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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상 뒤에서 되뇌는 소망
[곽윤섭 기자의 '포토 인']
[80호] 2016년 12월 01일 (목)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올해 초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실을 새 단장 하면서 그동안 수장고에 보관하다 첫선을 보이는 유물을 여럿 전시하기 시작했다. 그중에 ‘원주출토 철조아미타불좌상’도 있다. 일제강점기 강원도 원주의 들판에서 출토된 것이다.

아미타불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란 염불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미타불에 귀의한다는 뜻이다. “나무아미타불…”을 염송만 해도 서방정토에 왕생할 수 있다 하여 기독교도의 입에 붙은 “하느님 아버지”만큼 보편적으로 쓰인다. ‘아미타불’이 들어가는 또 하나 유명한 구절은 ‘도로아미타불’이다. ‘십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라 해서 오랫동안 공들여 염원했던 일이 한순간의 실수, 과오로 아무 소용 없게 된 경우를 비유한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이 아미타불의 등엔 세월의 탓이겠지만 큰 구멍이 뚫려 있다.

얼굴은 별로 나오지 않고 사람들 등을 찍은 사진집이 있다. 에두아르 부바가 찍은 사진에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가 쓴 글이 담긴 사진에세이집 <뒷모습>은 사진과 글 중 어느 한쪽이 밀리거나 압도하지 않고 조화를 이룬 대표적 협업 작품이다. 고양이 뒷모습, 파리의 이면 사진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 뒷모습을 담고 있다. 이 사진집을 보면 앞모습은 어떤 표정인지 궁금하지만 뒷모습도 말을 한다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투르니에는 서문에서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고 썼다. 등은 상대방을 의식하지 못하니까 진실만을 보여준다. 뒷모습은 울림이 강하다.

고려실에 들어서면 이 부처님의 정면과 먼저 마주친다. 부처님 얼굴은 오만 가지로 읽힌다. 최근 몇 달 사이 네 번 이상 이 부처님을 보고 왔다. 처음엔 푸근한 표정으로 보였지만 엊그제 마지막으로 본 모습은 우는 듯 보였다. 그러다가 구멍이 뻥 뚫린 부처님 등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2016년 한 해가 기울어가는 시점에 100만 개 촛불이 타올랐다. “나무아미타불” 하다가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게 아닐까 두렵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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