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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 두 번 우는 ‘관광대국’ 프랑스
[ Business] 프랑스 관광산업의 위기
[81호] 2017년 01월 01일 (일) 장 생마르크 economyinsight@hani.co.kr

잇따른 테러로 주요국 관광객 급감… 장기적으로 관광산업 체질 바꿔야 경쟁력 갖춰 

세계 제일의 관광대국 프랑스가 잇따른 테러로 관광객 급감이라는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보다 지출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2016년 여름 니스 테러처럼 관광객을 표적으로 한 테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프랑스 관광산업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관광객 안전을 위해 지원금 4300만유로를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 관광산업이 되살아나리라고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바가지’ 근절, 인터넷 적극 활용 등으로 체질을 바꿔야 프랑스 관광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장 생마르크 Jean Saint-Marc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2016년 7월14일 프랑스 유명 관광지 니스 해변의 ‘영국인 산책로’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트럭 테러로 관광객을 포함한 80여 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자 니스의 모든 호텔에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호텔 안내데스크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테러 다음날에 숙박 예약이 잇달아 취소되는 등 니스 호텔 업계는 테러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았다. 니스호텔산업연맹 회장이자 니스의 중저가 호텔 세르보텔생뱅상(Servotel Saint-Vincent) 대표인 드니 시폴리니는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예약이 전부 취소되는 바람에 7월15일엔 호텔이 말 그대로 텅텅 비었다. 8월과 9월에도 달라진 건 그리 없었다. 사실, 우리 호텔뿐만 아니라 니스의 많은 호텔이 어려운 상황이다. 니스에 호텔이 350개 있는데 그중 60곳에서 사회보장분담금 분할 납부를 신청했을 정도다.” 
 
이보다 앞서 파리 호텔 업계도 유사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바로 2015년 11월13일 프랑스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파리 동시다발 테러 때문이다. 파리 호텔 업계는 니스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어쨌든 파리와 니스라는 프랑스 관광산업 양대 기둥이 주춤하면서 2015년 말 이후 프랑스 관광산업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보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심각하다. 2015년 여름 외국 관광객의 프랑스 호텔 숙박 일수는 2015년 여름보다 290만 일 줄어 5.7% 감소율을 보였다. 일본, 중국, 미국 등 먼 나라 관광객이 가장 많이 줄었는데 그렇다고 이들 나라 관광객만 프랑스를 외면한 것은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이탈리아나 스위스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이런 현상은 업계의 걱정을 사고 있다. 외국 관광객이야말로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예로 남동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지역에서 외국 관광객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액이 114유로(약 14만원)인 반면, 프랑스 관광객의 1일 평균 지출액은 53유로다.
  
   
▲ 세계 제일 관광대국 프랑스가 잇따른 테러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광산업 붕괴를 걱정하고 있다. 사망자 84명을 낸 트럭 테러 발생 이후 첫 일요일인 2016년 7월17일 평소 관광객과 시민으로 가득 찼던 니스 해수욕장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일본·중국 등 먼 나라 관광객 급감
이에 대해 경제학자이자 국제관광산업 전문가 프랑수아 벨라는 테러 발발 직후 관광객이 급감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만약 이 상황이 지속되면 문제가 된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은 테러 사실을 빠르게 잊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업계에선 테러가 발생하더라도 관광산업의 순간적 위축은 있을지언정 회복력이 빠른 편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2000년 미국 연구자 2명이 28개국에서 발생한 테러 70건을 대상으로 테러가 관광산업에 미친 영향을 비교·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를 보면 테러 70건 중 대부분은 관광객 급감을 불렀으나 이 현상이 지속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전체 조사 대상 테러 중 3.2%만 해당 국가의 관광산업에 12개월 이상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2001년 9월11일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는 단일 테러 사건으로는 드물게 상당히 오랫동안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줬다. 세계여행산업회의(WTTC)가 2015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방문 관광객 수가 9·11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5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반면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는 단 몇 주 동안 관광객 감소를 유발했을 뿐 스페인 관광산업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2005년 영국 런던 테러 역시 관광객 수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국 9·11 테러를 예외 사례로 본다. 프랑수아 벨라 역시 같은 국가에서 반복적으로 테러가 일어나는 상황이 문제라고 설명한다. 아브라함 피잠과 알리자 플레이셔는 2002년 이스라엘 상황을 분석한 논문에서 한 번으로 끝나는 테러는 심지어 피해 규모가 큰 테러라도 연쇄 테러보다 관광산업에 덜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입증해 보였다. 피잠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 논문의 결론이 프랑스 현재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오늘날, 관광객은 어떤 국가라도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테러가 특정 국가에서 자꾸 일어나면 결국 관광객은 그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연쇄테러 여파는 오늘날 이집트 관광산업의 후퇴가 보여주는 것처럼 관광객이 테러로 희생될 때 더욱 커진다. 실제 이집트에선 의도적으로 관광객을 노린 테러가 자주 발생했다. 이집트 관광산업은 지난 5년 동안 불안한 정치 상황과 빈번한 테러로 인해 크게 위축됐다. 이집트 관광 당국에 따르면 2010년 관광객 1410만 명이 이집트를 찾았지만 2015년에는 34% 감소한 930만 명에 그쳤다. 튀니지 상황도 비슷하다. 2015년 3월 튀니지에선 바르도 박물관 테러로 사망자 24명이 발생했는데 그중 21명이 관광객이었다. 이후 튀니지 방문 관광객 수는 크게 감소했다.
 
물론 프랑스 상황이 이집트에 비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프랑스와 주변국에서 긴 시간에 걸쳐 테러가 여러 번 일어났고, 특히 니스에선 상당수 희생자가 관광객이었다. 따라서 프랑스 관광산업의 미래가 걱정스러운 것이다.
 
프랑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 관광산업은 약 13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전체 고용인구의 4%가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파리호텔산업연맹 공동회장 에블린 마에는 관광객 급감 현상이 심상치 않다고 걱정한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도 관광산업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음을 인정했다. 프랑스 관광업계는 정부에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임박한 테러 공격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외국에 알리는 신호처럼 작용하므로 프랑스 관광산업이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비상사태 발동 기간을 2017년 대선 때까지 오히려 연장했다. 그러면서 업계를 달래기 위해 내놓은 것이 4300만유로(약 530억원)의 지원금이다. 우선 1차 지원금 1550만유로는 주요 관광지의 치안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관광산업에 1100만유로의 경제적 지원금을 제공할 예정이며, 2017년에는 약 570만유로의 바캉스 쿠폰을 발행해 저소득 퇴직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 프랑스 관광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막는다고 하소연한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2016년 9월 파리에서 테러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REUTERS
 
관광객은 많고, 수입은 적고
정부는 특히 ‘관광 프랑스’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정부 정보부처와 프랑스관광공사 ‘아투 프랑스’(Atout France)는 새로 편성된 1050만유로를 무기 삼아 내·외국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당국의 홍보 캠페인은 특히 인터넷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드니 시폴리니 세르보텔생뱅상호텔 대표는 “돈을 준다니 받기는 하겠지만, 액수가 너무 적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 자영업자연합 회장 디디에 세네도 정부가 이번에 약속한 1천만유로를 추가해도 스페인관광공사 ‘투레스파냐’ 예산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경제학자 프랑수아 벨라는 정부 계획이 손쉬운 해법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문제가 생기면 신속히 대처하지만 프랑스 관광산업의 근본 문제인 ‘공급’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 관광산업이 테러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 위기는 프랑스 관광 경쟁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더 악화시키고 있다. 
 
비록 프랑스는 2015년에도 84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아직 관광객 수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지만, 관광수입만 따지면 미국·중국·스페인에 이어 4위다. 이에 대해 프랑수아 벨라는 관광객이 다른 나라보다 프랑스에서 더 짧게 머물고 더 적게 지출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관광컨설팅 회사 프로투리슴의 디디에 아리노 대표는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가격 대비 질을 높이고, 관광객 바가지 씌우기 같은 사기 행각을 줄이고, 인터넷을 더욱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0년 전 아리노 같은 컨설턴트들이 관광산업에도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 업계에선 코웃음을 쳤다. 지금은 사정이 바뀌었다. 호텔업계는 예약 서비스를 인터넷 업체에 외주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고, 그 결과 부킹(Booking)이나 익스피디아(Expedia) 같은 온라인 여행사에 수수료를 내고 있다. 또한 에어비앤비(Airbnb)나 아브리텔(Abritel)처럼 호텔보다 더 유연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심지어 잇단 테러에도 2016년 7월 에어비앤비 이용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6년 12월호(제363호)
Alerte rouge sur le tourisme
번역 민지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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