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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한계’ 노출한 AI 인간지능 뛰어넘을까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36호] 2021년 08월 01일 (일) 김민혜 kmh@businessbooks.co.kr

김민혜 비즈니스북스 편집팀 과장

   
 
<2029 기계가 멈추는 날>
게리 마커스·어니스트 데이비스 지음 | 이영래 옮김
비즈니스북스 | 1만9800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 연구원인 조이 부올람위니는 어느 날 아이비엠(IBM)의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카메라 바로 앞에 있는 자신의 얼굴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조명과 각도를 바꿔도, 단순한 기계적 오류인지 살펴도 좀처럼 풀리지 않던 문제는 그가 얼굴에 하얀색 가면을 덮어쓰자 해결됐다. 백인 남성의 얼굴을 인식할 때는 오류가 거의 없고 백인 여성에게는 이따금, 흑인 남성에게는 빈번히 발생하더니 흑인 여성의 얼굴을 마주한 기계가 ‘No Face Detected’(얼굴 발견 못함)라는 메시지를 내뱉은 것이다. 
아마존이 고객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IBM에 의뢰해 만든 이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는 왜 이런 심각한 오류를 일으킨 것일까? 인간의 무의식적인 편견과 차별까지 고스란히 학습하는 AI의 한계와 위험성은 왜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걸까?
AI에 관한 관심과 기대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당장에라도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을 소화하고 엄청난 약진을 이뤄 세상에 천지개벽이 일어날 것만 같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계 거물 기업뿐 아니라 수많은 언론매체가 AI 연구에서 보인 아주 작은 진전을 획기적인 혁명으로 묘사한다. 일반 대중이 체감하기에는 어떠한가? 1억 대가 팔린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 구글과 테슬라 등에서 주력 사업으로 펼쳐내는 ‘자율주행차’, 의료 현장에 뛰어든 IBM의 ‘왓슨’ 등 인공지능 로봇이 우리 일상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 날이 머지않았음을 막연히 느낀다. 그러나 거품을 걷어내면 AI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기계는 얼마나 인간과 가까워졌을까
MIT 출신의 저명한 인지과학자 게리 마커스와 AI의 상식적 추론 영역에서 세계적이고 독보적인 전문가 어니스트 데이비스 미국 뉴욕대학 교수가 <2029 기계가 멈추는 날>을 통해 AI의 민낯을 보여준다. 그들은 AI가 지금까지 이뤄온 진보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인류세에 새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 공감한다. 다만 그 진화 속도가 마빈 민스키, 존 매카시 등이 전망한 것처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10년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 현재는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그 이유를 딥러닝 기반의 AI가 가진 한계에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AI가 이룬 괄목할 만한 성공 배경에는 빅데이터, 딥러닝, 빠른 하드웨어의 결합이 있다. 
AI 연구 초기에는 데이터가 그리 많지 않았고 중요한 부분도 아니었다(대부분의 연구는 ‘지식 기반’ 접근법을 따랐는데 이 방식을 ‘클래식 AI’(Classical AI)라고 한다). 2010년대에 빅데이터 혁명이 도래하고 GPU(그래픽처리장치)라는 특별한 하드웨어가 등장하면서 최초의 머신러닝 시스템 ‘신경망’(Neural Network)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발달한 딥러닝 방식은 대상 인식과 음성 인식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엄청난 속도와 양의 학습으로 딥러닝 기반 AI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 문제는 인간 세상을 움직이는 열린계(Open System)의 복잡한 매개변수 데이터가 없거나 학습하지 못하면 전혀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진 AI는 근본적으로 디지털 서번트(봉사자)다. 은행 수표를 읽고 사진에 태그를 달고 세계 챔피언 수준으로 보드게임을 하지만 다른 일은 거의 못하는 소프트웨어일 뿐이다.  
 
인간 뇌가 가진 상식과 추론에 답이 있다 
저자들은 기존 딥러닝 방식에서 벗어나 AI에 인간의 뇌가 가진 상식과 추론 능력인 ‘딥 언더스탠딩’(Deep Understanding)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정보와 지식을 흡수하고 상관관계를 파악해 관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AI에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의 지식체계에 근간이 되는 시간, 공간, 인과성이라는 세 개념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2029년, 기계가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은 기계가 인간이 되는 조건을 만들 때 비로소 다가올 것이다. 책에는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비즈니스, 학계, 대중이 주목해야 할 고무적이고 명쾌한 비전이 담겨 있다.  
 
   
 
모두를 위한 경제
마저리 켈리, 테드 하워드 지음 | 홍기빈 옮김
학고재 펴냄 | 1만7천원
‘모두를 위한 경제’는 민주적 경제다. 공공 이익을 열망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람들에 의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경제다. 저자들은 미국에서 가장 쇠락한 도시 클리블랜드에 뿌리박고 지역경제를 소생시킨 사람들, 빈곤한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자활공동체를 지은 미국 원주민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부조리한 현재의 시스템을 재설계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드
그레천 바크 지음 | 김선교·전현우·최준영 옮김
동아시아 펴냄 | 2만2천원
기후위기로 재생에너지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녹색에너지’는 불안정하고 가변적이다. 더 많이 사용할수록, 화석연료 발전에 맞춰 건설된 현재의 그리드는 더 취약해져 오일쇼크 같은 ‘전기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저자는 에너지 생산과 사용 방식을 제대로 바꿀 수 있다면 그리드 위기가 ‘제2의 전기 인프라 혁명’이라는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독점 기업 시대에 살고 있다
데이비드 데이옌 지음 |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만5천원 
알레르기 비상 치료제인 에피펜은 제조법이 전혀 바뀌지 않았는데도 가격이 7년 만에 450배 뛰었다. 네슬레 한 기업이 2천 개 넘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힐튼호텔은 6대륙에 17개 브랜드 아래 5500개 호텔 건물을 거느리고 있다. 미국 탐사보도 기자인 저자가 제약·항공·무기·통신·미디어·교도소 등 각 산업 분야의 독점 기업 실태를 추적해 낱낱이 파헤친다. 
 




 
   
 
불로소득 환수형 부동산체제론
남기업 지음 | 개마고원 펴냄 | 1만6천원
부동산 정책 실패로 온 나라가 벌집 쑤셔놓은 듯하다. 온갖 정책을 쏟아냈지만 시장은 비웃고 있다.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불로소득 유발형 부동산체제’를 부동산 공화국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와 ‘임대형 토지공급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해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이들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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