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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이로우나 경제성 높지 않아
[TREND] 내연기관 자동차 전동화
[136호] 2021년 08월 01일 (일) 앙투안 드 라비냥 economyinsight@hani.co.kr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개조하면 새 전기차를 사는 것보다 환경에 이롭다. 경제적 이점도 그만큼 큰지 알아보자.

앙투안 드 라비냥 Antoine de Ravignan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17년 9월 영국 런던 ‘테크 페스티벌’ 행사장에 전기차 배터리를 단 재규어 E-타입가 전시돼 있다. REUTERS

2018년 5월19일 막 결혼식을 마친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파란 재규어를 타고 윈저성을 떠났다. 전설적 명차인 1968년형 E-타입 로드스터(지붕을 자유롭게 접을 수 있는 자동차)가 배터리를 달고 더 친환경적이고 매력적인 자동차로 재탄생했다. 6기통 엔진과 연료통을 떼어낸 자리에 리튬이온전지와 220킬로와트(㎾) 전동기(모터)를 탑재했다. 이른바 ‘전기 레트로핏’(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자동차 개조)이다.
이처럼 재활용과 신기술을 접목한 자동차 전동화에 관심이 높다. 환경에 좋은 기술일까?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시장이 너무 작다. 전기 레트로핏은 시트로엥 2CV, 생카 1000, 푸조 504쿠페 같은 빈티지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려는 부유층만을 위한 시장에 가깝다. 차를 자주 쓰는 것이 아니라면 탄소배출 측면에서도 전기차로 개조하지 않는 편이 낫다.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간접 배출량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경차급 르노 클리오를 기준으로 배터리 크기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2만~2만5천유로(약 3360만원)가 든다. 시장이 작아 연쇄효과가 나지 않는다. 생산되는 배터리 수가 적을수록 가격은 올라간다. 여기에 튜닝 승인 비용도 필요하다. 구조, 부품 등을 바꾼 자동차는 안전성 시험을 거친 뒤 튜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 만만치 않은 돈이 든다.

   
 

친환경 대안
이런 한계에도 환경과 미래를 생각할 때 레트로핏 시장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프랑스 친환경전환청(ADEME)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레트로핏 기술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보고서에서 여러 차 모델을 대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개조할 때와 새 전기차를 살 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했다.(프랑스같이 전기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적은 나라를 기준으로 삼았다.)
차를 가끔 모는 사람이 아니면 전자가 후자보다 탄소배출 면에서 전반적으로 나았다. 매년 1만㎞를 달리는 10년 된 경유차를 10년 더 탄다고 가정했을 때, 전기 레트로핏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6% 줄일 수 있다. 이 차를 폐차하고 같은 크기의 전기차로 바꿀 때는 10년 동안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그 절반으로 줄어든다.
전기 레트로핏의 환경적 이점은 분명하지만, 경제성은 그렇지 않다. 용도와 모델에 따라 다르다. 모터를 뺀 나머지 부품과 구조물의 가치가 높으면(버스, 화물차, 영업용 차량처럼 기술자가 특별한 용도에 따라 내부를 꾸민 경우) 전동화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안타까운 사실은, 이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 상황에 비춰 개인용 차량은 전동화로 얻을 경제적 이점이 크지 않다. 부품만 교체하는 게 자동차를 통째로 바꾸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든다. 그러나 배터리가 새 전기차보다 작다(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그만큼 주행거리도 짧다. 애초에 배터리를 실으려고 만든 차가 아니다보니, 배터리 설치 공간이 좁은 점도 문제다.

새로운 지평?
그러다보니 배터리를 최대한으로 실어도 주행거리가 100㎞ 이상 나오지 않는다(물론 일상생활에서 쓰기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친환경전환청 연구보고서를 보면, 용량이 37킬로와트시(㎾h)인 배터리로 전동화하는 데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2만4천유로(약 3200만원) 정도 든다. 52㎾h짜리 배터리를 탑재한 르노 조에 새 차(3만2천유로)보다는 싸지만, 폴크스바겐 e-업과는 차이가 없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시장에 풀리면 차량 가격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자동차 전동화 시장은 이제 막 뜨기 시작한 중고 전기차 시장과도 경쟁해야 한다. 중고 전기차가 가격과 주행거리 면에서 모두 유리하다.
그럼에도 자동차 분야 자문가로 활동하는 엔지니어 로랑 카스테녜드는 “전기 레트로핏이 자동차산업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자동차업계가 다시 제조하는 데는 관심 없고 새 차만 팔려고 했다.” 오늘날 자동차 전동화에 투자하는 업체는 중소기업 몇 곳이 전부다. 이들은 프랑스 레트로핏 업체 협동조합 ‘에르’(Aire)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작 단가를 낮추려면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가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정부 참여도 필요하다. 2020년 3월20일 행정명령으로 프랑스에서 자동차 개조에 관한 법규가 어느 정도 유연해졌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로랑 카스테녜드는 “주택 재건축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5.5%인데, 자동차 레트로핏에는 20%가 붙는다”고 지적했다. “레트로핏이 발전하면 국내 일자리가 생긴다. 전기배터리를 설치하기 위해 중국이나 터키에 차를 보내지는 않는다.”


전동화 보조금

2020년 6월1일부터 프랑스에서 자동차를 전동화한 개인과 법인은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지원액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인 과세 연소득(소득세 부과 대상 연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값)이 1만8천유로(약 2400만원) 이하이면 한 대당 5천유로(약 670만원), 1만8천유로를 넘으면 2500유로, 화물차는 5천유로, 이륜차(오토바이) 등은 1100유로다. 전동화 보조금 지원 대상인 차량은 구매한 지 1년이 넘어야 한다. 전동화한 뒤 6개월 이내이거나 총주행거리가 6천㎞ 이하일 때는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없다. 그 밖의 ‘친환경 보너스’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다. 내연기관 차를 전기차로 바꿀 때는 받을 수 없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1년 7월호(제414호)
Véhicule électrique: changer le moteur plutôt que la voiture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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