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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성큼 다가온 민간 우주여행
[Trend] 억만장자의 모험 놀이터
[106호] 2019년 02월 01일 (금) 마르코 에베르스 economyinsight@hani.co.kr
내로라하는 억만장자들의 우주비행 경쟁이 결전의 순간에 다다랐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CEO 중 누가 가장 먼저 우주비행을 하게 될까? 확실한 건 누가 승자가 되든 우주비행업계의 혁명이라는 사실이다.
 
마르코 에베르스 Marco Evers <슈피겔> 기자
 
   
▲ 아마존과 블루오리진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뉴셰퍼드 로켓 부스터와 크루 캡슐 모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REUTERS
201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설립 6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 NASA가 보내온 사진을 보면 애처롭기 그지없다. NASA는 설립 초기만 해도 사람을 태우고 달을 오갔다. 지금은 60살 나이만큼이나 굼뜰 뿐 아니라, 예산 부족으로 우주비행도 겨우 하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2019년은 미국이 유인 우주비행에서 이정표를 세우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2011년 7월 발사한 애틀랜티스호를 마지막으로 유인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이후 러시아 우주왕복선을 빌려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냈는데, 조만간 러시아 우주왕복선이 아닌 미국 우주왕복선으로 우주비행을 하는 날이 올 전망이다. 실행 주체는 NASA가 아니다. 우주비행을 비즈니스이자 모험 가득한 놀이터로 발견한 억만장자 세 명이 각각 운영하는 우주비행 기업이다. 
 
우주비행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됐다. 수많은 엔지니어의 땀방울이 녹아 들어간 수년간의 개발 작업이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리처드 브랜슨이 추진 중인 우주비행 중 단 하나라도 성공한다면 상업용 유인 우주비행에서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릴 것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과거의 우주여행처럼 수십억유로가 아닌 수백만유로만 소요될 것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 열린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 가장 중요한 혁신은 과거 ‘아폴로’ 프로그램처럼 가장 비싼 부품이 우주비행 후 일회용으로 바다에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비행을 위해 재활용된다는 점이다. 센서가 부착된 로켓은 단순 정비 작업만 필요하며, 다음 비행 준비 또한 상업용 항공기 정도의 시간만 걸릴 뿐이다.  
 
우주비행 비용이 대폭 줄어든다면 관련 업계 판도도 대대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상업 우주비행업계는 국가와 억만장자뿐 아니라 기업도 주체가 될 수 있다. 우주관광은 우리 일상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지금까지 상상조차 못한 우주 미션 외에 민간 차원의 달과 화성 탐험도 가능해질 것이다.
 
미국인이 철도를 계기로 미국 서부를 다닐 수 있게 된 것처럼,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한 우주여행은 앞으로 인류에게 지구 밖 우주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것은 우주여행을 꿈꾸는 억만장자들의 구체적인 목표로, 이들은 꽤 오래전부터 이 계획을 구상했다.
 
   
▲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수년 전부터 “머지않아 일반인들을 위한 우주여행을 개시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REUTERS
우주비행사 꿈 좇는 제프 베이조스
제프 베이조스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최우수 학생 자격으로 졸업생을 대표해 연설했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1982년 당시 똑똑한 고교 졸업생 베이조스를 보도하면서, “우주호텔과 우주놀이공원을 짓고, 200만~300만 명이 우주 궤도에서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화성에 식민지를 짓고 싶다”는 그의 말을 인용했다. 당시 10대였던 베이조스는 “이 계획은 지구의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인류 대다수가 지구를 떠나야 하며, 지구는 거대한 국립공원으로 잠시 들르는 곳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상 사람들은 54살이 된 베이조스를 아마존 설립자이자 자산 1500억달러를 가진 부유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학창 시절 품었던 우주비행사 꿈을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극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2000년 닷컴 주가가 폭락한 몇 달 뒤, 베이조스는 비밀리에 시애틀 인근에 우주비행 기업 블루오리진(Blue Origin)을 설립했다. 블루오리진의 첫 직원은 SF 작가 닐 스티븐슨이었다. 베이조스는 텍사스주 가장 서부에 있는 한 신생 벤처기업에 독일 베를린 크기에 맞먹는 엄청난 터를 쾌척했다. 또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사막에 국가 허가를 받은 자신만의 우주정거장을 소리 소문 없이 건설했다. 
 
엔지니어들이 이곳에서 개발한 로켓은 오랫동안 원시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5년 4월29일 ‘뉴셰퍼드’(New Shepard) 로켓이 발사된 다음에야 베이조스는 단숨에 우주탐사계의 선도적인 혁신가 대열에 들어섰다. ‘뉴셰퍼드’는 우주에 발을 내디딘 최초의 미국인 앨런 셰퍼드 이름을 따서 지었다. 뉴셰퍼드는 로켓과 그 위에 얹어진 단순한 형태의 캡슐형 우주선이다. 뉴셰퍼드의 하이라이트는 발사 뒤 비행 중에 로켓과 캡슐형 우주선이 분리되고, 우주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후 다시 수직으로 지구에 착륙한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조종을 거치지 않는다. 뉴셰퍼드는 단 한 명의 승무원도 없이 철저하게 홀로 비행한다.  
 
뉴셰퍼드의 탑승객 정원은 6명이다. 4~5분 동안 지구에서 100km 이상 높이에서 무중력 상태를 만끽할 수 있고,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우주가 보이는 창문을 통해 지구를 내려다볼 수 있다. 뉴셰퍼드는 낙하산을 펼치고 낙하하며, 역추진 로켓으로 서서히 속도가 느려지면서 착륙한다. 텍사스주를 출발해 우주를 비행하고 다시 텍사스주로 돌아오기까지 총 비행시간은 11분 남짓이다.
 
가장 비싼 부품인 로켓 본체는 연소하면서 지구 표면까지 자유낙하한다. 지구 표면 가까이 다다랐을 때 로켓 본체에서 다리가 밖으로 나오고 수직으로 지정된 착륙 장소에 사뿐히 안착한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온 것처럼 말이다. 블루오리진은 100회 재사용이 가능한 엔진 개발을 계획 중이다. 
 
우주에서 지구 감상하는 우주선 
뉴셰퍼드는 최대 고도 120km 우주비행을 이미 9차례 마쳤다. 첫 비행을 제외한 나머지 8차례 비행은 거의 완벽하게 진행됐다. 블루오리진은 2018년 말 최초의 유인 탑승 실험을 완료했다. 2019년에도 유인 우주비행을 할 예정이며, 티켓 판매도 계획돼 있다. 티켓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베이조스는 단계적으로 발전된 뉴셰퍼드호를 제작해, 매주 수차례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다. 우주비행 개시 후 실제 우주비행을 한 사람은 아직 600명이 되지 않는다. 그는 이 수치를 몇 배로 늘릴 야망을 갖고 있다. 이마저도 성에 차지 않아 블루오리진의 미션을 수백만 명이 우주비행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베이조스는 “인류에게는 지구를 대신할 대안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최근 우주비행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공표했다. 그는 일단 달로 비행한 뒤 지구에서 생태학적으로 불가능한 우주비행산업을 우주로 옮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지구 문명을 지키려면 우주비행이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매년 10억달러 상당의 아마존 주식을 매각해 블루오리진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업계는 베이조스를 더 이상 비웃지 않는다. 그의 블루오리진에는 NASA 출신의 최고 인재들이 일하고 있다. 보잉사와 록히드마틴 역시 블루오리진을 높이 평가한다.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사인 ULA는 최근 개발 중인 로켓 벌컨(Vulcan)의 1단계 엔진 납품을 블루오리진에 의뢰했다.
 
블루오리진은 우주관광 시장과 별개로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로켓도 개발해왔다. 예컨대 무거운 화물을 궤도로 운송하기 위한 신형 로켓 ‘뉴글렌’(New Glenn)을 들 수 있다. 뉴글렌의 첫 비행은 2020년 말로 예정됐으며, 미 국방부의 비밀 미션을 수행할 계획도 있다. 톤 단위 화물을 달 표면으로 운송하는 무인우주선도 설계중이다. 블루오리진의 맹활약에 깊은 인상을 받은 독일 브레멘의 우주비행 기업 OHB 시스템은 최근 블루오리진과 공동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리처드 브랜슨은 최근 일을 크게 벌였다. 그의 회사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이 제작한 로켓 동력 우주선 ‘스페이스십투’가 몇 주 안에 몇 배나 빠른 음속으로 100km 상공까지 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주개발업계에서 고도 100km는 우주가 시작되는 높이로 정의된다.
 
브랜슨은 “몇 년이 아닌 몇 달 이내에 우주비행을 하게 될 것이며, 머지않아 일반인들을 위한 우주여행을 개시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600명 이상이 25만달러(약 2억8천만원)에 상당하는 우주비행 티켓을 예약했다. 그중에는 케이티 페리,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같은 팝스타도 있다. 
 
브랜슨의 계획을 꽤 진지하게 여길 필요까지는 없다. 그는 이 주장을 2008년부터 거의 매년 해왔지만, 한 번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금까지 몇 차례 시험비행을 했지만, 단 한 번도 목표했던 고도까지 비행하지 못했다. 2014년 시험비행에선 조종사 두 명 중 한 명이 사망하는 불의의 사고도 있었다. 
 
블루오리진의 최근 동향은 우주비행에 다시 청신호를 보냈다. 최근 직원 10여 명을 스페이스십투가 개발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에서 스페이스십투가 발사될 뉴멕시코주의 사막으로 파견했다. 스타 건축가 노먼 포스터는 아무것도 없는 뉴멕시코주 사막에 초현실적 우주비행정거장을 설계했다. 이 우주비행정거장은 2011년 준공 이후 황량하게 내버려진 상태였다.
 
버진갤럭틱은 이탈리아 남부에 제2의 우주비행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우주비행업체 두 곳이 공동 협력업체로 참여한다. 브랜슨의 오른팔인 조지 화이트사이즈는 뉴멕시코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이탈리아 풀리아 지역을 왕복하는 꿈의 우주비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CEO가 2018년 9월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위치한 본사에서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으로 달 주위를 비행할 예정인 세계 최초의 개인 승객을 발표하고 있다. REUTERS
화성 식민지 야심 품은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리처드 브랜슨과 비교한다면 테슬라와 우주비행업체 스페이스엑스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는 우주비행에 훨씬 앞서 있는 선구자라 할 수 있다. 그는 이미 시험을 거친, 일부분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을 보유하고 있다. 무인우주선 ‘팰컨(Falcon) 9’은 여러 차례 우주비행을 완수했으며,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식량을 공급하거나 위성을 이송했다. 머스크는 7인용 캡슐형 우주선 ‘크루드래건’(Crew Dragon)도 갖고 있으며, NASA와도 비행계약을 했다.
 
크루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까지 비행하는 중요한 시험비행을 2019년에 할 예정이다. 상반기(1월 예정)에는 무인 우주선으로, 하반기(6월 예정)에는 유인 우주선으로 할 계획이다. 우주왕복선 스페이스셔틀의 전직 승무원이었던 크루드래건의 조종사 2명이 14일간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무르게 된다. 
 
NASA는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의 안전성을 아직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험비행에 성공한다면 결국 크루드래건을 채택하고 국제우주정거장까지 정기비행 일부를 크루 드래건과 공동으로 진행할 것이다. 나머지 정기비행은 보잉이 개발한 새로운 타입의 7인승 ‘CST-100 스타라이너(Starliner)’가 진행한다. 현재 계획으로는 2019년 3월과 8월에 시험비행을 할 예정이다. NASA는 우주비행 위탁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투 트랙 전략으로, 기존 우주비행업체와 시장에 막 진입한 신규 우주비행업체 모두에 의뢰했다.
 
일론 머스크는 우주관광에 거부감은 없지만, 자신의 우주비행 목표를 제프 베이조스나 리처드 브랜슨보다 높게 설정했다. 그는 최근 우주여행 티켓을 판매했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전자상거래로 큰돈을 번 일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42)가 2023년 예정된 달 여행을 예약했다. 
 
머스크에게 달은 중간 기착지에 불과하다. 그는 현재 건설 중인 거대한 ‘빅팰컨로켓’으로 2024년 화성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화성에 기지를 구축해 식민지를 건설하고, 최종적으로 독자적 문명을 세우려 한다. 머스크는 “화성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고 싶다. 물론 지구와 화성의 충돌 사고로 죽고 싶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하곤 했다.   
 
* 2019년 2월호 종이잡지 26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8년 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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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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