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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후보, 끝까지 손잡을지 지켜봐야
[윤희웅의 선거와 경제] 보수 야권, 지방선거에서 연대할까
[97호] 2018년 05월 01일 (화) 윤희웅 waymaker@opinionlive.co.kr

야권에서 전면적인 선거 연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후보 단일화를 하더라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보수 분열로는 여당 후보와 격차를 줄이기 힘들다. 보수의 후보 단일화는 지방선거에서 주요한 이슈로 막판까지 거론될 것이다.

윤희웅 waymaker@opinionlive.co.kr
 
   
▲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2018년 4월24일 수원 광교저수지에서 6·13 지방선거 투표 독려를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국면으로 정국이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 평창겨울올림픽, 남북특사단 상호 방문, 미투 열풍, 남북 정상회담 등 초대형 이슈가 많아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제한적이긴 했지만 각 정당은 본선에 진출할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제1, 2당은 후보 공천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 광역자치단체장의 본선 대진표도 사실상 완성됐다.
 
이후에도 남북 정상회담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등 선거를 앞두고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킬 사안이 많아, 과거 어느 선거보다 ‘조용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유권자의 이목을 끌려면 누가 이길지 쉽게 전망할 수 없는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이 높아야 하는데, 그간 보도된 가상 대결의 조사 결과를 보면 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흐름이 계속돼 싱거운 싸움이 되리라는 예측이 많다. 실제 대부분 지역에서 여당 경선 후보 중 최약체라도 야당의 가장 강력한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이기는 결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반적인 정치 지표를 살펴봐도 여당 쪽에 확연하게 기울어진 민심을 알 수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퇴, 대통령 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터넷 댓글 조작 연루 논란 등 여권에 불리한 악재가 있었지만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70%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선거에서 가장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당지지율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50% 수준을 이어가고, 다른 야당은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과거에는 주요 국면에서 보수정당이 통합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보수 원류를 자임하는 자유한국당과 합리적 보수의 정체성을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이 보수 표심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보수 성향층 규모는 지난 국정 농단을 거치면서 다소 줄어들었다. 보수 정치세력에 실망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수 성향층은 줄어들었는데 보수정당은 오히려 늘어났으니 보수정당들의 지지율이 경쟁력 있게 나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여당과 야당 후보 간의 격차는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판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무리 지명도 높은 인물이라도 야당 간판으로 출마할 경우 열세를 면치 못하니 일찌감치 야권 일각에선 과거 현 여당이 야당일 때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하던 야권 선거 연대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야 여당과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보수 야권 연대는 실현될까
과연 보수 야권의 선거 연대는 실현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회의적 전망이 일단 높다. 통상 선거는 야당이 정부·여당을 공격하고, 여당은 이를 방어하는 여야 간 싸움이 기본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야당이 정부·여당을 어느 정도 견제하고 여당이 이를 어느 정도 차단하느냐가 의미를 갖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의미도 크다. 현재 보수는 변화가 필요한데 현 야당들 중 향후 보수의 변화를 이끌 세력이 누구인지 결정하는 선거라는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중 누가 2위 성적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유한국당은 확실한 2위를 하면 지방선거 이후 보수 중심축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고, 바른미래당은 비록 전체 성적이 2위는 아니더라도 주요 상징적 지역에서 2등을 하면 향후 보수 재편 논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이 확실하게 밀릴 경우 그 정당의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성적에 따라 당의 생명력이 영향받는 셈이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은 확실한 2위를 하기 위해, 바른미래당은 서울 등 의미 있는 지역에서 2위를 하려는 것이다. 이런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양당의 전면적인 선거 연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식적 선거 연대 수준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후보들의 자율적인 단일화 논의는 있을 수 있다. 이 경우도 통상의 후보 단일화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첫째, 후보가 여러 명 나뉘어 혼자서는 당선될 수 없어야 한다. 둘째, 특정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 1위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단순하지만 두 조건을 충족해야 후보 단일화 논의는 탄력받을 수 있다.
 
만약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고서도 1위 후보를 꺾을 자신이 있거나, 후보 단일화를 하더라도 1위 후보와 여전히 격차가 커서 승리 가능성이 별로 없으면 굳이 후보 단일화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만 한쪽의 자발적 양보는 나올 수 있다. 한국은 공식 선거운동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를 실시하는데, 후보 득표율이 15%를 상회하면 선거운동 비용 전액을 보전해주고, 10∼15%일 때는 절반만 보전해준다. 만약 2·3위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하지 않더라도 15%를 넘기기 힘들다고 판단하는 3위 후보가 있다면 후보 사퇴를 함으로써 선거 비용의 추가 사용을 막으면서 사실상 단일 후보직을 양보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야권에서 후보 단일화를 하면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제까지 야권 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진보 성향 정당 사이에서 주로 있었다. 과거 보수정권일 때 초반부터 견제론이 높게 형성돼 있었고, 보수정권의 독주를 막으려는 심리가 진보 성향 유권자에게 쉽게 전달돼 후보 단일화는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시너지 효과도 발휘했다. 진보 성향 유권자는 이념적 정체성에 기반해 민주당 등을 지지했다기보다는, 보수 정치세력의 확장을 견제하려는 의미에서 이른바 ‘조건부 지지’ 특성이 강했기에 야권 연대나 후보 단일화 효과의 제약 현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현재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진보 확장을 견제하라는 조건부 지지 특성보다는 본인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정당 일체감에 의한 지지라고 할 수 있는 ‘절대적 지지’ 특성을 보여 후보 단일화를 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인물이 단일 후보로 나오면 투표장까지 가는 적극성이 제약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 중 한국당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에도 양쪽 지지표가 온전히 결합될지 의문이다. 바른미래당을 선호하는 유권자 중에는 비록 본인 성향이 보수에 가깝지만 국정 농단 기억으로 자유한국당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야권에서는 전면적 선거 연대를 하기 힘들고, 설령 선거 연대나 후보 단일화를 할지라도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보수 분열로는 여당 후보와 격차를 줄일 수 없기에 실현 가능성이나 효과 여부와 무관하게 보수의 선거 연대와 보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지방선거의 주요한 이슈로 막판까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 윤희웅은 오피니언라이브(OPINIONLIVE)에서 여론분석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과 민(MIN) 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을 거쳤다. 대중심리의 형성과 표출 과정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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