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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디지털기기에도 적용 찬반 논쟁 뜨거워
[ISSUE] 프랑스 사적복제보상금 제도
[136호] 2021년 08월 01일 (일) 앙투안 페쾨르 economyinsight@hani.co.kr

앙투안 페쾨르 Antoine Pecqueur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21년 6월 재개장한 프랑스 파리의 명품 백화점 사마리텐 앞에서 여성 고객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선 사적복제보상금을 중고거래 디지털기기에도 물리기로 하는 법률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REUTERS

프랑스 정부가 저작권료 보전을 위해 콘텐츠 저장기기에 부과하는 ‘사적복제보상금’을 중고거래 단말기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프랑스 하원은 사적복제보상금 부과 대상을 중고거래 디지털기기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2021년 6월10일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켰다. 정부 안에서도 새 법률안을 두고 로즐린 바슐로 문화장관과 바바라 퐁필리 친환경전환장관을 양대 축으로 찬반이 갈렸다.

새 단말기보다 낮게
프랑스에서 사적복제보상금 제도는 기술 발달로 콘텐츠 복제가 쉬워짐에 따라 콘텐츠 제작자의 저작권료를 보전하기 위해 1985년 제정됐다. 소비자는 콘텐츠 복제 목적으로 단말기를 사는 것이 아니어도 단말기 가격에 비례해 책정된, 사적복제보상금이 포함된 가격을 내야 한다. 오늘날 스마트폰에 부과하는 사적복제보상금은 전체 보상금의 67%를 차지한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사적복제보상금을 중고거래 디지털기기에도 적용하기로 결정하며 결국 찬성 편을 들었다. 다만 새 단말기보다 낮은 비율의 보상금을 매기도록 했다. 스마트폰에선 기존 보상금의 40%, 태블릿피시는 35% 공제된다. 예를 들어 64기가 중고거래 스마트폰에 부과되는 사적복제보상금은 7.2유로(약 9700원)로, 단말기 한 대 가격의 약 2%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단말기는 이 비율이 3~4%다.
그러나 보상금 ‘경감’이 지금의 논쟁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파트리크 새즈 상원의원(공화당)은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가 디지털경제에서 70~80%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들 단말기의 수명을 늘리는 방안 가운데 하나가 고쳐 쓰는 것인데, 기후변화 관련법 제정을 논의하면서 중고거래 업계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새즈 의원은 중고거래 단말기에 사적복제보상금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발의했다. 이 수정안은 디지털경제의 환경영향 법안에 대한 상원 심의를 통과했다. 새즈 의원은 “한 단말기에 여러 번 과세(중복과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끝나지 않는 논쟁
이런 움직임에 문화계는 격렬하게 반발한다. 사적복제보상금은 (예술가, 작가, 재창작가 등) 콘텐츠 저작권자에게 75%가 분배되고 나머지 25%는 공연이나 축제 재원 등 문화계 지원금으로 쓰인다. 사셈, 아다미, 에스아세데 같은 저작권 보호단체가 2020년 분배받은 보상금은 2억7300만유로(약 3662억원)였다.
사적복제보상금을 운영·관리하는 ‘코피 프랑스’의 브뤼노 부틀뢰 집행위원장은 중고 디지털기기 시장이 “대체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기준으로 (중고거래 기기에 대한) 보상금 공제에 따른 손실이 3천만유로 정도 되리라 예상한다. 2~3년 뒤면 그런 돈이 쌓여 5천만유로에 이를 것이다.” 2020년 프랑스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가운데 10~15%가 중고 스마트폰이었다.
그러나 중고 휴대전화 판매 플랫폼 리코메르스 공동창업자이자 ‘재생산업 종사자조합연합’ 리큐브의 위원장인 브누아 바랭의 생각은 다르다. “이제 막 성장하는 분야이니만큼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중고거래 단말기에 사적복제보상금을 부과하면 프랑스에서 일자리 2500개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다.” 다만 레자틀리에뒤보카주 등 사회적기업이 만드는 재사용 단말기는 사적복제보상금이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
재생산업계는 국참사원(프랑스 최고행정법원)에 개정안 시행 중지를 요구하는 상고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전에 새 제도는 시행된다. 에리크 보토렐 하원의원(전진하는 공화국)은 “이 문제의 핵심은 지금 같은 보조금 부과 방식이 바람직한가다”라고 말한다. “제도가 만들어진 1985년과 비교하면 소비자 행동 양식이 많이 변했다. 지금은 콘텐츠를 저장하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소비한다. OTT(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시대에 맞는 제도를 찾을 필요가 있다.”
정부는 사적복제보조금 위원회 기능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2021년 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와 더불어, 새 단말기와 중고거래 단말기에 부과하는 보조금의 경제 영향을 평가한 뒤 그 결과를 2022년 12월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사적복제보상금 관련 규정

프랑스에서 1985년부터 시행된 사적복제보상금 제도는 1965년 독일에서 처음 도입됐다. 합법적으로 얻은 문화 콘텐츠(영화, 드라마, 음악, 책, 사진 등)는 사적 이용 목적에 한해 자유롭게 복사할 수 있다. 태블릿피시, 스마트폰, 하드디스크, 유에스비(USB)같이 문화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기기를 살 때 내는 금액에서 일정한 몫을 떼어내 콘텐츠 창작을 지원한다.
걷은 보상금의 25%는 공연, 문화 교육, 예술가 육성 등의 사업 재원으로 쓰고, 75%는 콘텐츠 창작자에게 직접 준다. 사적복제보상금 부과율은 보상금 부과 대상자(기기 제작자와 소비자) 12명과 보상금 지급 대상자(콘텐츠 창작자) 12명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위원회가 정한다. 사적복제보상금은 코피 프랑스가 거두고 각각의 보상금 운영 단체가 소속 창작자에게 나눠준다.

문화콘텐츠 창작자 협동조합 ‘사적복제와 함께하는 문화’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1년 7월호(제414호)
La culture face au marché du reconditionné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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