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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밥이다
[박중언의 노후경제학]
[124호] 2020년 08월 01일 (토) 박중언 parkje@hani.co.kr
   
▲ 2020년 6월30일부터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홈트레이닝을 위한 헬스기구와 마사지 용품을 직접 체험한 뒤 구매할 수 있는 ‘워라밸 페어’가 열렸다. 연합뉴스

전문 의학지식이 없어도 건강에 좋은 게 뭔지는 누구나 안다. 몸에 좋은 것 먹고, 하지 말라는 것 안 하면 된다. 규칙적으로 하라고, 마르고 닳도록 권하는 것이 운동이다. 운동의 이점은 △군살과 스트레스 제거 △근육과 심장·혈관 등 신체 내부 강화 △면역력과 의욕 제고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노후 최대 불안인 거동 불능과 치매 예방의 지름길도 운동이다.
운동만큼 확실한 ‘노후 투자종목’은 없다는 게 P부장 지론이다. 운동에 들인 시간과 에너지를 보면 다른 어떤 것보다 가성비가 높다는 뜻이다. 김헌경 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부장의 저서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에도 같은 취지의 얘기가 나온다. “운동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아니다”며 “투자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유전성 질환이나 돌발 사고는 어쩔 수 없다. 운명을 거스르긴 어렵다. 그런 게 아니라면 사람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땀을 흘린 만큼 몸은 보답한다. 개인 트레이닝을 받는 ‘고가 운동’도 있지만, 돈이 거의 들지 않는 ‘집안운동’(홈트레이닝)도 있다. 밖에서 걷고 뛰고, 실내에서 팔다리를 굽혔다 폈다만 해도 충분하다.

가성비 최고
그런데도 운동을 기꺼이 하는 사람은 소수다. 귀찮고 따분하며 고통이 따르기도 해서다. 꼬박꼬박 챙겨 먹는 밥과 대조된다. 밥은 한 끼라도 거르면 곧바로 몸에서 신호를 보내온다. 배고픔은 견디기 힘들다. 운동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하지 않는다고 당장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몸이 찌뿌듯하거나 뻑적지근하면 운동하고 싶긴 해도 일시적이다. 절실하지 않다는 얘기다. 무의식적 본능인 식욕과 달리 운동 욕구는 노력을 요구한다. 본인이 절박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누가 뭐라고 해도 ‘소 귀에 경 읽기’다.
하지만 건강은 잃고 나면 회복이 쉽지 않다. 그 대가는 온전히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돈을 준다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약이나 치료법만으로 지킬 수 없고, 남이 몸을 대신 움직여주지도 못한다.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노후가 덜 힘들다. 더 늦기 전에 절실해야 하는 이유다. 해답은 생각을 바꾸는 데 있다. 날마다 끼니를 거르지 않듯이 운동을 빼먹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된다. 할까 말까 망설이거나 고민하는 대신 그냥 몸을 움직이면 된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에게는 작심이 사흘을 넘지 못한다. 머리가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몸이 계속 따라주는 게 아니다. 버릇을 들이는 단계가 필요하다. 버릇이 되면 굳이 의지를 내거나 의식하지 않고도 운동하게 된다. 밥이 그렇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밥을 의식적으로 먹지는 않는다. 때가 되면 별생각이 없이도 밥을 차리고 먹는다.
운동하는 시간도 정해놓는 게 좋다. 하루의 일정 시간을 무조건 운동에 투입하는 것이 최선이다. 시간을 별도로 내는 게 아니라, 밥 먹고 똥 누고 하는 것처럼 그냥 운동하는 것이다. 본격 노후 준비에 들어간다는 것은 운동이 일상이 된 라이프스타일로 바꾼다는 얘기다. 하루 생활에서 운동이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P부장의 운동법
P부장은 운동으로 하루를 연다. 운동 시간을 아침으로 사실상 고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5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일찍 깨기 시작해서다. 대다수 중장년과 마찬가지로 아침잠이 줄어든 것이다. 물론 며칠씩 빼먹을 때도 있다. 새벽에 침대가 끌어당기는 힘은 중력의 수십 배로 다가온다. 깼다가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기 일쑤고, 일어나 옷까지 챙겨 입은 뒤 소파에 널브러지기도 했다.
그렇게 아침마다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햄릿의 번뇌’에 시달리며 하루씩 지내다보면 어느새 운동 습관이 자리를 잡는다. 1년, 2년… 시간이 갈수록 번뇌 무게는 줄어들고, 현관문을 나서는 확률은 매우 높아진다.
아침에 헬스장 운동을 1시간 한다. 우선 러닝머신에서 빠른 걸음(시속 6~7㎞)으로 20분 걷는다. 이후 40분 동안 턱걸이와 윗몸일으키기 등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을 섞는다. 집에서 나와 안산 자락길 한 바퀴를 돌고 오는 2시간 걷기로 대체하기도 한다. 저녁에 다른 일이 없으면 30분 남짓 스트레칭을 한다. 골반 부위 근육의 단련을 겸한 운동이다.

근육의 힘
P부장이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 근력운동이다. 집에 있을 땐 간식을 먹는 것처럼 팔굽혀펴기와 다리굽혀펴기(스쿼트)를 한다. 이 둘은 맨몸으로 가능한 상체와 하체 운동의 기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량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근육은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근력운동을 할 때 생성되는 여러 단백질이 근육을 만들고 키우는 재료가 된다.
뼈를 단단하게 받쳐 고관절 골절 같은 결정적 부상을 막는 최고의 도우미가 근육이다. 마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전체를 지탱하는 콘크리트처럼 약해진 뼈를 지키는 수호천사가 단단한 근육이다. 평소 근력운동은 사고 때 빛을 낸다. 근육이 튼실하면 디스크나 두통과 같은 만성병도 덜 걸린다.
인체 대사활동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보다 지방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50살 넘어가면서 근육이 해마다 1~2% 줄어든다고 한다. 10년이면 평균 4kg 정도 감소한다. 그러니 가만히 있으면 근육이 쑥쑥 달아난다. 깁스를 해서 한동안 다리를 움직이지 못한 사람은 다리가 홀쭉해진 것을 금방 안다.
더 중요한 것은 인체 내부 구석구석에 자리잡은 근육이다. 근육은 신진대사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칼로리를 태우는 내연기관 기능을 한다. 지방이 칼로리의 저장고라면, 근육은 칼로리를 소비하는 엔진이다. 근육이 필요량에 못 미치면, 더 많은 칼로리가 몸에 축적돼 지방으로 바뀐다. 체내 지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대표적 성인병으로 이어진다. 처진 얼굴, 가늘어진 사지, 똥배 등이 가시적 증거물이다. 필요가 없을뿐더러 몸에 남아 있으면 독소가 되는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근력운동이다.

* 한국 베이비붐세대의 막내(1963년생)인 박중언은 노년학(Gerontology)과 함께 고령사회 시스템과 서비스 전략을 연구 중이다. 나이의 구속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편안하게 늙어가기를 지향한다. 블로그 ‘에이지프리’(AgeFree)를 운영했고, 시니어사업에도 몸담았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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