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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 만에 1천만 명 사라진다”
[국내 이슈] 2017년, 인구구조 지각변동의 해
[81호] 2017년 01월 01일 (일) 김소연 dandy@hani.co.kr

2031년 한국 인구 정점 뒤 ‘자연 소멸’ 될 판… 특단의 대책 없인 못 막아

2017년부터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준다. 또 65살 이상 인구가 14살 이하 인구보다 많아진다. 한국 인구구조가 지각변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노령화와 저출산은 사회구조 자체를 흔든다. 노인인구가 늘면 젊은이의 부양 부담이 가중되고, 출산이 줄면 학교가 문을 닫아야 한다. 인구변동 속도가 유례없이 빠른 것도 문제다. 적응할 여유가 없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 결과는 기존 인구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때임을 보여준다. 어쩌면 일하고 그 성과를 나누는 방식 등 사회 운영 구조부터 새로 따져야 할지 모른다.

김소연 <한겨레> 기자
 
2017년부터 한국 인구구조의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지금까지와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는 얘기다. 노인이 아이보다 많아지고, 생산가능인구(15~64살)가 줄어든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 있다.
 
통계청은 최근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5년마다 한 번씩 발표하는데 출생·사망·국제이동 등 인구를 변화시키는 원인을 감안해 미래 인구를 추정한 지표다. 연기금이나 정부 재정 장기 추계, 잠재성장률 추산 등 경제·인구·재정 정책을 짤 때 기본 토대로 삼는다.
 
앞으로 50년 동안 인구구조는 어떻게 변할까.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인구 고령화가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동시에 경제활동의 핵심 동력인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하다.
 
당장 2017년부터 65살 이상 고령인구는 유소년(0~14살) 인구보다 많아진다. 고령인구는 2016년보다 32만 명 늘어난 708만 명, 유소년 인구는 같은 기간 11만 명 줄어든 675만 명이다. 이후로도 고령인구는 급속히 늘어나 65살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15년 12.8%에서 2018년 14% 문턱을 넘어 한국이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2025년엔 20.0%까지 치솟아 초고령사회로 들어서고 2065년엔 42.5%에 이르게 된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태어난 1960년대 일반적인 피라미드 형태였던 인구구조는 현재 40~50대가 많아지는 항아리 형태를 거치고 있다. 앞으로 60대 이상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역삼각형 항아리 모습으로 변화한다. 노인이 많아지면서 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복판에 있는 ‘중위연령’은 1980년 21.8살에서 2015년 40.9살로 높아졌다. 2035년(51.2살) 50살을 넘어 2065년엔 58.7살로 60살에 가까워진다.
 
한국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는 게 특징이다. 2000년 고령화사회(65살 이상 인구 7% 이상)로 진입한 뒤 2025년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때까지 기간이 25년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에선 이 기간이 7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은 2015년(12.8%)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낮지만, 2065년(42.5%)에는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 자료 통계청
 
베이비붐 세대, ‘예고된 불행’  
기대수명도 5년 전보다 늘었다. 2011년 발표에선 2015년 기대수명이 남성 78.2살, 여성 85살로 예측됐으나 각각 79살, 85.2살로 조금씩 늘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국민연금 지급액과 건강보험 부담도 증가한다. 지금도 사회보험 재정은 불안정하다. 정부는 2015년 ‘2060년 장기 재정 전망’을 발표하면서 사회보험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건강보험은 2025년 누적 수지가 적자가 되고, 국민연금은 2060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은 우리에게 또 한 번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은 ‘주요 선진국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및 고령화에 따른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20년을 기점으로 생산가능인구 연령에 속했던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65살 이상) 진입을 시작하면서 경제·사회적 부담이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어느 세대보다 인구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고령인구로 접어든다는 얘기다. 생산가능인구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1.6%였지만 2024년에는 11.9%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은퇴연령인구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비중은 2019년 31.9%, 2024년 55.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행복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결론은 암울하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2014년 베이비붐 세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은퇴자금을 충분히 준비했다’는 응답은 6.1%에 그쳤다. 2014년 기준 한국 65살 이상 노인 빈곤율(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50%에 못 미치는 비중)은 48.8%로 프랑스(3.5%), 독일(8.4%), 미국(20.6%) 등보다 훨씬 높다. 보고서는 “현재 고령층의 전반적인 여건이 주요 선진국보다 좋지 않다”며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층 진입을 고려하면 고령층의 여건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도 큰 고민이다. 이미 한국은 ‘만성적 저출산국’이다.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2014년 기준)다. 한국(1.21명)은 회원국 평균치(1.68명)를 한참 밑돈다. 2001년 출산율이 1.3명 아래인 ‘초저출산 사회’로 진입한 뒤 이를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다. 회원국 중 초저출산 현상을 경험한 10여 개국 가운데 여기서 한 번도 탈출하지 못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 상황에서 출산율이 5년 전 추계 때보다 더 낮아졌다. 통계청은 2011년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하면서 2015년 출산율을 1.28명으로 예상했으나 이번에 1.24명으로 0.4명 줄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수십조원을 투입하지만 별 실효성이 없다는 얘기다.
 
예전 출산율 회복해도 출생자는 절반
흔히 저출산을 얘기할 때 ‘출산율’을 따지지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출생아 수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인 1970년생은 출생자가 100만7천 명이었지만, 2015년생은 43만8천 명으로 반토막 났다. 예전 같은 비율로 사람들이 결혼하고 여성이 아기를 낳더라도, 태어나는 아이 수가 반이 된다는 의미다.
 
아이 수가 줄어들면서 학령인구(6~21살)에도 영향을 끼친다. 학령인구는 2015년 기준 892만 명에서 2025년엔 708만 명으로 10년 사이 184만 명이나 감소한다. 특히 대학생은 94만 명이 줄면서 대학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될 것이다. 2050년엔 600만 명 아래로 줄어든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번 추계에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학령인구가 10년 안에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인구구성을 봤을 때 가장 심각한 것은 생산가능인구 위축이다. 고령인구가 많더라도 이들을 부양할 생산가능인구가 버티고 있다면 큰 문제는 없다. 당장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인구로 진입하는 2020년대엔 연평균 34만 명, 2030년대는 44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짊어질 부양비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지속 가능한 국가 운영을 위해서라도 장기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할 인구(유소년·고령 인구)인 총부양비는 2015년 36.2명에서 2035년 66.8명, 2055년 94.2명, 2059년엔 1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생산가능인구 한 명이 노인 또는 아이 한 명을 책임져야 하는 ‘1대1 부양 시대’로 접어드는 셈이다. 한국의 총부양비는 2015년 36.2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나, 2065년(108.7명)에는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 2017년부터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준다. 또 65살 이상 인구가 14살 이하 인구보다 많아진다. 노령화 대책은 이제 근본적 재검토가 시급하다. 노인 일자리 지원 사업 창구에서 이력서를 쓰는 노인들. 연합뉴스
 
인구도, 마을도 함께 사라지고 
인구의 자연 감소도 본격화한다. 2029년부터 사망자(41만3천 명)가 출생아(41만2천 명)보다 많아져 자연적으로 인구가 줄어든다. 총인구는 2031년 5296만 명에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선다. 50년 뒤인 2065년에는 1990년 수준인 4300만 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순이동 등 인구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중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가정할 때의 추계다. 인구성장이 더 낮아진다면, 인구 정점은 2023년(5168만 명)으로 불과 7년 뒤가 되고 2065년에는 1977년 수준인 3666만 명까지 줄어든다. 앞으로 100년 뒤인 2115년 우리나라 인구가 2015년의 절반 수준인 2582만 명이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마을도 사라질 위기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이 전국 3482곳 읍·면·동의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산출한 결과를 보면, 전국 읍·면·동 중 3분의 1이 넘는 1383곳이 30년 뒤 사라질 수 있는 소멸위험 지역에 포함됐다. 이 중 708곳은 0.2 미만인 ‘소멸 고위험 지역’이다. 지방소멸위험지수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2016년 7월 기준)를 바탕으로, 젊은 여성 인구를 노인인구로 나눈 값이다. 1.0을 밑돌면 ‘쇠퇴 시작 지역’, 0.5 미만이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 소멸 위험 지역은 특별한 반전 계기가 없으면 30년 뒤 지역이 사라질 위험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가 2031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한다. 2032년부터 2065년까지 33년간 인구 1천만 명가량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며 “적극적인 이민 정책, 이주노동 문제로 (인구 감소를) 좀 완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단기적 보완책”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결국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저출산을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다. 실효성 있는 강력한 저출산 대책이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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