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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st&Sullivan] 1mm 로봇이 인체를 누빈다
의료용 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나
[77호] 2016년 09월 01일 (목) 홍성훈 economyinsight@hani.co.kr

로봇 관련 기술이 제조업에서 의료산업으로 진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의료용 로봇이 차세대 슈퍼 히어로로 각광받는 이유는 ‘크기’다. 인체 내부를 탐험하듯 돌아다니는 로봇을 상상해보자. 일반 기계나 로봇이 접근할 수 없는 국소 부위까지 쉽게 갈 수 있다. 특히 나노 기술과 바이오 기술, 미세 전자기계 제어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지름 1mm 이하 로봇 제작이 가능해졌다. 의료용 마이크로로봇은 전자기 구동 시스템을 이용해 원하는 위치로 이동하거나 혈관 속에 치료제를 주입하는 등 신체 내부에서 작업을 수행한다. 홍성훈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컨설턴트와 함께 의료용 로봇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살펴본다.

홍성훈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컨설턴트

19세기 공상과학소설과 20세기 공상과학영화의 단골 소재인 로봇은 21세기 현재,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다. 전자공학, 생체 움직임 복제, 인공지능 등 로봇 관련 기술이 급격히 발전해 로봇은 현대인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과거부터 로봇이라는 말을 들으면 영화 <휴머노이드>(1979)에 나오는 인간의 모양새를 한 로봇, 혹은 <백투더퓨처>(1985)에 나오는 자동으로 주유해주는 산업용 로봇의 이미지가 대중적으로 각인돼왔다. 하지만 로봇은 21세기 제조업뿐만 아니라 의료산업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과거 로봇의 움직임으로 묘사되던 삐거덕거리며 투박한 움직임의 로봇이 아닌, 인간만이 구현 가능하다고 믿는 정교한 움직임의 수술로봇이 상상 속에서 현실로 나와 상업화했다. 20세기 공상과학영화 <백투더퓨처 2>(1989)에서 2015년에 쓰이는 걸로 묘사한 로봇으로 이루어진 인공팔 또한 의료용 로봇골격 기술로 상용화됐다.

   
▲ 지름 1mm 이하 로봇은 국소 부위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고난도 수술에 주로 사용된다. 초소형 로봇을 이용한 수술 모습. REUTERS
수술용 의료로봇의 대명사인 ‘다빈치’(da Vinci)를 통해 로봇수술 시스템이 등장한 이후 의료용 로봇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왔다. 다빈치 수술 시스템이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이후 2014년까지 전세계에서 이루어진 다빈치 수술 시스템을 활용한 수술 건수는 200만 건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빈치 수술 시스템은 컴퓨터와 로봇 기술을 응용한 로봇 보조 복강경·흉강경·내시경 수술이다. 최소 절개 수술 방법을 통해 환자의 생체에 가하는 상해를 줄여 오늘날 전립선 절제, 암, 심장판막, 위장, 산부인과 수술 및 기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공장서 수술실로, 상상서 현실로

수술용 로봇 기술이 발전하고 수요가 늘어나 최근 의료기기 관련 기업들은 원격 진료 및 모니터링, 정밀수술 등의 기능이 개선된 더욱 진보적인 로봇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기술이 발전해 많은 수술이 로봇 활용 방식으로 수행되며 이는 더 빠른 환자의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가져왔다.

오늘날 의료용 로봇 기술은 환자 진단, 고난도 수술 보조, 이미징 시스템, 방사선 치료 등 여러 의학적 처방과 응용 분야에 사용된다. 짧은 수술 시간과 효율성, 정밀성을 가진 의료용 로봇 시장은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현재 의료용 로봇을 개선하기 위해 감지(Sensing)와 시각(Vision)의 향상은 물론 수술기구 조작까지 포함하는 차세대 수술로봇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기술 개선 덕분에 향후 의료시장의 급진적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의료용 로봇은 의학기기 산업 내에서 깊이 연구되는 분야로 주목받는다. 우수한 임상 결과, 수술 뒤 빠른 회복, 수술 부위 미용의 월등함 등은 로봇수술 시스템 수요를 지탱하고 있다. 기존의 거대 의료기기 기업들은 전통적 복강경 수술과 정형외과적 수술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의료용 로봇에 더 개선된 영상처리와 의료용 내비게이션 기능을 통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봇기술을 활용한 외과수술은 현재 일반적인 외과수술, 흉부외과수술, 산부인과수술, 암수술, 비뇨기과수술이 있다. 향후 뇌수술과 방사선 치료에 점점 더 많은 수술용 로봇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로봇 내 진동 기술(햅틱)의 개선은 수술자와 로봇의 더욱 향상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 현재 인간의 오감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했던 의학적 영역을 탐구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의료용 로봇 기술의 혁신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메디컬 코리아 2015’에서 관람객이 바늘삽입형 중재시술 로봇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도 2008년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이태승 교수팀이 전립선암수술에 이용하던 로봇 다빈치로 대동맥수술에 성공한 바 있다.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법의 문제점을 보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 외에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는 로봇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이태승 교수팀의 로봇 시스템 수술은 대동맥수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수의 의학로봇은 뇌수술부터 방사선 치료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활용된다. 또한 정형외과, 성형수술, 소아과, 임플란트 시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로봇을 볼 수 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미니어처 로봇인 ‘바이롭’(ViRob)을 통해 종양을 발견하고 이를 약물로 치료한 사례가 보고됐다. 크기가 직경 1mm에 불과한 이 나노 로봇은 전선이나 배터리가 없으며 자기장으로 움직이는 의료로봇이다. 혈관 구멍을 통해 움직이며 정확한 치료 부위에 약물을 전달함으로써 암세포 전이 등 다양한 증상 처치에 응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의료용 로봇 시장은 몇몇 선두 기업이 대부분의 시장을 지배한다. 시장 내 주요 기업들은 월등한 기술력과 방대한 임상 결과를 보유하고 있다. 선두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 확립, 기술 확장, 다양한 임상 데이터 확보, 저명한 병원들과 구축한 네트워크로 높은 시장 장벽을 세워 기업들의 신규 진입을 막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의료용 로봇을 선보인 몇몇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제외하고 의료로봇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많지 않다.

시장에 진입한 기존 기업들은 수술 집도의가 지켜보는 영상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술 역량을 집중한다. 영상 기술 향상은 해부상 중첩(Anatomic Overlays), 광학적 생검(Optical Biopsy), 광간섭 단층촬영(Optical Coherent Tomo -graphy) 등의 기술을 통해 실시간 분자 이미지와 현미경적 관찰까지 가능한 기능을 제공한다.

주요 외과수술 관련 기술 개발 업체로는 로보독(ROBODOC), 마코(MAKO Surgical Corp), 블루벨트(Blue Belt Technologies), 메이저로보틱스(Mazor Robotics), 메드테크(Medtech), 한센메디컬(Hansen Medical) 등이 있다. 기타 로봇 시스템 기술 보유 업체이면서 향후 의료 분야의 로봇 개발이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기라프테크놀로지AB(Giraff Technologies AB), 인터치헬스(InTouch Health), 코스모봇(CosmoBot), 마이크로봇(Microbots), 애니봇(Anybots) 등을 들 수 있다.

로봇수술 시스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로봇수술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제이슨 라이트 교수팀이 2007~2010년 26만5천 건의 자궁절제수술을 분석한 결과,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가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입원 기간이 대략 2일 더 길었을 뿐이다. 두 수술 방식의 합병증 비율은 5% 정도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평균 수술 비용은 로봇수술이 총 8868달러(약 970만원)로 복강경수술(6679달러)이나 개복수술(6651달러)보다 2천달러 이상 비쌌다. 이를 근거로 교수팀은 로봇수술이 일반수술에 비해 이렇다 할 이점이 없다고 비판했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의 마리 파라이소 교수팀이 자궁절제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일반수술과 로봇수술 사이에 출혈, 통증, 회복 기간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로봇수술 시간이 복강경수술보다 평균 77분 더 길었고, 비용도 추가로 발생했다. 교수팀은 이를 근거로 로봇수술이 정확히 어떤 환자에게 이로운지 불확실하고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몇몇 연구진의 우려는 로봇수술이 점점 더 대중화됨에 따라 사라질 것이다. 현재 의료용 로봇 시장에서 주요 기업들은 의료용 로봇의 가장 큰 과제인 비용 절감에 주력한다. 이에 더해 자각능력 향상 기술, 수술 기술 평가 기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의 개선은 의료의 질을 높이고 로봇 기반 수술의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몇몇 우려에도 현재 의료용 로봇 시장의 미래는 매우 밝다.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는 원격조종 수술로봇부터 내부 장기 수술용 삼키는 초소형 로봇, 로봇의 도움을 받는 수술 도구, 진단을 위한 이미징 도구까지 사용처와 기술 범위가 아주 폭넓다.

sunghoon.hong@fr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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