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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현실과 이상
[Editor's Letter]
[141호] 2022년 01월 01일 (토) 이용인 yyi@hani.co.kr

이용인 편집장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면서 ‘에너지전환’은 인류의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됐다. 에너지전환의 정의는 벨기에 안트베르펜대학의 에너지·환경 교수 아빌 페르브뤼헌이 2014년 논문에서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에너지전환을 “지속가능하지 않은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를 감축하고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에너지전환 대상은 전력, 난방, 운송 세 분야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에너지 근간이었던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중심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야 한다. 몇백 년 동안 화석연료에 길들여진 산업과 일상생활의 체질을 모두 바꿔야 하니 엄청난 몸살과 진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 인사이트> 제141호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딜레마를 짚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력공급의 안정성과 효율성 등 한국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이슈보다 ‘그 너머’에 초점을 맞췄다. 풍력발전기, 전기자동차, 태양광 패널 등 지구를 지키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에 환경파괴 요소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풍력발전기 하나에 구리 67t이 들어가고, 가로세로 길이 각각 1㎞의 태양광발전소 모듈에는 은 11t이 사용된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시스템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구리, 흑연, 코발트, 니켈 등 주요 광물을 무려 6배나 더 많이 사용한다.
몇몇 대형 글로벌 광산업체가 광물 채굴을 독점해 빈곤한 매장국들의 환경은 훼손되거나 무시된다.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어디에선가는 환경이 파괴되고 자원보유국에서는 ‘약탈’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래서 ‘딜레마’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유럽의 고민이 어느 지점까지 확장됐는지 엿볼 수 있다.
자원 빈국인 우리는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키기가 더욱 어렵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정도가 장기적 해법이라면 해법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급하고 무리하게 추진한데다, 석유와 천연가스 확보에 치우쳐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여론은 심드렁하다. 게다가 최근 국제 흐름에 비춰볼 때 해외에서 광물과 희토류 등을 확보하려면 대규모 투자에 더해 자원보유 빈국과의 공정한 관계나 친환경적 채굴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넘기 쉽지 않은 관문들이다.
원자력발전소 해체의 어려움을 전하는 기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독일 동북부 도시 그라이프스발트에 있는 원전은 1995년 해체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작업 중이다. 해체가 2060년에 끝날지, 2070년에 끝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사실상 ‘리사이클링’이 불가능한 원전이 미래세대에 얼마나 큰 짐이 될지를 보여주는 에너지전환의 또 다른 단면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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