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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속도감, 봄은 그렇게 온다
[곽윤섭 기자의 '포토 인']
[84호] 2017년 04월 01일 (토)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한겨레> 선임기자 곽윤섭
 
토요일 아침마다 춘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 서울 청량리역에 간다. 한 달 전부터 역앞 지상 4층 건물의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관찰하는데 철거 속도가 신속하기 짝이 없다. 집게를 단 대형 굴착기가 싹둑싹둑 콘크리트 덩어리와 철골을 잘라내는 것이 시원시원하다. 50년 전 ‘대왕코너 종합상가’로 시작해 ‘맘모스백화점’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롯데백화점의 별관 격인 ‘청량리 롯데플라자’로 22년을 지켜온 건물이 서 있던 자리에 2020년까지 초대형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 일대 최고의 랜드마크가 될 거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고 업적 중 하나로 하나회 척결을 손꼽는 데 큰 이견이 없다. 김 전 대통령 본인이 퇴임 뒤 “내가 하나회를 깨끗하게 청산하지 않았다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술회했을 정도다.
 
주목할 것은 속도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2월25일 취임했다. 다음날부터 <한겨레> 1면 머리 기사 제목이다. ‘개혁 위로부터 시작될 것’(2월26 일치), ‘권위-관료주의 청산돼야’(2월28일치), ‘안기부, 국내 정보 수집 축소’(3월2일치), ‘김상철 서울시장 경질’(3월5일치), ‘오늘 4만1886명 대사면’ (3월6일치), ‘박희태 법무 사퇴’(3월8일치). 그리고 취임날을 포함해 딱 12일째 되는 3월8일 육참총장과 기무사령관을 포함해 수십 개의 별을 떨어 뜨리면서 하나회 척결을 시작했다. ‘군수뇌·3부장관 경질’(3월9일치).
 
전광석화가 따로 없다. 이후 행보까지 보노라면 김 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통령 당선이 되고 나서 “하나회를 어떻게 손볼까?”라고 슬슬 마음먹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2017년 대통령 선거일이 결정됐다. 대한민국엔 적폐가 가득하다. 친일파, 검찰, 국가정보원, 재벌 그리고 무엇보다 언론개혁이 최우선 순위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취임과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 당선되고 분위기 따지면서 변죽을 울리면 아무것도 못한다.
 
이번 주말에도 춘천행 기차를 타기 위해 청량리역으로 간다. 쇼핑센터 철거 작업의 끝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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