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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졸업과 포스트 코로나, 2020년 몽골은?
[세계는 지금] 구제금융 체제의 몽골
[123호] 2020년 07월 01일 (수) 이우주 wilee@kotra.or.kr

이우주 KOTRA 울란바토르무역관 과장

   
▲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인근 초원에서 어린이 경마대회가 열리기 전 기수가 깃발을 높이 치켜들고 있다. 연합뉴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대한민국에 남기고 간 상처는 아직도 우리 국민 가슴에 깊고 선명한 상처로 남아 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구리(세계 2위), 석탄(4위), 형석(3위), 희토류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세계 10대 자원 부국인 몽골의 ‘6차’ IMF 금융 지원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2017년 IMF 체제 수용 이후 몽골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며 2019년 경제성장률 5.1%를 기록했다. 몽골 정부는 지속적인 경제회복 추세에 자신을 보이며 2020년 경제성장률을 6%로 전망했으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영향으로 하향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세계 두 번째 사회주의국가에서 무혈 민주화까지
1921년 ‘몽골 혁명의 아버지’라 불리는 담딘 수흐바타르가 몽골인민당을 창당하고 소비에트 적군과 연합해 몽골을 점령하던 중국군을 몰아내며 몽골 독립을 이뤄냈다. 1924년 새로 제정된 헌법에 따라 몽골인민공화국 성립을 선포하며 세계 역사상 두 번째 사회주의국가 탄생을 알렸다.
이후 1980년대 후반 옛소련과 동구 사회주의국가의 개혁·개방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몽골 사회도 국가체제 개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몽골 국민의 민주화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1990년 몽골 최초 야당인 민주당이 탄생하는 등 공산주의 붉은 깃발이 나부끼던 몽골 전역에도 민주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990년 7월 몽골 최초 민주총선에서 압승한 인민혁명당은 정치 민주화와 시장경제 체제로 이행 다짐, 마르크스·레닌주의 포기를 선언하고 신헌법 제정에 착수했다. 같은 해 9월 푼살마긴 오치르바트 대통령이 이끄는 새 개혁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명을 몽골인민공화국에서 현재 국호인 몽골로 바꾸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무혈 민주화를 이루었다.
몽골은 개혁·개방 이후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일당 독재 포기, 자유선거에 의한 정권 교체, 언론 자유화 등의 민주화를 진전시킴으로써 국내외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산업 여건과 경제 상황, 정치·사회문화, 제도화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급진적 정치개혁으로 정치·관료 조직의 비능률과 부패, 이해 대립, 경제 양극화 등의 부작용을 남기기도 했다.

‘3C’ 체제와 몽골 경제의 위기
한국 경제 성장의 황금기인 1980년대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10%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1년 몽골이 기록한 17.3%라는 경제성장률은 놀라운 수치다. 고도성장에는 민간소비와 정부지출 증가도 상당 부분 기여했지만, 총투자 증가의 역할이 가장 컸다. 그중에도 광업 개발을 위한 고정자본 투자 증가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정부의 인프라 건설 투자 등도 고도성장을 견인했다. 풍부한 광물자원과 300만명의 적은 인구,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쿠웨이트 같은 중동의 석유 부국을 역할모델로 꿈꾸던 몽골이었지만 장밋빛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몽골 경제는 ‘3C’, 즉 구리(Copper), 석탄(Coal), 중국(China)과 외국인직접투자(FDI)에 과도하게 의존했기에 광물자원 수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국제 자원 가격 급락, 광업 분야 해외투자를 제한하는 법률 도입에 따른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정부 재정 악화와 급격한 환율 상승 등이 몽골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경제성장률은 2014년 7.8%, 2015년 2.3%, 2016년 1%로 폭락했다. 결국 과도한 대외 부채 상환 능력이 없어 2017년 2월 IMF 체제를 수용하게 된다.

   
▲ 고도성장을 했던 몽골이 경기침체와 코로나19로 이중 위기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IMF 체제 수용과 경제회복
금융위기에서 몽골 정부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 IMF의 ‘확대금융제도’ 프로그램을 통해 4억3430만달러를 상환 기간 10년, 2% 이하의 이자율로 지원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세계은행 6억달러, 아시아개발은행 9억달러, 일본 8.5억달러, 한국 7억달러 등 약 30억달러 이상을 지원받았다. 중국과는 150억위안(약 22억달러)의 통화 스와프를 3년으로 연장했다. 이런 지원 속에 몽골 경제는 IMF 체제 수용 뒤 2017년 5.1%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2018년 6.9%, 2019년 5.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2019년 상반기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55%로 떨어져 IMF 수용 당시(65.7%)보다 빠르게 회복했다. 2018년 교역량은 128.8억달러로 전년 대비 22.3% 증가, 외국인 직접투자는 19.2억달러로 전년 대비 28.8% 증가, 무역수지도 11.3억달러로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경제지표가 최고치를 기록한 역사적인 해로 평가된다.

몽골 투그리크화 약세와 ‘그레이리스트’
2017년부터 경제가 회복했지만 몽골 화폐인 투그리크화는 7년 연속 약세를 보인다. 2011년 투그리크화는 달러당 1265투그리크였으나 2015년 1971투그리크를 기록했고, 2018년에는 2011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2473투그리크까지 떨어진다. 설상가상으로 2019년 10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몽골을 그레이리스트(Greylist·관찰 대상)에 포함한다는 발표 뒤 환율 불안은 더욱 심화됐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몽골을 국제기준 미이행 및 비협조 국가로 지정했다. 신용평가기관인 ‘피치 레이팅스’가 몽골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악영향을 미쳤고, 환율 불안정에 따라 주요 은행이 외화 송금과 환전에 1일 한도를 제한하는 등 시장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었다. 2020년 6월 기준 투그리크화는 달러당 2800투그리크를 넘어서며 제조업 기반이 약해 대부분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몽골 서민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의 명암
몽골의 코로나19 대응은 선제적이고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요약된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한국과의 항공노선 중단을 시작으로, 3월에는 일본·러시아·터키 등 전세계와 연결되던 항공노선을 중단하며 국경 봉쇄라는 강수를 두었다. 또 의심환자가 발생한 이후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외국인 입국 금지, 전면적 휴교령, 지방 간 이동 금지, 집회 금지, 다중시설 영업 금지 등 초기부터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강력한 봉쇄 조처를 시행했다.
2020년 6월 초, 전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가 700만 명을 넘어섰는데 몽골에선 확진자 수가 194명에 불과하다. 이들 또한 모두 해외 귀국자로 지역감염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코로나19 대응의 성공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존재하듯, 이런 대응 조처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 또한 있다. 외국인 입국 제한에 따라 4년 연속 늘어나던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고, 이는 외국인 직접투자에 민감한 몽골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 둔화는 국제 광물 가격에도 영향을 끼쳐 광물자원 수출이 총수출의 약 80%, 광업의 GDP 기여율이 23.5%를 차지하는 몽골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다. 실제 몽골의 2020년 경장성장률은 6%로 전망됐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5%로 하향 조정됐고 1분기 수출은 약 40%, 수입은 약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경제위기가 현실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IMF 체제 졸업과 코로나19 이후의 몽골
몽골의 IMF 졸업에 따른 부채 상환으로 2020년 경제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졸업한 해인 2020년의 부채 상환액이 2억달러로 비교적 소액임을 고려하면 IMF 졸업이 주는 경제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2021년 7억달러, 2022년 11억달러, 2023년 12억달러 등 장기 부채 상환 일정을 고려하면 정부 재정 여력 약화와 경제성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IMF 체제 졸업 외에 2020년 경제 전망의 가장 큰 변수는 몽골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향이다. 지금까지 몽골 정부의 강경 대응은 6월 총선과 무관하지 않았다. 총선으로 새롭게 구성된 내각이 국경 봉쇄 등의 강력한 조처를 어떤 방향으로 조정할지, 어느 시점에 강력한 방역에서 경제회복으로 바꿀지가 올해 몽골 경제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다.
몽골은 아시아를 넘어 러시아와 동유럽, 이라크 바그다드까지 광활한 영토를 점령한 칭기즈칸과 몽골 제국의 후손이다. 지금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홍역을 앓고 있지만, 그들 선조가 그러했듯이 슬기롭게 대처해 전세계에 다시 한번 큰 영향력을 펼치는 모습을 기대한다.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세계 각국의 최신 경제 흐름과 산업 동향을 소개한다. KOTRA는 전세계 83개국에 121개의 해외 무역관을 보유한 ‘대한민국 무역투자 정보의 메카’로 생생한 해외 정보를 수집·전달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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