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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OLED 패널 확보 경쟁 뜨거워
[Trend] 디스플레이 공급 부족으로 몸살 앓는 중국
[92호] 2017년 12월 01일 (금) 쑨충잉 등 economyinsight@hani.co.kr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패널 각각 장악한 삼성과 LG에 구애… “아직 시기상조” LCD에 투자
 
풀스크린은 스마트폰 디자인의 미래로 불린다. 풀스크린의 원조 격인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믹스2는 OLED가 아니라 LCD 패널을 장착했다. OLED 패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도 패널 공급이 달려 만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2017년 초부터 공급 부족 사태가 예견됐고, OLED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체 10% 수준인 1억5천만 대에 그쳤다.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에서 OLED 패널 생산을 독점하다시피 한 삼성과 LG의 독주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선발 주자이던 일본 기업들은 삼성과 LG의 기술력을 얕잡아보고 OLED 패널 연구·개발에서 손을 뗀 지 오래고, 중국 기업들은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낮아 진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쑨충잉 孫聰穎 친민 覃敏 <차이신주간>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017년 9월12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사용한 갤럭시 노트8 출시를 앞두고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REUTERS
 
2017년 5월 샤프(SHARP) 스마트폰과 인포커스(富可視·InFocus)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폭스콘그룹의 뤄중성 부사장은 기자들에게 “연말이 되면 모두 휴대전화를 바꿀 것”이라고 장담했다. 풀스크린 시대가 시작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5G 시대가 본격 시작되기 전까지 풀스크린 스마트폰이 가장 큰 기회”라는 의견에도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공학박사 출신인 뤄중성 부사장은 스마트폰 디자인에 남다른 생각을 가졌다. 그는 4면에 패널 테두리인 베젤이 없는 스마트폰을 구상했다. “지금의 기술로는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지만 샤프가 3면에 베젤이 없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이상에 가까워졌다.” 2017년 8월 초 샤프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귀환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뤄 부사장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샤프가 2013년부터 풀스크린 스마트폰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청중은 ‘풀스크린 스마트폰의 대부’가 샤오미가 아니라 샤프란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장담했던 내용을 다시 언급하며 풀스크린 스마트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풀스크린 돌풍의 배후
뤄중성 부사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홍보에 주력했지만, 9월13일 공개된 아이폰X보다 파급력을 갖진 못했다. 그 뒤 국내외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풀스크린 스마트폰을 내놨고, 중국 제조업체 슈가(糖果·Sugar)의 풀스크린 스마트폰 ‘SOAP’는 판매가격이 1천위안(약 16만5천원) 아래로 내려갔다.
 
‘풀스크린’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이는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이다. 2016년 10월26일 샤오미가 출시한 풀스크린 스마트폰 ‘믹스’(MIX)는 전면부에서 화면 비율이 91.3%에 달했다. ‘풀스크린 스마트폰’이란 전면부를 화면으로 채운 것으로, 화면 비율이 80% 이상인 스마트폰을 말한다.
 
샤오미에 풀스크린은 의미가 각별했다.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중국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2천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그러나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매출총이익이 줄고 평준화가 심해져, 평균 판매가격이 1503위안(약 24만7천원)까지 떨어졌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시노마켓리서치(SINO Market Research)가 발표한 2016년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상위 20위 업체의 판매실적 보고서를 보면, 화웨이·오포(OPPO)·애플이 1~3위를 차지했고 샤오미는 뒤로 밀려났다. 소비자가 더 이상 희소마케팅(한정 물량만 판매해 구매 욕구를 더욱 자극시키는 마케팅 기법)에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샤오미는 국면을 전환해야 했다.
 
산업의 가치사슬을 개선할 수 없는 상황에선 차별화에 성공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대기시간이나 속도 같은 성능을 개선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때 레이쥔은 스마트폰의 화면 비율을 떠올렸다.
 
1세대 풀스크린 스마트폰 믹스는 샤오미를 위기에서 구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한 4150만 대에 그쳤다. 하지만 2017년 2분기에는 출고량이 2316만 대를 넘겨 직전 분기보다 70% 늘었다. 왕엔후 이모바일차이나얼라이언스(手機中國聯盟) 사무국장은 샤오미의 실적 반등이 1세대 풀스크린 스마트폰 믹스와 직접 연관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9월11일 샤오미는 공식 위챗을 통해 핀란드 디자인박물관에서 샤오미 믹스를 소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박물관 관장이 “샤오미 믹스가 미래 스마트폰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했다”며 높이 평가했다고 샤오미가 전했다. 쑨옌뱌오 제일모바일연구원(第一手機硏究院) 원장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샤오미의 풀스크린 스마트폰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말했다.
 
풀스크린 스마트폰은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두 진영으로 나뉜다. OLED는 백라이트와 컬러필터 같은 장치가 필요 없어 LCD보다 가볍고 얇다.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은 유연성이 있어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다. 가격이 비싸지만 OLED 패널의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IHS Markit)은 2017년 OLED 패널의 판매 규모가 2015년의 두 배인 2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최초의 OLED 스마트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의 4.8인치 OLED 패널을 사용한 지오니(金立·Gionee)의 스마트폰이었다. 두께가 5.15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후 화웨이와 메이주(魅族·Meizu), 메이투(美圖·Meitu), 레노버, 원플러스(OnePlus)가 삼성과 손잡았다. 2016년까지 30종 넘는 OLED 스마트폰이 나왔다.
 
그러나 샤오미가 최근 내놓은 풀스크린 스마트폰 믹스2는 OLED가 아닌, 일본 JDI의 LCD 패널을 사용했다. 샤오미 관계자는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니라 양산에 초점을 맞춘 조처라고 설명했다. 쑨옌뱌오 원장은 샤오미가 LCD를 선택한 것은 OLED 패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초부터 디스플레이 패널과 메모리, 플래시메모리, 광학센서 등 스마트폰 부품의 공급 부족 사태가 예견됐다. 풀스크린 스마트폰 출시를 선언한 제조업체 가운데 애플과 비보(vivo), 오포, 지오니는 OLED 패널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LCD 패널을 쓴다. 2017년 OLED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5천만 대로, 전체의 1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년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나온 LG전자의 77인치 OLED 텔레비전과 로봇. REUTERS
 
패널 확보가 곧 경쟁력
전문가들은 OLED 패널인지 확인하려면 화면의 풍부한 명암비와 실감나는 색 재현력을 보면 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런 수고를 할 필요조차 없다면서 제조사들이 먼저 핵심 경쟁력을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플렉시블 AMOLED 패널을 강조하지 않는 제조사는 OLED 패널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면 된다. 지오니는 최근 출시한 풀스크린 스마트폰을 설명하면서 “삼성 AMOLED 패널을 공급받는 몇 안 되는 업체고 이미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비보 관계자도 “애플이 삼성 OLED 패널을 사용하지만 비보도 필요한 OLED 패널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시장조사기관 AVC의 둥민 부사장은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의 97%를 삼성이 독점하고, 티엔마(天馬·Tianma)·비전옥스(visionox)·BOE(京東方)·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나머지 업체들의 비중은 3% 미만이라고 말했다. OLED 패널은 수율이 낮아 줄곧 공급이 부족했다. 애플은 일찌감치 패널 생산 단계에 투자했다. 한국의 한 경제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라인에 27억달러를 투자했다. 애플은 2019년부터 매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4만5천 장을 공급받는다.
 
규격이 작은 스마트폰용 OLED 패널도 공급이 부족하지만, 대형 텔레비전에 사용되는 OLED 패널 공급 역시 넉넉하지 않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의 주요 공급사가 삼성이라면, 텔레비전용 패널에선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장악했다. 한국 기업들이 OLED 패널 개발을 시작한 이번 세기 초까지만 해도 일본 기업들이 업계를 주도했다. 그러나 발광물질 수명과 증착 기술 등의 문제로 양산이 쉽지 않자, 일본 기업들은 OLED 패널의 연구·개발을 중단했다. 이때 후발 주자인 삼성이 OLED 패널 개발에 온힘을 쏟아 일본 업계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이들은 “삼성이 OLED 패널을 양산하는 것은 물구나무를 선 채 후지산에 오르는 일”이라며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삼성은 ‘포기는 없다’는 각오로 연구와 설비 투자를 지속했고 마침내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이 소형 OLED를 고집한 것과 달리,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개발에 주력해 독보적인 OLED 텔레비전 패널 공급사로 거듭났다. 2017년 9월12일 OLED 디스플레이 포럼에서 여상덕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017년 텔레비전용 OLED 패널 생산능력이 180만 장이며, 2020년에는 600만 장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패널 한 장을 절단해 대형 텔레비전용 4장을 만든다고 계산하면, 180만 장은 전세계 텔레비전 판매량 2억2천만 대의 3.2%에 불과하다. 신규 생산능력을 포함해도 텔레비전 제조에 필요한 패널 수요의 10%를 채우기 힘들다.
 
소형 OLED 패널을 독점하는 삼성도 대형 텔레비전용 패널 분야에서는 고전했다. LG가 신형 OLED 텔레비전을 출시하자 삼성은 2014년부터 퀀텀닷 텔레비전을 내놓았다. 진정한 의미의 퀀텀닷 텔레비전, 즉 업계에서 말하는 QLED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퀀텀닷 텔레비전은 정확하게 말하면 QD LCD를 사용한 것이다. LCD 백라이트에 퀀텀닷 입자로 된 막을 코팅하거나 백라이트 칩에 QD 물질을 코팅해 색 재현력을 개선한 것이다.
 
LCD 패널을 채택한 풀스크린 스마트폰과 퀀텀닷 텔레비전은 디스플레이 산업이 LCD에서 OLED로 교체되는 과도기에 나온 제품이다. 패널 공급이 부족해 LCD 디스플레이의 수명이 연장됐지만 OLED 패널 시대를 막을 수는 없다.
 
   
중국 허베이성 우한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만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LCD에서 OLED로 넘어가는 추세에 따라가려 애쓰고 있다. REUTERS
 
패널 제조사들은 생산능력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최초의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인 BOE 청두 OLED 6세대 공장이 2017년 10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BOE는 몐양에서 465억위안(약 7조6500억원)을 투자해 6세대 AMOLED 생산라인도 건설 중이다. CSOT(華星光電)와 EDO(和輝光電), 비전옥스도 OLED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어 OLED는 가장 뜨거운 투자 분야로 떠올랐다.
 
LCD 생산라인 투자도 늘었다. 8월11일 BOE는 총 460억위안을 투자해 우한에 10.5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젠핑 AVC 사장은 최근 중국 기업들이 LCD 패널에 투자하는 것은 OLED를 낙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OLED의 수율이 낮고 가격이 높아 진입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액을 15%만 추가하면 LCD 패널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할 수 있어, 중국 제조사들이 LCD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것은 OLED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 財新週刊 2017년 제38호
奪屛大戰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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