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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으로 성장한 할랄 시장
[Frost&Sullivan] 이슬람교도 할랄의 경제학
[83호] 2017년 03월 01일 (수) 강은주 eunju.kang@frost.com

이슬람 신자인 무슬림을 위한 ‘할랄’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급격히 증가하는 무슬림 인구는 할랄 산업 규모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비무슬림 소비자들도 식품을 비롯해 패션, 화장품, 의약품  분야의 할랄 산업에 관심을 보인다. 이제 할랄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은 전세계 공통 추세다. 글로벌 기업들의 할랄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시장 진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강은주 연구원과 함께 블루오션으로 성장하는 할랄 시장의 현황을 살펴봤다. 

강은주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연구원 
 
2016년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이슬람 종교 단체의 테러는 우리에게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었고, 이슬람교도인 무슬림 접촉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불교와 가톨릭, 개신교가 우세한 한국에서는 이슬람교와 무슬림의 존재가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세계 인구의 약 23%가 무슬림인 만큼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국과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에도 무슬림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할랄 시장의 성장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할랄’이란 무슬림에게 종교적으로 허용된 음식, 물건 등을 칭한다.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이다. 전세계 무슬림 인구는 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많이 거주하나 무슬림 인구의 5분의 1이 이슬람교가 국교가 아닌 나라에 분포한다. 
 
예를 들어 힌두교를 국교로 하는 인도에는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무슬림이 있으며, 중국에는 시리아보다 많은 이슬람교도가 존재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인구 대부분도 무슬림이며 중동 및 아프리카로부터 많은 이민자가 흘러들어온 프랑스나 영국에도 다수의 무슬림이 산다. 2017년 초에 발간된 <글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할랄 식품과 생활용품 소비가 2019년까지 연 10.8% 증가해 3조7천억달러(약 4224조7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할랄 시장은 식품, 화장품, 금융, 의류, 제약 및 백신, 개인 위생용품 등 다양한 산업에 퍼져 있다. 
 
비이슬람 국가의 다국적 대기업 또한 할랄 시장에 뛰어들 만큼 이 시장은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육류의 98%, 가공식품의 64%가 할랄화된 반면 제약은 30%, 화장품은 20%에 불과해 할랄 시장에 참여 할 기회가 여전히 존재한다. 
  
   
▲ 무슬림을 위한 할랄 산업이 블루오션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할랄 시장 진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6년 8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할랄 엑스포 코리아 2016’에서 관람객이 할랄 식품을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할랄 식품 규모 2900조원 
할랄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슬림 인구에 있다. 무슬림은 모든 종교 가운데 가장 높은 출산율을 자랑한다. 비이슬람 가임 여성이 평균 2.3명을 출산하는 데 비해 이슬람 가임 여성은 평균 3.1명을 낳는다. 높은 출산율 외에 이슬람교도의 젊은 연령 또한 할랄 시장이 성장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슬람교도의 평균연령은 모든 종교 신자와 견줘 7살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무슬림 인구는 2030년께 전세계인의 약 2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가처분소득이 높은 지역에 무슬림이 대거 살기 때문에 할랄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할랄 시장 가운데 식품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 <글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할랄 식품 규모는 2019년 약 2조5370억달러(약 29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에서 할랄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된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따르면 무슬림은 ‘하람’(무슬림의 금기 행위 -편집자)에 따라 알코올 및 돼지고기, 동물의 피로 만든 음식 섭취가 금지돼 있다. 단순히 돼지고기 금지뿐 아니라 가축을 도살할 때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도축된 염소, 닭고기, 소고기만 섭취할 수 있다. 도축시에도 ‘알라의 이름으로’라는 기도문을 외워야 하며, 가축에 전기 충격 등의 물리적 충격을 가해선 안 된다. 경동맥을 단칼에 끊어 고통 없이 죽은 고기만 섭취할 수 있다. 조리 설비와 식기 또한 하람 기준에 맞아야 한다. 도축하고 요리하는 사람은 반드시 무슬림이어야 한다. 할랄 식품은 생명 존중 사상을 바탕으로 한 도축법을 사용하고 도축 날짜를 표기한다. 
 
할랄 고기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도축, 가공, 유통돼 구제역이나 광우병에 감염된 가축을 섭취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비무슬림들에게도 인기다. 현재 비무슬림 국가인 미국,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할릴 식품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할랄 식품 시장은 규모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내에는 미국 뉴욕의 할랄 식품 푸드 트럭으로 시작해 지금은 세계적 체인이 된 ‘할랄가이즈’가 2016년 서울 이태원에 매장을 열고 할랄 식품의 대중화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에 앞서 2015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 도중 아랍에미리트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할랄 식품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라 그해 ‘할랄 엑스포 코리아 2015’가 개최되었고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가 할랄 도축장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55억원 예산 규모로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지만 국내의 수요와 무슬림 인력 부족으로 업무 추진이 더딘 상황이다. 
 
패션업계에서도 무슬림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할랄 의류는 돼지 가죽을 사용해선 안 된다. 미국 의류 브랜드인 DKNY는 2014년 라마단 기간에 맞춰 쿠웨이트 출신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라마단 라인’을 선보였으며 이어서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가바나, 스페인 브랜드 망고, 미국 브랜드 타미힐피거도 이 움직임에 동참했다. 일본 브랜드인 유니클로 또한 2016년 봄 미국 시장에서 무슬림 여성들을 위한 라인을 출시했다. 유니클로는 일본계 영국 출신 디자이너를 앞세워 소매와 하의가 긴 디자인의 무슬림 전통 의상을 내놨다. 이렇게 세계 여러 국가의 브랜드가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음식뿐 아니라 화장품에도 알코올이나 젤라틴 등 동물성 첨가물이 함유돼선 안 된다. 생산물 및 생산 설비를 청소할 때도 이슬람법에 따라 불순물로 간주되는 물질과 생산물을 분리해야 한다. 독일계 글로벌 화학회사 BASF는 2012년 할랄 화장품 원료 공급을 위한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발판으로 현재 가정용 세제, 입욕제 등 할랄 화학제품 145개를 생산하고 있다. 
 
   
▲ 최근 들어 비무슬림 소비자들도 패션을 비롯해 식품, 화장품 분야의 할랄 산업에 관심을 보인다. 한 시민이 서울 이태원의 한 무슬림 가게에서 히잡을 입어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류 관련 산업 투자 금지 
단순히 바르는 화장품만 아니라 향수에 들어가는 알코올도 금지 성분이기 때문에 할랄 향수가 따로 존재한다. 이러한 할랄 화장품 원료는 인도네시아와 중동의 이슬람 국가가 큰 시장이었으나 현재는 서양 국가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9년 할랄 화장품 규모는 391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업계에도 할랄이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은 소 또는 돼지 췌장에서 추출해 사용하는데 할랄 인슐린은 돼지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 경구용 알약에도 돼지 젤라틴을 넣은 캡슐을 사용해선 안 된다. 다만 의약품에 한해선 비발효성 알코올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다.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의 할랄 여부는 이슬람계에서 아직 의견 일치를 내지 못했다. 
 
할랄 제약에 대해서는 2011년 말레이시아가 최초로 의약품 및 건강보조식품에 관해 생산, 보관, 포장, 유통과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제약업계에서 할랄은 아직 30% 정도밖에 이뤄지지 않았고, 이슬람 국가에서 할랄 의약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말레이시아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삼은 할랄 제약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2015년 일동제약이 최초로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원료로 유산균 소화 영양제인 비오비타를 개발했다. 대웅제약, 인트론바이오 등도 2017년 들어 할랄 시장을 겨냥한 원료 인증에 나섰다. 
 
그 밖에도 여행산업에서는 할랄 음식을 필수로 제공하고 남녀가 분리된 스파·수영장 시설을 갖춘 숙박업소와 이를 취급하는 온라인 여행 예약 사이트도 있다. 금융업 또한 이슬람 교리에 따라 주류, 돼지고기 등과 관련된 산업에는 투자를 금지한다. 
 
2017년 한국의 대외무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여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에 따른 중국 수출 감소 등 정치적 이유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은 이미 할랄 식품 수출에 힘쓰고 있으며 불교도가 대다수인 타이도 할랄 시장의 잠재력을 감지해 할랄 수출 강국이 되었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할랄 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화장품을 필두로 제약, 패션 그리고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할랄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종교적 이슈가 아닌 상호 존중과 열린 마음으로 무슬림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은 고객 성장의 가속화를 위해 협력하는 ‘성장 파트너’로서 팀 리서치(TEAM Research), 그로스 컨설팅(Growth Consulting), 그로스 팀멤버십(Growth Team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평가·실행하는 성장 위주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5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6대륙 40개 이상 사무소에서 1천여 글로벌 기업,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 및 투자계와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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