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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두려운 대상이 아니에요”
[INTERVIEW]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가 케이트 달링
[135호] 2021년 06월 01일 (화) 필리프 베트게 economyinsight@hani.co.kr

“로봇은 인간보다 오히려 동물과 동일 선상에서 생각해야 할 대상이다. 로봇을 일상에 도입하는 것이 혹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가 케이트 달링(39·Kate Darling)의 말이다. 달링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Media Lab)에서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과 로봇윤리를 연구하고 있다. 그를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필리프 베트게 Philip Bethge <슈피겔> 기자

   
▲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가 케이트 달링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Media Lab)에서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과 로봇윤리를 연구하고 있다. 케이트 달링 개인 누리집

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이 인간관계를 변화시키고 우리 직업을 다 빼앗을 것이며 종국에는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리 있는 걱정일까.
로봇은 주체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오로지 인간뿐이다. 얘기한 시나리오들은 바로 이 점을 놓치고 있다. 만능 로봇이라는 공상과학적인 생각은 우리가 기계를 사회와 직업 세계 안으로 들여와 자리잡게 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보면 로봇을 앞으로 어떻게 의미 있게 사용할지 마음껏 상상을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 케이트 달링은 최근 출간한 책 <새 품종, 로봇을 어떻게 봐야 할까>에서 “로봇은 동물과 비슷하게 봐야 할 대상이지, 사람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달링의 초상화. 위키피디아 제공

로봇은 동물과 비슷한 존재
-최근 출간한 책 <새 품종, 로봇을 어떻게 봐야 할까>에서 ‘로봇은 동물과 비슷하게 봐야 할 대상이지, 사람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다’라고 제안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용 가축이나 반려동물이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한 부분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이 동물에게는 인간의 지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사냥과 채집에 의존하던 인간이 이러한 생존 방식에서 벗어나 농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이고 나서야 비로소 가능했다. 로봇의 경우도 흡사하다. 이제 우리가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생활 방식을 우리 사회에 통합시킨다면 아마 그때 못지않은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비단 가축뿐이 아니다. 로봇 역시 인간의 능력과 사람들의 관계를 보완해줄 수 있다. 로봇은 우리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자꾸 로봇을 인간과 비교하려고 할까.
=인간을 닮은 기계라는 이미지가 대중문화에 깊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공지능 연구자들도 처음에는 인간의 지능을 모방해 인공지능을 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는 전혀 다르다. 요즘 로봇에 장착된 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닮았으나 산술 능력은 약간 떨어지는, 이를테면 ‘인간 지능의 아류’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지능과는 완전히 다른 지능이라고 보는 편이 옳다. 그게 좋은 것이다. 새것을 창조할 자신이 있는데 굳이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을 흉내 내어 만들 필요가 있겠는가.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기계와 인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인간의 지능은 일반화하는 능력이 믿기 어려울 만큼 뛰어나고 적응도 무척 잘한다. 우리는 필요한 경우 환경과 상황을 넘나들며 반응할 줄 안다. 예기치 못한 상황도 별 어려움 없이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로봇이라면 어림없는 일이다. 우리는 인간의 지능이 무엇인지 아직 정의조차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 인간 지능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를 설계하는 것은 고사하고 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전화기에 장착된 언어 보조 장치를 써서 통화해본 사람이라면 이 ‘가상 도우미’가 아주 실망스러운 대화 상대자라는 걸 인지했을 것이다. 대화 내용에서 맥락과 각각의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린아이가 로봇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느닷없이 튀어나온 대상을 파악하거나 두 사안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하는 경우는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그런 약점 말고, 로봇이 특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
=로봇을 볼 때마다 내가 항상 감탄하는 특징이 하나 있다. 인간이 로봇에 아주 신속히 정서적 유대를 형성한다는 사실이다. 마치 사람과의 관계처럼 말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로봇을 사람처럼 취급한다. 아이 같은 특징을 가진 로봇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재질이 보들보들한 물개 로봇을 도입한 몇몇 요양원에서는 치매를 앓는 노인들이 이 로봇과 친해졌다. 환자들의 기분을 밝게 해주는 데 로봇이 톡톡히 기여하는 것이다. 자폐증 증상이 있는 아이들 역시 휴머노이드로봇(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외양을 갖춘 로봇)이 함께할 때 치료에 더욱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렇게 가다가는 언젠가 인간 돌보미가 모두 로봇으로 대치되는 상황을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나도 고독을 덜어주거나 돌보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어쩌면 로봇을 도입하게 될 거라는 걱정을 가끔 한다. 하지만 로봇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사람을 돌보는 일, 또는 인간이 제공할 수 있는 정서적 유대와 단 한 치라도 관계되는 일이라면 로봇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예를 들어 누군가를 진정시키는 역할이라면 로봇이 문제없이 잘해낼 수 있다.
-어떤 윤리학자들은 감정 이입 능력을 가르치는 데 로봇을 사용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로봇을 활용해 어린이에게 더 친절한 태도, 상대방을 더 배려하는 태도를 갖도록 교육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견은 어떻게 보는가.
=두 가지 느낌이 교차한다. 한편으로 로봇은 주관적 요소가 배제된 상태에서 아이들에게 특정한 내용을 전달해주는 사회적 중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로봇이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거나 함께 놀아주는 것이 심리치료사나 부모, 친구가 그 역할을 할 때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런 상황을 ‘적용’한다는 생각까지 이르면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슨 뜻인가.
=로봇 생산자가 우리를 조종하려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애니메이션영화를 보면 암시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된다. 예를 들어 픽사(Pixar·3차원 컴퓨터그래픽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영화의 캐릭터에 실제 살아 있는 인물처럼 감정을 불어넣는 작업을 완벽에 가깝게 완료한 수준에 이르렀다. 관객은 이 캐릭터들을 사랑한다. 이 기술이 로봇공학으로 그대로 옮겨질 경우를 한번 생각해보자. 만약 어떤 ‘섹스로봇’이 뜨거운 순간에, 거절하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앱내구매’(IAP·In-App-Purchase)를 제안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지금부터 이런 상황을 다루는 소비자보호법을 고려해야 한다. 로봇 디자이너가 정말 사람의 감정을 사로잡아 의도한 대로 상대를 설득하는 로봇을 만들어내기 전에 말이다.
-로봇은 직업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 문제에 관해서는 경제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우선, 로봇이 인간을 대신한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 기계는 몇백 년 전부터 더럽고 지루한 일, 혹은 위험한 작업을 인간에게서 덜어줬다. 로봇이 핵폐기물 하치장을 탐지하고 폭탄의 신관을 제거하는가 하면, 데이터를 조사하기 위해 화성으로 날아간다. 정말 멋진 일이 아닌가. 인도에는 하수구 정화 작업을 대신해주는 로봇이 있다고 한다. 배수관에서 분뇨와 쓰레기를 퍼내는 더러운 일을 사람들에게서 덜어준 것이다. 로봇이 그런 일을 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수입이 줄어든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전에 정화 작업을 했던 사람들은 지금은 로봇이 하수도를 통과하며 작업할 수 있도록 원격조종하며 돈을 벌고 있다.
-그럼에도 직업이 대규모로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긴 하다. 만약 당신이 줄을 맞춰 식물의 씨를 뿌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면 지금 그 일은 십중팔구 자동화 시스템이 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화라는 것도 인간에게 일자리를 주는 걸 의미할 수 있다. 한 예로, 과거에 은행이 현금자동인출기를 들여놓자 은행마다 창구에 앉아 있을 인원이 덜 필요하게 됐다. 그와 동시에 새로 문을 여는 지점이 급증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는 결과를 낳았다. 그뿐 아니다. 은행 업무에 기계를 사용하면서 ‘은행원이라는 직업이 무엇을 뜻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해답도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회사를 운영하는 이들도 이제는 창고 작업자, 피자 배달원, 법률사무소 보조원의 일을 그저 자동화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자사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그들에게 성취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과제를 부여해야 한다.

   
▲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외양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기분을 밝게 해주는 데 톡톡히 기여한다는 점에서 향후 의료시장에 상품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REUTERS

인간이 결정한 새로운 동반자
-로봇은 어떤 일을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는가.
=기술로만 본다면 로봇은 여러 점에서 인간을 능가한다. 인공지능은 체스나 바둑 같은 경기에서 인간을 이길 수 있다. 기계는 아주 무거운 쇳덩어리를 들어올릴 수 있고 24시간 내내 약품을 분류할 수 있는가 하면, 컴퓨터 데이터 기록에서 인간의 눈으로 알아볼 수 없는 유형을 인식해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인간은 로봇이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방법과 정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한다고 생각할 게 아니다. 기계의 어떤 능력이 우리 능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지 고려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이 새로운 동반자와 함께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분명히 확인하게 된다.
-그럼에도 로봇이 언젠가는 인간을 위협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공상과학 소설가 버너 빈지가 1993년 한 에세이에서 “앞으로 30년 안에, 인간의 지능보다 훨씬 위대한 지능의 창조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메모를 남긴 적이 있다. 이것은 이른바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라는 개념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선다는 시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의 발언 이후 특이점이라는 개념은 미래학자들의 모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토론 주제로 발전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로봇의 지능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며 끊임없이 경고하는 한편, 같은 시간에 다른 쪽에서는 개똥을 밟고 지나간 뒤 그 오물을 집안 여기저기에 신나게 묻히고 다니는 진공청소용 로봇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다. 이런 사소한 작업에서도 탈선해버리는 로봇이 어떻게 지능으로 우리 인간에게 최고 위협이 될 수 있을까.
-그런 고장 사례를 해결하는 건 단순히 시간과 전산 능력의 문제 아닐까.
=나는 지능이란 것이 오로지 전산 능력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임의의 컴퓨터에 핫도그 사진을 10만 장 보여준다고 해보자. 그렇게 하고 나면 컴퓨터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핫도그 그림을 봐도 핫도그로 분류해 라벨에 이름을 적어넣을 수도 있다. 이런 능력은 언어 인지와 그 밖의 다른 유형 인지 과제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계산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이 초인공지능이라는 표시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문제는 로봇이 인간의 권력을 인수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믿는 바로 그 지점이다.
-방금 막이 오른 로봇 시대를 위험하게 하는 진짜 위협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뜻인가.
=인간이 책임을 제대로 다하지 못할까 걱정된다.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결국 우리의 책임이지, 기술이 떠맡을 과제는 아니니 말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내재한 힘과 한계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 기술을 모든 분야에, 이를테면 무기 자동화 시스템이라든가 얼굴 인식, 채용 면접, 또는 형법 시스템 같은 데 전부 사용하고픈 유혹에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 인공지능을 사용할 경우, 거기서 나오는 결과는 단순한 오류나 손해로 끝날 사안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술의 도입은 기업이나 정치가에게, 그들이 져야 할 책임에서 빠져나갈 길을 터준다.
-관련 사례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2018년 (시험 운행 중이던) 우버(Uber)의 자율주행차에 치여 사망한 여성 보행자 건을 한번 살펴보자. 재판에서 사고 책임은 자율차 제조사가 아니라, 그 차에 탑승했던 ‘백업 운전사’에게 지워졌다. 해당 기업은 인공지능 기술에 내재된 가능성을 사전에 다 알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회사가 그렇게 쉽게 책임을 모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일 뿐, 전혀 있을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은 로봇을 여러 대 직접 사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경험을 했는가.
=플레오(Pleo) 아기공룡 로봇 7개, 아이보(Ibo) 강아지로봇 하나, 파로(Paro) 물개로봇 하나, 그리고 지보(JIBO) 비서로봇 하나가 있다. 맨 처음 가졌던 플레오 로봇에 나는 ‘요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요차이와 지내면서 나는 인간이 로봇과 감정을 나눌 수 있고 이 경우 얼마나 강한 정서적 유대를 맺는지 체험했다. 플레오는 인간이 가진 고통과 근심의 감정을 아주 잘 모방한다. 내가 친구들에게 플레오를 보여줬을 때, 몇몇 친구가 플레오의 꼬리를 덥석 붙잡은 적이 있다. 그러자 플레오는 신음을 내며 울었다. 그 소리를 들으니 나도 무척이나 고통스러워졌다는 걸 알아챘다. 물론 모든 게 컴퓨터 시뮬레이션이기는 했지만, 그걸 알면서도 나는 플레오의 고통을 중단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절실히 느꼈다.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이 적지 않다. 일본에는 강아지로봇을 잃고 깊이 상심한 사람들을 찍은 비디오가 있다. 로봇과 정서적으로 너무 많은 유대감을 가지는 것이 위험하다고 보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했던 로봇과 짐승의 비교가 이 경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1950년대 미국에서는 시민들이 반려동물에 너무 많은 애정을 기울이는 현상을 심리학자들이 크게 염려했다. 사람과의 관계가 동물에게 쏟는 애정으로 대체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중에는 동물을 그렇게 사랑하다가 급기야 아이도 낳지 않게 될 거라고 예측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그들의 짐작은 완전히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났다. 인간은 매우 사회적인 생물이다. 새로운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것이 꼭 이전의 관계를 소홀히 한다는 걸 의미할 이유는 없다. 마찬가지로 로봇을 좋아한다고 해서 우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인간관계가 반드시 그만큼 떨어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 달링은 인간이 로봇과 감정을 나눌 수 있고 얼마나 강한 정서적 유대를 맺는지 체험했다고 토로한다. 홍콩에 있는 한 실험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그레이스의 모습. REUTERS

인간의 모습을 띠지 않는 게 좋다
-인간과 흡사한 로봇이 앞으로 우리의 동반자가 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인간이 자기 모습을 본떠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언젠가 중지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에서 보면 인간이라는 이 형상은 사실 과대평가되고 혹사당하고 있다. 사회적 기능을 하는 로봇을 인간의 모습을 본떠 만들려고 한다면 성별과 인종에 따른 편견이라는 문제도 함께 부상하게 된다. 이 요소도 각각 디자인해서 로봇에 함께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통용되는 고정관념이 농축된 형태로 로봇 생산 기술에 녹아들 수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인간의 형상을 본떠 로봇을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히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 꼭 그래야 할 이유도 없다. 어쩌면 인간은 인간의 모습을 띠지 않는 로봇에 오히려 더 잘 반응할 수도 있다. 외양은 자기 자신과 닮았는데 행동을 보니 예상과 꼭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많은 사람을 실망하게 하는 경험일 테니 말이다.

ⓒ Der Spiegel 2021년 제19호
“Roboter sollten unsere Partner sein“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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