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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 기업, 임금과 생산성 월등
[Analysis] 기업도 부익부 빈익빈
[86호] 2017년 06월 01일 (목) 베르린지에리 등 economyinsight@hani.co.kr
하위 10% 기업은 계속 뒤처져... 최저임금이 격차 해소에 가장 효과적
 
어떤 기업은 임금이 후하고, 또 어떤 곳은 그렇지 못하다. 몇몇 기업은 생산성이 아주 높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이 글은 1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기업 간 임금 격차와 생산성 격차가 점점 커진다는 걸 개별 기업 단위 자료를 통해 제시한다. 임금 격차는 같은 업종의 기업 사이에서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는 생산성이 높은 기업과 낮은 기업의 격차 확대와 연결된다. 세계화와 정보기술 같은 기술의 진보가 이런 결과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최저임금, 고용보호 법규, 노조, 임금 결정 과정 같은 제도적 장치와 함께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_VoxEU.org
 
주세페 베르린지에리 Giuseppe Berlingieri 프랑스 에세크(고등경영대학) 경제학 부교수
파트리크 블랑슈네 Patrick Blanchenay 캐나다 미시소가 토론토대학 경영학과 펠로
키아라 크리스쿠올로 Chiara Criscuo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구조정책 부문 선임 이코노미스트
 
   
▲ 독일 노동자가 금속 세면용기에 광택을 내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화와 디지털화에 따라 세계적인 기업들과 나머지 기업의 임금과 생산성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REUTERS
 
지난 30여 년 동안 몇몇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그 밖의 나라에서 빈부 격차가 날로 커졌다. 이는 학계와 정책 토론에서 ‘동반성장’이 핵심 주제로 떠오르게 했다.
 
몇몇 연구는 임금 격차를 한 기업의 내부 격차보다 기업 간 격차가 커지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 임금 격차가 점점 커지는 현상은 임금이 가장 높은 기업과 가장 낮은 기업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탓이라는 것이다. 같은 기업 내 최고 연봉자와 최저 연봉자의 격차가 커지는 현상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 연구는 2014년 노르웨이 학자 에를링 바르트 등의 연구, 2013년 캐나다 학자 데이비드 카드 등의 연구, 2015년 미국 학자 데버라 골드슈밋과 독일 학자 요하네스 슈미더의 연구, 2017년 이스라엘 학자 엘라난 헬프만 등의 연구, 2015년 미국 학자 재 송 등의 연구가 있다.)
 
이와 동시에, 최근 확인된 증거들은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축에 드는 기업들과 나머지 기업의 격차도 상당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2017년 OECD 댄 앤드루스 등의 연구). 이는 임금 격차와 생산성 격차가 비례관계일지 모른다는 걸 암시한다.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우리는 16개 나라의 상세 기업 단위 자료를 이용해 임금과 생산성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분석 대상 국가는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칠레,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일본,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스웨덴 등 OECD 회원국이다.
 
우리가 분석한 자료는 기업 간 생산성 분포와 임금 불평등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 우리의 연구는 과거 연구들과 몇 가지 점에서 다르다. 첫째, 각 나라의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 전체 자료 또는 각 나라 전체 취업자 비중에 맞게 추출한 표본 자료를 썼다. 둘째, 16개 나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함께 분석했다. 셋째, 노동생산성과 다요소생산성을 함께 측정했다. 이 연구는 국제 생산성 패턴을 연구하기 위한 OECD의 멀티프로드(MultiProd) 연구 사업의 하나로 이뤄졌다.
 
임금도 생산성도 격차 늘어
이 작업의 첫 번째 결과는 임금과 생산성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금과 생산성 분포에서 최고치와 최저치의 차이가 늘었다는 이야기다. 이는 한 나라 전체는 물론이고 각 산업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림은 임금 상위 10%와 하위 10%를 비교한 것이다. 점선은 전체 노동자의 임금 격차이고, 실선은 동종 업계 내부의 임금 격차이다. (하위 대비 상위 임금의 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기 위해 로그값으로 변환했다. 아래 것들도 모두 이와 같다. -편집자) 둘 모두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12년 동종 업계 내부의 임금 격차가 2001년보다 12.3% 커졌음을 보여준다. 그래프는 기업 간 임금 수준 분포가 한 나라 전체의 임금 불평등 증가세와 대체로 엇비슷하게 커졌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기업 간 임금 불평등을 분석하면 전체 임금 불평등을 유발하는 요소를 이해할 수 있다.
 
기업 간 임금 수준 차이 확대는 한 국가의 전체 기업 또는 동종 업계 소속 기업의 생산성 차이와 맞아떨어진다. 그림는 동종 업계에서 생산성 상위 10% 기업과 하위 10% 기업의 생산성 격차를 보여준다. 2001~2012년 노동생산성(그래프의 실선) 차이가 12.8% 더 벌어졌다.
 
   
 
자본을 투입하면 보통 노동생산성이 높아지지만, 특정 기업의 자본 추가 투입만으로 생산성 격차 확대를 설명할 수는 없다. 자본 사용을 설명하는 다요소생산성도 마찬가지로 격차가 늘었다. 2001~2012년 다요소생산성(그래프의 점선) 차이도 13.6% 더 커졌다. 이 때문에 임금과 생산성의 ‘거대한 차이 확산’을 논할 수 있다.
 
불평등 논의의 상당수는 소득 상위 1%와 나머지의 격차가 벌어지는 데 집중했다. 프랑스 학자들인 피케티와 사에즈의 2003년 소득 불평등 연구가 그렇다. 우리의 연구는 임금 불평등이 소득 하위 계층에서도 나타남을 보여준다.
 
그림③에서 실선은 임금 상위 10%와 중간값(전체를 100으로 했을 때 50번째 -편집자)의 임금 격차가 커지는 것을 보여준다. 점선은 중간값과 임금 하위 10%의 격차가 더 큰 폭으로 벌어지는 걸 확인시켜준다. 상위 10%와 중간값의 격차는, 임금 수준이 중간에 있는 기업 대비 상위 10%에 드는 기업의 임금 수준, 곧 ‘위쪽 꼬리의 임금 불평등’으로 보면 된다. 중간값과 하위 10%의 격차는 ‘아래쪽 꼬리의 임금 불평등’인 셈이다. 임금 수준 중간 기업과 하위 10% 기업의 평균 임금 격차는 상위 10%와 중간 기업의 격차보다 훨씬 빠르게 벌어졌다. 아래쪽 꼬리의 불평등이 위쪽 꼬리의 불평등보다 더 빠르게 커졌다는 말이다. 이 양상은 다요소생산성 격차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그림④).
 
다시 말하면, 임금과 생산성 격차는 상위 기업보다 하위 기업 집단에서 더 빠르게 벌어진다는 것이다. 위쪽 꼬리의 격차는 2000년대 초반 약간 줄어드는가 싶었으나 후반기 들어 서서히 벌어졌다.
 
   
 
상위권 기업과 하위권 기업에서 동시에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은 임금 격차 분포와 생산성 격차 분포가 서로 연결돼 있음을 내비친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하위 10% 대비 상위 10%의 임금 비율과 생산성 비율의 상관관계를 추정했다. 노동생산성과 다요소생산성 분포의 표준편차 증가는 임금 분포 확대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 격차 확대를 따지지 않고 임금 불평등을 논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다. 미국 경제학자 데일 모텐슨은 2003년 이렇게 지적했다. “비슷한 일을 하는 노동자의 임금이 왜 다를까? 왜 어떤 일자리는 다른 일자리보다 임금이 높을까? 이런 임금 분포가 고용주의 생산성 차이를 반영한다고 나는 주장해왔다. 물론 임금 분포가 생산성 분포의 귀결이라는 주장은 다른 질문을 제기한다. 생산성 분포는 뭘로 설명할 수 있나?”
 
잘 작동하는 시장이라면 우리는 임금이 노동생산성을 반영할 거라고 기대한다. 임금 분포가 생산성 분포와 연결될 수 있도록 말이다. 다른 학자들의 선행 연구는 생산성이 가장 높은 노동자가 생산성 최고의 기업으로 점점 몰리면서 둘의 관계가 굳건해질 수 있다고 제시한다.
 
예를 들어,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가 임금이 많은 기업으로 몰리고 저부가가치·저임금 업무는 외주로 돌린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수익과 생산성이 모두 높은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기업의 지대(정당한 노력이 아니라 인위적 제한을 통해 얻는 이득이라는 뜻 -편집자) 중 일부를 분배받는다. 이 ‘지대 나누기’는 능력 있는 노동자가 생산성 높은 기업에 몰리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임금 불평등에 영향을 끼치고 이 불평등과 생산성 분포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임금과 생산성의 상관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요인들을 함께 조사했다.
 
먼저, 세계화와 디지털화는 기업 간 임금 불평등 확대와 연결될 뿐 아니라 임금과 생산성의 상호관계도 강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에 점점 더 의존하는 분야에서는 임금 격차가 더 빠르게 벌어졌다. 이는 정보통신기술이 모든 기업에 똑같은 영향을 끼치지 않음을 암시한다.
 
수출과 수입이 다른 산업보다 더 빈번한 산업도 살펴봤다. 이 업계에서는 임금 격차가 더 커질 뿐 아니라 임금 격차와 생산성 격차의 상호관계도 더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화가 기업 간 임금 불평등에 간접적 영향을 준다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한다.
 
특정 국가의 정책과 제도도 임금 격차와 생산성 격차가 변하는 데 일정한 구실을 한다. 임금 격차, 특히 실질 최저임금 하락 현상에 정책과 제도적 장치가 영향을 끼친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가 아주 많다. 영국과 미국에서 노조가입률 하락을 정책의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럽 대륙 국가들에서 관심의 초점은 임금 협상 방식이다. 유럽에선 산별대표 또는 노·사·정 협의체에서 임금 협상이 이뤄지기보다 개별 기업으로 진행될수록 임금 격차가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임금 및 노동시장 관련 제도적 장치 가운데 최저임금, 고용보호 법규, 노조가입률, 임금 결정 방식에 집중해서 연구했다. 분석 결과, 이 모두가 임금 격차를 줄이고 전반적인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기대만큼의 성과를 가져왔다. 동시에 임금 격차와 생산성 격차의 관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면, 산별 임금 교섭이나 노·사·정 합의가 많을수록 생산성 격차와 임금 격차의 관계는 약해진다. 반면 고용보호 법규와 노조가입률의 변화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단기적으로 영향이 있지만 그것이 지속되지 않는다. 이것을 볼 때, 임금 격차 확대는 제한하지만 동시에 임금 분포와 생산성 분포의 연결고리를 약화해 장기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중앙집중 방식의 임금 협상이다.
 
이와 달리, 최저임금 정책은 임금 격차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임금 분포와 생산성 분포의 연결고리를 강화해 장기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번역 신기섭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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