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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못지않은 전기 스포츠카
[Cover Story] 포르셰의 전기자동차 생산- ② 정면 돌파
[108호] 2019년 04월 01일 (월) 프랑크 도멘 등 economyinsight@hani.co.kr

프랑크 도멘 Frank Dohmen 지몬 하게 Simon Hage <슈피겔> 기자

 
▲ 포르셰는 향후 목표를 브랜드 핵심을 강화하고 이(E)모빌리티에 집중하는 것으로 천명했다. 향후 수년간 포르셰는 이모빌리티에 60억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전기자동차 ‘타이칸 프로젝트’에만 1500명을 고용했다. REUTERS
아우디의 디젤엔진을 갖춘 포르셰 카이엔과 소형 SUV 마칸은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배기가스 정화장치 성능이 감소하거나, 아예 꺼진다. 검사 주행으로 판단될 때만 차는 배출 허용 기준을 준수한다. 그러나 포르셰에서 디젤 기술의 숨겨진 결함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상업적인 성공은 비판자들을 침묵하게 했다. 두 SUV 자동차는 베스트셀러가 됐고, 곧 포르셰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포르셰 자동차 중 디젤차 비율은 몇 년 안에 0%에서 16%로 올라갔다. 독일에서는 40%에 이르렀다.
 
디젤엔진의 승리 행진은 우연이 아니다. 기술 관점에서 보면 엔지니어들이 쿠데타에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원래 아우디 모델 Q5, Q7과 구조가 똑같은 SUV 마칸과 카이엔에 포르셰의 독특한 감각을 입혔다.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이 보조 기능은 수상쩍기 짝이 없다.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포르셰 SUV 차량을 위해 이른바 ‘감성 패키지’를 개발했다고 한다. 이 패키지는 고객이 비슷한 아우디 SUV보다 포르셰 SUV 차에 몇천유로를 더 지출하도록 설득하려는 기능을 담고 있다. 그중에는 전형적인 포르셰 자동차 엔진음뿐만 아니라 스포티함, 역동성, 빠른 가속 등 주행 특성도 포함된다. 추가 서비스를 보자면 기술로는 배기가스 정화 기능을 더 강하게 제한할 때만 가능했고, 이를 위해 의심스러운 차단 장치와 제어 프로그램을 썼다. 
 
개입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포르셰 경영진도 알았다고 증인들은 심문에서 증언했지만, 포르셰는 부인했다. 아우디에 해당 기능을 위탁했고 당연히 법에 따라 기술을 구현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포르셰는 2015년 말에야 배출가스 조작을 알게 됐다고 주장한다. 
 
배기가스 조작 차량 판매
조사관들 견해에 따르면 포르셰 경영진은 늦어도 그 시점에 반응해야 했다. 미국에서 배출가스 조작이 드러난 뒤, 미국은 포르셰에 발각된 조작 소프트웨어를 알렸다. 이후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셰는 공식적으로 불법 기능을 설치했다고 인정했다. 
 
법 집행관 시선으로 볼 때, 포르셰는 미국 외의 국가에서 차단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계속 파는 잘못을 저질렀다.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했다. 포르셰 경영진은 다른 국가에서 파는 차 가운데 어떤 모델에 불법 소프트웨어가 설치됐는지 알았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다. 그러나 포르셰는 “포르셰 AG는 과거에 감독 업무를 철저히 했음을 확신한다”면서 “아무 잘못도 없다”고 주장한다.  
 
모든 죄를 아우디로 미루는 포르셰의 태도는 관련 변호사 눈에도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조작 소프트웨어가 아우디에서 온 것이든 아니든 생산한 차의 전반적인 책임은 차량 제조사에 있다. 
 
포르셰는 해명하겠다고 약속했다. 2015년 말 내부적으로 측정 프로그램 코드네임 ‘찰리’(Charlie)가 시작됐다. 시험 운전자가 카이엔과 마칸 모델로 슈투트가르트 거리를 주행했다. 그들은 실제 운전 상황에서도 차량이 한계값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그러나 이상적인 조건에도, 아무리 운전자가 노력해도 부분적으로는 기준보다 2배 이상 많은 질소산화물이 배출됐다.    
 
2017년 6월 <슈피겔>이 자체 실행한 시험에서 유로 6 기준을 충족한다는 최신 카이엔 모델에 불법적인 차단 장치가 설치됐다는 것을 입증했을 때도, 포르셰는 조작을 부인했다. “측정 수치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답변이었다. 
 
교통부와 수사 당국은 상황을 다르게 판단했다. 2017년 7월 독일 교통부는 포르셰 카이엔 디젤 3.0 TDI 모델의 배출가스 인증을 취소하고, 수천 대의 디젤 포르셰를 리콜 처리하도록 했다. 슈투트가르트와 뮌헨의 검찰이 포르셰 본사와 다른 건물들을 압수수색했다. 전 엔진 개발부서 책임자 요르크 K는 일시적으로 구속됐다. 모든 용의자는 무죄를 주장하고 혐의를 부인했다. 
 
포르셰는 아직도 타협 없는 방어선을 고수하지만 최근에는 좀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셰 회장은 최소한 회사의 도덕적 책임을 인정했다. “해당 엔진을 자사에서 생산했는지와 관계없이 포르셰는 당연히 고객에게 차량 책임을 진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슈투트가르트 검찰과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전략적으로 블루메 회장은 이미 오래전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2018년 가을, 그는 디젤 모험을 끝낸다고 발표했다. 이후 포르셰는 더 이상 디젤 차량을 제작하지 않는다. 블루메 회장은 “이제 목표는 브랜드 핵심을 강화하고 이모빌리티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라고 과감한 행보를 설명했다. 앞으로 수년 동안 포르셰는 이모빌리티에 60억유로(약 7조7억원)를 투자한다. 포르셰는 타이칸 프로젝트에만 1500명을 고용했다. 추펜하우젠 본사에서는 5개 건물에 새로운 생산시설을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직장평의회는 포르셰가 “본사 소재지가 박물관이 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포르셰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장착한 포르셰 자동차 못지않은 성능을 보인다. 시동 능력은 오히려 대부분의 가솔린 스포츠카보다 우수하다. 타이칸은 3초 안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쟁 모델보다 빠른 속도다. REUTERS
전기차 예비 고객 몰려
새로운 마칸 전기차 모델도 독일에서 생산될 것이다. 계획에 따르면 2020년 초반 라이프치히의 포르셰 공장에서 순수 전기 콤팩트 SUV 마칸의 생산을 시작한다. 최신 배터리 기술로 전기 SUV는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일한 도달 거리를 가지게 될 것이다. 판매 개시는 2022년으로 예정됐다. 
 
블루메 회장은 고객의 긍정적인 피드백(그의 전략이 옳다는 것)을 받은 기분이다. 벌써 2만 명의 예비 고객이 2500유로를 내고 타이칸을 예약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미래 기술이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다. 전기 스포츠카는 일반 스포츠카보다 생산 비용이 높다. 포르셰 추정에 따르면 한 대당 8천~1만유로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타이칸의 수익성은 당분간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블루메 회장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재료비가 상당한 추가 부담이 되지만,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려 한다.” 블루메 회장은 생산량 증가와 배터리 기술 비용 감소로 장기적으로 더 높은 이윤을 얻으리라고 기대한다. 2020년부터 생산되는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Taycan Cross Turismo)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루메 회장은 카메라, TV, 휴대전화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십 년간 몰락한 다른 독일 산업 분야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다. 그들은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를 두려워하며 최후까지 기존 사업에 매달렸다.  
블루메 회장은 포르셰를 위해 새로운 슬로건을 만들었다. “우리는 이제 배출가스 없이 미래로 달려가려 한다.” 그는 앞으로 폴크스바겐에서 자체적으로 배터리셀을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룹 내부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많은 주장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블루메 회장의 메시지를 환영한다. 이들은 이미 폴크스바겐 자회사(배터리셀 제조 회사)의 상장을 꿈꾸고 있다. 포르셰와 이모빌리티는 그들에게 완벽한 투자 스토리가 될 것이다. 
 
기술 측면에서 포르셰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장착한 포르셰 자동차 못지않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시동 능력은 오히려 대부분 가솔린 스포츠카보다 우수하다. 타이칸은 3초 안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다. 경쟁 모델보다 빠른 속도다. 
 
* 2019년 4월호 종이잡지 39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9년 9호
Ausgeröhrt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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