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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 일본 넘어 1위 흥행에도 인력 등 부족
[FOCUS] 중국 애니메이션 굴기- ① 제작 열기
[115호] 2019년 11월 01일 (금) 류솽솽 economyinsight@hani.co.kr
류솽솽 劉爽爽  취윈쉬 屈運栩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나타지 마동강세>(哪吒之魔童降世) 공식 포스터. 나타지마동강세 공식 웨이보 계정
48억2500만위안(약 8천억원), 역대 흥행 2위. <나타지마동강세>(哪吒之魔童降世)가 9월10까지 벌어들인 수익이다. 56억위안을 기록한 <전랑(戰狼)2>에 이어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몇 달 전에는 애니메이션 <마도조사>(魔道祖師)의 캐릭터 상품이 출시됐다. 주인공 ‘위무선’(魏無羨) 인형은 15시간 만에 품절됐고 첫날 500만위안을 팔았다. 다른 주인공 ‘남망기’(藍忘機) 인형 가격은 800만위안이 넘었다. 얼마 뒤 <마도조사>를 각색한 드라마 <진정령>(陳情令)이 방영되자 두 남자 주인공의 인기가 치솟았다. 동영상 플랫폼 저작권(IP) 산업 사슬에서 애니메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몰려든 자본
중국 영화와 TV 애니메이션의 ‘굴기’(崛起·우뚝 섬)가 화제로 떠올랐다. 이차오(易巧) 광셴미디어(光線傳媒)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차이탸오우 최고경영자는 “흥행수익 50억위안을 넘긴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와야 국산 애니메이션이 흥행했다고 할 수 있고, 10억위안을 넘긴 작품이 다섯 편은 있어야 굴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타>를 제작한 차이탸오우는 지난 5년 동안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계에서 중요한 투자자이자 제작사였다.
“중국 드라마 굴기, 중국 게임 굴기라는 말을 들어봤나?” <마도조사>를 방영한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비디오(騰訊視頻)의 왕쥐안 부사장이 반문했다. 텐센트비디오에서는 2015년부터 중국 TV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다. 그는 그동안 ‘중국 애니메이션이 언제 굴기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받았고 그때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아야 정말 굴기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최근 5년 동안 극장과 TV 애니메이션에서 흥행작이 늘었고 새로운 자본이 몰려들었다. 2015년 <서유기지 대성귀래>(西遊記之大聖歸來)는 9억5700만위안을 벌어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인터넷기업이 홍보와 배급에 참여한 <소문신>(小門神), 감독이 12년 동안 칼을 갈며 준비한 <대어해당>(大魚海棠), 만화 <화강호>(畫江湖) 시리즈를 각색한 <풍어주>(風語咒), 중국에서 전해오는 백사와 허선(許仙) 이야기를 소재로 한 <백사: 연기>(白蛇: 緣起)가 개봉했다. 2019년 하반기에도 <설인기연>(雪人奇缘), <대성귀래2> 등 여러 작품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 영화는 기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전통에서 벗어나, 대부분 가족이나 성인을 겨냥했다. 그 배경에 중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3대 제작사가 있다. 차이탸오우와 왕웨이 전 투더우(土豆) 최고경영자가 설립한 주이광(追光)동화, 화런원화(華人文化)의 둥팡멍공창(東方夢工場)이다. 텐센트비디오와 아이치이(愛奇藝), B잔(B站)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TV 애니메이션이 방영됐다. 2015~2018년 3대 플랫폼이 TV 애니메이션 업계에 진출했다. 저작권 관련 사업으로 TV 애니메이션, 실사영화, 게임, 파생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애니메이션이 중국 시장에서 뜨거운 이유가 있다. 먼저 중국 시장은 현재 선진국보다 규모가 작고 성장 잠재력이 크다. 둘째,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에는 ‘배우 리스크’가 없다. 영화·드라마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물론 제작사와 동영상 플랫폼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있다. 영화제작사는 산업화 추진 과제를 안고 있었는데 3개 제작사는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다.
둥팡멍공창은 2012년 중국과 미국의 자본 합자로 설립됐는데, 2018년 중국 자본 독자 기업으로 바뀌었다. 이후에도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과 협업하고 중국과 미국에서 동시 개봉을 추진했다. 주이광동화는 2013년 설립 초기부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를 참고해 인터넷을 이용한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2015년 설립된 차이탸오우는 광셴미디어의 영화 홍보·배급 자원을 배경으로 감독과 작품에 투자한 뒤 제작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최종 목표는 충분한 저작권을 쌓아 테마파크를 여는 것이다. 동영상 플랫폼은 정부 정책과 투자에 따른 거품 속에 제작진이 이익을 가져갈 수 없는 사업모델이었는데, 영화 흥행 수익을 배분하는 것처럼 광고 수익을 나누고 파생상품을 팔며 수익 창출을 시도했다.
 
작품과 제작사는 되레 줄어
 중국 애니메이션 굴기를 외치는 목소리를 두고 왕쥐안 부사장은 드라마와 영화가 겪은 문제를 애니메이션이 되풀이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전문적이지 않은 자본이 몰려오면 비정상적인 제작 논리가 적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본은 업계의 인재와 작품을 사냥한 뒤 사업에 진전이 없으면 “모두가 거품에 책임이 있다”고 말할지 모른다.
<대성귀래> 제작자 루웨이는 말했다. “업계 현실은 개선되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나 작품이 2015년보다 늘지 않았고 오히려 줄었다. 애니메이션은 자본이 아니라 창작이 이끄는 산업이다.” 
콘텐츠 업무를 책임진 겅단하오 아이치이 수석부사장은 중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작 차이를 실감했다. 종이에서 컴퓨터 제작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효율성은 단연 돋보였다. 2019년 7월 겅단하오 부사장은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마파의 2·3층에는 TV 애니메이션 <바나나 피시> 원화가 가득 쌓여 있었다. “마파는 애니메이션 80%를 종이에 직접 그린 뒤 스캔해서 컴퓨터로 옮긴다. 중국에서는 대부분 종이 원고 단계를 건너뛰고 컴퓨터로 작업한다.” 오랫동안 2차원(2D) 애니메이션 경험을 쌓은 일본에 견줘 중국의 신생 제작사는 3차원(3D) 애니메이션이 강점이다.
앞선 제작 기법을 제외하면 중국 애니메이션업계의 창작, 인력, 사업모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상황을 잘못 판단하면 안 된다. 우리가 지금 잘하는 것 같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인력과 기술 부족, 사용자, 팬덤을 생각하면 아직 성과를 거둘 때가 아니다.” 왕쥐안 텐센트비디오 부사장이 경고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36호
國漫崛起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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