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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슈] “면세점 잡아라” 오너들의 ‘강남대첩’
막 오른 면세점 3차전 관전 포인트
[79호] 2016년 11월 01일 (화) 박진영 jyp@mt.co.kr
‘황금알 낳는 거위’를 잡기 위한 ‘면세점 3차 대전’의 막이 올랐다.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에 대기업 몫인 세 자리를 놓고 호텔롯데·SK네트웍스·HDC신라면세점·현대백화점·신세계DF 등 다섯 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가운데 네 기업이 강남권을 선택해 ‘강남대첩’이 예고된다. 이들은 앞으로 10년간 신규 면세점 티켓 발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특허 입찰전에 임하고 있다. 특히 국내 면세점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면세점 추가 특허 경쟁은 각 그룹 총수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될 전망이다.
 
박진영 <머니투데이> 산업부 기자
  
2016년 10월4일 신청 마감된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입찰에 호텔롯데·SK네트웍스·HDC신라면세점·현대백화점·신세계DF가 참여했다고 관세청이 밝혔다. 기존 면세점 업계 대표 기업은 물론 백화점 업계 큰손까지 모두 뛰어들며 대기업 오너들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펼쳐진다. 서울 네 장 중 대기업에 할당된 세 장의 특허권을 놓고 네 기업이 강남권을 선택해 ‘강남대첩’이 예상된다.
   
▲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에 대기업 몫인 세 자리를 놓고 5개 기업이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2016년 8월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면세품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면세점 전쟁은 이미 2015년 7월 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선정된 1차 대전, 같은 해 11월 신세계와 두산이 사업권을 얻은 2차 대전이 치러졌다. 이번 3차 대전의 선두 주자는 2015년 말 시내 면세점 특허 재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 잠실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이다.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는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의 사업권을 되찾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두 기업은 2015년 입찰에서 사업권을 신규 사업자에 내주고 2016년 5~6월 영업을 중단했다.
 
롯데면세점은 27년간 월드타워점의 전신인 잠실점 시절부터 쌓아온 운영 노하우, 롯데월드타워의 랜드마크로서 매력을 강조한다. 입찰 사업계획서 제출 당일 새벽에는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와 직원 100여 명이 롯데월드타워 123층에 올라가 재취득 의지를 다지는 출정식을 열고 가장 먼저 서류를 관세청에 제출했다.
 
롯데 쪽은 월드타워점에 3천억원대 비용을 투자했으며 영업 중단 직전인 2016년 상반기에만 38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국내 3위 면세점이라고 설명했다. 잠실·송파 지역의 문화유적을 비롯해 월드타워 내 아쿠아리움, 멀티플렉스, 롯데월드어드벤처 등과 연계해 최대 규모의 관광 허브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월드타워 완공시 3만m²(9075평) ‘초대형 면세점’을 구축해 관광 명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장선욱 대표는 “월드타워점은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 1위의 롯데면세점 브랜드 파워와 지난 27년간의 성공적 운영을 통해 국내 3위로 발돋움했다”며 “경쟁자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을 사업계획서에 담았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서울 시내 유일한 복합리조트형 면세점으로 역시 24년 이상의 운영 역량을 앞세웠다. 특히 향후 5년간 6천억원을 대규모 복합리조트 스파 조성 및 지역 상권에 투자하고,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을 능가하는 관광명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아 이목을 끌었다.
 
1200억원이 투입될 리조트에는 170m에 이르는 인피니티 풀, 온천수가 흐르는 실내외 수영장, 계단형 가든 스파, 한강 조망 공원 전망대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강과 아차산을 배경으로 호텔, 카지노, 외국인 전용 스크린 경마장 등이 어우러져 세계 관광객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면세점 매장은 총면적 1만8224m²(5513평), 순수 매장 면적 1만4313m²(4330평)로 1660평 매장을 운영한 기존 시설보다 공간을 2배 이상 확장할 예정이다. 구매 객단가가 높은 큰손 ‘유커’(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방점을 두고 시계·보석 부티크 매장의 특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IT’ 신라, ‘대형 럭셔리’ 현대
HDC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은 모두 삼성역 일대 부지를 선정하며 맞붙는다. 기존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위치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은 2015년에 이어 또 한 번 입찰에 참여했다. 면세점 후보지는 삼성동 현대아이파크타워를 점찍었다. 삼성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에 특화된 ‘디지털 혁신 면세점’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들고나왔다.
 
HDC신라면세점은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기술을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이고 삼성SDS의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도 매장에 구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이 자신의 취향을 입력하고 ‘MR 피팅룸’에 들어서면 인공지능이 가장 적합한 패션을 제안해주고, 관광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호 여행지와 맛집 코스 등을 안내해준다. 이를 통해 자유롭고 특색 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젊은 관광객을 주요 대상으로 한 면세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평가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가 배정된 ‘특허구역 관리 역량’과 ‘경영 능력’ 면에서 모기업 호텔신라 신라면세점과 2015년 영업을 개시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운영 경험 등으로 높은 경쟁력을 지녔다고 자평한다.
 
현대백화점은 다섯 기업 중 유일하게 면세사업 진출 경험이 없는 사업자다. 2015년 입찰전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신 만큼 이번 도전에 전사적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30년의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가진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영 역량을 강조한다. 면세점에서도 백화점을 운영하며 쌓아온 파트너십으로 최고 수준의 명품 브랜드 유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대형 럭셔리 매장’을 콘셉트로 잡았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루이뷔통·에르메스·샤넬을 비롯한 대형 명품 유치는 면세점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고객 유입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현대백화점은 참여 대기업 5곳 중 가장 높은 자기자본비율과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갖고 있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고 강조한다. 또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관광특구로 컨벤션센터, 특급호텔, 카지노,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등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보유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DF는 서초구 반포로 센트럴시티 중앙부에 약 1만3500m²(4100평) 규모의 면세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 국내 최대 복합생활문화공간 센트럴시티(43만2천m²)의 인프라를 자유롭게 오가며 원스톱 관광과 쇼핑을 즐기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서도 티켓을 따내 2016년 5월부터 명동점 영업을 하고 있다. 부산과 서울에서의 면세점 운영 경험과 신세계백화점의 상품기획 및 마케팅 역량 등을 강조할 전망이다.
  
   
▲ 2015년 말 시내 면세점 특허 재심사에서 탈락한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사업권을 되찾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2016년 5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면세점에 영업 종료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오너 일가의 자존심 건 승부
이 기업들은 심사·선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2016년 12월 초까지 사업계획서와 주요 전략을 추가로 공개하며 홍보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말부터 문을 연 신규 면세점들이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내놓고 있지만 주요 사업자들이 모두 면세시장의 중장기 성장성, 시장점유율 방어 측면에서 신규점 출점에 베팅했다. 면세점 특허 기간을 장기화하는 법도 추진돼 사실상 ‘막차’가 될 수 있다는 절박함도 작용했다.
유통업계 ‘강자’들이 모두 뛰어든 만큼 오너들도 자존심을 걸고 각오를 다진다. 2015년 워커힐면세점 사업권 재취득에 실패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면세 특허를 잃은 뒤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공격 경영으로 정면 승부하라’고 강조하셨던 선친의 말씀을 되새겨 특허 획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면세사업 진출에 대해 몇 달 전부터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시장으로 관심이 많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신규 면세점 특허 취득 ‘2연승’에 도전해 ‘중구~용산~강남’을 잇는 ‘듀티 프리(Duty-free) 벨트’ 완성에 의지를 드러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또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민감한 시기에도 면세점 사업권 재취득에 관심을 쏟고 있다. 2016년 말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려면 면세점 몫이 크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풍부한 역량을 갖춘 롯데면세점의 장점을 내세워 좋은 결과를 얻어내자”고 대표 및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면세사업 진출 도전에 대한 각오가 상당하다. 정 회장은 “1년간 치밀하게 준비한 만큼 반드시 면세점 특허를 획득해달라”고 입찰전에 참여하는 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사업자는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르면 12월 중순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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