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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타고 씽씽 주가 그 속살은?
[재무제표로 읽는 회사 이야기] LG화학, 명신산업
[129호] 2021년 01월 01일 (금) 박종오 pjo22@edaily.co.kr

박종오 <이데일리> 기자

   
▲ 2020년 9월 60만원대로 모니터에 나타난 LG화학 주가는 급상승해 12월 현재 80만원대로 고공행진 중이다. 연합뉴스

2021년 새해에도 전기자동차 관련 회사 주가가 씽씽 달릴까. 2020년 증시 호황을 견인한 것이 전기차라는 점에는 두말할 나위 없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미국 테슬라의 주가는 2020년 7배나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주인 LG화학 주가도 2020년 2배 넘게 뛰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코스피 시가총액 3위로 껑충 올라섰다. 테슬라 협력업체인 명신산업은 최근 증시에 상장하며 공모주 최고 청약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기차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성장 산업이다. 그러나 증권가가 제시하는 산업의 전망만큼이나 개별 회사의 속사정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LG화학, 배터리 제조사 아닌 모회사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의 대표 주자다. 하지만 배터리를 직접 만들진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자회사를 지배하는 모기업이다. 원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LG화학 내 전지사업본부가 맡았다. 이 사업본부가 2020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별도 회사로 분리 독립했다.
LG화학은 신설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지배-피지배 관계에 있는 회사를 현행 회계기준은 하나의 기업으로 여긴다. 같은 집에 사는 부모와 그 부모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있는 어린 자녀를 하나의 경제적 공동체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LG화학 주식을 사는 것은 배터리 사업을 하는 비상장 자회사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주주가 되는 셈이다.
LG화학 회계장부도 물론 배터리 자회사를 합쳐서 작성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LG화학의 본업이 배터리 생산이 아니라는 점이다. LG화학이 하는 주요 사업은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전지(배터리) 사업으로 4개나 된다.

배터리 회사 상장하면 LG화학 주주 이익 줄어
LG화학 실적은 사실 석유화학사업이 좌우한다. 2020년 1~9월 전체 매출액 21조원 중 절반가량인 약 10조원이 석유화학 부문에서 발생했다. 석유화학사업부는 GS칼텍스 등 정유회사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탄소 덩어리인 나프타(납사)를 사서 분리·가공한 플라스틱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이 플라스틱은 자동차 내·외장재, TV·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두루 사용된다.
배터리사업은 석유화학보다 규모는 작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 LG화학 전체 매출에서 배터리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9%(약 8조원)로, 1년 전의 24%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전기차 덕분이다. LG화학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리튬이온 2차 전지(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는 전지)는 대형과 소형이 있다. 대형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소형 배터리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전자제품에서 사용한다.
이 중 전기차에 들어가는 대형 배터리가 특히 잘 팔린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완성차 100대 중 3대꼴로 늘어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와 폴크스바겐,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업체를 거래처로 두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세계 1위(2019년 1~10월 기준 24.6%)다.
하지만 이익 기여도는 아직 높지 않다. 석유화학 제품 마진율(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10% 안팎에 이르지만, 배터리는 3% 수준에 불과하다. 1억원어치 팔면 300만원만 이익으로 남는다는 얘기다.
눈여겨봐야 하는 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규 주주를 유치해 배터리사업 투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미다.
만약 이로써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이 낮아지면 LG화학 주주 몫으로 돌아가는 배터리사업 이익도 쪼그라든다. 예를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이 당기순이익 1천억원을 올렸다고 가정하자. LG화학의 자회사 지분율이 100%에서 70%로 감소하면 LG화학 주주가 가져가는 배터리사업 이익금은 700억원으로 줄어든다.
LG화학의 주력인 석유화학사업은 성장 산업이 아니다. 첨단소재와 생명과학 부문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배터리 자회사 지분율 하락은 LG화학 주주에겐 악재가 될 수 있다.

명신산업은 현대차·테슬라 납품
명신산업은 경북 경주에 본사와 공장이 있는 중견 자동차부품 회사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 회사의 상장 공모주 청약에 무려 14조원이 몰리며 경쟁률 1300 대 1이 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테슬라 효과’ 때문이다.
명신산업은 둘둘 말린 철판(철판 코일)을 고온에서 가열한 뒤 압착·급랭하는 핫스탬핑 기술로 자동차 바닥, 문, 트렁크 뚜껑(리드), 몸체 기둥 등 자동차 뼈대를 구성하는 차체 부품을 생산한다.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사인 모기업 엠에스오토텍에서 일감 대부분을 받아오는 2차 협력업체였으나 2019년부터 미국 테슬라로 부품을 납품하면서 실적이 확 좋아졌다. 명신산업이 만드는 가볍고 단단한 차체 부품이 차 무게를 낮춰 주행거리를 늘려야 하는 전기차 제조사의 수요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명신산업의 2019년 연간 매출액은 7757억원으로 1년 전(3442억원)보다 2배 넘게 늘었다. 테슬라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이 2018년 전체 매출의 21%에서 1년 만에 37%로 올라갔다. 회사 마진도 매출액의 4%에서 6~7%대로 상승했다.
다만 명신산업의 실제 수익 발생 구조가 간단치만은 않다. 자동차산업 특성상 납품 가격에 미치는 완성차 업체의 입김이 강하고, 원재료 구매와 부품 생산 및 공급 등 1·2차 협력사로 연결되는 도급 구조도 자동차업을 잘 모르는 일반인에겐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 국내 기업 약 3만2천 곳은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다. 회계장부에는 우리가 몰랐던 회사의 속살이 숫자로 드러나 있다. 최근 경제계에서 주목받는 회사부터 우리가 자주 가는 카페, 빵집 같은 일상 속 작은 가게까지 그들의 속사정이 담긴 회계장부를 읽어본다. 글쓴이는 경제신문사 <이데일리>에 근무하는 9년차 기자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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