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특집
     
동물실험 성과 부족으로 건너뛰어
[SPECIAL REPORT]
[122호] 2020년 06월 01일 (월) 쉬루이 economyinsight@hani.co.kr

 쉬루이 徐路易 <차이신주간> 기자

   
▲ 흰족제비의 소유와 수입을 합법화하는 운동을 펴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민 팻 라이트가 반려동물인 흰족제비를 안고 있다. 흰족제비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동물연구에 자주 쓰이는데 코로나19실험에선 가벼운 증상만 보였다.REUTERS

세계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4월2일 오스트레일리아 연방과학산업연구원(CSIRO)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전에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시험하는 전임상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진은 흰족제비 몸에서 후보 백신 2종을 시험할 예정이다. CSIRO의 롭 그렌펠 박사는 이 시험이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3월16일 저녁, 중국에서 개발한 유전자재조합 코로나19 백신도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천웨이 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 생물공정연구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이 전임상 단계의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춘절 연휴 기간에 △항원 설계와 바이러스 처리를 마치고 △임상시험 재료에 부합하는 생산공법과 품질기준을 결정했으며 △동물실험을 했다. 하지만 실험의 구체적인 동물모델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미한 성과
동물감염모델은 인간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임상 증상을 재현해, 바이러스 전파 경로와 발병 기제를 파악하고 약물과 백신을 시험하도록 돕는다. 현재 백신 개발과 약물 효과 평가 과정에서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 보통 백신의 임상시험 전에 두 가지 단계를 준수해야 한다. 적합한 동물모델을 통해 백신의 보호 작용 여부를 시험하고, 동물 몸에서 독성시험을 해야 한다. 우수실험실운영기준(GLP)을 준수할 때 보통 3~6개월이 걸린다.
류장닝 중국의학대학원 실험동물연구소 부소장은 <CCTV> 인터뷰에서 “동물모델은 실험실과 병원 임상을 연결하는 교량”이라며 “코로나19 연구에서 발병 원인의 모의실험에 쓰인다”고 말했다. 실험실에서 개발한 백신과 약물도 동물모델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백신과 약물 연구는 사람을 대신해 시험할 최적의 동물을 찾지 못해서 난감한 상태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를 보면 흰족제비, 생쥐, 붉은털원숭이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해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과대학 연구팀은 <면역>에 기고한 ‘코로나19 백신: 진전’이라는 글에서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동물모델을 개발하기 힘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상적인 코로나19 동물모델에 대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의과대학의 리이저 부연구원은 동물감염모델은 △감염 뒤 폐렴 증상이 나타나고 △동물이 일정 비율로 죽고 △죽은 원인이 폐렴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저우의과대학 호흡기질병 국가중점실험실의 왕젠 교수는 최근 <중국과학보> 인터뷰에서 “새로 발생한 감염병의 단일한 동물모델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연구 목적에 따라 다양한 동물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발병 기전을 연구한다면 인간과 유사한 증상이 발현되는 동물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백신 개발을 하려면 바이러스가 동물모델 조직에서 일정 농도에 이를 만큼 복제돼야 하고, 바이러스 농도와 질병의 심각 정도에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공개된 연구 성과를 보면 지금까지 쓰인 동물모델은 인간의 병리적 변화를 제대로 재현하지 못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일반 실험쥐를 감염시키지 못했다. 사람의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를 발현한 유전자변형 생쥐에서는 경미한 질병만 일으켰다. 비인간 영장류 동물모델인 붉은털원숭이에선 경미한 질병만 유발하고 발열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국제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숙주와 미생물>에 게재된 연구논문 ‘코로나19의 흰족제비 체내 감염과 전파’에 따르면 소형 포유동물인 흰족제비 체내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복제할 수 있었지만, 바이러스 농도에 따라 분류한 모든 실험집단에서 경증만 나타났다.

   
▲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정원사의 8살 아들 몸에 우두와 천연두 바이러스를 접종하는 모습을 그린 프랑스 화가 가스통 멜리그의 그림. 위키미디어 커먼스

성급한 임상시험?
3월16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시애틀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에서 개발한 백신이다. 3월11일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백신연구센터의 바니 그레이엄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실험쥐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감염 효과가 좋지 않지만 쉽게 감염되는 설치류 동물의 사육이 끝나지 않았다”며 “연구진이 보유한 표준 실험쥐에게 안전성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3월 첫째 주에 동물실험 단계를 건너뛰고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지원자를 모집했다.
동물실험을 생략하고 임상시험에 들어가자 논란이 적지 않았다. 캐나다 맥길대학 생물의학윤리부의 조너선 킴멜만은 언론을 통해 질병 발생과 국가 긴급사태는 종종 일부 권리와 기준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는 규칙의 정상 운영을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언젠가 돌이켜보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동물실험 단계를 건너뛸 수 있을까. 미국 생물윤리연구소 헤이스팅스센터의 캐런 매슈케 연구원은 “필요한 정보를 동물 이외의 출처에서 얻을 수 있다면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의 불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과학자는 △동물실험을 했지만 유효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을 때 △시험한 백신과 비슷한 백신의 동물실험 데이터가 충분하다면, 코로나19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인간에 대한 1단계 임상연구를 먼저 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했다. 감독관은 동물시험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생물체에 심각한 위험이 나타날 때 동물을 통해 더욱 신속하게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실험은 인류의 생물의학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의학이 탄생한 이후 인류는 줄곧 동물을 해부와 생리학 모델로 썼다. 프랑스 역사학자 이반 브로하드는 저서 <서양의학 이야기>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인체 해부가 금기여서 의사가 동물을 해부해 연구했다고 소개했다.
생체는 아주 복잡해 오늘날에도 인류는 시험관에서 뛰는 심장을 복제할 수 없다. 컴퓨터로 중풍이 인체 모든 기관에 끼치는 영향을 재현할 수도 없다. 생물체 안에서 단백질 분자부터 세포, 호흡기와 순환기 계통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인간에게 임상시험을 하기 전 치료의 안전성과 잠재적 치료 효과에 신뢰할 만한 증거를 제공하는 모델은 동물 이외에 없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살아 있는 사람을 위험한 의학실험에 동원하면 법률 장벽과 윤리적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인류는 새로운 문명 시기에 진입했다. 이제는 1796년 영국의 시골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정원사의 8살 아들 몸에 우두와 천연두 바이러스를 차례로 접종해 백신을 개발했던 인체실험을 따라할 수 없다.

대체 불가능
동물을 이용한 의학실험은 엄격한 윤리심사를 받아야 한다. 학계는 동물실험 연구에 관한 기본 ‘3R 원칙’을 만들었다. 최대한 지각 능력이 없는 실험재료를 써서 △살아 있는 동물을 대체하고(Replacement) △실험동물을 되도록 줄이며(Reduction) △동물의 고통과 불안을 없애거나 줄일 수 있게 실험 절차를 개선하는(Refinement) 것이다. 정규 학술지에 게재하는 동물실험 관련 논문은 먼저 동물실험 윤리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을 밝힌다.
현대의학 연구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은 아직 없다. 일부 동물은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고도로 비슷하다. 인간 유전자와 침팬지는 98%, 쥐는 90% 이상 같다. 이런 동물의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반응은 인간과 비슷할 수 있다. 실험실에서 자주 쓰는 동물은 대부분 생명주기가 인간보다 짧다. 가장 많이 보이는 실험쥐는 평균수명이 2~3년이다. 실험쥐의 전체 생명주기, 심지어 몇 세대를 연구할 수 있다. 음식과 온도, 빛의 세기 등 소형 실험실 동물의 환경 요소를 쉽게 통제할 수 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면 힘든 일이다.
매슈케 연구원은 “인간에게 약물 또는 백신을 주입하기 전에 동물실험을 하는 것은 이런 개입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약물실험 대상인 동물이 전부 죽거나 심각한 상해를 입었는데도 인간을 대상으로 같은 약물을 시험한다면 부도덕한 일이다. 동물실험으로 백신의 유효성을 시험할 수도 있다. 용량이 다른 백신이 여러 동물모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과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인체에서도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람을 대상으로 백신을 시험할 과학적 목적이 사라지는 것이다.

ⓒ 財新週刊 2020년 제14호
新冠動物模型難覓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