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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위험 커져… 현명한 투자 해야
[국내이슈] 부동산시장 전망
[99호] 2018년 07월 01일 (일) 박원갑 land2233@naver.com

금리 인상 여파에 여당 6·13 지방선거 압승으로 규제 강화… 완만한 하락세 이어질 듯

최근 정부의 규제 강화, 여당의 6·13 선거 압승, 미국의 금리 인상,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예상된다. 실제 서울 강남의 부동산까지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최근 2~3년의 부동산 호황을 감안할 때, 하락세는 소폭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2018년 5월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세금 부담은 커지고, 입주 물량은 넘치고, 금리까지 오르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기상도는 ‘대체로 흐림’이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부동산시장은 악재투성이다. 2018년에는 1990년대 초반 ‘200만 호 공급’ 이후 최대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데다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 오름세가 가파르다. 특히 여당의 6·13 지방선거 압승으로 보유세 강화를 비롯해 각종 부동산 규제가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수도권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집값이 고공비행하며 급상승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주택시장 8할이 악재… ‘거래 절벽’ 본격화
이런 점을 종합하면 하반기 이후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줄어들고 수요도 위축되는 조정 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은 급락보다는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자가 매매시장보다 분양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 차별화 양상이 극심할 것이다. 집값이 단기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도 보수적인 자세로 임하는 게 좋을 듯하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뚜렷한 흐름은 ‘거래 절벽’이다. 흐름에 가장 민감한 서울 지역 아파트를 보자.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2018년 5월 한 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538건이다. 2017년 5월 1만194건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1~3월만 해도 1만~1만3천 건에 달했다. 4월에는 6242건으로 줄어들더니 5월 이후에는 ‘거래 절벽’이라 할 만큼 급감했다.
 
거래량 감소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4월부터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되면서 다주택자의 매도 물량이 줄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40곳의 조정 대상 지역에서 주택을 팔면 1가구 2주택자는 기본세율(6~42%)에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가 추가된다. 이에 따라 양도 차익이 1억5천만원을 넘으면 38%, 3억원을 초과하면 40%, 5억원을 넘으면 42% 세율을 적용받는다. 조정 대상 지역에서 다주택자에게는 장기보유특별공제(10~30%)도 해주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양도세 부담으로 다주택자들이 굳이 팔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왜 가격은 오르지 않고 약세를 보일까. 이는 공급도 줄었지만 수요가 이보다 더 줄었음을 뜻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함수다. 상대적으로 어느 쪽이 더 많이 변동했느냐에 따라 가격 흐름이 달리 나타난다. 거래가 급감했다는 것은 시장이 허약한 체질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인상, 보유세 인상 등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셈이다. 당장 금리 인상이 문제다.
 
   
▲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4중고’로 인해 거래가 많이 줄었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까지 부활되면서 재건축 초기 단계 단지들은 가격 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금리 인상까지… 부동산시장 살얼음판
2018년 6월 중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기준금리는 연 1.75~2%가 됐다.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린다면 한국도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연 6% 수준까지 오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은 부동산시장의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상품마다 다소 반응이 다를 수 있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시중금리와의 비교우위로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수익형 부동산은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대지 지분이 많지 않고 임대소득만을 추구하는 오피스텔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도 과거와 달리 대출 의존도가 높아 중소형 아파트 수요가 위축될 전망이다.
 
다만 토지 면적이 많아 자본이득 기대가 높은 다세대·다가구 주택, ‘꼬마빌딩’(중소형 빌딩)이나 사무용 빌딩은 상대적 영향이 미미할 것이다. 레버리지를 많이 쓰지 않는 토지시장에도 영향이 작을 것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이 오르면 충격이 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부동산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보유세 늘어나 부담 가중될 듯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됐지만 이들은 그렇게 겁내지 않는 것 같다. 양도세는 양도차익이 있어야 내는 세금으로 팔지 않으면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보유세는 부동산을 갖고만 있어도 내야 하는 세금이라 압박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고가 주택이나 알짜 부동산을 보유한 연령대는 주로 고령층이나 은퇴한 베이비부머다. 일정한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보유세 인상은 적잖은 부담이 된다. 부담될 정도로 보유세가 많이 오른다면 매매로 선회하는 다주택자가 많아질 것이다.
 
만약 앞으로 집값 하락 신호가 분명하다면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이다. 특히 2018년부터 규제가 집중된 서울 강남 재건축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에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까지 부활하면서 재건축 초기 단계 단지들은 거품이 빠질 것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부터 준공 때까지 1인당 평균이익이 3천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액의 10~50%를 국가에서 환수하는 제도다. 투자 수요가 많고 재건축 의지가 강한 지역에서는 부담금이 수천만원이라면 무리 없이 추진될 것이다.
 
하지만 부담금이 억 단위가 되면 향후 진로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서초구 잠원동, 송파구 잠실동,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중층 아파트단지는 가격 거품이 걷힐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재건축 초기 단계는 바닥을 칠 때까지 1~2년 정도 기다린 뒤 투자하는 것이 좋다. 재건축 규제로 5년 이후에는 강남권에 신규 공급이 없어 수급 불안 논란이 생길 수 있으나 당장은 집중된 규제 영향을 더 받을 것이다.
 
분양 열풍… 따로 노는 두 주택시장
주택시장은 당분간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이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분양시장에 최근 수요자가 몰려드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로또’ 구매 심리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다. 집값 상투 논란이 이는 시점에서 수요자가 집을 덜컥 샀다가는 혹시 손해를 볼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장세 상황에서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매입가를 낮추는 것이다. 요즘 아파트 분양가는 인기 지역일수록 주변 시세보다 많이 낮게 나온다. 강남권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3억~7억원이나 싼 곳도 있다. 이러다보니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위험을 회피하려는 안전자산 구매자까지 분양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당분간 모델하우스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중개업소에는 썰렁이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위험한 갭투자 가급적 자제해야
갭투자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부동산을 전세를 끼고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법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금 비율)은 2018년 5월 기준 65.8%이다. 2016년 6월만 해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75.1%였던 점을 고려하면 2년간 10%포인트 정도 떨어진 셈이다. 전세가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초기 자금이 더 들어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갭투자는 전세가나 매매가가 내려가지 않으리라는 맹신 아래 시도하는 투기적인 매입 행위다. 최근 집값과 전셋값의 우상향 흐름이 흔들리고 있어 조심하는 게 좋다. 투자 수익은커녕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도덕적 해이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집주인이 전세를 놓는다는 것은 세입자에게 2년짜리 무이자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만기가 되면 세입자는 공간을 반환하고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이라는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계약 만기 때 채무의 반환 이행을 집주인 자신이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또 다른 세입자에게 맡기는 셈이어서, 보증금 반환을 놓고 세입자와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갭투자는 하지 않는 게 좋지만, 하더라도 최소한의 전세보증금 반환 자금은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을 투자하기보다는 일부라도 예금 형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일희일비하기보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 시장을 멀리 바라보는 망원경이 필요하다. 분명한 점은, 주택시장의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은 2013년 1분기 저점을 찍은 뒤 5년째 상승세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1987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5년 이상 오른 적이 없다. 강남 같은 인기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은 그동안 2~2.2배 올랐다. 상승 에너지를 쏟아내 추가 상승하기에는 녹록지 않다.
 
보수적 투자자가 마음 편하다
다만 너무 극단적인 사고는 바람직하지 않다. 당장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 2018년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지만 공급량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전세가라면 모를까 집값은 소유자의 ‘손실회피 심리’가 작용해 단기간에 집값이 크게 내리기는 어렵다. 전반적으로 약보합세일 가능성이 크다. 악재가 누적돼 ‘임계점’을 지나야 급락이 오지 그 이전까지는 약세 정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과연 임계점을 지날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만약 임계점이 나타나더라도 공급과잉 첫해인 2018년보다는 1~2년 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주택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는 현명한 투자자는 보수적 사고를 해야 한다. 보수적 투자자의 덕목은 추격 매수보다는 저점 매수와 자기자본 비중 높이기 전략이다. 굳이 집을 급히 사기보다는 인내를 갖고 기다려보는 것도 좋다. 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하는 투자보다 자기자본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대출을 받더라도 집값의 30% 이내, 원금과 이자 납입액은 월급의 30% 이내로 줄이는 게 현명하다. 현명한 투자자는 불황기에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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