퍼는 예측한다.
그렇다면 즉시 전기차로 바꿔야 할까? 아직 몇 가지 함정이 남아 있다. 반도체 부족 문제로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ID.3를 받기까지 보통 9~12개월이 걸린다. 소형차 ‘이업!’(e-up!)은 주문조차 할 수 없다. 게다가 전기차는 여전히 비싼 편이다. ID.3의 환경보조금 공제 전 가격은 3만유로가 훨씬 넘는다. 폴크스바겐은 2만유로짜리 국민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이 모델은 2025년에나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 전환을 늦출수록 새로 구입한 내연기관 자동차의 가치 하락폭도 커진다. 경영컨설팅 회사 이와이(EY)는 이제 전기자동차보다 가솔린·디젤 자동차의 미래 위험이 더 크다고 내다본다. 많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재판매 가치는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하락할 것이다. 문제는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전환점이 있을지 없을지가 아니라 이 전환점에 언제 도달할 것인가다.

   
▲ 독일의 새 정부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젤·가솔린 자동차 등 내연기관차는 이제 쓰레기가 돼야 하는가?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하는 게 과연 정답일까? 이런 물음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기 기반 연료’인 이퓨얼이 신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광둥성 지역의 한 회사에 있는 디젤연료 차량들. REUTERS

“내연기관, 아직 죽지 않았다”
어쨌든 랄프 디머는 이퓨얼에 벌써 최종 선고가 내려졌다고 믿지 않는다. 늦어도 3~4년 안에 구동장치 논쟁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고 이 로비스트는 전망한다. 그때가 되면 정치인들은 그들이 세운 야심 찬 기후계획이 이퓨얼 없이는 성공할 수 없음을 깨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내연기관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말하며 자신을 격려했다.

ⓒ Der Spiegel 2022년 제4호
Werden 48 Millionen Autos wertlos?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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