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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체정보 디지털화 앞장” 비판
[COVER STORY] 얼굴인식 기술 논란- ③ 프랑스 실태
[118호] 2020년 02월 01일 (토) 쥐스탱 들레핀 economyinsight@hani.co.kr

 쥐스탱 들레핀 Justin Delépine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프랑스 니스 국제공항의 출입국 심사대 앞에서 여행객이 얼굴인식으로 신원 확인을 하기 전에 여권을 스캔하고 있다. REUTERS
디지털 신분증이 새 ‘얼굴’을 갖게 될까. 프랑스에서 얼굴인식 기술이 빠르게달하고 있다. 활용 사례가 곳곳에서 늘었다. 관련 규정은 이제야 막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프랑스 정보통신자유국가위원회(정통위)는 얼굴인식 기술이 가진 특수성 때문에 기술을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프랑스 산업이 발전하도록 여러 시도를 하겠다고 한다. 얼굴인식 기술 규제를 풀고 관련 산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무대 진출이 그 명분이다. 
 
오래전 상용화
문제는 지금 새삼 그런 ‘시도’를 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공항 출입국 심사, 스마트폰 잠금 장치, 온라인 금융계좌 개설(소시에테제네랄 은행) 등 얼굴인식 솔루션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정부는 이런 추세에 박차를 가하려 한다. 얼굴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공기관의 휴대전화 공인인증 서비스를 몇 개월 안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안드로이드 운영체제만 해당).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으로 찍은 얼굴이 신분증을 대신해 신원 확인 수단으로 쓰인다. 세금, 건강보험, 우편 등 공공서비스에 일괄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얼굴인식을 중심으로 개인 생체정보 디지털화에 정부가 앞장선다는 비판을 받았다. 
얼굴인식 기술을 둘러싼 논쟁거리는 한둘이 아니다. 정통위가 “중요한 사안인 만큼 그에 걸맞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단 얼굴인식 기술이 어디에 쓰이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신원 확인이다. 시스템이 미리 저장된 얼굴과 같은지 대조한다. 다른 하나는 여러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을 식별해내는 기술이다.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얼굴이 카메라에 잡히면 알아낸다. 
다시 말해, 얼굴인식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사람 얼굴을 하나하나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얼굴을 찍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얼굴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서도 방식은 두 가지다. 사용자 개개인이 집에 자신의 생체정보를 보관하는 법,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가 모든 사용자 생체정보를 한꺼번에 보관하는 법이다. 프랑스 정통위는 첫 번째 방법을 지지한다. 그 방식이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되거나, 애초에 수집 목적 이외의 곳에 쓰일 위험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얼굴은 지문 등 다른 생체정보와 달리 노출되기 쉽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이나 감시카메라 등에 찍힌 이미지가 넘쳐난다. 그만큼 소유자가 모르는 사이에 생체정보가 이용될 여지가 크다. 정통위는 “얼굴인식 기술로 누구든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식별될 수 있다”고 말한다.
 
‘확률주의’ 함정 
얼굴인식 기술은 ‘확률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시스템이 인식한 얼굴이 저장된 이미지의 사람과 동일할 가능성이 몇%인지를 전적으로 확률에 의지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틀릴 수도 있다. 현재 공항 출입국 심사장처럼 통제가 잘된 환경에선 인식 오류율이 비교적 낮다. 그렇지 않은 곳일수록 오류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공장소가 대표적이다. 
인식 정확도는 사람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장뤼크 뒤즐레 유레콤대학 교수(이미지처리과)는 “얼굴인식 기술은 훈련이 덜 된 사람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이 보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기술이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개발된 탓이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도 이런 기술의 한계를 보여줬다. 생체인식 전문 프랑스 기업 인데미아의 안면인식 시스템은 흑인을 식별하는 정확도가 백인보다 10배 떨어진다는 것이다.
얼굴인식 기술은 기본 인권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 온라인 또는 공공장소에서 익명의 자유가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 시민단체 라콰드라뒤르가 이 기술에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통위 주장처럼 현행법에선 얼굴인식 기술 사용이 금지돼 있다. “특별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의견은 이와 달라 보인다. 얼굴인식 기술의 개발과 확대가 쉽게 되도록 관련 규정을 유연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부는 방위산업 기업 탈레스와 생체인식 기업 인데미아 같은 국내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한다. 프랑스와는 다른 요건에 따라 만들어진 외국 기술에 기대지 않고 프랑스만의 ‘윤리적인 얼굴인식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정부 주장이다. 
“얼굴인식 기술에서 현재 중국과 미국이 세계 선두다. 첫째, 기술 거부감이 덜하다. 둘째, 정보기술(IT) 빅5(애플·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이 수집하는 데이터가 엄청나다.”(장뤼크 뒤즐레 교수) 맞는 말이다.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보다 얼굴 이미지를 많이 보유한 곳이 있을지 의문이다. 얼굴인식 기술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기업들은 투자와 개발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20년 1월호(제397호)
La reconnaissance faciale se déploie discrètement 
번역 최혜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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