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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들 실적 악화로 휘청
[집중기획] 중국서 고개 숙인 애플 ② 파장
[109호] 2019년 05월 01일 (수) 펑옌펑 등 economyinsight@hani.co.kr

펑옌펑 彭岩鋒
허우치장 侯奇江
<차이신주간> 기자

 

 
▲ 애플 아이폰의 강화유리 커버글래스를 생산하는 중국 부품업체 렌즈테크놀로지의 제품들. 렌즈테크놀로지 홈페이지

2018년 11월부터 여러 협력업체가 애플로부터 주문량을 축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부 협력업체 물량은 30%나 줄었다. 화난지역 애플 협력사 관계자는 “이런 변화로 협력사 재고와 부채가 늘었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펑멍우 렌즈테크놀로지(藍思科技) 부총경리는 “2018년 4분기부터 시장에서 한기를 느꼈다”고 말했다.
2018년 1~3분기 렌즈테크놀로지 매출과 순이익은 25.64%와 19.23% 늘었다. 하지만 2018년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9% 늘어나는 데 그쳤고, 순이익은 65.59% 감소했다. 이 기업의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애플의 핵심 부품인 강화유리 커버글래스를 공급하는 렌즈테크놀로지 순이익이 급감한 주요 원인은 애플 판매 부진이라고 지적했다.
애플 공급망에 합류하면 많은 수익을 보장받고 브랜드 영향력과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어 한때 많은 기업이 애플 협력사가 되길 원했다. 렌즈테크놀로지는 1세대 아이폰부터 핵심 협력사였다. 2012~2014년 전체 매출에서 애플 관련 사업이 각각 60.70%, 47.97%, 56.61%를 차지했다. 2015년 상장한 뒤로는 애플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금도 애플이 가장 큰 고객사일 것이라고 본다. 애플 지원 속에 렌즈테크놀로지는 작은 공장에서 대기업으로 변신했고 자본시장에도 입성했다. 애플 후광에 힘입어 2017년 말 시가총액이 한때 1천억위안을 돌파하기도 했다.

고압적 공급망 관리 
많은 협력사가 애플 공급망에 참여함으로써 ‘혜택’을 누렸다. 2012년부터 애플은 해마다 협력사 명단을 공개했다. 상위 200개 협력사가 애플의 원자재 구매, 제조, 조립에 들어가는 비용의 98%를 가져갔다. 2012년만 해도 상위 200개 협력사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 수가 10개 미만이었으나 2019년에는 33개로 늘어났다.
컨설팅업체의 스마트폰 분야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협력사를 매우 엄격하게 관리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협력사는 애플에 제품을 공급해야 하고 애플 주문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쪽이 체결한 계약을 보면, 일부 핵심 협력사가 아이폰 부품을 생산할 때 전용 생산라인을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전용’이라는 것은 애플이 주문하지 않거나 주문한 물량이 부족해도 해당 생산라인에서 다른 고객사에 납품할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놀려야 한다는 뜻이다. 생산라인 가동을 멈춘 기간에도 협력사는 인건비와 시설 유지·보수 등의 지출을 부담해야 한다.
애플의 공급망 관리를 잘 아는 관계자는 “시장에서 제품이 잘 팔릴 때 애플은 협력사가 전력투구해 신속하게 물량을 맞추도록 통보한다”고 말했다. 마치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한 주가처럼 생산량이 단번에 목표에 도달해야 한다. 반대 상황에선 신속하게 물량을 줄여 통보하기 때문에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떨어진 주가처럼 생산량이 급감한다. 이러한 방식은 협력사가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므로 공급망 위쪽에 위치한 원자재 공급사까지 영향이 파급된다. 
렌즈테크놀로지 외에 보언광쉐(伯恩光學·BIEL)도 애플에 커버글래스를 공급한다. 두 회사의 출하량은 대략 6대 4 비율이다. 2018년 11월 광둥성 후이저우시 보언광쉐 공장에서 감원 소식이 전해졌다. 5천 명 규모의 임시직 직원이 철수하도록 인력 파견업체에 요구했다고 한다. 같은 달 보언광쉐은 홍콩증시에서 기업공개(IPO) 계획을 연기했다. 시장 경기가 살아나면 다시 상장을 고려할 예정이다.
오필름(歐菲科技)은 2017년 소니(索尼)전자화남유한공사 지분 100%를 인수해 아이폰의 카메라 공급사가 됐다. 이 기업은 최근 비용 절감에 나섰다. 오필름 관계자는 “2018년에 해마다 진행하던 연말 포상을 취소했는데 회사 역사상 보기 드문 일이었다”며 “생산직 직원을 계속 채용하고 있지만 직능 부서 인력 충원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협력사 실적 악화
애플 협력사 실적도 내림세를 보였다. 음향 부품을 공급하는 AAC테크놀로지(瑞聲科技)는 2019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7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찬가지로 음향 부품을 공급하는 고어텍(歌爾股份)은 2018년 매출과 이익이 각각 7.14%와 57.42% 하락했다.
애플에 진동모터를 공급하는 진룽(金龍)기전은 2018년 순이익이 446.63% 줄었다. 2018년에 처음 애플 협력사가 된 반도체 업계 패키지 테스트 분야 선두주자인 JCET(長電科技)는 순이익이 2017년 3억4300만위안에서 7억6천만~8억9천만위안 적자로 돌아섰다. 금속 구조재를 공급하는 KERSEN(科森科技)은 2018년 1~3분기 이익이 43.08% 줄었다.
실적이 악화되자 협력사 주가도 하락했다. 2019년 3월5일 렌즈테크놀로지, 고어텍, AAC테크놀로지 주가는 각각 고점 대비 약 60%, 60%, 73% 하락했다. 협력사 관계자는 “애플이 판매가격을 낮춰 프로모션을 진행하자 시장 분위기가 호전됐지만 그 효과가 협력사까지 전달되진 않았다”며 “적어도 우리는 변화를 느끼지 못했고 주문량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애플이 재고를 소진하는 단계이고, 시장 반응이 협력사까지 전해지려면 반년은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9년 1분기에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일부 협력사가 받은 애플 주문량은 10~20% 줄었다.
일부 협력사는 애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른 경로를 찾기 시작했다. 렌즈테크놀로지는 LG와 오포 등 새 고객사를 늘렸다. 애플 배터리 공급처인 선우다(Sunwoda·欣旺達)는 동력전지 분야에 진출해 지리(吉利)자동차에 제품을 공급하고, 둥펑류저우(東風柳州)자동차와 샤오펑(小鵬)자동차 등 여러 신에너지차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 애플의 최대 부품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궈타이밍 창업자가 2018년 11월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제5회 세계인터넷콘퍼런스(WIC)의 산업인터넷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REUTERS

조립공장 한파
애플에 의존하던 OEM(주문자상표부착) 제조업체도 매서운 한파를 느꼈다. 선전에 있는 폭스콘 관란(觀瀾)공장은 3월에도 거리가 적막했다. 3월4일 폭스콘에 인력을 공급하던 파견업체 관계자는 “관란공장에서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일거리가 부족해 직원이 추가 근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2018년 10월부터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 공장에서 감원 소식이 잇달아 들렸다. 그는 “추가 근무가 없으면 월급이 적어 직원을 붙잡아둘 수 없다”며 “월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추가근무수당이 줄자 생산직 월급이 3천위안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2018년 9월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곧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는 걸 알았다. 대략 두 달 뒤 애플은 폭스콘에 신형 아이폰 생산 계획을 축소한다고 통보했다. 폭스콘은 애플 신제품 생산에 대비해 직원을 대규모로 충원하고 조립라인을 60개 이상 준비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폭스콘에서 대규모 감원 소식이 들려왔다. 폭스콘은 “전세계 사업 운영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그룹의 새해 인력 배치와 예산안이 고객사의 현재와 미래 수요, 그룹의 전세계 사업 발전에 부합하도록 보장하고 1~2년 동안 시장과 경제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즉, 고객사 수요가 부정적 영향을 가져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폭스콘의 선전시 룽화(龍華)공장은 2월11일부터 지금까지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인력 파견업체 관계자는 “화웨이가 주문을 추가해 룽화공장에서 급하게 인력을 구하고 있다. 오늘 지원하면 내일부터 출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1세대 아이폰부터 지금까지 애플의 가장 중요한 OEM 제조업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의 옌잔멍 사장은 애플 스마트폰을 폭스콘과 페가트론(和碩聯合科技)에서 조립한다. 폭스콘이 대략 아이폰 출하량의 60~70%를 만든다. 애플과 폭스콘은 여러 해 동안 협력하면서 서로 의존하는 관계다. 그는 “애플이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OEM 공장이 필요해 폭스콘을 다른 업체로 바꾸기 어렵다”며 “또 다른 스마트폰 브랜드에 비하면 애플이 보장하는 이익률이 높고 주문량도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삼성, 화웨이, 오포 등 스마트폰 브랜드는 자체 생산공장을 만들어 대규모 생산을 시작했다. 폭스콘이 더 많은 주문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폭스콘 모회사 훙하이(鴻海)정밀공업주식유한공사 실적은 애플 지원과 떼려야 뗄 수 없다. 훙하이정밀 관계자는 “매출에서 애플 의존도가 50% 이상일 만큼 집중도가 높다”고 밝혔다. 
2018년 3분기, 훙하이정밀 매출은 1조3800억대만달러(약 5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순이익은 248억8천만대만달러로 18% 늘었다. 시티은행 연구보고서에서는 훙하이정밀 3분기 매출이 시티은행과 시장의 일반 예상보다 33%와 14% 낮다고 지적했다. 아이폰XR 주문량이 줄어 훙하이정밀의 해당 분기 수익성이 악화됐고, 시장의 비관적 전망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시티은행은 훙하이정밀 주식 매도의견을 유지했고 목표 주가를 93.75대만달러에서 70대만달러로 낮췄다.
훙하이정밀 주가도 대폭 하락했다. 2018년 11월20일 훙하이정밀 주가는 71대만달러로 마감해 시가총액이 9857억대만달러로 줄었다. 201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조대만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이었다. 이후 주가는 크게 반등하지 못했다. 2019년 3월7일에도 71.6대만달러로 마감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훙하이정밀 주가는 최근 1년 사이에 20% 가까이 하락했다. 다른 애플의 OEM 공장인 페가트론도 낙관적이지 않다. 2018년 3분기 페가트론 매출은 3231억4900만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7% 줄었고, 모회사로 귀속되는 순이익도 22.23% 하락했다.

부품업체들 새 길 모색
OEM 업체들은 애플 이외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기 시작했다. 옌잔멍 사장은 “폭스콘이 2018년부터 화웨이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브랜드 업무를 늘려 더 많은 주문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OEM 업체들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천전궈 폭스콘그룹 혁신디지털사업군 총경리는 “제조형에서 과학기술형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과학기술형 서비스 기업이란 더욱 깨끗한 공기와 물, 더욱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 더욱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체험 등 폭스콘이 꿈꾸는 미래 생활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궈타이밍 훙하이정밀 창업자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산업인터넷을 거듭 언급하고, 이를 폭스콘이 앞으로 10년 동안 추진할 주요 전략으로 선택했다. 2018년 6월 훙하이정밀에서 분리된 폭스콘사물인터넷(工業富聯)이 A주 시장에 상장됐다. 이는 폭스콘이 산업인터넷 전략을 추진하는 기반이 됐다.
옌 사장은 “폭스콘이 오랜 기간 스마트공장과 정보제조 기술을 축적했고 산업인터넷으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했지만, 폭스콘과 마찬가지로 폭스콘사물인터넷도 ‘애플 의존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자설명서를 보면, 폭스콘산업인터넷에 출자한 60개 기업 가운데 9개가 중국 스마트폰 부품 제조업체다. 이들 기업은 “미국 유명 브랜드 고객사를 겨냥해 스마트폰 고정밀 금속기계부품을 생산·판매한다”고 설명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미국 유명 브랜드 고객사’는 애플이다.
폭스콘산업인터넷의 2018년 1~3분기 매출은 2839억3천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09%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97.56억위안으로 2.6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옌 사장은 “순이익과 매출액 증가폭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이익률이 급감했다는 뜻”이라며 “애플의 주문 감소가 이런 상황을 만든 원인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 2019년 5월호 종이잡지 52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10호
平果多米諾效應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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