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특집
     
‘모기공장’ 비용 조달이 관건
[SPECIAL REPORT] 모기와의 전쟁- ② 상용화
[115호] 2019년 11월 01일 (금) 양루이 economyinsight@hani.co.kr
양루이 楊睿 <차이신주간> 기자
 
   
▲ 2016년 7월 시즈융 교수 연구진이 광저우 난샤구 샤즈다오에서 볼바키아균을 가진 수컷 모기를 방사하고 있다. REUTERS
2015년 8월 시즈융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광저우에 웨이바이쿤(威佰昆)생물과학기술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웨이바이쿤’은 볼바키아에서 따온 이름이다. 2018년 웨이바이쿤은 광저우시 질병예방통제센터와 협력해 뎅기열이 자주 발생하는 도심 속 농촌마을과 노후 주택단지에서 볼바키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를 방사해 모기 밀도를 낮추고 모기 매개 질병을 통제하기로 합의했다.
 
도시형 해법
고립된 섬에서 지형이 복잡한 도시로 나오자 모기 박멸이 더욱 힘들었다. 시즈융 연구진은 바이윈구 샤스촌, 헝자오촌, 여우이쥐, 정청구 펑황청으로 실험 지역을 넓혔다. 이들 지역은 모두 모기 ‘천국’이었다. 
위성지도를 보면, 샤스촌은 낮은 건물이 빽빽하게 붙어 있고 사방에 나무가 울창하며 마을에 연못도 있다. 헝자오촌 주택은 레고 조각을 맞춘 것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고 옥상에는 녹색 식물이 자랐다. 여우이쥐는 산림공원과 붙어 있고 고층 주택이 늘어서 있다.
“우리는 도심 안에 있는 농촌의 모기 현황을 조사했다. 주택이 복잡하게 붙어 있었고 구석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많았다. 집과 집 사이 간격이 좁고 지하에는 늘 물이 차 있었다. 사람이 직접 모기를 방사할 수 없어 드론을 사용했다. 지금 기술로는 3~4분이면 24ha 면적에 모기 100만 마리를 방사할 수 있다.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속도가 빠르다.” 시즈융이 실험 지역을 설명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지역의 모기 방사 대책은 달랐다. 수십 층 높이의 건물에서 모기는 수직 분포한다. 나무와 풀을 키우는 건물 옥상은 1층보다 모기가 더 많았다. 중간층에도 화초를 키우는 주민이 있었다. 흰줄숲모기는 비행 반경이 75m 정도여서 시즈융은 뎅기열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하나씩 제거할 생각이었다. 이후 완충구역을 설정해 외부 모기가 날아오지 못하도록 했다. 모기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연결하면 면적이 넓어질수록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모기공장
웨이바이쿤은 세계 최대 ‘모기공장’이라 할 만하다. 광저우첨단기술산업개발구 사무용 건물에는 많은 기업이 입주해 있다. 웨이바이쿤도 평범한 건물 4층에 자리잡았다. 3천㎡ 남짓한 공간에 유충 사육, 성충 사육, 수컷 모기 우화 작업장과 현미배아주사, 암수 분리, 방사, 품질관리, 분자진단 작업실이 있다.
실험실에서는 모기 알 하나에 볼바키아 공생균을 주입하는 순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모기공장에서 대량생산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어 공생균을 가진 암컷 모기를 번식시켜 자손을 늘리는 작업을 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수컷 모기만 방사한다. 인간이 알 성별까지 결정할 수는 없기에 부화한 모기 성별을 직접 감별해야 한다. 엄격한 감별 작업은 사업 성공의 핵심이자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첫 단계에서는 유충 몸집 크기로 암수를 판단한다. 갈색 번데기 가운데 몸집이 큰 것이 암컷, 작은 것이 수컷이다. 수컷은 콩나물처럼 생겼으며 머리가 크고 몸집은 작다. 암컷은 누에고치처럼 생겼는데 꼬리가 수컷보다 짧다. 모기공장에는 암수분리기도 있다. 위에서 아래로 물을 뿌리면 유리판에 붙은 번데기들이 몸집이 큰 암컷과 작은 수컷으로 나뉜다. 물론 몸집이 큰 수컷이나 작은 암컷도 있다. 분리기가 아무리 정밀히 감별해도 0.3% 정도 오차가 생긴다.
성충이 된 암컷은 한번에 100~250개 알을 낳고, 일생에 최대 6~8번 산란한다. 알은 물에서 2~3일이 지나면 유충인 장구벌레로 자란다. 다시 5~8일 뒤 번데기로 변한 다음 모기가 된다.
왕샤오화 웨이바이쿤 엔지니어는 암컷을 분리하지 않고 방사하면 모든 자손이 볼바키아균을 갖게 된다며, 이 모기들이 점차 야생 개체군으로 퍼지면 개체군 대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볼바키아균을 가진 암컷 한 마리가 수컷과 교배하면 균을 보유한 모기 수백 마리를 낳을 수 있다. 수학이론 모형에 따르면, 균을 가진 암컷 한 마리를 실수로 방사해도 개체군 대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 균을 가진 수컷을 아무리 많이 방사해도 모기 수를 억제할 수 없다.
 
미션 임파서블
개체군 억제법의 최대 난제는 섞여 들어간 암컷 모기 0.3%를 제거하는 것이다. 왕샤오화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눈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컷은 더듬이에 있는 솜털과 주둥이가 갈라진 것을 맨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암컷은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듬성듬성한 솜털이 보인다.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2015년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공장 문을 열었다. 성충을 모두 검사했다. 그때는 매주 10만~20만 마리 방사했는데도 작업량이 매우 많았다. 확실하게 억제하기 위해 ‘300% 전수 검사’ 원칙을 지켰다. 모기 한 마리를 세 사람이 검사했다. 바쁠 때는 직원 10여 명이 매일 모기만 들여다봤다.”
2016년부터 모기공장에 엑스선 기기를 도입해 생산효율이 개선됐다. 시즈융이 최근 펴낸 논문에서 언급한 ‘양방향 모기박멸법’이다. ‘세포질 불일치 기술’(IIT)을 기반으로 방사선을 이용한 곤충불임화(SIT)를 도입해 암컷을 철저하게 제거하는 기술이다. 암컷은 방사선에 민감해 약한 방사선만 쬐어도 생식능력을 잃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생명과학 연구기업 베릴리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암수를 감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설계 때 참조한 1세대 생산기술에 따르면, 웨이바이쿤 모기공장은 매주 수컷 6천만 마리를 생산할 수 있다. 비용을 고려한 실제 생산 규모는 주당 수컷 500만 마리 정도였다. 시즈융은 2세대 생산라인을 설치해 자동화 수준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생산 규모를 주당 1천만 마리로 늘렸다.
2019년 7월 국제과학잡지 <네이처> 주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시즈융은 “이 기술을 앞으로 1~3년, 이르면 1년 만에 상용화할 수 있다”며 “중국에서 농업부 허가를 받아 미생물 살충제로 등록하고 농약 등록증을 받기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언론은 이 회사의 가정용 모기 억제 제품이 곧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즈융은 개체군 억제법은 특정 지역의 병충해를 관리하는 방법이지 가정용 제품이 아니라며 잘못된 정보를 정정했다. “완벽하게 밀폐된 환경이 아니면 가정집에 적용할 수 없다. 문이나 창문으로 외부 모기가 들어온다. 단독주택에서 시험한 결과 주변 모기가 끊임없이 들어와 최고 억제 효과가 60~70%에 불과했다.”
그가 구상한 상업적 용도는 독립적 호텔이나 리조트, 아파트 단지, 학교와 계약하거나 ‘모기 없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더 이상적인 사업모델은 미국 22개 주처럼 미생물 살충제의 상업적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다. 해충방역회사에 기술을 이전해 전국으로 보급할 수 있다. 
시즈융은 말했다. “전국에 수천 개 해충방역회사가 있고 광저우에만 수백 곳이 있다. 유해생물 방역을 전문으로 처리하는 회사는 주로 화학살충제를 사용한다. 앞으로 우리 제품을 살 수 있다. 연구진이 인건비, 기기 감가상각, 기술 개선 등을 평가한 결과 기술 적용 원가를 1ha당 매년 108~163달러(약 12만~19만원)로 낮출 수 있다. 곤충 생식을 막아 농작물 해충을 억제하는 방법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비교적 타당한 가격이다.”
 
   
▲ 2016년 7월 중국 중산대와 미국 미시간주립대가 공동설립한 열대병 전파 모기 억제 공동연구센터에서 연구원이 현미경으로 모기를 관찰하고 있다.REUTERS
하와이의 새
2016년 9월, 새로운 모기 억제 기술을 연구하는 세계 연구자들이 하와이에서 이틀 일정으로 워크숍에 참여했다. ‘하와이의 새’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심각한 멸종위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와이에서 조류가 놀라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100종이 넘었던 현지 조류는 42종만 남았다. 그나마 대부분 멸종위기에 놓였다. 색이 화려한 하와이 고유의 꿀먹이새도 포함됐다. 조류말라리아를 전파하는 열대집모기가 원흉이었다.
과학자들은 기술을 동원해 외부에서 침입한 모기를 퇴치하려고 했다. 19세기 초 모기가 포경선을 타고 상륙하기 전까지 하와이에는 모기가 없었다. 워크숍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모기 없는 하와이로 돌아가자>는 제목의 백서를 만들었다. 참석자들은 백서에 기존 방법으로 모기를 퇴치할 수 없으니 혁신적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방법이 거론됐다. 하와이 정부는 시즈융 연구진과 협력해 IIT와 SIT를 결합한 방법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시즈융은 2018년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실험실에서 모기 균주의 품질을 관리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세계의 많은 연구자가 모기 박멸 기술을 선보인다. 시즈융은 광저우 사업을 진행하면서 해마다 10~11월에 사업보고회를 열었다. “2015년 보고회에 많은 사람이 참석했는데, 대부분 자발적으로 온 사람이었다.” 그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싱가포르 환경국, 국제원자력기구(IAEA), 중국공정원, 구글 대표가 참석했다.
시즈융은 유전자편집 기술에선 엄격한 정부 규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유전자조작 모기를 허용한 국가는 손에 꼽는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과 환경보호국(EPA)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민이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기술을 개발할 수 없게 됐다.
볼바키아 이용 기술의 사업화는 현재 세 기업에서 추진한다. 시즈융은 말했다. “미국에 지도교수 돕슨 교수가 설립한 ‘모스키토 메이트’, 오스트레일리아에 돕슨 교수의 지도교수 오닐 교수가 만든 세계모기프로그램(WMP), 중국에 웨이바이쿤이 있다. 세 기업은 볼바키아균을 이용한 모기 억제 분야에서 3대 브랜드가 될 것이다.”
 
비용 논란
모기공장이 대량생산을 시작하자 웨이바이쿤 사업모델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부에서는 원가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이슨 래스콘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말했다. “이 기술은 스스로 유지할 수 없다. 끊임없이 균을 가진 수컷 모기를 방사하지 않으면 모기 수가 오히려 늘어난다. 이 기술을 대규모로 보급하기는 어렵고 특정 지역에 한정해 모기를 통제해야 한다. 사육설비 등 복잡한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미국 코네티컷주 농업실험기지의 진화생물학자 안드레아 소리아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해마다 모기를 방사해야 개체군 수를 통제할 수 있다면 장사는 되겠지만, 나는 이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모기로 일어나는 재해는 대부분 제3세계 국가에서 발생하는데 이들 국가는 그만큼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러 과학자가 비슷한 의견을 말했다.
시즈융은 반박했다. “사람들이 왜 비판하는지 잘 안다. 하지만 과학자는 대량생산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빈곤한 지역일수록 이 방법이 적합하다.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비용 대부분은 인건비다. 1~2년 사업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은 돈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투자금을 곧 회수할 수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모기가 사회 전체에 초래하는 경제적 부담을 고려한다면 기술을 이용하기 위한 비용은 문제되지 않는다.”
시즈융에 따르면 중국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산업가치 사슬이 구축돼 있다. 엑스선 기기가 필요하면 랴오닝성 단둥에 가면 된다. 그곳에는 엑스선 기기를 생산하는 회사가 많다. 모기를 방사할 드론이 필요하면 선전에 가면 된다. 그곳에선 기기와 설비를 공동 개발할 파트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2018년 8월 시즈융이 소속된 미시간주립대와 멕시코 유카탄자치대가 협력해 멕시코 메리다에 모기공장을 설립하고 볼바키아 모기 방사 실험을 했다. 미국 국제개발처와 멕시코 정부가 투자하고 웨이바이쿤이 기술을 지원했다. 그곳의 질병 매개 모기는 이집트집모기여서 모기 종을 새롭게 설계해야 했다. 2019년 1월 시작해 최근 매주 수컷 모기 40만~50만 마리를 생산한다. 
 
ⓒ 財新週刊 2019년 제35호
讓蚊子絕後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