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관광·원자재·부품 동시다발 타격
[COVER STORY] 세계경제 여파- 산업
[120호] 2020년 04월 01일 (수) 미셸 푸캥 economyinsight@hani.co.kr

 미셸 푸캥 Michel Fouquin 프랑스 세계경제연구소 자문위원
장라파엘 샤포니에르 Jean-Raphaël Chaponnière
아시아 전문 분석가

   
▲ 2020년 3월20일 코로나19 사태로 레스토랑, 카페 등의 영업 중단 조처가 내려진 프랑스의 대표적 관광명소 샹젤리제 거리가 황량하다.

신종 바이러스가 원인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장기적으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 전염병 사태는 수출 감소 등으로 중국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터졌다. 노동비용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10년간 매년 13% 증가)에 더해, 미국이 2018년부터 보호무역을 추진한 결과였다. 여기에 맞물려 가계소비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다. 국내총생산(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만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그 결과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5.9%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조차 전염병 사태가 터지기 전 추정치다.
전염병이 잠잠해진 뒤에도 변함이 없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바이러스 충격파가 어느 정도인지, 감염자가 얼마나 있는지, 사망자가 몇 명인지 모두 불투명하다. 경기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전염병이 휩쓸고 간 뒤, 중국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 성도 우한(중국 GDP의 4% 차지)은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철도망을 갖춘 교통중심지다. 자동차 생산량이 프랑스와 맞먹는 중국의 ‘디트로이트’다. 세계 광섬유 생산량 4분의 1을 차지해 ‘광밸리’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국제 전자산업의 메카다.
중국에서 공장 가동은 당국이 결정한다. 노동자들이 춘절 연휴를 지내고 돌아온 2월, 전염병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중국 당국은 서부 조립라인을 비롯해 공장의 조업 중단을 지시했다.
우한과 주변 지역이 봉쇄되면서 자동차와 전자뿐 아니라 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다. 교통은 물론 외식업(맥도널드·KFC·스타벅스 매장의 절반 휴업), 유통업(유니클로·무지·이케아), GDP의 7%를 차지하는 소매업이 대표적이다. 소매시장에서 빠진 구매 수요는 온라인으로 쏠렸다. 중국은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 견줘 전자상거래가 발달했다. 그 비중이 소매업 전체 매출의 36%에 이른다. 갑자기 크게 늘어난 주문량을 감당할 여력은 있다.
이전부터 불안정했던 부동산 시장도 충격을 견디지 못했다. 우한 집값은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참이었다. 중국인민은행은 2월3일 1710억달러(약 204조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공급하며 충격 완화를 시도했다.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이어 금융조정 당국은 은행에 금리를 낮추거나 어려운 기업에 대출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국경을 초월한 확산
중국에서 수요가 둔화하면서 중국 내수에 기대는 일부 글로벌 기업에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제너럴모터스(GM)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미국보다 두 배 많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도 유럽보다 중국에서 올리는 매출이 많다. 도요타와 닛산 처지도 비슷하다. 이에 견줘 프랑스 기업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의존이 덜해 그나마 안도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기는 관광업이라는 첫 번째 ‘감염 경로’를 따라 중국을 벗어나 세계경제로도 번진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2018년 중국 관광객 1500만 명 이상이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모두 2770억달러(약 330조원) 넘게 썼다. 중국 일부 지역에 내려진 외출 금지 하나로 타이를 필두로 아시아 각국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두 번째 감염 경로는 원자재다. 중국 수요가 줄면서 석유·구리·철 등 소재 가격이 곧장 요동쳤다. 마지막으로 세계 산업의 가치사슬이 위기에 놓였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만든 부품은 각국 기업에 납품된다. 중국을 낀 제조업체 가운데 ‘저스트 인 타임’(부품 재고를 두지 않고 수요가 있을 때 즉시 부품을 공급받아 제조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기업이 입는 피해가 심각할 것이다.
중국이 완성품에 더하는 부가가치가 크든 작든 간에 치명적이다. 현대차·도요타는 한국과 일본에서 조업을 중단했고, 통신업 등도 ‘셧다운’ 위기에 놓였다. 세계 최대 부품 조립라인을 갖춘 폭스콘은 중국 정부 지시로 공장 가동을 2월10일 뒤로 연기했다. 화웨이·애플·아마존에 곧바로 큰 타격이 갔다.

분노하는 중국 국민
코로나19 여파는 경제 부문을 넘어 번지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막으려는 중국 당국의 대대적 대응에도 이번 사태로 중국의 부끄러운 현실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보건의료 체계를 비교해 만든 순위에서 중국은 코트디부아르 다음으로 144위다.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의원급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3%)에 한참 못 미치는 5%다. 집 근처에서 의원을 찾기 힘들다보니 큰 병원으로 사람이 몰려 전염병이 더 빠르게 번졌다.
거기다 코로나19 존재를 처음 알린 의사 리원량이 죽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수억 건 올라왔다. 거짓 소문을 퍼뜨린다는 이유로 리원량을 체포한 중국 공안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3년 집권한 뒤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과거 중국에서 발생한 감염병 유행 때는 어땠을까. 2003년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을 겪은 중국의 GDP는 그해 1분기에 2%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다음 분기에 바로 제자리를 찾아 연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했다(블룸버그·노무라). 수출 호황 덕이었다. 이번 전염병 충격은 그때보다 강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발생 고작 2개월 만에 사스 발생 6개월 때보다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 사스 때와 견줘 지금 중국 경제는 수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소비 심리가 잔뜩 움츠러든데다 당국도 신중한 행보를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2020년 2분기에도 중국 경제는 천천히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영향이 부분적으로나마 가시기를 기대한다. 모건스탠리는 4월 중순이 지나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상반기 세계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0년 3월호(제399호)
Coronavirus: un grain de sable dans l’économie mondiale
번역 최혜민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강대성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백기철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