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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저비용 배달 신기술 봇물
[프로스트앤설리반] 도시 물류 ‘마지막 배송’의 혁신
[97호] 2018년 05월 01일 (화) 강은주 eunju.kang@frost.com

 무엇이든 빨리 해결해야 하는 국민성 탓인지 한국은 유독 물류서비스가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서비스 이용자 증가에 따라 요구사항이 더 복잡하고 까다로워져 유통·배송 형태도 다양해졌다. 과거 단순 배송 서비스라는 인식에 머물렀던 물류산업도 지난 몇 년 동안 나온 혁신적 솔루션을 바탕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변화 중심에는 물류가 최종 수취인에게 도착하는 마지막 구간을 뜻하는 ‘라스트 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이 있다. 도시 물류량 증가로 마지막 단계 배송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시간·비용 절감과 이용객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강은주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 eunju.kang@frost.com

   
▲ 영국 런던 외곽에 있는 온라인 전용 슈퍼마켓 오카도의 물류센터 내부. 자전거 바퀴살 모양의‘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으로 배송하는 오카도 물류 모델은 도시안에서 98.3%의 배송 정확도를 보인다. REUTERS
‘물류’란 물건이 생산되고 육상·항공·해상 등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체 과정을 뜻한다. 도시 물류가 증가하고 ‘라스트 마일 배송’이 중요해진 결정적 원인은 전자상거래 증가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2001년 3조원에서 2017년 약 78조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지역은 2025년까지 1조85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11년 2조550억달러였던 세계 도시 물류의 규모는 2020년 6조달러(약 640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산업이 성장하면서 기존 거대 물류사들을 뛰어넘는 새롭고 독창적인 부가서비스를 도입하는 스타트업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커넥티드 디바이스 등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도시 물류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켰다. 물류량 예측, 최적화 루트 도출, FCL(컨테이너를 가득 채우고 운행) 등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옴니채널 쇼핑 방식과 유통업체 변화도 도시 물류시장의 성장에 기여한다. 과거에는 물건을 구입하는 경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됐다. 지금은 온라인에서 주문·결제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거나, 매장에서 결제하고 집으로 배달받는 등 온·오프라인 결합 쇼핑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유통업은 창고형 할인마트나 대형마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했으나, 요즘은 골목 사이사이 소규모 매장과 특정 브랜드만 취급하는 중소형 콘셉트스토어 등이 유행한다. 북미·유럽·아시아태평양·중남미에선 대형보다 소규모 매장 증가세가 크다. 소형 매장은 대형에 비해 수가 많고, 매장 진열 공간이 제한돼 더 빈번한 물류가 필요하다.
 
전국적인 매장을 갖춘 유통업체는 운송비 절감과 효율적 재고관리를 위해 통합물류센터 대신 지역 곳곳의 매장을 유통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도시 외곽 유통센터와 비교해 배송 거리가 단축되고 더 많은 지역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통합물류센터 대신 각 구역 매장을 활용하면 실시간 재고 파악과 외부 운송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모두가 온라인에 주력하는 시기에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2017년 미국 최대 유기농체인 홀푸드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더 가깝고 빠르게 접근해 배송 비용을 줄이고 마지막 구간의 배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 독일 다임러AG그룹의 벤츠 드론. 2016년 차량 트렁크를 이용해 소포를 받는 배송 서비스를 시험 운영한 다임러는 5년 동안 5억유로(약 6580억원)를 들여 드론-차량 배달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REUTERS
마지막 배송의 신기술
영국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지 않은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가 있다. 모든 구매와 배송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자전거 바퀴살 모양의 ‘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으로 배송한다. 두 개 거점을 중심으로 10개 방사형 중간 지점으로 운송한 뒤 마지막 배송에 들어간다. 마지막 배송에는 바이오디젤 차량이 사용된다. 연비 측면에서 일반 차량의 20배 정도 효율적이라고 한다. 오카도 물류 모델은 도시 안에서 98.3%의 배송 정확도를 보인다. 효과적 분류 시스템, 허브 앤드 스포크 방식 활용, 배달 밴(van)을 포함한 신속한 마지막 배송 솔루션 덕택이다. 국내에서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식재료를 하룻밤 사이에 배송해주는 업체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 물류업체 DHL은 도시 물류의 새 모델을 선보였다. 마지막 배송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한 특수 삼륜차를 도입했다. 교통 혼잡과 오염·폐기물 줄이기를 위한 새로운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도시 외부에서 배달되는 모든 물품은 전략적으로 최적 위치에 마련된 시내 통합센터를 통해 수집된다. 여러 고객에게 번들 상품을 일괄 배송해 불필요한 이동을 줄였다. 마지막 배송 솔루션으로 스마트 트럭과 자체 수집 거점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일부 운송업체들은 드론 배달 현실화에 나섰다. UPS, 페덱스, US포스털 서비스는 각각 13달러, 8달러, 5달러 배송료에 당일 배송이 원칙인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특히 아마존은 ‘프라임에어’를 론칭해, 건당 배송료 1달러로 30분 이내에 고객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UPS는 독일 함부르크시에서 화물 자전거와 트럭을 사용하는 ‘마이크로허브’를 운영할 예정이다. 교통 혼잡을 피하고 마지막 배송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배송 차량의 약 96%가 경유나 등유를 쓰고 △약 47%가 최종 배송을 위해 건물에 들어가 10분 정도 정차하고 △최대 52%가 불법 주차를 하는 현실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마이크로허브를 통해 4개 컨테이너 분량의 물품을 중앙창고에 모으고, 배달원 13명이 물품을 분배한 뒤 최종적으로 카트나 전기자전거로 목적지에 접근한다. 이런 방식을 쓰면, 전체 물류 이동거리가 21~32km일 때 km당 연간 24유로(약 3만1700원)까지 줄일 수 있다.
 
디지털 화물중개 플랫폼은 화물차가 컨테이너를 다 채우지 않고 운행하는 공백거리를 2018년 안에 최대 10% 줄여줄 것이라 기대된다. 티지매트릭스, 코요테물류 같은 업체가 온라인 기반으로 화물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자동차 기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차량 배달’(Delivery to Car)이라는 운송 형태도 등장했다. 열쇠 없이 모바일 앱을 쓰는 차를 온라인 주문의 배달 지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물류서비스업체는 배달원에게 고객의 차 트렁크에 1회성 접근이 가능한 비밀번호를 발급한다. 고객 부재시 전달 실패 위험을 없애 확실한 배송을 보장하는 방법이다. 물품보관함이나 편의점 이용 방식과 달리 고객이 물건을 찾으러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차량 배달은 고객 중심의 편리한 서비스로 꼽힌다.
소비자는 아마존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배송 방법으로 차량 배달을 선택한다. DHL 당일 배송 프로그램은 소비자 차량 위치를 파악한다. 아우디는 아마존·DHL과 제휴해 차량 배달 서비스를 2017년 독일 뮌헨에서 시범 운영했고, 볼보도 2014년 동일한 서비스를 개시했다. 다임러는 2016년 소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험 운영했다. 차량 배달은 일부 자동차업체에 한정되고, 볼보 외에는 상용화하지 않고 있다. 보안과 배송 효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은 것으로 보인다.
 
작은 소포 배달에는 ‘그라운드드론’이라는 배달로봇이 드론의 대안이 되고 있다. 항공드론보다 규제가 적어 마지막 배송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라운드드론은 시속 6.4km로, 사람 이동속도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저렴하고, 안전하며, 사용 방법이 쉽다. 도미노피자는 2016년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세계 최초로 피자배달 로봇인 도미노로봇유닛(DRU)을 시연했다. 군수업체 마라톤과 손잡고 개발한 이 로봇은 음료는 차갑게, 피자는 따뜻하게 유지하는 두 개의 별도 공간을 갖추고 있다. 주문번호를 입력하면 잠금 해제되고, 가게 반경 20km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미국에선 워싱턴, 버지니아, 아이다호주에서 배달로봇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환경과 혼잡을 고려한 물류서비스
도시 운송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환경 관련 정책이 존재한다. 많은 유럽 나라에서는 도시 안에 공해저배출구역(Low Emission Zone)을 지정해 노후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 일정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운송 차량은 시내 운행을 할 수 없다. 한국도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이 제도를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교통 혼잡 문제도 만만치 않다. 프랑스 파리는 서유럽에서 가장 혼잡한 도시다. 2010년 도시 화물 운송의 89%를 트럭이나 밴 형태 차량이 담당했다. 도시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50%, 경유 사용의 26%를 이들 차량이 차지했다. 파리시는 환경 친화적인 이동수단으로 중앙 허브에 화물을 효율적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창고 사용 방안을 내놓았다. 특정시간대에 차량 접근을 제한하고, 야간 배송과 전기차 사용을 장려하며, 배달 때 30분 이상 정차할 수 없도록 한다. 기존 철도화물 터미널의 재사용과 수로 이용 배송 등도 포함돼 있다.
 
이처럼 운송업체들은 앞으로 물류뿐 아니라 규제 요소도 주목해야 한다. 도시 생활은 점점 바빠지고 소비자의 요구는 엄격해지고 있다. 물류 수요 증가는 관련 산업 종사자에게 긍정적 신호임이 분명하지만, 도시 규제를 준수하고 고객만족도를 높이려면 효과적 솔루션 마련에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은 고객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협력하는 ‘성장 파트너’로서 팀리서치(TEAM Research), 그로스컨설팅(Growth Consulting), 그로스팀멤버십(Growth Team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평가·실행할 수 있는 성장 위주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5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6대륙 40개 이상 사무소에서 1천여 개 글로벌 기업,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 및 투자계와 협력하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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