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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서 ‘돈 먹는 하마’로
[Trend] 프랑스 전기차 공유 서비스 ‘오토리브’의 추락
[83호] 2017년 03월 01일 (수) 로망 르니에 economyinsight@hani.co.kr

가입자 느는데 이용 가능 차량은 부족… 우버 등에 밀리면서 수익성 회복 요원 

프랑스 파리시가 2011년 주차난 해소와 환경보호를 위해 도입한 전기자동차 공유 서비스 ‘오토리브’가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며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도입 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며 여러 업체가 경쟁한 끝에 전기차 제조업체 볼로레가 운영권을 따냈다. 하지만 서비스 개시 이후 몇 해 넘게 수익을 내지 못한 채 지금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가입자 수에 비해 이용 가능 차량 수가 턱없이 모자라고, 차량 공유 업체 우버 등 다른 교통수단과 경쟁에서도 밀린 탓이다. 하지만 운영업체 볼로레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토리브를 전기차 시장 입지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망 르니에 Romain Renier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오토리브(Autolib')는 2011년 프랑스 파리시가 시내 주차난을 해소하고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파리와 파리 근교 100여 곳에 도입한 공용 전기자동차 시스템이다. 프랑스에서 인정하는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비를 낸 뒤 차를 빌릴 수 있으며 어떤 정거장에도 반납이 가능하다. 오토리브의 위탁 운영 주체로 4인승 전기차 ‘블루카’의 개발사 볼로레(Bollore)그룹이 선정돼 2023년까지 운영권을 보장받았다. 당시만 해도 오토리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이들이 오토리브를 완전히 실패한 서비스로 평가한다. 실제로 현재 오토리브는 돈 먹는 하마나 다름없다. 볼로레그룹은 운영 첫해 손실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이듬해부터는 예상 손익분기점인 가입자 3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렇지만 이듬해에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오토리브는 손해를 보고 있고, 손익분기점은 매년 올라가는 중이다. 심지어 지금은 상황이 나빠지다 못해 과연 오토리브가 이익을 볼 수 있을지도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얼핏 보기에 오토리브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 적어도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수도 서비스 개시 이후 크게 증가했다. 2012년 말 총 가입자 수가 1만8천 명에 그쳤지만 신규 가입자 수가 2013년 2만2천 명, 2014년 2만7천 명, 2015년 3만1천 명으로 늘었다. 이렇게 가입자가 빠르게 느는데도 서비스 수입은 아직도 영업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2015년 오토리브의 영업비용은 7300만유로(약 890억원)였지만 수입은 3300만유로에 불과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볼로레그룹은 ‘내년엔 반드시!’를 외치며 곧 수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볼로레그룹의 장밋빛 약속을 그대로 믿기에는 여러 자료가 보여주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 프랑스의 전기자동차 공유 서비스 ‘오토리브’가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며 ‘돈 먹는 하마’로 추락했다. 한 남성이 파리의 오토리브 정거장에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REUTERS
 
가입자 늘수록 수익성은 악화
사실 가입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도 가입자가 서비스에 갖는 애착은 점점 옅어지는 추세다. 볼로레그룹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볼로레그룹의 자회사이자 오토리브 운영회사인 오토리브 메트로폴(Autolib’ Metropole)이 2015년 발표한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입자의 97%에 해당하는 1년 정기권 가입자들의 서비스 이용 시간이 실제로 감소했다. 1년 가입자들은 2012년만 해도 오토리브 전기차를 월평균 9.6번 빌렸고, 한 번 빌렸을 때 평균 40분을 이용했다. 하지만 2015년 1년 가입자 평균 이용 횟수는 7.9번으로 감소했고 이용 시간도 35분으로 줄었다. 그 결과 1년 가입자의 2015년 월평균 이용 시간은 2012년 6시간20분에서 3분의 1이나 감소한 4시간40분으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도시교통 전문 연구소 ‘6-t’의 연구원 고티에 자크망은 “가입자가 늘수록 이용자는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요약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첫 번째 이유는 오토리브 가입자 수가 이용 가능 차량 수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는 데 있다. 6-t 연구소에 따르면 오토리브의 차량 1대당 이용자 수는 2015년 6월 22명에서 2016년 11월 33명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서비스 대상 지역을 늘리다보니 운영이 복잡해졌다. 차량을 배치해놓는 정거장 간 거리가 점점 길어지고 서비스망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특히 이용자가 가장 적은 지역에서 가장 많은 지역으로 차량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오토리브 서비스를 구상한 이들은 가입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용 횟수가 감소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가입자의 꾸준한 증가에도 오토리브 손익분기점이 매년 올라가는 것은 상당 부분 이용 횟수의 감소 때문이다.” 고티에 자크망의 설명이다. 사실 서비스 도입 초기 오토리브의 성공은 이용 가능 차량 수가 많다는 것에 기인한 바가 컸다. 그런데 차량 수가 줄면서 가입자들이 점차 오토리브 이용을 꺼리게 된 것이다. 즉, 이용자들이 오토리브 대신 전철이나 택시 같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근래에는 주문예약형 택시 서비스(VTC·일반 택시와 달리 택시 표시를 눈에 띄게 부착할 수 없고 거리나 택시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릴 수 없는 택시. 프랑스 교통법제상 우버 택시도 이 범주에 속한다. -편집자)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사실 오토리브나 예약형 택시의 이용 목적과 이용 행태는 거의 겹친다. 오토리브처럼 우버 택시 이용자의 1회 평균 주행거리는 9km이다. 또한 오토리브와 우버 이용자는 주로 주말 외출이나 여가활동을 위해 서비스를 이용한다. “예약형 택시 요금이 오토리브보다 2배나 비싸지만 예약형 택시는 차량이 많다보니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고 이용자들은 운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오토리브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도시차량공유협동조합연합회 ‘시티즈’(CITIZ) 회장 장밥티스트 슈미데의 설명이다.
 
따라서 오토리브를 활성화하려면 이용자당 차량 수를 적어도 서비스 초기 수준만큼 늘리거나, 이용자가 가장 많은 정거장의 차량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인력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두 방법 모두 결국 영업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다시 차량 이용 증가로 얻는 추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위험이 있다. 
  
   
▲ 오토리브 운영업체 볼로레는 오토리브를 전기차 시장 입지 강화 수단으로만 활용한 채 수익성 향상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 빈센트 볼로레 볼로레그룹 회장(왼쪽)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REUTERS
 
5년간 프로모션 비용만 1천만유로
반면 오토리브 메트로폴은 서비스 개발에 들어간 막대한 초기 투자자금의 감가상각비용이 영업비용보다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파리시 오토리브 정거장과 차량 수급 관리에 사용되는 정보시스템의 구축 비용도 문제다. 오토리브 메트로폴은 지난 5년 동안 정보시스템 구축에 이미 2350만유로(약 290억원)를 지출했다. 이에 따라 볼로레그룹은 파리시가 정보시스템 개발 비용을 부담하도록 설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볼로레그룹은 이렇게 개발한 정보시스템을 다른 서비스에도 사용한다. 
 
볼로레그룹은 세계 최초의 공용 전기자동차 서비스로 꼽히는 오토리브의 운영업체로 선정된 뒤, 리옹이나 보르도 같은 다른 프랑스 도시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토리노, 미국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에서도 공용차 서비스 운영 계약을 수주해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오토리브가 고객 확보 차원에서 제공하는 각종 할인 혜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오토리브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재가입률도 89%로 매우 높은 편이지만, 신규 가입자가 재가입 때 50% 할인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여기에 25살 이하 이용자를 위한 특별요금제로 인한 손해도 크다. 그 결과 마케팅 프로모션 비용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12년 25만6천유로(약 3억2천만원)였던 프로모션 비용은 2014년 270만유로로 껑충 뛰더니 급기야 2015년에는 630만유로까지 치솟았다. 결국 지난 5년 동안 지출한 프로모션 비용은 1천만유로(약 122억원)가 넘는다. 프로모션에 이 정도로 막대한 비용을 썼으니 가입자 수가 급증한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설령 프로모션과 정보시스템 개발 비용을 제외한다고 해도 여전히 1억4500만유로(약 1780억원)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최근 오토리브 메트로폴과 볼로레그룹이 공동으로 결정한 이용 요금 인상만으로 과연 구멍이 메워질지 의문이다. 장밥티스트 슈미데는 “오늘날 현실적으로 재정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중교통 운영비의 최소 50%는 공적 자금으로 지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지방 택시의 경우에는 상당 부분 국민보험공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지방 택시는 영업의 상당 부분이 환자를 병원에 이송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볼로레그룹으로서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볼로레그룹은 1990년대 초 이후 에너지 저장 솔루션 개발에 뛰어들었다. 오토리브 서비스에 이용되는 블루카의 배터리도 20여 년에 걸친 개발의 결과다. 볼로레그룹 발표에 따르면, 볼로레가 20여 년 동안 배터리 개발에 투입한 자금은 17억유로에 달한다. 그리고 오토리브는 볼로레그룹이 개발한 배터리가 잘 작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홍보 수단이다. 이것이야말로 미국 회사 테슬라가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이기도 하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7년 2월호(제365호)
Autolib’: la poule aux oeufs de plomb
번역 민지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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