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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생산 힘들고 투자 위축
[COVER STORY] 세계 ‘에너지 충격’- ② 공급 부족
[140호] 2021년 12월 01일 (수) 뤄궈핑 economyinsight@hani.co.kr

뤄궈핑 羅國平 자오쉬안 趙煊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 아이다가 휩쓸고 지나간 뉴저지주 맨빌 지역을 찾아 집이 부서진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아이다는 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REUTERS

루샤오 IHS마킷 천연가스 연구 책임자는 “수요가 단기간에 급변하는 것과 달리 공급은 단계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천연가스 공급은 생산능력 가동 주기와 생산능력 이용률의 제한을 받고 극단적인 날씨 또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증한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 천연가스 최대 생산국인 미국은 국제 천연가스 공급에서 가장 큰 변수다. 2020년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세계 전체 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10월13일에 발표한 ‘단기에너지전망’에서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이 줄었고 2021년에 생산량이 늘겠지만 2019년보다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하루 925억5천만세제곱피트(ft3)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생산량은 하루 928억7천만ft3였다.

더딘 생산
2021년 8월 말 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은 허리케인 ‘아이다’의 영향을 받았다. 멕시코만 지역 천연가스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아직 생산량을 예상만큼 회복하지 못했다. 에너지자문기관 우드매켄지의 두징징 천연가스 LNG 컨설턴트는 “미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프로젝트 캘커슈 패스(2021년 말 예상)와 사빈 트레인6(2022년 1분기 예상)가 가동되기 전까지 생산량을 크게 늘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가스연맹(IGU)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LNG 프로젝트 투자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 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투자사는 최종 투자 결정을 2021년 이후로 연기했다. 자본 지출을 미루는 것이 투자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2020년 연간 8730t 규모의 11개 사업이 최종 결정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멕시코의 연간 325t 규모 사업 1건만 이 과정을 완료했다. 애초 계획의 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상업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던 LNG 프로젝트도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다. IGU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세계 천연가스 액화시설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고, 주로 미국이 여기에 기여했다. 미국의 프리포트 LNG와 캐머런 LNG, 엘바섬의 신규 생산시설이 상업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EIA는 2021년 미국 LNG 수출량이 하루 97억1천만ft3에 이르러 2020년보다 4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두징징은 “공급 문제와 공장의 가동 중단 등으로 올해 대서양 분지의 LNG 생산 실적이 저조해 세계 LNG 공급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2021년에 유지보수와 계획에 없었던 가동 중단 때문에 전체의 약 4%가 생산 차질을 빚었다. 예년에는 1.5~2% 수준이었다.”
유럽의 천연가스 자급력은 40%에 이른다. 나머지 60%는 러시아에서 수송관으로 들여오거나 LNG를 수입한다. 그러나 기존 천연가스전이 점점 고갈되면서 유럽 본토의 천연가스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EIA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유럽 천연가스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일 192억ft3였다. 최근 5년 평균 수준보다 19% 줄었다.
루샤오는 유럽의 수입 천연가스 가운데 수송관으로 들여오는 물량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예년보다 추운 겨울 날씨가 예상되고 러시아도 천연가스 소비량이 많아 러시아 국내 소비와 비축 물량을 제외하면 수출 물량이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회사 가스프롬 자료에 따르면 10월12일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이 8월 초보다 18% 줄었다.

   
▲ 2021년 7월 러시아 사할린섬 프리고로드노예에 있는 사할린에너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유럽 천연가스의 60%는 러시아에서 수송관으로 들여오거나 LNG를 수입한다. REUTERS

새 수송관
유럽은 러시아의 신규 천연가스 수송관 노르트스트림2에 희망을 걸고 있다. 총연장 1200㎞ 규모의 이 수송관은 연간 550억㎥를 수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시설이 완공됐지만 개통은 하지 않았다. 10월4일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2의 첫 번째 지선에 가스를 주입하기 시작했고 두 번째 지선의 설치와 시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르트스트림2에는 불확실성이 많다. 러시아, 미국, EU의 정치적 영향이 작용하고 공급에도 변수가 많다. 루샤오는 “이 사업이 독일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고 언제 가동을 시작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승인을 받아도 생산능력이 정상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유럽의 공급부족 사태를 해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월1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에너지 주간’ 회의에서 유럽 에너지 시장이 심각한 공급부족을 겪는 것은 “상당 부분 근시안적인 정책이 가져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EU가 현지 천연가스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고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장기에서 단기로 바꾸고 있다”며 “그 결과 EU는 국제 에너지 가격의 극심한 변동 속에서 더욱 수동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재생에너지 공급이 에너지 수요의 공백을 완전히 채울 순 없다. 2021년 들어 고기압의 영향으로 유럽 지역의 풍력 발전량이 줄었다. 궈타이민안(國泰民安)증권은 10월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영국은 전력의 15%를 해상풍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데 영국해협에 바람이 약해 발전량이 부족했다. 영국 발전량의 41%를 차지하는 천연가스가 불안정한 풍력발전을 대체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럽 지역 전력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원자력발전도 탈원전 정책에 따라 대체될 운명이다. 원전 감축 속도가 빠른 독일은 2022년에 마지막 원전 3기를 폐쇄할 계획이다. 스위스와 벨기에, 스페인, 프랑스도 탈원전 계획을 세웠다. 원전대국인 프랑스는 2035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을 지금의 75%에서 50%로 낮출 계획이다.

투자 뒷걸음질
화석에너지의 장기적 전망이 저조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석유와 천연가스 시장이 타격을 받는 등 여러 이유로 석유와 천연가스 투자가 현저하게 줄었다. 모하마드 사누시 바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 사무총장은 9월28일 발표한 2021년도 ‘세계석유전망보고서’에서 “에너지 전환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에너지 빈곤”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탐사와 생산 단계의 투자가 부족하면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부족 사태와 시장 변동,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대형 에너지회사 부서 책임자는 이번 가격 상승과 공급부족 사태는 코로나19 발생 직후 소비가 위축되고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락하자 에너지회사들이 위기를 겪었고, 이에 따라 △자본 지출을 줄이고 △투자 결정을 연기하고 △자원 개발을 중단하고 △생산량을 줄인 것도 직접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가 속한 에너지회사는 석유와 가스 생산능력이 해마다 5~10% 늘었지만 2020년에는 뒷걸음질쳤다.
IHS마킷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제 석유기업의 자원 탐사와 개발 분야 자본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3020억달러(약 356조원)다. 21세기 초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2014년 석유 가격이 폭락한 뒤 석유 탐사와 생산 단계의 자본 지출이 2015년과 2016년 연속 26% 감소해 LNG 등 자원개발사업 투자가 타격을 받은 바 있다. 2016년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었다.
화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에너지회사는 석탄과 석유, 심지어 천연가스의 탐사와 생산 투자에 소극적이다. “화석에너지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 앞으로 투자에 더욱 신중해질 것이다.” 국제에너지연구기관 아고라에네르기벤데의 투젠쥔 중국사무 수석컨설턴트는 “여러 해 동안 에너지 투자가 가장 많았던 분야는 석유와 천연가스였지만 최근에는 전력 분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세계 석유 수요가 2025~ 2030년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에너지 회사 책임자는 “전력시장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커 석유를 줄이고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가 변해야 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시대와 작별해야 한다. 우리도 이런 전환을 실현할 것이다. 에너지 기업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7월16일 영국 석유회사 BP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펜서 데일은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BP가 석유와 천연가스 매출을 에너지 전환으로 돌려 풍력과 태양광, 수소에너지, 전력 등 성장하는 시장, 미래시장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30일 EIA는 2021년 상반기에 54개 석유생산 분야 상장사의 매출액과 영업 현금흐름이 모두 개선됐고, 오랫동안 마이너스였던 잉여 현금흐름도 플러스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EIA에 따르면 이들 에너지회사는 여분의 매출액과 현금흐름을 자본 지출에 사용하지 않았다. 2021년 상반기 이들 회사의 석유 생산량은 크게 늘지 않았고 새로 착공한 유정은 더 적었다. 왕넝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돈을 번 석유기업이 투자하지 않고 배당금으로 사용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셰일가스 회사는 한때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생산량을 조절해 수급에 영향을 주는 ‘스윙 프로듀서’로 인정받았다. 스펜서 데일은 “미국 셰일가스 회사의 자금조달 방식이 변했고, 투자금 회수를 원하는 주주들이 생산 확대를 원치 않고 배당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융시장은 전통 에너지와 신에너지를 차별한다. 미국 셰일가스 회사 관계자는 “신에너지 기업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리가 약 3%인 반면, 화석에너지 관련 회사는 20%가 넘는다”고 말했다.

   
▲ 독일 자스니츠 무크란 항구에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신규 천연가스 수송관 노르트스트림2에 쓰일 가스관을 쌓고 있다. REUTERS

수요 증가 지속
동시에 국제 에너지 수요도 계속 늘었다. 오펙은 보고서에서 에너지 수요가 2020년 하루 2억7540만boe(석유 환산 배럴)에서 2045년 하루 3억5200만boe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발도상국 경제의 성장과 세계 인구의 증가, 도시화가 그 원인으로 꼽혔다. 2045년까지 석유는 여전히 1차 에너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에너지 구조에서 석유의 비중을 보면 2020년 30%에서 2025년 31%까지 올라갔다가 2045년까지 28%로 줄어들 것이다. 천연가스는 2020년 23.3%에서 2045년 24.4%로 비중이 커져 에너지 소비 3위에서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우드매켄지는 2021년에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 개발 투자가 31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대비 30% 가까이 줄어 여전히 투자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 수치가 5400억달러까지 늘어야 앞으로 몇 년 동안 발생할 에너지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에너지 전환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과정이지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스펜서 데일은 이렇게 지적한다. “경제 번영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10~15년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없어서는 안 된다. 계속 투자해야 한다. 일정 기간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가 줄고 시장가격이 강세를 보이면 이것이 신호가 되어 관련 국가와 기업이 투자액을 늘리고 세계 수요에 부응할 것이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0월 발표한 ‘세계 에너지 수요 전망’은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 에너지 공급부족 현상은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또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처럼 가격 상승이 공급 쪽을 자극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강력한 정책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를 억제해 에너지 공급부족과 탄소중립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40호
能源再衝擊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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