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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슈] 판 커진 ‘스마트폰뱅킹’ 무한경쟁 돌입
은행권 ‘모바일뱅킹’ 대전
[77호] 2016년 09월 01일 (목) 김준기 economyinsight@hani.co.kr

거래금액 하루 3조원 돌파하며 금융거래 대세 자리매김…
은행들 관련 시장 선점에 사활

은행권에서 ‘모바일뱅킹’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보기술 발전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시대가 됐다. 단순한 거래내역 조회나 자금이체를 넘어 대출이나 자산관리, 환전 등 복잡한 금융 업무도 모바일뱅킹으로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홍채나 지문 등 생체 인증을 통해 공인인증서 없이도 간편하게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 은행 영업점이 사람들의 손바닥 안으로 옮겨온 것이다. 주요 은행들은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제히 모바일뱅킹 플랫폼(애플리케이션)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뱅킹 플랫폼은 은행 업무뿐 아니라 메신저나 일정관리, 자동차 등의 상품 구입까지 다양한 생활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준기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금융사 영업의 무대가 인터넷이나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금융거래 중 영업점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나머지는 온라인 등 비대면 거래이며 이 중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이 급증세를 보인다.

한국은행이 2016년 7월 발표한 ‘2016년도 2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을 보면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7360만9천 명(여러 은행 모바일뱅킹 중복 가입자 포함)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935만5천 명)에 비해 6.1% 늘어난 수준이다. 모바일뱅킹의 이용 실적은 가입자 이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 2분기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5284만4천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21만3천 건)에 비해 28.2% 급증했다. 모바일뱅킹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은 3조786억원으로 사상 처음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4364억원)에 비하면 1년 만에 26.4% 증가한 규모다.

   
▲ 모바일뱅킹이 금융거래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주요 은행들은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모바일금융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연합뉴스
전체 인터넷뱅킹에서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도 61.3%에 달해, 이제는 PC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은행 고객이 훨씬 더 많아졌다. 경기 부진과 초저금리 상황의 지속으로 금융산업이 전반적으로 정체된 가운데 모바일뱅킹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다보니 은행들은 모바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2016년 8월10일 NH농협은행이 ‘올원뱅크’를 선보이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모바일뱅킹 플랫폼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뱅킹 플랫폼은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밀착형 서비스도 다양하게 구축해놓고 있다. 일단 고객들을 끌어들여야 수익 창출 기회도 열리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내놓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이 2015년 5월 출시한 ‘위비뱅크’는 지금까지 90만 건가량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의 메신저 서비스를 내세운 ‘위비톡’ 가입자도 120만 명이 넘는다. 위비뱅크는 ‘위비모바일대출’이라는 은행권 중금리 대출 상품을 판매해 2016년 6월 말까지 약 900억원(2만5천 건)의 실적을 올렸다. IBK기업은행의 모바일뱅킹 플랫폼 ‘아이원(i-ONE)뱅크’는 조회·이체 등의 금융거래는 물론, 로봇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의 ‘써니뱅크’는 환전 서비스와 자동차금융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환율 우대는 물론 예약 환전 기능까지 있는 써니뱅크의 환전 서비스는 이용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써니뱅크의 자동차금융 ‘써니 마이카 대출’은 은행 방문 없이 자동차 구입 현장에서 바로 대출이 가능하고 중고차 허위 매물을 걸러주는 기능도 있다.
 
   
 
우대금리 제공 등 각종 부대 혜택

KEB하나은행의 ‘원큐(1Q)뱅크’는 은행권 최초로 지문 인증으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일부 국가에 한정되지만 수취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간편하게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용자들이 메인 화면에 자주 사용하는 메뉴를 7개까지 선택·배치할 수 있어 편리하다. KB국민은행이 2016년 6월 내놓은 ‘리브(Liiv)뱅크’는 금융과 생활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각종 모임이나 경조사 관리, 기프티콘 선물하기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리브머니 보내기, 리브출금 등 인증서와 보안매체 없는 간편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의 ‘올원뱅크’는 농협금융 모든 계열사와 핀테크 기업까지 참여한 오픈 플랫폼 모델이다. 올원뱅크를 통해 예금과 대출 등 은행상품은 물론, NH농협손해보험의 여행자보험 가입, NH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의 대출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상대방 전화번호만 알아도 바로 송금이 가능한 ‘토스간편송금’ 등 핀테크 기업들의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된다.

은행들은 모바일뱅킹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현금으로 인출이 가능한 포인트나 우대금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은 통합멤버십 제도를 통해 금융거래 때 고객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있다. 2015년 10월 가장 먼저 도입된 KEB하나은행의 통합멤버십 ‘하나멤버스’는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6개 계열사의 포인트를 통합한 것이다. 고객은 금융거래를 통해 적립한 포인트로 영화 보기나 커피 마시기, 해외여행 등에서 할인받는 것은 물론,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모든 하나멤버스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SSG머니(신세계), CJ ONE, OK캐쉬백 등 다른 멤버십과 포인트를 교환·합산할 수도 있다.

2016년 6월 시작된 신한은행의 통합멤버십 ‘신한판(FAN)클럽’은 주식 투자 정보 제공 등 금융서비스는 물론 운세, 게임, 웹툰 등 부가 서비스도 재미가 쏠쏠하다. 적립한 포인트는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외에 아모레퍼시픽,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신세계 등에서도 쓸 수 있다. 신한카드 올댓쇼핑을 이용하면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해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이 2016년 7월부터 시작한 ‘위비멤버스’는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을 통해 지인에게 포인트를 손쉽게 선물하거나 받을 수 있다. 출시를 앞둔 온라인 쇼핑몰 ‘위비장터’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인터파크, 지마켓, 옥션, 신세계, 롯데 등에선 포인트로 바로 결제가 된다. KB국민은행도 2016년 9월 중 ‘KB멤버스’라는 통합멤버십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 멤버십 모두 적립된 포인트를 은행 계좌에 현금으로 넣어주는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멤버스와 위비멤버스 이용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포인트를 현금으로 찾는 것도 가능하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015년 12월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에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써니뱅크는 환전 서비스와 자동차금융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은행들은 모바일뱅킹 관련 상품에 우대금리도 적용한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에서 최대 0.4~0.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위비 꿀마켓 예·적금’ 상품을 운용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올원뱅크에 0.4~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인터넷·스마트폰 전용 예·적금 상품을 탑재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하나멤버스 회원에 가입하고 하나멤버스 앱에 로그인, 하나멤버스 마케팅에 동의할 경우 항목당 0.1%포인씩 최대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19~35살 청년들을 대상으로 신한판(FAN)클럽 가입시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신한 청춘드림 적금’을 내놓았다.

은행권의 모바일뱅킹은 생체 인증 기술까지 적용되면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2016년 7월19일 정식 출시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구현된 홍채 인식 기능을 활용한 ‘홍채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 갤럭시노트7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삼성패스 기능으로 로그인 및 각종 이체 거래시 공인인증서가 아닌 홍채 인증을 통해 본인 인증을 할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 기업은행 등은 지문 인증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모바일뱅킹 로그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공인인증서를 이용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에 지문만 갖다 대면 본인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무리한 실적 경쟁으로 신뢰도 하락 우려

은행권이 모바일뱅킹 시장을 놓고 전면전에 들어가면서 무리한 실적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은행은 ‘직원 1인당 가입자 200명’식의 할당을 내리기도 했다. 은행들은 고객이 모바일뱅킹 플랫폼에 가입할 때 추천한 직원의 사번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실적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한 은행은 고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멤버십 가입 유치를 하다 교사·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고 철수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고객들은 모바일뱅킹이 마음에 들어 가입하기보다 은행 직원의 부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이용은 하지 않는 ‘허수’ 고객이 늘어나기도 한다. 특히 노인 등 모바일뱅킹에 익숙지 않은 고객도 무차별적으로 가입시켜 자칫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무리한 실적 경쟁이 불완전 판매로 이어지면서 모바일뱅킹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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