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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둔화에 악재 수두룩 내수·경제정책 한가닥 기대
[Issue] 유럽 경제의 앞날
[106호] 2019년 02월 01일 (금) 자크 아다 economyinsight@hani.co.kr
자크 아다 Jacques Adda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킨 다음날인 2019년 1월1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중개인이 뉴스를 들으며 거래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REUTERS
유로 지역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을까. 더욱 불확실해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탈리아 재정 적자,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 등 악재가 잇따른다. 2018년 1분기부터 시작된 경기둔화가 이어졌다. 유로 지역이 다시 경기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다. 2017년 3%에 근접한 경제성장률이 2018년 1분기 1.9%로 떨어진 데 이어, 3분기에는 0.8%까지 하락했다. 심지어 독일과 이탈리아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
유로 지역 경기둔화의 원인으로 세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국제 환경이다. 2016~2017년에 비해 국제 경기 전망이 훨씬 좋지 않다. 미국은 예외지만, 중국의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여러 경기지수로 판단하건대, 2019년 말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대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중 무역제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제재 효과도 이제 조금씩 느껴지지만, 국내외 투자 결정과 기업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특히 2017년 10월부터 중국 정부가 추진해온 재정건전화(신용 제한과 부채 상환) 정책은 중국 내수 증가를 가로막는 강력한 요인이 됐다.
 
다른 신흥국 상황도 좋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 강세로 신흥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이란, 터키, 베네수엘라 등 몇몇 신흥국은 재앙에 가까운 국내 경제 상황까지 겹쳤다. 2017년 불변가격(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가격 -편집자) 기준으로 5% 넘는 경이적 성장률을 기록한 세계 무역은 2018년 다시 4% 아래로 떨어졌다. 신흥국 무역성장률 낙폭은 선진국의 2배였다.
 
양적완화 종료와 유로 강세
둘째, 2015년 이후 경기를 지탱했던 유가 폭락,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중앙은행이 국채나 회사채를 사들여 돈을 푸는 정책 -편집자), 그에 따른 유로 약세가 2018년 중단됐다. 2016~2017년 배럴당 50달러 수준이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2018년 평균 33% 올랐다. 10월 배럴당 86달러로 정점을 찍어 2018년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간신히 2%를 넘었다.
 
유럽중앙은행은 2017년 매달 600억유로 수준이던 채권 매수를 2018년 1월부터 300억유로, 10월부터는 150억유로로 줄였다. 양적완화는 결국 12월31일 종료됐다. 현재까지는 유럽 중앙은행의 점진적인 채권시장 철수가 금리와 가계·기업 대출 증가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 2018년 가계·기업 대출 증가율은 3% 이상이었다.
 
반면 2017년부터 시작된 유로 강세로 수출 둔화가 뚜렷하다. 2018년 수출증가율은 2017년의 절반 수준으로 전망된다. 2018년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고려하면 유로의 달러 환율 변화가 유로 지역 경제에 끼친 영향은 더욱 명확해진다. 유로 지역 금융시장을 대표하는 통화 바스켓을 기준으로 유로의 통화가치 변동을 살펴보면, 2017년 말 유로의 명목환율은 2013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2014~2015년 유지된 약세 기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7년에는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의 총선·대선과 관련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2018년 3월 총선 이후 이탈리아의 정치적 격변과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것 -편집자) 현실화 우려에 따른 혼돈은 두 나라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영국과 이탈리아의 2018년 경제성장률은 간신히 1%를 넘었고, 수입증가율 둔화가 뚜렷하다. 이탈리아는 2017년 5.2%에서 2018년 2.6%, 영국은 3.2%에서 1.1%로 줄었다. 두 나라가 유로 지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불과하지만, 두 나라의 경기침체와 미래에 대한 우려는 유로 지역의 기업 환경 악화에 분명하게 기여했다.
 
   
▲ 2018년 12월12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왼쪽)와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REUTERS
낙관의 이유
그런데 정책 당국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내놓은 전망은 놀랍다. 2018년 성장 추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2019년 심각한 수준으로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내용은 전혀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두 2019년 유로 지역 성장률을 전년과 비슷한 1.8~2%로 전망한다.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노딜 브렉시트의 현실화, 이탈리아 재정 적자 관련 협상 실패와 그에 따른 이탈리아 국채 가격의 급등,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충돌 고조, 2018년 10월부터 시작된 주가 하락의 지속 등 위기의 시나리오가 실제 일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가설은 내수 확신이다. 유로 지역 내수가 세계 수요 둔화 충격을 흡수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견고하다는 믿음이다. 먼저 가계소비는 일자리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8년 유로 지역에서 일자리는 전년 대비 1.4%, 임금은 2.3%증가했다. 유럽중앙은행 양적완화 종료에도 자금조달 환경이 나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할 때 투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 이윤은 여전히 높고 생산시설 가동률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와 서비스 부문의 호황은 제조업의 어려움과 기업·가계의 뚜렷한 신뢰 하락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국 경제정책도 경기부양에 기여할 것이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2017년 말 결정된 세율 인하와 연준의 신중한 통화정책 관리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연준이 유화적 태도로 돌아섬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느려질 여지가 있다. 중국 상황도 나아질 것이다. 2018년 30%나 주가가 폭락했지만, 내부 금융 불안요소를 해결하고 수출 부진 때 경기를 부양하는 중국 당국의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유로 지역 가운데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선 재정정책이 다소 확대 기조를 유지, 독일에선 긴축 기조를 완화할 것이다.
 
경기부진의 사슬
이런 낙관적 전망은 모든 위기 시나리오를 배제하더라도 세계무역 둔화가 유로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역밀도에 근거한 평가 방법에 따르면, 세계 수요 증가율은 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유로 지역의 GDP 증가율이 0.5%포인트 하락한다. 특히 투자는 0.75%줄어들 것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로 지역이 ‘글로벌 가치사슬’(국제분업의 심화로 특정 상품에 내재된 부가가치가 국경을 넘어 사슬처럼 얽히는 상태 -편집자)에 더욱 통합되면서 회원국들이 비교 우위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생산활동 국제분업의 이익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글로벌 가치사슬은 참여국을 여러 변수와 특정국의 관세·비관세 장벽, 환율 같은 무역정책이나 산업정책 변화에 취약하게 만든다. 더구나 특정국이 가치사슬 구성에 가장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국가일 때는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전통적 분석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보다 유로 지역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뜻한다. 미국의 무역제재가 유럽까지 확대되지 않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는 아마 독일 제조업이 빠르게 활기를 잃어가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독일 자본재 수출은 급감했다. 특히 GDP의 14%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독일산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2018년 3분기 실적 저조는 일정 부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디젤 게이트’(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후 도입한 새 자동차 인가 시스템 같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독일 자동차산업이 겪는 어려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는 특히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했던 독일 자동차산업의 과거 영광의 그림자이자, 전기자동차 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물론 이미 투자 결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제재 주고받기로 독일이 손해를 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독일은 10여 년 전부터 유럽 경제를 떠받쳐왔지만, 앞으로는 유로 지역을 선도하기 힘들 것이다. 정치, 금융, 통화 등 여러 분야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한 유로 지역으로서는 제약 요소가 추가된 셈이다.
 
* 2019년 2월호 종이잡지 81쪽에 실렸습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9년 1월호(제386호)
Risques de rechute en Europe
번역 박현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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