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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자와 기업이 함께 ‘상상을 현실로’
[국내이슈] 예비창업자 교육 현장
[99호] 2018년 07월 01일 (일) 정혁준 june@hani.co.kr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2기 소셜벤처 창업 열기 후끈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는 기업 공유가치창조(CSV) 활동의 하나다. CSV는 기업이 눈앞의 수익을 창출하는 일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환경·에너지·빈곤 등 더 근본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더 큰 영역의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혁준 편집장
 
   
▲ 2018년 6월8일 서울 홍익대 앞 상상마당 7층 강의실에서 ‘루키'(예비 청년창업가)들이 이영석 사회연대은행 팀장의 강의를 듣고 있다. 정혁준 기자
2018년 6월8일 오전 10시, 서울 홍익대 앞 상상마당 7층 강의실. 40여 명이 강의에 몰입하고 있었다. 강의를 맡은 사회연대은행 이영석 사회적경제팀장은 사업 초기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를 설명했다. 수업을 듣는 이들은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이하 상스캠) 2기’다. 이들은 예비 청년창업가로, 신참이란 뜻의 ‘루키’(rookie)로 불린다.
 
상스캠은 소셜벤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소셜벤처는 사회에 필요한 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루키들은 교육 격차를 줄이고, 빈부 격차를 낮추고,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만들려고 한다.
상스캠 1기는 2017년 10월 출발했다. 2기는 4월부터다. 2기에는 10 대 1 경쟁률을 뚫고 45명이 뽑혔다. 이들 루키는 KT&G 상상마당에서 7월까지 14주 동안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교육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다. 각종 강연과 워크숍, 개별 밀착 코칭, 현장 실습으로 프로그램을 꾸렸다. 전 과정은 전액 무료다. 우수팀에는 초기 사업비를 지원하고 해외 벤치마킹 기회, 사무실 입주비도 제공한다.
 
상스캠 2기엔 창업을 꿈꾸는 여러 루키가 있다. 페이퍼팝(PAPER POP)팀은 재활용이 힘든 생활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쓰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을 세우려 한다. 1인 가구 190만 명이 평균 15개월마다 이사한 뒤 가구를 없앤다. 이 때문에 매년 5천t 이상 폐기물이 나온다. 페이퍼팝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인 가구에 필요한 책상과 의자, 책장을 종이 골판지로 만들려 한다.
 
에이플레이스팀은 자활하는 사람의 낮은 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예술가와 협업해 패션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저소득층(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4만 명이 정부에서 진행하는 자활사업에 참여한다. 하지만 이들의 취업과 창업 성공률은 5%에 그친다. 에이플레이스는 자활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예술과 패션을 접목한 패션잡화를 만들 계획이다.
 
벅잇리스트(Bug-eatlist)팀은 무분별한 가축 사육으로 일어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식품인 식용곤충을 활용한 사업을 하려 한다. HMLM팀은 일회용 생리대와 탐폰보다 친환경적인 생리컵을 쓰는 여성이 어디에서나 손쉽고 편하게 생리컵을 세척할 수 있도록 생리컵 세척용 물티슈를 만드는 회사를 만들려 한다. 체인저(Changer)팀은 전역 예정 장교에게 취업 기회를, 기업에는 전역 장교 채용 기회를 주는 취업 중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이 과정을 마친 1기 루키 가운데는 창업에 성공한 팀이 여럿 된다. 1기 루키 노지호씨는 망고아르 대표다. 2018년 1월 상스캠에서 최우수 성적으로 교육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회사를 창업했다. 최우수팀은 상금 3천만원을 받았다. 상금은 창업 종잣돈이 됐다.
 
망고아르는 ‘강아지 공장’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다. 반려견을 분양하는 사람과 반려견을 입양하려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노 대표는 “기획하고 생각했던 일을 실제로 하게 돼 좋다”며 “망고아르로 제대로 사업해 사회를 변화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상스캠은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이 손잡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KT&G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30억원 정도를 마련해 전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비영리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은 루키들의 성장을 위해 사회적금융과 자원 연계를 지원한다. 사회적기업 ‘언더독스’는 교육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김진한 KT&G 사회공헌실장(상무)은 “상스캠은 KT&G, 사회연대은행, 언더독스가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함께하는 3자 협력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영석 사회연대은행 사회적경제팀장은 “한 곳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상스캠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상스캠 프로그램도 이론보다 실전 위주로 짜였다. 상스캠은 ‘창업을 위한 생존 과정’으로 불린다. 창업 7단계 방법론을 바탕으로 이론 강연과 개별 코칭, 실습 과정으로 진행된다. 창업 7단계 방법론은 ‘0단계 나의 발견 → 1단계 문제 원인 탐색 → 2단계 아이템 발굴 → 3단계 아이템 구체화 → 4단계 아이템 고도화 → 5단계 시장성 검증 → 6단계 마케팅 → 7단계 사업계획서 작성’으로 진행된다. 이영석 사회연대은행 팀장은 “그동안 사회적기업 창업 교육은 주로 이론 위주로 진행됐지만, 상스캠은 실전 위주로 구성됐다”며 “청년 눈높이에 맞춰 교육하는 게 특징이어서 창업 준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했다.
 
상스캠은 기업 ‘공유가치창조’(CSV· Creating Shared Value) 업무의 하나다. CSV는 2011년 초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제시한 개념이다. 포터 교수는 미국발 경제위기 뒤 자본주의 신념으로 여겨지던 ‘기업에 좋은 것이 사회에도 좋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지적하며, 위기에 놓인 자본주의 해법으로 CSV를 내놓았다.
 
CSV는 기업이 눈앞의 수익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환경·에너지·빈곤 등 더 근본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더 큰 영역에서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 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회사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매출과 이익을 높이고, 사회문제를 기업의 경제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지게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한정된 자원을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라, CSV로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다.
 
이상학 KT&G 지속경영본부장(전무)은 “이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으로만 인식되지 않는다”며 “기업은 저성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과연 어떤 사회공헌 전략을 선택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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